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낭만과 현대의 경계에 선 음악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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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5월 6일 9:00 오전

다양성과 탐구정신 넘치는 리사이틀 프로그램으로 만나는 그의 음악 인사

©Jino Park

-2015년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리사이틀이다. 그동안 어떤 의미 있는 일이 있었나?

2014년 지멘아우어 회사에서 아티스트로 함께 일하게 되면서 말 그대로 콰르텟을 키워오는데 주력해왔다. 아시안으로서 당연히 쉽지 않지만 다행히 매니저들이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고 있고 우리도 최선을 다해 연주하고 있다. 프랑스 레이블인 아파르테와도 궁합이 잘 맞아서 운 좋게 세 장의 음반이 나왔고 우리를 아껴주는 그들의 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노부스 콰르텟은 다행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도 한국에서 솔로 활동을 병행해왔다.

운이 좋게도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훌륭한 음악가들이어서 듀오 파트너로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나로서는 아주 재미있고 값진 경험들이다. 협연 무대보다 리사이틀 무대가 나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아하는 편인데 앞으로도 리사이틀을 통해 내 모습으로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무대에서 연주하는 작품도 김재영 무대에서만 들을 수 있는 학구적이고 지적인 탐구와 열정이 느껴진다. 낭만의 끝과 현대의 출발이라는 변화의 시기에 활동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곡한 이유가 있나?

세상엔 수많은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있고 좋은 곡들을 계속해서 연주하고 있다. 나는 콰르텟을 하면서 솔로도 병행하고 있는 사람이고 사람들이 나를 단순히 솔리스트로만 바라보지는 않을 것임도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솔리스트나 실내악 연주자를 다르게 분류하지 않지만 어쨌건 무수히 많은 바이올리니스트 중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일지 많은 생각을 한다. 그동안 한국에서 많이 연주되지 않는 곡들을 찾아 소개하는 무대들을 많이 해왔는데 이번에도 많이는 연주되지 않으나 훌륭한 곡들을 생각해서 시기적으로 공통되는 작곡가들로 추려보았다. 1900년대 초기는 역사적으로도 많은 일이 일어났고 세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인데 이 시기에 각기 다른 나라들의 작곡가들이 어떻게 자신을 표현했을까 하는 생각에서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각 작곡가의 작품은 어떻게든 그 시대를 반영한다. 청중은 어떤 면에 초점을 맞춰서 감상하면 좋을까?

한 곡 한 곡의 의미를 생각하기보다 시대적 상황과 각 작곡가의 성향을 연결지어서 들어보면 충분히 흥미로울 것 같다.

©Taeuk Kang

그 시대의 일원으로서 예술가는 그 시대를 살면서도 앞을 내다보는 해안이 필요한 것 같다. 예술이 오랜 시간을 거쳐도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세상과 시대, 시대와 예술을 따로따로 보기보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게서 출발하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예술도 사람의 내적인 부분에서 탄생하고 누군가가 살고 있는 삶에서 또는 살아낸 삶에서, 그리고 경험에서 나온다. 무엇인가 보거나 들으면서 아름답거나 그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결국 공감한다는 것이고 아니면 개인의 머리나 삶에서 그것을 통해 무언가 찾아낸다는 얘기가 아닌가. 굳이 원동력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그저 이 모든 것이 사람에서 출발하기 때문이고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함께 연주하는 문지영에 대해 말해 달라. 순수한 음악성이 돋보이는 피아니스트인데 동료로서 어떤가.

오랜 시간 본 것은 아니지만 음악에 대해 성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그녀의 나이에 음악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내는 느낌이 있다. 음악에 대한 성실함과 그에 대한 뒷받침이 있다면 앞으로 더 크게 될 것이고 성실함 순수함 뿐 아니라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이 덧붙여진다면 크나큰 자질이 있다고 생각되는 음악가이다.

얼마전 새음반이 나왔고 올해 또 음반을 출시한다고 들었다. 음반의 매력이 무대에서와는 다른가.

올 초 베르그와 슈베르트의 음반이 나왔고 4월에 미셸 달베르토와 함께한 퀸텟 음반이 나왔다. 음반 작업을 하면서 계속 고민하는 것은 무대에서 보여지는 에너지와는 정말 달라서 그것을 어떻게 잘 음반으로 녹여내는가이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에너지나 에너지의 크고 작음을 전달하고 녹여내는 것은 힘들지만 또 무대에서 캐치할 수 없는 작은 디테일들을 전달하는 데에도 효과적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와 함께 테크닉적 완성도까지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고 또 주어진 시간 안에 모든 걸 해야 하는 것도 항상 상당한 도전이다.

요즘 어떤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어떤 고민을 많이 하나?

20대 때 공부하던 시절에는 말 그대로 음악이 삶의 전부였지만 30대가 되면서 내 자신의 삶이 그 전보다 더 많이 보인다. 그러면서 음악의 이해도도 넓어지는 것 같다. 계속해서 내 삶과 음악과의 밸런스를 찾고 있다.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4월 초까지 쾰른 필하모니, 위그모어홀, 빈 콘체르트하우스까지 중요한 연주들을 마쳤고 음반도 올해 이미 두 장이나 발매되었다. 여름에는 평창, 네덜란드 짜이스트, 프랑스 뷔상부르그 등 여러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한국 투어일정도 잡혀있다. 12월엔 슈트트가르트 리더할레에 데뷔한다. 글 국지연 기자

 

김재영·문지영 듀오 리사이틀

 

5월 14일 오후 7시 30분 광주 유스퀘러문화관 금호아트홀

5월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유작소나타’,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Op.9, 블로흐 발셈 모음곡(세 개의 유대시),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소나타 O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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