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신보, 리비아벨라: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음악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5년 2월 10일 9:00 오전

RECORD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이탈리아 음악가의 두 시선

 

 

리비아벨라: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음악

한스 리비아벨라(바이올린), 지안루카 안젤릴로(피아노) Dynamic CDS8054

 

 

 

동양으로의 여행

실비아 스키아피노(플루트), 레나토 프로코피오(기타) Dynamic CDS8046

 

 

 

르네상스 시대부터 서양 음악사의 수많은 페이지를 장식한 이탈리아 음악가들의 신보가 연이어 발매됐다. 20세기 작곡가 리노 리비아벨라의 작품과 플루트, 기타 연주로 편곡한 동양의 음악을 담은 두 음반을 소개한다.

리노 리비아벨라(1902~1960)는 이탈리아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20세기 이탈리아 기악음악 부활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 ‘소나타 인 운 템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등에는 극적 표현과 강렬한 대비 등의 특징이 드러나 있다.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인 이탈리아의 바이올리니스트 한스 리비아벨라와 피아니스트 지안루카 안젤릴로가 잊혀질 뻔했던 20세기 이탈리아 실내악의 매력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두 이탈리아 음악가가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플루티스트 실비아 스키아피노와 기타리스트 레나토 프로코피오가 그라나도스 ‘오리엔탈’, 사티 ‘짐노페디’, 드보르자크 ‘유모레스크’ 등 널리 알려진 소품을 비롯해 흥을 돋우는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 춤곡’, 몬티의 ‘차르다시’ 등을 플루트와 기타 버전으로 편곡해 연주한다. 음반에는 일본 기타리스트 요코의 ‘사쿠라’를 비롯해, 프로코피오가 편곡한 한국 동요 ‘반달’과 ‘엄마야 누나야’, 민요 ‘아리랑’ 등이 담겨 반가움을 더한다.

홍예원

 

 

편곡을 통한 레퍼토리의 확장

 

 

브람스·슈만·슈베르트(트럼펫을 위한 편곡)

앤드루 발리오(트럼펫), 존 윌슨(피아노), 니콜라스 판(테너) Delos DE3607

 

 

 

파가니니: 24개 카프리스(만돌린을 위한 편곡)

도르 기돈 암란(만돌린) Dynamic CDS8038

 

 

 

편곡은 원곡에 새로움을 불어넣고, 악기가 지닌 잠재력을 발견하게 한다.

찬란한 음색의 트럼펫은 바로크 시대에 왕과 신을 상징하는 악기로 사용되며 사랑받았지만, 이후 그 역할이 축소되었고, 후기 낭만주의에 이르러서야 다시 주목받았다. 낭만 시대에 트럼펫을 위한 작품이 적어 아쉬웠다면, 이번 음반을 감상해 보자. 15세에 데뷔한 후 꾸준히 활동해 온 트럼피터 앤드루 발리오(1965~)가 브람스·슈베르트·슈만의 작품을 직접 편곡·연주했다. 특히 테너 니콜라스 판과 함께한 슈베르트의 가곡 ‘강 위에서’에서는 트럼펫의 서정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브람스의 클라리넷 소나타 1·2번과 슈만의 ‘그림 동화’가 수록돼 있다.

파가니니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스는 중음주법·피치카토·하모닉스·빠른 아르페지오 등 고난도의 테크닉을 포함하고 있어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도전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기교적인 표현 외에도 다채로운 표현이 담겼기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첼로·기타·클라리넷 등으로도 편곡되어 연주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만돌리니스트인 도르 기돈 암란(1999~)은 만돌린 특유의 가볍고 따뜻한 음색으로 이 작품을 재해석했다. 반복되는 빠른 음형에서도 울림을 섬세하게 조절하며 음색의 변화를 만들어내, 만돌린의 색다른 가능성을 만끽할 수 있다. 김강민

 

 

로열 발레 ‘돈키호테’

발레리 옵샤니코프(지휘)/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개리 애비스(돈키호테), 마야라 마그리(키트리), 매튜 볼(바질리오) 외

Opus Arte OA1320D(DVD), OABD7279D(Blu-ray)

 

버밍엄 로열 발레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카를로스 아코스타(1973~)가 로열 발레 무용수 시절 개정·안무한 버전이다. 이 버전은 로열 발레에서 2013년 초연 이후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쿠바 출신의 아코스타 버전은 고전 발레의 틀을 조금 벗어나 무용수들이 단체로 함성을 지르는 등 현대적 요소를 가미했다. 현재 로열 발레의 수석무용수 매튜 볼, 마야라 마그리의 움직임으로 색다른 ‘돈키호테’를 만나볼 수 있는 영상물.

