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T GO
이효주 피아노 독주회
6월 10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4년 만의 독주회,
‘파리의 추억’에 담긴 스토리가 궁금하다.
2018년 트리오 제이드 멤버들과 프랑스 투어를 가며 파리를 다시 찾았다. 유학 시절의 치열함과 외로움으로 기억되던 파리와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니, 그 또한 소중한 내 젊음의 일부였음을 알게 됐다. 그 시절의 ‘나’와 화해한 기분이었다. 당시 파리에서 느꼈던 이 강렬한 감정을 무대로 꼭 옮겨보고 싶었다.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했나?
모두 프랑스 레퍼토리로, 생상스·드뷔시·라벨을 시대순으로 배열했다. 프랑스 음악에 대한 낯선 느낌을 덜고자 독일 후기 낭만주의 영향을 받은 생상스의 에튀드로 시작한다. 드뷔시 작품으로는 스승인 자크 루비에 교수님과의 추억이 담긴 ‘영상 제1집’과 ‘기쁨의 섬’을 골랐다. 제네바 콩쿠르 본선에서 연주해 파이널에 올랐던 라벨 ‘라 발스’와 ‘쿠프랭의 무덤’도 연주한다.
세 작곡가가 표현하는 프랑스의 색채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작곡가의 작품을 하나로 단정 짓기는 조심스럽지만, 아무래도 ‘프랑스 음악은 모호하고 어렵다’는 편견과 벽을 깰 수 있는 건 생상스의 음악인 것 같다. 독일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영향을 받았기에 조금 덜 낯설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드뷔시는 기존의 틀을 탈피한 모더니즘의 시초다. 그 유연함과 찬란한 색채, 묘사력은 보물과도 같은 매력이다. 라벨은 피아노가 지닌 음색을 중요하게 고려하면서도 관현악적 효과와 색채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피아노 연주에서도 관현악적인 화성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프랑스 레퍼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일까?
프랑스 언어의 특징 중 하나가 소리가 나지 않는 묵음·비음 등이 많다는 점이다. 음악에서도 공기 중에 부유하는 듯, 잘 들리지 않는 음이 많다. 그래서 연습할 때 피아노 속 해머와 건반의 표면, 내 손끝의 감각에 더 집중하려 노력한다. 건반과 손끝 사이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인지하고, 그 느낌을 변주시킬 만한 집중력과 미묘한 색채를 선별할 수 있는 민감한 청력이 있으면, 음표는 물론 쉼표의 색도 바꿀 수 있다.
이효주에게 파리는 어떤 색깔의 도시인가?
여러 가지 색깔을 담고 있는 곳. 학창 시절을 보내고 성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경험한 곳이라 ‘레인보우 파리’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랑스의 여러 시대 중 경험해 보고 싶은 시기가 있다면?
내가 사랑하는 예술가들이 활동하던 시대에 살아보고 싶다. 드뷔시와 같은 해에 태어나 파리음악원 동기로 함께 공부하고, 프랑스 시골에서 뜨거운 창작열로 가득 차 있을 반 고흐를 만나 초상화를 부탁해보고 싶다.
독주회 이후의 일정은?
독주, 협연 무대와 더불어 트리오 제이드 공연(8.22/예술의전당 IBK챔버홀)도 앞두고 있다. 하루빨리 바이러스가 진정되어 공연장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이미라 기자
국립발레단 지젤
6월 10~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발레단이 낭만 발레의 대표작 ‘지젤’로 미뤄진 2020년 시즌을 시작한다. 올해 신작 공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클래식 전막 발레 ‘해적’(마리우스 프티파 안무, 송정빈 재안무)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제작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잠정 연기됐다. ‘지젤’은 귀족 신분 남자와 평범한 시골 처녀의 러브스토리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는 사랑의 숭고함을 전하는 고전이다. 19세기 프랑스 시인 고티에의 작품을 원작으로 파리 오페라 발레가 1841년 초연한 이후, 세계 각국 무대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는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박슬기·김리회·신승원과 드미 솔리스트 심현희가 주인공 지젤로 분한다.
뮤지컬 모차르트!
6월 11일~8월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모차르트!’가 화려한 창작진과 배우 라인업으로 막을 올린다. 2010년 한국 초연 당시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그해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총 11개 부문을 석권한 ‘모차르트!’는 그간 유희성, 아드리안 오스몬드, 고이케 슈이치로 연출을 거치며 변화를 거듭했다. 통산 6번째 공연으로 돌아올 이번 무대에는 오스몬드 연출과 함께 유희성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각 시즌의 장점만 모은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김준수·박강현·박은태가 각각의 개성이 담긴 모차르트를 연기하고, 콘스탄체 베버 역으로 김소향·김연지·해나가 오른다. 이 외에도 민영기·손준호·신영숙·김소현 등 실력파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TV조선 ‘내일은 미스터 트롯’의 신인선 또한 엠마누엘 쉬카네더 역으로 합류할 예정. 자유를 갈망했던 천재 음악가의 일생이 또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지 기대를 모은다.
두산인문극장 푸드
‘궁극의 맛’ 6월 2~20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식사’ 6월 30일~ 7월 18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두산인문극장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펼쳐지는 자리로, 두산아트센터가 2013년부터 시작해 8년째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모험·갈등·이타주의자·아파트 등 매년 다른 주제로 사회 현상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져온 두산인문극장의 올해 주제는 ‘푸드(FOOD)’다.
