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이 추천하는 장르별 공연
MUST GO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이지혜·김태형 듀오 리사이틀
7월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한국에 들어와 현재 자가격리 중에 있다고.
3월 초만 해도 연주여행을 하며 이런 시간이 찾아오리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올해는 연주자에게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힘든 경험을 안겨주는 시간인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도전과 깨달음을 주는 때이기도 하다. 음악과 더불어 삶에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많은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고, 또 무엇이 정말 소중한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오랜만의 한국 무대다. 어떤 스토리를 담았나?
국내에서 오랜만에 서는 듀오 무대라 많이 설레고 긴장된다. 그동안 음악적으로 겪었던 많은 경험, 방황과 고민, 즐거움을 공연에 담아 전하고 싶다.
모차르트 소나타 35번, 에네스쿠 소나타 3번, 프랑크 소나타 FWV8을 연주한다. 각 레퍼토리가 지닌 특징은?
모차르트 소나타 K526은 36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마지막 곡으로, 오페라 ‘돈 조반니’와 같은 시기에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에 오페라적인 요소들이 많이 나타나고,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비중도 동등하다. 에네스쿠 소나타 3번은 곡의 완성도에 비해 아쉽게도 자주 연주되지 않는다. 곡 전체에 루마니아의 민속적 색채가 짙게 깔려 있다. 특히 2악장에서 루마니아의 여름밤이 표현되는데, 그 어느 곡에서도 접해보지 못한 색깔이라 연주자로서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프랑크 소나타는 첼로, 비올라로도 자주 연주되는 유명한 곡이다. 그만큼 곡이 지닌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나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찾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함께한다. 트리오 가온으로도 함께 활동 중인데.
어릴 적부터 많이 존경하고 아끼는 음악인이다.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동창이고, 독일 유학 생활도 같이한 오랜 친구다. 트리오 가온으로 음악적 동료가 된 지도 어언 7년이 되어가고. 서로의 음악을 알아가고 맞춰가는 배움의 시간이 있었고 이제는 이를 기반으로 더욱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음악적 동지가 있다는 게 내게는 큰 행운이다.
다른 무대에선 느낄 수 없는 듀오 무대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대 위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청중과 나눌 수 있는 친밀감은 훨씬 더 커지는 것 같다. 관객과의 소통에서 오는 희열이 훨씬 크달까.
이번 무대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그리웠던 청중과 교감하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관객에게도 음악에 대한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시간이기를 바란다.
독주회 이후의 일정이 궁금하다.
독주와 오케스트라, 실내악 등 다양한 음악으로 관객과 자주 만날 예정이다. 평창대관령음악제(7.25)와 대전국제음악제(8.2~4) 무대에 오르고, 아트센터 인천(8.1) 무대를 비롯해 발트앙상블(8.15)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트리오 가온으로는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2020’(8.26)을 비롯해 정명훈/KBS교향악단 협연(9.8·10) 등을 준비하고 있다.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만큼, 그 기쁨이 배가 될 것 같다. 힘든 시간 이후에 맞이하는 귀한 시간인 만큼 많은 관객과 좋은 음악을 나누고 싶다.
글 이미라 기자
자네티/경기 필
협연 마리나 프루덴스카야
7월 18일 오후 5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7월 19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경기필하모닉 앤솔러지 시리즈 네 번째 무대다. 이번 무대에서는 말러의 교향곡 3번을 연주한다. 6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말러 교향곡 3번은 메조소프라노와 여성 합창단, 그리고 어린이 합창단까지 함께하며 연주 시간만 100분에 달하는 대곡이다. 이번 공연에는 서울모테트합창단과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를 채운다. 7월 18·19일 이틀에 걸쳐 선보일 이번 무대에는 러시아 태생의 메조소프라노 마리나 프루덴스카야가 함께한다. 독일 ARD 콩쿠르(2003)에서 우승하고, 스타니슬랍스키 극장·뉘른베르크 극장·베를린 도이치 오퍼 등에 오른 그는 전 세계 수많은 무대에 초청받고 있다. 오페라 지휘로 정평이 난 마시모 자네티와 함께 빚어낼 말러를 기대해 보자.
