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만나는 화제의 신보

RECORD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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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8년 9월 4일 12:00 오전

발레리 게르기예프/뮌헨 필하모닉의 브루크너 교향곡 1번

발레리 게르기예프(지휘)/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MPHIL0008

2015년 뮌헨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게르기예프는 자체 레이블 MPHILL을 설립해 브루크너 사이클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브루크너는 뮌헨 필하모닉의 역사적 정통성을 장식하는 작곡가이기에 전곡 녹음의 상징적 의미가 더욱 크다. 2016년에 교향곡 4번을 먼저 발매했고, 올해 선보이는 교향곡 1번 녹음은 2017년 9월 오스트리아 성 플로리안 성당에서 연주된 실황이다. 브루크너가 재직했던 성당에서의 연주라는 역사적인 의미와 함께, 밀도 높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르기예프의 노련한 리드와 금관의 풍성한 울림이 돋보인다.

 

 

 

 

 

 

필리프 자루스키의 글루크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필리프 자루스키(테너)/아만다 포사이스·에뫼케 바라스(소프라노)/디에고 파졸리스(지휘)/스위스 루가노 방송 합창단/이 바로키스티 Erato 0190295660239

지난해 몬테베르디·루이지 로시·안토니오 사토리오의 오페라를 새롭게 엮은 ‘오르페오 이야기’를 들려준 필립 자루스키와 디에고 파졸리스가 이끄는 이 바로키스티가 그 속편으로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선보인다. 오페라의 혁명을 가져온 이 작품은 초연 이후 끊임없이 개작되었으며,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파졸리스와 자루스키, 포사이스 등이 참여한 이번 음반은 최근 초연 버전을 되살리려는 음악계의 흐름을 따라 1774년 나폴리 궁전 극장 버전을 재건해 세계 최초로 녹음했다.

 

 

 

 

 

 

로만 킴의 ‘킴파서블’

로만 킴(바이올린) Sony Classical S80387C

바이올리니스트 로만 킴의 격정적인 연주를 담은 음반이다. 파가니니·바흐·쇼어의 곡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작곡한 곡들도 수록됐다.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4세인 로만 킴은 2006년부터 한국을 찾아 공연하기 시작했다. 2016년 수원국제음악제 폐막 무대에선 프리즘처럼 생긴 안경을 착용하고 나와 큰 관심을 끌었다. 현을 잘 보기 위해 그가 발명한 안경으로, 바이올린 현도 직접 만들어 사용할 만큼 악기에 대한 애착이 크다. 파가니니와 함께 지미 헨드릭스를 가장 존경한다는 로만 킴. 생동감 넘치는 그의 바이올린 선율을 들어보자.

 

 

 

 

 

 

디에고 아레스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디에고 아레스(하프시코드) Harmonia Mundi HMM902283.84 (2CD)

스페인이 낳은 하프시코드의 거장으로 인정받는 디에고 아레스가 연주하는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두 장의 CD에 담겨 있다. 디에고 아레스는 1998년 니콜라이 루빈스타인 피아노 콩쿠르 등에서 우승했으며, 화려한 음색과 기교로 극찬받는 연주자다. 음반은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의 ‘아다지오’ 악장을 쳄발로로 편곡한 ‘아다지오’ BWV968로 시작해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이어진다. 매일 아침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디에고 아레스는 휴식과 치유의 의미를 담아 음악의 본질에 다가간 연주를 들려준다.

 

 

 

 

 

 

스티븐 허프의 ‘드림 앨범’

스티븐 허프(피아노) Hyperion CDA68176

화려한 터치와 민첩한 손가락 움직임으로 그만의 섬세한 피아노 선율을 만들어내는 스티븐 허프의 연주 앨범. 그래미상에 네 번 노미네이트됐고, 여덟 번의 그라모폰상 수상 중 두 번은 ‘올해의 레코딩상’을 받은 영국 출신 피아니스트다. 라데츠키 행진곡을 원곡으로 한 ‘라데츠키 왈츠’,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니콜로 왈츠’, 세고비아 기타 버전을 피아노로 편곡한 ‘카탈루냐 기상곡’ 등 유쾌한 편곡이 돋보이는 곡들을 수록했다. 시벨리우스·리스트·드보르자크 등의 곡도 허프의 감각적인 연주로 들을 수 있다. ‘꿈의 앨범’이라는 제목이 와 닿는 음반이다.

 

 

 

 

 

 

필리프 튀리오의 라벨 ‘쿠프랭의 무덤’ 외

필피르 튀리오(아코디언) Warner Classics 5054197012549

바로크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 ‘라 발스’, 그리고 그 영감의 원천이 된 쿠프랭의 작품을 아코디언 연주로 만나볼 수 있다. 벨기에 출신의 아코디언 연주자 필리프 튀리오는 클래식 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30여 장의 음반에 참여했으며, 벨기에 음악방송에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 음반을 통해 그는 라벨의 음악이 지닌 아름다운 색채는 물론 기교적인 면 또한 소화하며 악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연주를 선보인다.