오늘날 음식문화는 세계화로 인해 거대한 산업의 일부가 됐다. 무엇을 먹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커졌다. 이제 먹는다는 것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개인을 표현하는 방법에 가깝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담론은 하루하루 새로워지고 있다. 이에 ‘두산인문극장’은 먹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살피고, 먹는다는 것이 지닌 의미를 되짚어본다.
6월에는 두 편의 연극을 선보인다. 연극 ‘궁극의 맛’은 츠치야마 시게루의 동명 만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감옥에 갇힌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세상과 단절된 채 하루하루 살아가던 그들의 사정이 음식을 통해 드러난다. 제56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은 신유청이 연출을 맡는다. 연극 ‘식사’는 먹는 행위 안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욕망을 살펴본다. 극단 그린피그 대표 윤한솔이 연출을 담당한다.
모든 공연은 무료 관람으로 즐길 수 있다.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이 가능하고 선착순으로 마감된다.(doosanartcenter.com)
국립무용단 제의
6월 5~7일 LG아트센터
국립무용단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제례의식 속 춤을 소재로 ‘제의’를 선보인다. 2015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초연 당시 “한국 전통춤에서 볼 수 없었던 웅장하고 섬세한 군무의 위용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5년 만의 재공연이다. 안무는 2013~2015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냈던 안무가 윤성주가 맡았으며, 음악은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가 맡았다. 국립극장 해오름의 리모델링으로 인해,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무대·조명을 수정·보완하고 캐스팅에 변화를 주었다. 솔리스트 박기환이 무대를 장악하는 기품을 선보이고, 남녀 2인무에 더블 캐스팅된 조용진·이요음, 이석준·박수윤 등 젊은 무용수들이 에너지를 더한다.
에스메 콰르텟 리사이틀
6월 9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에스메 콰르텟은 독일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하유나, 비올리스트 김지원, 첼리스트 허예은이 2016년 결성했다. 창단 2년째를 맞이하던 2018년, 런던 위그모어 홀 콩쿠르에서 한국인 실내악단 최초로 우승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데뷔 콘서트를 가졌고, 런던 위그모어 홀을 비롯한 15회의 영국 투어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2월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한 에스메 콰르텟. 이들은 이번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에 돌입한다. 이번 공연에선 진은숙의 현악 4중주곡 ‘파라메타스트링’, 슈만 현악 4중주 1번,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를 연주한다. 특히 ‘파라메타스트링’은 1996년 크로노스 콰르텟의 초연에 이어, 작곡된 지 23년 만에 에스메 콰르텟이 처음으로 녹음해 알파 클래식 인터내셔널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바 있다.
국립오페라단 마농
6월 25~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오페라단은 프랑스의 작곡가 마스네의 ‘마농’으로 관객을 찾아온다.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의 자전적 작품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오페라 ‘마농’은 귀족 출신의 데 그리외 기사와 평민 출신의 소녀 마농의 격정적인 만남과 사랑을 다룬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소프라노 손지혜와 엄진희가 마농 역을 맡아 열연하고, 마농과 불같은 사랑에 빠져드는 순수한 영혼의 기사 데 그리외 역은 빈 폴크스오퍼의 주역으로 활동한 테너 국윤종과 라 스칼라 극장이 발굴한 미성의 테너 권재희가 맡는다.
임주희 피아노 독주회
7월 3일 오후 7시 30분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7월 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20살의 피아니스트 임주희가 데뷔 11주년을 맞았다. 임주희는 9세에 지휘자 게르기예프의 선택으로 러시아에서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현재 신수정, 강충모를 사사하고 있다. ‘임주희가 연주하는 임주희’를 부제로 한 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 데뷔 무대로, 고전과 낭만주의, 현대를 아우르며 그녀가 애정을 가진 작품을 선보이는 시간이다. 특히 카롤 베파의 ‘임주희(Juhee Lim)’ 첫 실연 무대가 눈에 띈다. 이 작품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카롤 베파(1973~)가 열 살 임주희의 무대를 본 뒤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도 레퍼토리에 포함됐다. 새로운 피아니즘을 이끌어갈 신예의 무대를 기대해보자.
제10회 대한민국발레축제
6월 10~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외
대한민국발레축제가 10주년을 맞았다. 한국 발레계의 역량을 망라하여 보여주는 대표 발레 축제로, 올해도 여러 단체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총 10개 팀이 참가해 무대를 꾸민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필두로 유회웅 리버티홀·이루다 블랙토·윤전일 댄스 이모션·유미크댄스·정형일 발레 크리에이티브·김세연 댄스프로젝트가 차례로 공연한다. 김주원의 ‘탱고 인 발레’는 물론,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 갈라를 통해 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아티스트들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참조.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6월 4~14일·8월 7~9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외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한민국공연예술제에 우수공연예술제로 선정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예술의전당의 후원과 민간단체인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의 주최로 첫발을 내딛는다. 본래 5월 예정이던 공연은 코로나19의 여파로 6월과 8~9월에 분산 개최된다. 6월 무대는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먼저 디아뜨소사이어티가 메노티의 두 작품, ‘전화’와 ‘영매’(6.4~7)를 선보이고, 이어 코리아아르츠그룹이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을 각색한 체질 오페라 ‘남몰래 흘리는 눈물’(6.12~14)을 공연한다. 8월에는 오페라극장에서 누오바오페라단의 임준희 ‘천생연분’(8.7~9),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리골레토’(8.14~16), 베세토오페라단의 슈트라우스 2세 ‘박쥐’(8.21~23)를, 9월에는 CJ토월극장에서 국립오페라단의 신작 ‘레드 슈즈’(9.4·5)가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