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아바도와 빈 필의 DG 녹음 전집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빈 필하모닉 Deutsche Grammophon 4837784 (58CD)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와 빈 필하모닉이 함께 작업한 모든 DG 녹음을 모은 전집이다. 1965년 아바도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처음 빈 필을 지휘하며 인연을 맺었는데, 그 이후 55주년을 기념하며 제작됐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과 두 장으로 발매되었던 베토벤 서곡집부터 브람스 ‘헝가리 무곡’, 브루크너, 말러 교향곡 등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들로 무장했다. 마리아 주앙 피르스·프리드리히 굴다·나탄 밀스타인 등 거장들의 협연 녹음과, 1988·1991년 신년 음악회도 포함돼 더욱 기대를 모은다.
R. 슈트라우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외
다닐 트리포노프(피아노) 마리스 얀손스(지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BR Klassik 900182
지난해 마리스 얀손스(1943~2019)가 타계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별세했을 때 베를린 필하모닉은 이를 기리며 자체 레이블을 통해 양질의 음반을 내놓았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도 얀손스의 죽음을 맞아 기념비 같은 음반을 통해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얀손스 사후 처음 발표한 음반으로 2017년 10월, 뮌헨 헤라클레스 홀 실황이다. 후기 낭만주의에 몰입했던 얀손스의 깊은 고민이 단번에 느껴진다.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가 함께한 R. 슈트라우스 ‘부를레스케’에도 섬세한 힘이 담겨있다.
카라얀 데카 녹음 전집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빈 필하모닉 Decca 4834903 (33CD)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의 데카 녹음을 모두 모은 한정판 박스 세트다. 1957년 빈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에 취임한 이후 빈 필하모닉과 이룬 녹음들로 구성됐다. R.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시작으로, 홀스트 ‘행성’,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집, 레온타인 프라이스와의 크리스마스 음반을 아우른다. 오페라 작품으로는 베르디 ‘아이다’, 푸치니 ‘라 보엠’ ‘나비부인’,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등이 담겼다. 1960년대 RCA 발매를 위해 데카에서 녹음한 비제 ‘카르멘’을 수록하는 등 소장 가치를 높였다.
베토벤 3중 협주곡 외
안네 조피 무터(바이올린) 요요 마(첼로) 다니엘 바렌보임(지휘·피아노)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Deutsche Grammophon 4838246
도이치 그라모폰의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조피 무터와 첼리스트 요요 마가 40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다니엘 바렌보임은 피아노와 지휘를 맡았다. 앨범에는 베토벤 3중 협주곡과 교향곡 7번이 수록되어 있다. 무터는 베토벤을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에 있어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꼽았고, 1998년 발매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으로 그래미상을 받은 바 있다. 앨범에 함께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첼로 ‘클래식’
슈테판 하우저(첼로) 런던 심포니 Sony Classical S80492C
클래식 음악 유튜버로 잘 알려진 투첼로스(2Cellos)의 멤버, 스테판 하우저의 솔로 데뷔 앨범이다.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 쇼팽 ‘야상곡’,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헨델 오페라 ‘리날도’ 중 아리아 ‘울게 하소서’ 등 오케스트라나 현악 4중주, 피아노, 성악 등을 원곡으로 하는 16개의 작품을 첼로로 연주한다. 한국 작곡가 이루마의 ‘River Flows in You’ 또한 수록되어 친숙함을 더한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이는 곡으로 가득한 이번 앨범을 통해 첼로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텔레만 프랑크푸르트 소나타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 (바이올린) 외 Aparte AP217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고트프르트 폰 데어 골츠가 풍부한 울림과 선율로 텔레만(1681~1767)의 초기 작품을 소개한다. 텔레만이 1715년 발표한 4악장으로 구성된 6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출판됐다. 무곡 모음곡 형태의 작품으로, 출판 악보에는 바이올린과 클라브생을 위한 소나타로 기록되어 있다. 본 음반에서는 통주저음(첼로·쳄발로·테오르보)이 부가된 실내악 형식으로 연주된다. 자유로운 표현과 장식이 특징인 텔레만의 소나타를 풍부하고 화려한 사운드로 미묘한 뉘앙스 하나하나 세심하게 표현했다.
