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카르트하우저·스테판 드구의 ‘드뷔시 가곡집’
소피 카르트하우저(소프라노)/스테판 드구(바리톤)/유진 아스티·알랭 플라네(피아노) Harmonia Mundi HMM902306.07 (2CD)
드뷔시 사후 100주년 기념으로 발매된 드뷔시 가곡집이다. 앨범은 총 2장의 CD로 구성되어있으며, 소프라노 소피 카르트하우저와 피아니스트 유진 아스티, 바리톤 스테판 드구와 피아니스트 알랭 플라네의 연주로 채워져 있다.
인상주의·상징주의 시인들의 작품에 드뷔시가 빚은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져 탄생한 ‘별이 빛나는 밤에’ ‘밤의 종’ ‘스테판 말라르메의 3개의 시’ 등 매력적인 가곡은 물론, ‘타는 석탄으로 빛나는 저녁’과 ‘잊힌 영상’ 또한 피아노 독주로 만나볼 수 있다.
드뷔시 콰르텟의 ‘드뷔시와 재즈’
드뷔시 콰르텟/재키 테라슨(피아노)/뱅상 페라니(아코디언) 외 Harmonia Mundi HMM902308
드뷔시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음악에 이색적으로 접근한 음반. 드뷔시의 피아노 작품인 전주곡 1·2권에서 ‘아마빛 머리의 소녀’ 등 주요 곡들을 골라 재즈풍으로 편곡해 연주했다. 1990년 프랑스 리옹 음악원 학생들이 모여 결성한 현악 4중주단인 드뷔시 콰르텟이 중심이 되어, 피아노·아코디언·비브라폰·더블베이스 등 다양한 악기가 합류했다. 익히 들어왔던 피아노 독주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몽환적이고 풍성한 음색의 조화를 통해 ‘어쩌면 드뷔시가 머리에 그린 음향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빌데 프랑의 버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에네스쿠 현악 8중주
빌데 프랑(바이올린)/미코 프랑크(지휘)/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외 Warner Classics 0190295662554
빌데 프랑의 신보는 공통점이 많은 두 작곡가, 버르토크와 에네스쿠의 작품을 나란히 담았다. 두 사람 다 1881년에 태어났으며, 오늘날의 지정학적 구분으로 보자면 같은 지역 출신이다(버르토크가 태어난 헝가리 남동부는 현재 루마니아 영토다). 두 작곡가 모두 자진하여 망명해 동구권이 아닌 서방에서 생을 마감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적 색채가 짙은 작곡가로 기억된다. 버르토크 협주곡 1번은 미코 프랑크/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함께했고, 에네스쿠 현악 8중주는 에리크 슈만과 니콜라스 알트슈태트 등 내로라하는 연주자들이 가세했다.
베르트랑 샤마유의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5번 외
베르트랑 샤마유(피아노)/에마뉘엘 크리빈(지휘)/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Erato 0190295634261
프랑스 피아니스트가 프랑스 지휘자의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는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작품이니, 이보다 더 프랑스적일 수 없는 음반. ‘동물의 사육제’와 ‘죽음의 무도’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생상스는 모차르트에 비견될 정도로 촉망받는 피아노 신동이었다. 오늘날 자주 연주되지는 않지만, 그의 피아노 작품들은 초절적 기교와 빛나는 매력을 품고 있다. 피아노 협주곡은 에마뉘엘 크리빈/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가 함께했다. 에튀드에서 베르트랑 샤마유는 현란한 기교뿐 아니라 음표 너머에 있는 생상스의 섬세한 감성을 드러낸다.
