힐러리 한의 ‘바흐’
힐러리 한(바이올린)
Decca DD41186 1997년, 17세의 나이에 시작된 힐러리 한의 바흐 바이올린 무반주 솔로 사이클이 완성됐다. 바흐 무반주 소나타 1번 BWV1001과 2번 BWV1003, 그리고 파르티타 1번 BWV1002이 담긴 이번 음반을 마지막으로, 20년의 세월을 거친 바흐 무반주 솔로 작품 사이클이 드디어 마무리된 것. “내 삶의 현재 시점에서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녹음”이라 말한 연주자의 자신감만큼 강한 깊이감이 느껴지는 연주다. 데카 레이블과 새롭게 계약하며 발매한 이번 앨범의 수록 작품 중 소나타 2번은 12월에 있을 내한 공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김다미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 외
김다미(바이올린)/다미안 이오리오(지휘)/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ony Classical S80420C
체코·슬로바키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드보르자크로 전곡 구성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의 데뷔 음반.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다미안 이오리오와 함께 작업한 앨범으로, 한국인 연주자로는 최초다.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레두타홀에서 3D 오디오 방식으로 녹음을 진행한 만큼 풍성하게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선율이 특징이다. 묵직하면서도 기교 있는 그녀의 테크닉이 오케스트라 선율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바이올린 협주곡 가단조에서는 슬라브적 향취가 물씬 풍기고, 우아하면서도 밝은 매력의 ‘유모레스크’ 7번까지 들을 수 있다.
안드레아스 슈타이어의 ‘아 포르투게사’
안드레아스 슈타이어(하프시코드)/오케스트라 바로카 카사 다 무지카 Harmonia Mundi HMM902337
고음악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레퍼토리를 발굴해 온 하프시코디스트 안드레아스 슈타이어가 18세기 초 이베리아반도의 음악을 담았다. 2006년 로렌스 커밍스가 창단한 원전악기 연주단체인 오케스트라 바로카 카사 다 무지카가 함께해 고고한 색채를 더한다. 첫곡인 협주곡 ‘알라 포르투게사’는 영국 작곡가 윌리엄 코베트의 작품이지만 포르투갈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겼다. 이탈리아 출신이지만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소나타들도 수록했다. 포르투갈 작곡가 호세 세이샤스의 협주곡 역시 흥미롭다.
다닐 트리포노프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4번 외
다닐 트리포노프(피아노)/야닉 네제 세갱(지휘)/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외 DG 40225
2011년 차이콥프스키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다닐 트리포노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음반이다. 이번 앨범은 그가 라흐마니노프 작품으로 음반을 낸 지 3년 만에 다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담은 것으로 트리포노프의 스페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피아노 협주곡 2번과 함께 라흐마니노프가 협주곡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쓴 곡인 협주곡 4번이 담겨 있다. 야닉 네제 세겡이 이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러시아 특유의 비장미와 웅장함을 전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하고 있다.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의 바흐 소나타 & 파르티타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바이올린) Aparte AP176 (2CD)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가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연주한다. 그는 1987년 독일에서 창단해 오늘날 최고의 시대 악기 연주 단체로 인정받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맡고 있다. 오랜 기간 바로크와 초기 고전음악을 주요 레퍼토리로 연구하며 새로운 해석이 담긴 연주를 선보여 온 그가 색다른 해석의 바흐를 들려준다. 뛰어난 음악성과 테크닉을 요구하는 바흐의 소나타와 파르티타가 골츠의 음악 세계와 만나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로렌초 가토 & 줄리앙 리베어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5·10번
로렌초 가토(바이올린)/줄리앙 리베어(피아노) Alpha 407
브뤼셀 출신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로렌초 가토가 두 번째로 발매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이다. 2016년 발매한 첫 번째 베토벤 소나타 음반은 2번과 4번, 9번 ‘크로이처’를 담았으며 그해 디아파종에서 황금상과 올해의 음반상을 받은 바 있다. 피아니스트 줄리앙 리베어와 계속 이어진 안정적인 호흡을 바탕으로, 이번 앨범에서는 1번과 5번 ‘봄’, 10번을 수록했다. 로렌초 가토는 1698년 제작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요아힘’으로 연주해, 강렬하고 채도 높은 선명한 소리를 들려준다.