바흐 칸타타 19곡 모음집
루스 홀턴(소프라노) 피에트르 얀 루싱크(지휘) 네덜란드 바흐 콜레기움 외 Brilliant Classics 96109 (5CD)
브릴리안트 클래식은 다섯 개의 CD로 구성한 ‘퀸테센스(QUINTE-SSENCE)’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저렴한 가격과 최상의 음질로 많은 음반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는 다섯 장의 음반에 바흐 칸타타 중 유명한 곡들을 선별해 담았다. 1CD에 BWV4·12·22·38, 2CD에 BWV42·45·51·54, 3CD에 BWV57·67·73·80, 4CD에 BWV98·131·140·143, 5CD에 BWV147·170·199가 수록되어 있다. 루싱크를 필두로 네덜란드 바흐 콜레기움 등이 참여했다. 바흐 칸타타의 입문을 위한 교과서가 될 앨범이다.
리라의 눈물
소크라티스 시노폴로스(리라) 프랑수아 주베르 카이예 (지휘·비올라 다 감바) 라케롱 Fug 753
소크라티스 시노풀로스의 리라와 프랑수아 주베르 카이예가 이끄는 라케롱 앙상블의 비올라 다 감바가 영국 르네상스 시대 작곡가 존 다울랜드(1563~1626)로 만났다. 고대 리라는 손으로 뜯는 발현악기였지만, 비잔틴 시대를 거치면서 활로 긋는 찰현악기가 되었다. 리라와 감바 모두 17세기 전후가 전성기였고, 그 시대와 음악을 비추는 데 가장 적합하다. 다울랜드의 ‘라크리메 또는 일곱 눈물’이 바로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멜랑콜리를 주제로 한 일곱 파반느는 낱낱의 눈물이 모여 도도한 강물을 이루는 듯하다.
카페 루트
올리비에 포르탱(지휘) 앙상블 마스크 외 Alpha 543
커피를 주제로 앉은 자리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을 경험할 기회다. 16세기 중반 오스만 튀르크에 처음 카페가 문을 열었고, 이는 곧 루이 14세의 프랑스와 유럽 근대 시민사회에 깊이 뿌리 내린다. 1715년에는 독일 라이프치히에 카페 침머만이 문을 열었다. 포르탱이 이끄는 앙상블 마스크는 파리의 베르니에와 라이프치히의 바흐가 쓴 ‘커피 칸타타’에, 당대 콘스탄티노플(현재 이스탄불)의 민속음악과 커피를 사랑한 영국 작곡가 매슈 로크가 쓴 ‘판타지아’를 더했다. 아홉 명의 기악과 세 성악가가 번갈아 볶고 갈아 내린 최상급 커피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외
로렌초 가토(바이올린) 줄리앙 리베어(피아노) Alpha 565
첫 번째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으로 ‘위대한 듀오의 탄생’이란 찬사를 받으며 디아파종 황금상과 디아파종 2016년 올해의 음반, 독일 쇼크 드 클라시카(Choc de Classica) 등을 수상했던 로렌초 가토. 그가 줄리앙 리베어와 세 번째로 호흡한 베토벤 소나타 앨범이다. 앞선 앨범들에 이어 이번 앨범에 베토벤 소나타 3·6·7·8번을 수록하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녹음을 완결지었다. 격조 있는 음색과 신선한 해석, 투명한 녹음으로 새로운 세대에 걸맞은 활력있는 베토벤을 완성했다.