 

 

‘베를린 필하모닉과 오자와 세이지’

오자와 세이지(지휘)/베를린 필하모닉/

마르타 아르헤리치(피아노), 피에르 아모얄(바이올린) 외

Berliner Philharmoniker BPHR 240431(6CD+Blu-ray)

 

지난해 세상을 떠난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1935~2024)를 기리는 음반. 1966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의 포디엄에 서온 그에게 오케스트라가 보내는 헌정이다. 오자와 세이지가 2016년 베를린 필하모닉의 명예 회원이 될 만큼, 이들이 쌓아온 음악적 우정은 돈독하다. 교향곡과 협주곡, 오라토리오까지 다양한 음원이 CD와 블루레이에 담겼으며, 미공개 사진과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딸 세이라 등의 에세이가 수록된 별책이 담겨있다.

 

 

2024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 1: 김서현

김서현(바이올린), 홍소유(피아노) Aulos AMC2213

 

KBS 클래식FM이 2020년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데뷔 음반 이후 4년 만에 ‘2024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을 발매했다. 이자이 콩쿠르, 레오니드 코간 콩쿠르, 티보르 버르거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며 신예 연주자로 떠오른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2008~)의 데뷔 음반으로,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비에니아프스키 ‘구노의 파우스트를 주제로 한 환상곡’, 쇼송 ‘포엠’, 크라이슬러의 소품 세 곡 등이 담겨 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박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지휘)/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합창단/

게오르크 니글(아이젠슈타인), 디아나 담라우(로자린데) 외/베리 코스키(연출)

BSO BSOREC1005(2DVD), BSOREC2005(Blu-ray)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기념비적인 영상물이 발매됐다. 베리 코스키(1967~)가 연출을 맡고,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1971~)가 로자린데를,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는 바리톤 게오르크 니글(1972~)이 아이젠슈타인을 연기한다. 2021년부터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블라디미르 유롭스키가 지휘봉을 잡았다. 2023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실황.

 

 

레스피기 ‘이집트의 성 마리아’

만리오 벤치(지휘)/라 페니체 오케스트라·합창단/

프란체스카 도토(마리아), 시모네 알베르기니(순례자 외), 빈첸초 코스탄초(뱃사람 외) 외/피에르 루이지 피치(연출)

Dynamic 38050(DVD), 58050(Blu-ray)

 

레스피기(1879~1936)의 단막 종교 오페라. 2024년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 실황으로, 이 작품을 담은 최초의 영상물이다. 타락의 길에서 벗어나 광야에서 47년간 참회하며 지낸 이집트의 성녀 마리아(프란체스카 도토 분)의 삶을 다룬다. 무대와 의상 디자인까지 모두 책임지며 극과 음악의 핵심을 짚어내는 피에르 루이지 피치(1930~)가 연출을 맡았다. 상징적이면서도 명료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푸치니 ‘나비 부인’

케빈 존 에두세이(지휘)/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 합창단/

아스믹 그리고리안(초초), 조슈아 게레로(핑커톤) 외/ 모셰 라이저·파트리스 코리에(연출)

Opus Arte OA1391D(DVD), OABD7328D(Blu-ray)

 

2024년 로열 오페라 실황이다. 2017년 호평을 받았던 공연과 동일한 프로덕션으로, 모셰 라이저와 파트리스 코리에가 공동 연출을 맡아 초초가 느끼는 외로움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초초로 분한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은 투명한 음색과 풍부한 표현력으로 작품의 비극적인 결말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테너 조슈아 게레로(핑커톤 역)와 메조소프라노 우홍니(스즈키 역)의 탄탄한 실력이 몰입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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