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조피 무터/호네크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1월 1일 12:00 오전


▲ 안네 조피 무터 (바이올린)/만프레트 호네크(지휘)/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G DG40076/479 106-0 (DDD) ★★★★☆

안네 조피 무터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을 때마다 한 편의 드라마틱한 오페라를 떠올리게 된다. 어느 곡에서든 독특한 개성을 발휘해 듣는 이에게 깊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그녀의 연주는 마치 프리마돈나의 아리아처럼 빛나며, 이는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선 그다지 인기가 없다고 할 수 있는 이 곡이 이처럼 호소력 있게 들려올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마치 교향곡과 같은 웅장한 음향과 장대한 구성으로 인해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곡이기도 하다. 무터는 상상을 뛰어넘는 다채로운 소리를 바이올린으로 표현해내며 이 곡을 한 편의 오페라처럼 재현해냈다. 대담한 악상으로 가득한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을 이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해내기도 어려울 것이다. 전 악장 가운데 가장 귀에 잘 들어오는 3악장 주제는 만프레드 호네크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생기 넘치는 리듬 덕분에 마치 즐겁게 뛰놀듯 흥겹게 느껴진다.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수록된 로망스와 마주레크, 유모레스크에선 소품 한 곡에서도 극도의 감정 변화를 그려내는 무터의 비범함을 엿볼 수 있다. 최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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