티보 가르시아의 ‘바흐의 영감’
티보 가르시아(기타)/엘사 드레이지(소프라노) 외 Erato 0190295605261
스페인계 프랑스 기타리스트 티보 가르시아가 에라토에서 발매한 두 번째 앨범은 바흐에 대한 오마주이다. ‘샤콘’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 등 바흐의 유명한 작품들을 기타에 맞게 편곡했다. 바흐의 종교적 색채가 기타의 음색으로 전해지면서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의 내밀한 고백처럼 들린다. 어떤 악기 구성으로 변모해도 그 본질이 쉽게 훼손되지 않는 것이 바흐 음악의 힘이다. 또한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소프라노 엘사 드레이지가 구노 ‘아베 마리아’와 빌라로보스 ‘브라질풍의 바흐’ 5번에 함께해 다채로움을 더한다.
브루노 헬스트로퍼의 ‘콜링 더 뮤즈’
브루노 헬스트로퍼(테오르보)/로즈마리 스탠리(성악) 외 Alpha 391
기타나 류트보다 목이 길고 현이 많은 악기로, 깊은 저음과 풍부한 음량을 낼 수 있어 바로크 시대에 애용되었던 테오르보를 들을 수 있다. 헬스트로퍼는 캅스베르거·카스탈디·피치니 등이 작곡한 바로크 시대의 주요한 테오르보 작품을 수록했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나 에리크 사티 ‘그노시엔느’ 1번 등 테오르보 버전으로 편곡된 곡들은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성악가 로즈마리 스탠리와 함께한 자작곡에서는 바로크 시대 악기가 연주하는 재즈 선율을 느낄 수 있어 고음악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음반이다.
엘렌 그뤼모의 ‘메모리’
엘렌 그뤼모(피아노) DG 40224
2016년에 발매한 물을 주제로 한 앨범 ‘워터’ 발매 이후 2년 만에 발매하는 엘렌 그리모의 스튜디오 레코딩 앨범이다. 이번 앨범에는 ‘기억’을 주제로 작품들을 선곡하여 구성했다. 이번 앨범에는 공연에서조차 선보인 적이 없었던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1번, 달빛, 꿈, 사티의 ‘그노시엔느’ 1·4번, ‘짐노페디’ 1번 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음악을 처음으로 수록하면서 신선함을 더했다. 또한 쇼팽의 녹턴 19번, 왈츠 3번도 감상할 수 있다. 엘렌 그뤼모 특유의 자유롭고 대담한 피아니즘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음반이다.
알렉상드르 타로의 베토벤 소나타 30·31·32번
알렉상드르 타로(피아노) Erato 0190295633820 (1CD+1DVD)
1989년 ARD 콩쿠르 2위 수상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해 온 알렉상드르 타로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녹음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다가오는 현시점에서 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마지막 세 작품인 30·31·32번을 선택했다. 이 작품들은 그가 죽기 5~7년 전에 작곡된 작품들로, 교향곡 9번 ‘합창’이 탄생하기 직전의 작품들이다. ‘베토벤 후기의 작품들이야말로 청중을 가장 흥분시킨다’고 말한 바 있는 타로가 펼쳐내는 화려한 피아노 연주 영상을 담은 DVD도 함께 수록되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니콜라이 루간스키의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외
니콜라이 루간스키(피아노) Harmonia Mundi HMM902309
‘기쁨의 섬’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비의 정원’ ‘영상’ 등 드뷔시의 아름다운 선율이 귓가에 울린다. 틀을 벗고 새로운 소리를 찾아 시대를 앞서갔던 드뷔시, 독특한 울림의 음색으로 파리 인상주의 음악을 창시한 그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며 드뷔시의 대표적인 피아노 솔로 작품을 담았다. 피아노가 그리는 매력적인 이미지는 피아니스트 루간스키의 풍부한 울림으로 눈 앞에 펼쳐진다. 앞서 발표한 라흐마니노프 전주곡으로 호평받았던 그는 드뷔시의 작품에 담긴 미세한 뉘앙스와 분위기를 끌어내며 색채감 있는 연주를 들려준다.
