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 젊고 푸른 브람스의 영혼

INTERVIEW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8년 4월 1일 12:00 오전

감정에 충실한, 신선하고 역동감 넘치는 브람스 클라리넷 전곡 소나타에 도전하는 조성호의 음악 여정

도쿄 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종신 수석 선임 후 첫 단독 리사이틀을 여는 조성호. 이날 연주회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무대에서 활약해온 그의 물오른 음악적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도쿄 필 클라리넷 종신 수석 선임 이후의 근황은 어떤가요.

1년간의 수습기간을 보내면서 종신이 되고나면 후련한 마음만 들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예요. 일본은 굉장히 질서 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항상 치밀하게 준비하고요. 이는 오케스트라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매 연주마다 최선을 다하는 단원들과 함께 1년간 생활하며 놀라운 순간들도 있었고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종신 수석 선임 이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인정을 받으려면 스스로 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항상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람스 클라리넷 전곡 연주를 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브람스의 클라리넷 소나타 전곡을 연주할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브람스는 음악가에게 있어서 아주 높은 산 중에 하나예요. 저는 아직 젊기도 하고 단독 리사이틀에서 선보일 수 있는 레퍼토리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아직 브람스에 도전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왔죠. 브람스의 소나타는 음악적으로도 매우 어려워 많은 연습량이 요구되는 것에 동시에 그 안에 담긴 감성과 음악을 표현해 내기 위해선 많은 생각과 곡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나중에 나이가 더 들고 제 스스로가 더 깊어지고 여유로워 졌을 때 도전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생각을 뒤집어 보니 지금 같은 젊은 시절에 표현하는 브람스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을 거란 생각도 들더라고요. 또 가장 바쁘고 왕성하게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의 브람스를 남겨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연주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람스 작품에서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요.

저는 다소 젊은 나이에 브람스 전곡 연주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원래 생각했던 나이가 더 들어 진중하고 차분한 브람스의 이미지 보다는 뮐펠트처럼 더 젊고, 더 감정에 충실한 브람스를 표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브람스 하면 떠오르는 성숙함과 무거움 보다는 더 젊고 신선한 브람스를 생각하며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곡으로 연주하는 F.A.E 스케르초의 클라리넷 버전 작품 연주는 진지한 브람스 작품 연주 전, 신선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첫 곡으로 클라리넷을 위해 쓰인 작품이 아니더라도 클라리넷 버전의 연주가 있거나 그런 편곡이 있는 작품을 찾아보던 중에 이 F.A.E. 소나타를 추천 받았습니다. 음역대와 스케르초의 스타일이 클라리넷의 연주로도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연주의 첫 곡으로 선곡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F.A.E. 소나타는 너무나 유명한 곡이라 저도 많이 들어봤지만 클라리넷 버전으로 연주해보는 것은 물론 직접 들어보는 것도 처음이에요. 새로운 곡을 찾아내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피아니스트와 리허설을 들어갈 때 어떤 느낌인지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되는 곡이에요.

추구하는 음악세계가 궁금합니다.

제가 음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통’이에요. 음악이 위대한 이유는 말을 하지 않아도 소통이 된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거나 연주를 보고 나서 때로는 위로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슬픔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기도 하죠. 연주를 한다는 것은 곧 나를 보여주는 것이며 작곡가를 보여주는 것이고, 또한 내가 생각하는 수많은 기쁨, 슬픔, 열정을 지금 연주하고 있는 곡에 반영시켜 표현하고 토해내는 것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청중들의 가슴을 파고들고 소통해야만 비로소 내가 생각하는 그 수많은 감정들이 청중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으신가요.

도쿄 필의 정기연주회와 국립극장 오페라 시리즈를 비롯해 많은 실내악연주가 일본에서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리사이틀 이후에도 제가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뷔에르 앙상블의 연주들과 협연들, 아시아 필하모닉 연주 등 많은 연주들이 잡혀있습니다. 올해도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갈 것 같아요. 늘 그래왔듯이 좋은 연주를 들려드리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조성호 클라리넷 리사이틀
4월 18일 오후 7시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4월 22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브람스 클라리넷 소나타 전곡


 

글 국지연 기자 사진 MOC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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