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의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2014/2015 시즌이 시작되는 8월부터 블라디미르 말라호프의 뒤를 이어 베를린 슈타츠발레의 예술감독직을 맡는다. 지난 4월, 첫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한 그는 기존 레퍼토리에 다양한 컨템퍼러리 작품과 자신의 안무작을 신중하게 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제는 베를린의 부름에 응답해야 할 시기라고 느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나초 두아토는 미하일롭스키 발레 상임안무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베를린 슈타츠발레의 수준을 높은 경지까지 끌어올릴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발레단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그는 베를린에서 시즌마다 한두 편의 안무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 있어 발레단 소속의 무용수들과 일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객원 주역무용수들은 특별한 경우에만 초청되는데, 슈타츠발레의 수석무용수이자 말라호프의 뮤즈였던 폴리나 세미오노바가 다시 베를린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이번 시즌 초연하는 작품으로는 나초 두아토 안무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유니버설발레단이 지난 4월 한국에서 올렸던 ‘멀티플리시티’가 예정돼 있다. 이듬해 5월에는 베를린 슈타츠발레를 위해 안무한 첫 작품 ‘크리에이션(Kreation)’을 선보인다.
“베를린만 해도 탁월한 무용수들을 길러낼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데 왜 멀리서 새로운 무용수들을 데려와야 합니까?”
나초 두아토는 작품을 올리는 것뿐 아니라 베를린 국립 발레학교와의 협력을 약속했다. 그의 목표는 발레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베를린 슈타츠발레로 연계시켜 신진 무용수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매 시즌 발레학교의 학생들과 함께 안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초 두아토는 지난 20년간 스페인 국립무용단의 예술감독을 맡아왔으며 최근에는 미하일롭스키 발레의 상임안무가로 자신의 레퍼토리를 크게 확장시켰다. 현재 세계에서 인정받는 안무가 중 한 명으로, 베를린 슈타츠발레의 새로운 예술감독으로의 행보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사진 Bettina Stö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