윤홍천의 ‘슈만·슈베르트·리스트’
윤홍천(피아노) Sony Classical S80416C
윤홍천의 새 앨범은 독일-오스트리아 낭만에 집중해, 슈베르트와 슈만과 클라라 슈만과 프란츠 리스트가 한 음반에 담겼다. 앨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슈만 ‘유모레스크’ Op.20과 슈베르트의 왈츠 D779다. 34개의 왈츠를 수록한 슈베르트의 이 모음집에서 윤홍천은 13곡을 골라 수록했다. 리스트의 편곡 능력을 실감할 수 있는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슈베르트의 가곡 2편과 클라라 슈만의 가곡 2편이 리스트의 편곡을 거쳐 피아노곡으로서의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이밖에도 리스트와 클라라 슈만의 곡들이 고루 수록되었다.
마르코 솔리니·살바토레 바바타노의 ‘코젤루흐와 모차르트’
마르코 솔리니·살바토레 바바타노(피아노)/아모리 뒤 클로셀(지휘)/유로 신포니에타 빈 Sony Classical S80406C
2004년 이탈리아에서 결성된 솔리니 바바타노 듀오의 음반으로 현재 이들은 주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레퍼토리 및 4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 레퍼토리를 다루고 있으며 솔리스트로도 활발하게 연주 무대를 펼치고 있다. 체코의 궁정음악가였던 코젤루흐와 오스트리아의 궁정음악가였던 모차르트의 음악을 그들만의 섬세하고 단단한 터치로 그려내고 있다. 아름다운 피아노의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특히 작곡가 코젤루흐는 4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이라는 보기 드문 장르를 남겼는데, 듀오로 그려낸 색다른 해석과 호흡이 돋보인다.
엘사 드레이지의 ‘거울’
엘사 드레이지(소프라노)/미셸 쇤반트(지휘)/몽펠리에 국립 오케스트라 Erato 0190295634131
2016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오페랄리아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은 소프라노 엘사 드레이지의 데뷔 음반이다. 오페라 ‘파우스트’ ‘세비야의 이발사’ ‘살로메’ 등에 담긴 인기 있는 아리아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으며, 푸치니 ‘마농 레스코’와 마스네 ‘마농’,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와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의 아리아를 함께 엮은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또한, 다니엘 슈타이벨트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 오리지널 버전의 아리아 두 곡을 세계 최초로 녹음하며 음반의 완성도와 의미를 높였다.
안드레 슈엔의 슈베르트 ‘방랑자’
안드레 슈엔(바리톤)/다니엘 하이데(피아노) Avi Music 8553373
슈베르트의 작품에서 주를 이루는 ‘방랑’ ‘여행’ ‘길’을 소재로 한 가곡들을 바리톤 안드레 슈엔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음반이다. 슈만·볼프·마르탱의 가곡집으로 2016년 에코 클래식 상을 받았던 그는 이번 앨범에서는 포르테시모와 피아니시모를 자유롭게 오가며 서정적인 우울함과 젊은이의 열정을 함께 표현해낸다. ‘방랑자’ ‘방랑객이 달에게’ ‘저녁노을’ ‘만날 때와 헤어질 때’ 등의 곡을 읊조리는 슈엔의 감성적인 목소리는 겨울의 쓸쓸한 정취와 어우러져 한참 귓가를 맴돈다. 다니엘 하이데의 무심한 듯한 피아노 연주 역시 적막함을 더한다.
안드레아 보첼리의 ‘씨(Si)’
안드레아 보첼리·에드 시런·두아 리파·마테오 보첼리·조시 그로반·아이다 가리풀리나(보컬) 외 Decca DD41187
팝 스타 에드 시런, 감성 보컬리스트 두아 리파 등 참여한 안드레아 보첼리 새 앨범이다. 보첼리가 14년 만에 커버곡이 아닌 신곡들을 담아 녹음한 것으로 장르를 뛰어넘는 화려한 콜라보레이션이 돋보인다. 팝 스타 에드 시런과 팝 보컬리스트 두아 리파는 물론 크로스오버 보컬 조시 그로반과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가 함께 했다. 특히 보첼리의 아들인 마테오 보첼리와 최초로 함께한 듀엣 ‘Fall On Me’도 이번 앨범에 수록됐다. 이번 앨범은 핑크 플로이드, 루 리드 등과 함께 작업한 전설적인 프로듀서 밥 에즈린이 프로듀싱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