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반을 풍미한 실내악 단체인 아마데우스 4중주단의 RIAS 방송 음원 복각 시리즈 2탄이다. 1집이 베토벤 현악 4중주 선집인 데 비해 이번 2집은 슈베르트 현악 4중주 다섯 곡을 수록하고 있다. 별다른 편집 없이 원 테이크로 녹음한 것으로 녹음 시기는 1950년에서 1954년 사이다. 1948년 데뷔했으니 창단 초창기 기록임에도 연주는 대단히 빼어나다. 네 명의 연주자가 직조하는 하모니는 중후한 동시에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독일 전통의 앙상블이 대개 그러하듯 제1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노버트 브레이닌의 로맨틱한 보잉이 악음 전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14번 D단조 D810 ‘죽음과 소녀’ 1954년 레코딩이 그렇다. 비감 가득한 1악장, 애틋한 감정을 세심한 뉘앙스로 속삭이고 있는 2악장, 치열한 고양을 보여주는 3악장과 4악장은 실로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의심할 여지없이 1975년 스튜디오 버전(DG)과 1977년 슈베칭겐 페스티벌 실황(Hänssler)을 능가하는 명연이다. 13번 A단조 D804 ‘로자문데’ 외 함께 담겨 있는 9·10·15번의 연주 완성도도 높다. 모너럴이기는 하지만 현의 가칠가칠한 질감이 살아있는 음질도 양호하고 듣기 포근하다. 적극 추천한다.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