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서울시향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1월 1일 12:00 오전


▲ 캐슬린 킴(소프라노)/양송미(메조소프라노) /강요셉(테너)/사무엘 윤(베이스바리톤)/
정명훈(지휘)/서울시립교향악단/국립합창단·서울모테트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
DG 481 0591 (DDD) ★★★

앞서 발매된 피아노 협주곡 ‘황제’는 처참한 음질로 애호가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는데, 다행히 이번 ‘합창 교향곡’은 그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예술의전당 녹음에 레코딩 엔지니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입체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좌우 분리도를 지니고 있으며 정교하게 잡아내야 할 개별 악기 소리가 덩어리져 들린다. 서울시향의 강점인 현을 살리고, 다소 미흡하지만 관악과의 균형을 잡아내는 것이 어렵다면 차라리 스튜디오 환경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정명훈의 합창 해석은 전통적인 베토벤 상에 가까우며, 중요 지점마다 적절하게 템포를 조였다가 이완해 내러티브를 강조하는, 어찌 보면 평범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녹음에서 이미 큰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정명훈만의 독창적인 면모도, 서울시향의 개성적인 매력도 짚어내기 어렵다. 아직 세계 수준과의 격차만을 확인하게 될 뿐이다. 국내 악단의 도전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클래식 애호가들이 정명훈과 서울시향의 DG 음반들에 아직까지는 매우 관대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런 결과물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심기일전한 강한 분발이 요구된다. 송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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