르 콩세르 드 라 로줴
줄리아 쇼뱅(바이올린) 앙상블 르 콩세르 드 라 로줴 외 Bel Air Classiques 171 (DVD)
프랑스 도레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앙상블 르 콩세르 드 라 로줴의 연주가 담긴 영상물이다. 이 단체는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아 쇼뱅(1979~)이 이끌고 있으며, 이번 작업에서는 여러 고음악가가 힘을 더했다. 륄리·라모·비발디·바흐·하이든의 음악부터 쿠프랭 건반 독주곡이나 마린 마라이스의 류트 독주곡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담겼다. 도레 갤러리는 1800년 나폴레옹이 설립한 방크 드 프랑세를 개보수한 공간으로, 내부 곳곳이 영상에 담겨 마치 18세기 왕궁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동반자
장 기엔 케라스(첼로) 알렉상드르 타로(피아노) 외 harmonia mundi HMM902274
많은 공연과 리코딩을 함께 한 환상의 콤비, 장 기엔 케라스와 알렉산드르 타로가 오랜만에 새 음반을 발표했다. 본 음반은 공연 프로그램보다는 멋진 앙코르곡으로 더 어울릴 만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듯한 두 사람의 연주에 듣는 이 또한 편안하게 감상하게 된다.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브람스 헝가리 무곡 2번부터 하이든 교향곡 13번 중 ‘아다지오’의 첼로 선율, 콜트레인의 ‘알라바마’, 베체이의 ‘슬픈 왈츠’ 등 일부 덜 알려진 걸작이 포함되며 다양한 감상의 즐거움을 전해준다.
디아벨리 프로젝트
루돌프 부흐빈더(피아노) Deutsche Grammophon 4837707 (2CD)
부흐빈더가 ‘디아벨리 프로젝트’로 마침내 DG에 입성했다. 음반은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으로 시작해 동시대 작곡가들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2020년 버전의 ‘안톤 디아벨리 왈츠에 의한 새로운 변주곡’으로 이어진다. 레라 아우에르바흐·펜데레츠키·로디온 셰드린·외르크 비트만·탄 둔·도시오 호소카와·막스 리히터 등 12명의 작곡가가 참여해 큰 기대를 모은다. 부흐빈더는 20대였던 1973년에 텔레풍켄을 통해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과 안톤 디아벨리에 의한 변주곡 2권에 해당하는 작품 전곡을 담은 기념비적 음반을 발표한 바 있다.
아데가 지휘하는 아데
키릴 게르슈타인(피아노) 토마스 아데(지휘) 보스턴 심포니 외 Deutsche Grammophon 4837998
작곡가 토마스 아데(1971~)가 자신의 곡을 직접 지휘해 녹음했다. 아데는 동시대 가장 상상력이 풍부한 작곡가라고 불린다. 그동안 ‘템페스트’ ‘죽음의 천사’와 같은 작품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보스턴 심포니 위촉으로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은 재즈와 클래식 음악 선율을 오가는 독특한 양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슈타인의 탁월한 연주가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죽음의 무도’는 죽음의 신, 교황, 어린이까지 열다섯 명의 대화를 음악화했다. 초연을 맡았던 소프라노 크리스티안네 스토틴의 강렬한 표현력이 압도적이다.
버림받은 디도
임선혜(소프라노) 안드레아스 퀴퍼스(지휘) 테아트로 델 몬도 CPO 5552432
고음악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는 소프라노 임선혜.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 ‘디도’를 소재로 삼는 오페라 아리아를 모아 음반을 냈다. 디도를 두고 대개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처연한 여인이라고 말한다. 바로크 작곡가들은 디도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음반에 담긴 작곡가 욤멜리·리스토리·빈치·베니에르·하세·포르포라 등은 각자의 방식대로 디도를 그렸다. 비극적인 사랑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 끝까지 고귀했던 여인. 소프라노 임선혜는 폭넓은 상상력으로 디도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존재들의 부딪힘, 치다
정은혜(피아노) 외 Audioguy GDCD007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공연 ‘치다’의 실황 녹음이다. 공연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정은혜를 중심으로, 배일동(판소리), 지박(첼로), 서수진(드럼)이 함께 모여 앙상블을 이뤘다. 각 연주자의 개성과 내공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 사전 리허설 절차 없이 공연 현장에서 즉흥 연주로 곡을 만들었다. 앨범에는 ‘저고리’ ‘소생’ ‘희망, 안착하다’ 등이 수록됐다.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은 이번 음반을 가리켜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면서 동시에 주인공이 되는 음악의 충만한 조응이 자유 즉흥연주의 본질에 순식간에 도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