바흐솔리스텐서울의 ‘음악의 꽃: 바로크 음악의 탄생’
바흐솔리스텐서울 Audioguy AGCD0111
고음악 연주단체 바흐솔리스텐서울이 오디오가이 레이블과 함께 발매한 세 번째 음반으로, 몬테베르디·카치니·카스텔로·리가티 등 바로크 시대 음악가들의 곡을 연주했다. 지난 2005년 창단한 바흐솔리스텐서울은 바흐의 작품을 중심으로 바로크 시대 작품을 연주하는 앙상블로, 독일에서 공부한 후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음악가들이 모여 창단한 단체다. 지난 2016년에는 바흐 콜레기움 재팬과 함께 한국과 일본에서 ‘마태수난곡’ 투어를 진행한 바 있다. 익숙하지 않은 시대연주를 친밀하게 풀어내는 한국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장 기엔 케라스의 ‘비발디 첼로와 바소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장 기엔 케라스·크리스토프 단겔(첼로)/미하일 베링거(하프시코드·오르간)/리 산타나(테오르보) 외 Harmonia Mundi HMM 902278
1740년 비발디가 말년의 시기 파리에서 발표한 6개의 첼로 소나타는 저음 악기가 지닌 아름다운 선율과 기교, 서정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첼로를 향한 작곡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을 프라이부르크 바로크오케스트라의 미하일 베링거와 리 산타나, 그리고 모자이크 4중주단의 크리스토프 단겔 등 세계적인 고악기 연주자들의 연주로 만나볼 수 있다. 하프시코드·오르간·테오르보·첼로 등 다양한 콘티누오를 통해 느끼는 깊은 색채감은 물론 묵직한 통주저음 위로 더해진 우아한 첼로 선율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유희승의 ‘멜랑쉬 비노아’
유희승(바이올린)/베로니크 테루엘(피아노) Audioguy AGCD0115
한국인 최초 빈 국립 폴크스오퍼 종신 부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유희승의 첫 솔로 음반이다. 예원학교 재학 중에 독일로 유학을 떠난 그는 빈 국립음대 석사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서정적이면서도 선명한 표현력을 통해 빈에서 자주 연주되는 왈츠 곡들을 풍성하게 담아냈다. 크라이슬러·엘가·슈트라우스·몬티 등 익숙하면서도 완성도 있는 곡들이 수록되었으며, 빈에서부터 인연을 맺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베로니크 테루엘이 연주에 참여했다. 기분 좋게 하는 왈츠의 선율이 가을 날씨와 조화를 이루는 음반이다.
토마스 던포드의 ‘바흐’
토마스 던포드(류트) Alpha 361
류트의 음색으로 듣는 바흐의 음악이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되며 “지극히 아름답고도 신선한 연주”라는 평을 받은 토마스 던포드의 이번 음반에는 연주자가 직접 편곡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샤콘’, 그리고 바흐가 류트를 위해 편곡한 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이 담겨있다. 첼로와 바이올린과는 또 다른 류트만의 부드러운 음색과 더불어 악기의 배음과 잔향까지 나타낸 토마스 던포드의 매력적인 연주가 색다른 바흐를 만나게 한다.
비킹구르 올라프손의 바흐 프렐류드와 푸가 외
비킹구르 올라프손(피아노) DG 40222
아이슬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이 도이치 그라모폰과 작업한 두 번째 앨범이다. 2017년 그라모폰 데뷔 앨범으로 현대 음악 작곡가 필립 글래스 ‘에튀드’를 선보였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바흐의 곡을 연주했다.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발췌곡과 ‘신포니아 15번’ ‘인벤션 15번’ 등이 수록됐다. 라흐마니노프와 부조니가 편곡한 바흐의 곡뿐 아니라 올라프손이 직접 편곡한 바흐 칸타타까지 들을 수 있다. 연주자가 해석할 여지를 다수 남겨놓은 바흐의 음악을 그만의 색깔로 풍성하게 채워내는 연주가 인상 깊다.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의 쇼팽 발라드와 녹턴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피아노) Sony Classical S80411C
북유럽 특유의 맑고 섬세한 연주로 주목받아온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의 쇼팽 발라드와 녹턴이 담긴 음반이다. 특별히 러시아· 독일·북유럽 작곡가의 작품을 많이 연주했던 그이기에 쇼팽이 남긴 피아노의 시편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음반을 통해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쇼팽의 4개의 발라드 사이 사이에 녹턴을 배치한 것이 신선하다. 자칫 과한 감정으로 늘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음과 음 사이의 미묘한 뉘앙스를 잘 살려 세련된 쇼팽의 음악으로 표현했다.