 

 

 

 

 

 

세바스티앙 리카르의 드니 플랑테 ‘금지된 도서관’

세바스티앙 리카르(보컬)/드니 플랑테(작곡·반도네온)/다비드 자크(기타·차랑고)/이안 심슨(베이스) 외 ATMA Classique ACD22752

반도네오니스트 드니 플랑테가 직접 작사·작곡한 탱고 오페라 ‘금지된 도서관’은 상상 속의 금서(禁書) 도서관을 관리하는 시인이 화자로 등장하는 음악극이다. 오페라라고 장르를 명명했지만, 접근하기 힘든 여타의 현대 오페라와는 다른 부드러운 대중성을 지닌다. 세바스티앙 리카르의 감미로운 음성은 호메로스나 보르헤스를 연상케 하는 시인을 그린다. 드니 플랑테의 반도네온, 다비드 자크의 기타와 차랑고, 이안 심슨의 베이스가 함께하는 탱고 보레알의 연주는 애수와 고독이 흐르는 1940년대 아르헨티나 특유의 색채를 여실히 드러낸다.

 

 

 

 

 

 

2018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실황

사무엘 하셀호른(바리톤)/로시오 페레즈·이수연(소프라노)/에바 자이시크(메조소프라노)/아오 리(베이스) 외/알랭 알티노글루(지휘)/라 모네 심포니 오케스트라 QEC 2018 (2CD)

실력 있는 젊은 음악가를 배출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올해 실황 음반. 매년 5월 벨기에에서 펼쳐지는 콩쿠르로, 올해는 성악 부문으로 진행됐다. 콩쿠르 우승자인 독일의 바리톤 사무엘 하셀호른을 비롯해 각국 수상자들이 푸치니 ‘라 보엠’, 바흐 ‘마태수난곡’, 슈베르트 ‘마왕’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지난 7월 퀸 엘리자베스 갈라 콘서트로 내한한 에바 자이시크·아오 리·로시오 페레즈 등의 목소리도 다시 들을 수 있다. 결선에 진출한 한국의 소프라노 이수연이 부르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아리아도 수록되어 반가움을 자아낸다.

 

 

 

 

 

 

제임스 호너의 영화음악 ‘더 클래식스’

라비니아 마이어(하프)/투첼로스/피아노 가이스 외 Sony Classical S80396C

2015년 자신이 몰던 경비행기가 추락해 세상을 떠난 작곡가 제임스 호너의 대표작을 모은 음반. ‘타이타닉’의 ‘My Heart Will Go On’, ‘가을의 전설’ 속 ‘The Ludlows’ 등 그가 남긴 음악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화의 장면과 함께 진하게 새겨졌다. 10세에 영국왕립학교에 입학해 조르지 리게티의 지도를 받았던 호너는 클래식 음악에서 쌓은 기반을 바탕으로 영화음악에서 일가를 이루었다. 하피스트 라비니아 마이어와 바이올리니스트 린지 스털링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음반에 참여해 호너의 선율을 더욱 아름답게 빛낸다.

 

 

 

 

 

 

명창 김정민의 ‘박녹주제 흥보가’

김정민(판소리)/이태백(장구) SONY CLASSICAL S80404C

소리꾼 김정민이 첫 정규 음반으로 ‘박녹주제 흥보가’를 두 장의 CD에 담았다. 3시간에 달하는 전 바탕을 완벽히 암기해 단 한 번의 녹음으로 담아낸 김정민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흥보와 놀보를 비롯한 15명의 인물을 연기했다. 여러 무대를 통해 ‘흥보가’를 완창한 김정민은 카네기홀과 오페라하우스 무대에서도 소리 한 바탕을 펼쳤으며, 체코슬로바키아 세계연극제에서 모노드라마 대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일찍이 공력을 인정받았다. 소리꾼만큼이나 중요한 고수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인 이태백 목원대 교수가 함께했다.

 

 

 

 

 

 

전인삼의 ‘박타령’

전인삼(판소리)/조용안(장구) 악당이반 ADCD 319

지난 4월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 소리꾼 전인삼의 ‘제28회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공연 실황 음반이다. 전인삼이 선보이는 흥보가는 동편제로, ‘제비노정기’ ‘흥보가 첫째 박 타는 대목’ ‘흥보 밥 먹는 대목’ ‘놀보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 ‘놀보 개과천선 대목’ 등의 대목들이 전인삼 특유의 성음과 재담 구사력으로 흥겹게 담겨있다. 특히, 이번 신보는 1918년에 태어나 남원에 터를 내리고 판소리의 계보를 지켜냈던 국창 강도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제작된 음반이라 소장 가치를 더한다. 장구에는 고수 조용안이 함께했다.

 

 

 

 

 

 

김책·박경소의 ‘산조, 문묘제례악’

박경소(가야금)/김책(드럼) 악당이반 ADCD526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즉흥·전자·미니멀·재즈 음악을 소화해온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와 뉴욕에서 드럼을 배운 뒤 한국에서 국악이론을 수학하며 음악적 정체성을 탐구해온 김책. 두 음악가는 서로 다른 뿌리에서 시작한 각자의 음악세계를 ‘산조’와 ‘문묘제례악’으로 이었다. 박경소는 장구 반주 대신 김책의 드럼 반주에 맞춰 김죽파류 산조의 가락을 풀어냈다. 또 공자를 비롯한 중국의 성현들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문묘제례악’을 선택해 중국에 기원을 둔 음악을 우리 음악에서 사용하는 고유의 음으로 연주하며 토착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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