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뉴욕 기반의 비영리법인 엠트리(Mtree)는 올해도 아프리카로 떠날 준비로 분주하다. ‘Brush With Hope’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매년 여름, 다양한 재능과 열정을 가진 한인 청년들이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들에 모여 현지 어린이들과 예술로 소통하고 희망을 나눈다. 그리고 그곳에서 탄생한 이야기를 그대로 뉴욕에 가져와 전시함으로써 세계와 소통한다.
뉴욕·파리·서울에서 21명의 미술가와 디자이너들이 케냐에 모여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2012년 뉴욕 첼시에서 열린 전시회 이후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얻게 됐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희를 도우러 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친구가 되러 왔다고 말하면서 아이들과 그림을 통해 소통합니다.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던 이야기에 공감하며 아이들 속에 움트고 있는 꿈과 희망을 이끌어내는 작업이 미술 작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죠.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뉴욕에서 전시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림의 30퍼센트가 판매되기도 했지요. 시민들은 첨단도시에서 살면서 자신도 모르게 놓치고 있던 것들이 아이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는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엠트리는 동정을 넘어 소통의 관점으로 이들과 함께하기를 원합니다.”
엠트리의 최영환 대표는 엠트리라는 이름에 아주 작은 겨자 씨가 자라서 큰 겨자 나무(Mustard Tree)가 되듯 청년들이 함께 모여 세상을 변화시켜나간다는 가치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비전을 공유하는 청년들이 점점 더 모여들면서 이제 엠트리 프로젝트는 네 개의 큰 가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술로 현지 아이들과 소통하며 꿈과 희망을 전하는 ‘Brush With Hope’, 패션 디자인 교육으로 현지 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Fashion For All’, 베냉 오페라 프로젝트 ‘Super Star Benin’, 흙 건축 공법을 전수하며 지역사회를 구축하는 ‘Fit In Community’가 그것이다. ‘Super Star Benin’ 프로젝트는 성악 발성법을 배운 후 장기적으로 베냉의 문화관광부와 협력하여 국립합창단을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서양의 문화를 주입하지 않고, 아름다운 민요가 많은 베냉 고유의 문화를 융합하여 고유의 문화를 융성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서양 문화를 자신의 문화로 완전히 소화해내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이 과정에서 재능 있는 사람들이 발굴되어 자국의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엠트리가 꿈꾸는 모습이다. 예술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엠트리와 청년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노력은 올해도 아프리카 케냐와 베냉에서 계속된다.
글 김슬아(뉴욕 통신원) 사진 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