타마르 베라이아의 베토벤 ‘에로이카’ 변주곡과 론도 외
타마르 베라이아(피아노) Avi Music 8553400
그루지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타마르 베라이아가 연주하는 베토벤과 리스트 피아노 작품집이다. 뛰어난 테크닉의 소유자인 베라이아는 이미 첫 번째 솔로 앨범에서 눈부신 비르투오시티와 스타일리시한 타건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두 번째 솔로 앨범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베토벤과 리스트로 꾸며졌으며, 첫 곡인 베토벤의 ‘에로이카’ 변주곡부터 강렬한 타건과 절묘한 아티큘레이션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압도적인 테크닉과 깊은 서정미로 무장한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도 각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파질 사이의 드뷔시 프렐류드 1권과 사티 ‘짐노페디’ 외
파질 사이(피아노) Warner Classics 0190295705671
피아니스트 파질 사이의 새 앨범은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와 에리크 사티의 대표적인 피아노 레퍼토리를 담았다. 드뷔시의 전주곡 1권과 사티의 ‘그노시엔느’ 및 ‘짐노페디’가 수록됐다. 파질 사이는 작곡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가며 자작곡의 연주와 녹음을 열정적으로 하는 한편, 정통 레퍼토리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니콜라스 알트슈태트와 드뷔시 첼로 소나타를, 마리안느 크레바사와 프랑스 가곡 녹음을 발매한 바 있기에, 프랑스 음악에 대한 그의 독창적 해석이 더욱 기대되는 이번 음반이다.
코레 노르드스토카의 ‘바흐 토카타, 전주곡과 푸가’
코레 노르드스토가(오르간) Lawo Classics LWC1153 (2CD)
노르웨이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오르가니스트 코레 노르드스토의 새 음반. 총 2장의 CD로 구성된 이번 음반은 그가 진행하는 바흐 오르간 작품 전곡 녹음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음반이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바흐 오르간 작품 중 하나인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565’를 시작으로 ‘작은 푸가, BWV578’ ‘오 의로우신 주여, BWV767’ ‘밝은 낮인 그리스도, BWV766’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녹음은 어린 바흐가 음악가로서의 꿈을 키웠던 뤼네부르크 성 요한 교회의 오르간을 사용해 더욱 중후하고 아름다운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요나스 카우프만의 ‘이탈리아의 밤’
요나스 카우프만(테너)/아니타 라흐벨리쉬빌리(메조소프라노)/요헨 리더(지휘)/베를린방송교향악단 Sony Classical S80410C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3대 테너를 잇는 차세대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의 2018년 베를린의 야외무대에서 열린 공연 실황 녹음 앨범이다. 그의 ‘돌체 비타’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이탈리아 오페라 레퍼토리로 이루어져 있다. 이탈리아 감성이 가득한 라이브 앨범에서는 현재 떠오르는 신성 메조소프라노 아니타 라흐벨리쉬빌리와의 완성도 높은 호흡이 돋보인다. 카우프만 특유의 섬세하고 화려한 목소리가 깊은 울림을 주는 앨범으로 누구나 편안히 음악을 접하기에 좋은 음반이다.
빈 소년 합창단의 ‘슈트라우스 포 에버’
빈 소년 합창단/게랄드 비어트(예술감독) 외 DG 40223
52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빈 소년 합창단의 목소리가 담긴 음반이다. 빈 소년 합창단 단원은 7세부터 13세까지의 변성기 전의 100명 남짓한 소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의 대표 레퍼토리라고 할 수 있는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폴카로 구성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깨끗하고 맑은 목소리의 선율이 돋보이는 음반에는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폴카 ‘휴가 여행 중에’를 시작으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황제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선원들의 폴카’ ‘산적 갤롭’ ‘영원하라’ 등 이번에 최초로 녹음된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토니 베넷·다이애나 크롤의 ‘Love is Here to Stay’
토니 베넷·다이애나 크롤(보컬) Verve DZ3232
조지 거슈윈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여 재즈 뮤지션 토니 베넷과 다이애나 크롤이 함께 노래했다. 재즈 음악의 대가로 불리는 이들의 만남에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과 극적 사운드를 기대했을 수 있겠지만, 이들의 노래는 오히려 소탈하고 담백하다. 재즈 음악에서 자주 등장하는 즉흥적인 스캣이나 장식적인 벗어남도 없이 거슈윈의 멜로디 자체에 집중한다. 이들의 편안한 노래는 빌 찰랩 트리오의 간결한 연주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특히 일부 수록곡에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둘의 웃음소리가 함께 녹음되어 듣는 이 또한 웃음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