임지영 바이올린 독주회
7월 1일 오후 7시 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7월 11일 오후 5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 홀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1995~)이 바흐와 이자이 무반주 소나타 전곡에 도전한다. ‘바이올린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은 바이올린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함과 동시에 연주자의 한계를 시험하는 난곡으로도 유명하다. 이 작품은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중 대표적인 작품이 ‘바이올린의 신약성서’로 불리는 이자이 독주 소나타이다. 임지영은 이 두 작품의 전곡을 2회에 걸쳐 연주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역사와 문화를 담은 두 곳,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펼쳐진다. 아름다운 공간과 함께 더욱 큰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세의 나이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2015)를 차지한 임지영은 고도의 테크닉과 음악성으로 주목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이후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고, 안드라스 쉬프, 기돈 크레머, 크리스토퍼 에센바흐 등의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현재 1717년에 제작된 스트라디바리 ‘사세르노’로 연주하고 있다.
손민수 피아노 독주회
7월 2일 오후 8시 티엘아이 아트센터
피아니스트 손민수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2017년부터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이어오고 있다. 긴 여정의 끝자락에 그가 티엘아이 아트센터를 찾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베토벤의 작품 중 4곡을 선정해 ‘에센셜 베토벤’이란 제목으로 선보인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소나타 14번 op.27-2 ‘월광’과 30번 op.109,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 op.57 ‘안단테 파보리’, 그리고 소나타 21번 op.53 ‘발트슈타인’이다.
손민수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러셀 셔먼을 사사했다. 이후 미시간 주립대학교 교수를 역임하고, 2015년부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 교육자로서뿐만 아니라 연주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박경민 비올라 리사이틀
7월 26일 오후 3시 통영국제음악당
7월 28일 오후 7시 30분 신영 체임버홀
베를린 필하모닉의 유일한 한국인 정단원인 비올리스트 박경민(1990~)이 7월 26일과 28일, 통영국제음악당과 신영 체임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박경민은 피아니스트 손정범과 함께 브람스 소나타 2번, 코다이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 등을 연주한다. 신영 체임버홀 공연에서는 공연 후 토크도 진행된다.
박경민은 빈 국립음대,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수학했다. 2013년 독일 ARD 콩쿠르 비올라 부문 2위와 청중상, 특별상을 동시에 받았다. 필리프 조르당이 이끄는 빈 심포니와 이탈리아 메라노, 스위스 로카르노, 취리히 톤할레 투어를 함께 했다. 2018년 베를린 필하모닉 수습 단원으로 시작해 이듬해 종신 단원으로 승급했다.
현재 베를린 필하모닉 현악 4중주단 멤버로도 활동 중이며, 브루흐 클라리넷과 비올라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클라리네티스트 에체스 세르테센, 지휘자 하워드 그리피스, ORF 빈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소니 레이블에서 리코딩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7월 18~26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네긴’을 선보인다. 3만 2천여 명의 누적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발레 ‘오네긴’은 두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진한 감동으로 그려낸 존 크랭코(1927~1973)의 대표작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2009년에 한국 발레단 최초이자 아시아 두 번째로 선보인 바 있다. ‘오네긴’은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여인 타티아나와 오만하며 자유분방한 도시귀족 오네긴의 어긋난 사랑과 운명을 밀도있게 그린 작품이다.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을 확립시킨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원작으로, 존 크랭코의 안무와 작곡가 쿠르트 하인츠 슈톨제가 차이콥스키의 여러 곡을 편곡해 만든 음악으로 탄생했다. 1965년 슈투트가르트 발레가 세계 초연했으며, 로열 발레·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볼쇼이 발레·라 스칼라 발레 등 20여개 주요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세종 리필
6~10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S씨어터·M씨어터·미술관
세종문화회관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감성과 에너지 충전을 위해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여름 시즌 프로그램 ‘세종 리필(Re-Feel)’은 세종문화회관이 직접 기획·제작한 뮤지컬, 클래식, 무용, 전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뮤지컬계 전설적인 콤비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뮤지컬 ‘모차르트!’를 한국 초연 10주년 기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S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실험적 작품을 위한 기획 시리즈 ‘컨템포러리S’는 현대무용은 물론 뮤지컬·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현대무용가 김설진이 안무가 겸 출연자로 참여하여 피지컬 모노드라마 ‘컨템포러리S-자파리’로 선보인다. 세 남녀의 위태로운 사랑을 그린 록 뮤지컬 ‘머더발라드’ 또한 4년 만에 관객을 찾는다.
서울시예술단은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준비했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썸머클래식’과 서울시합창단의 ‘신나는 콘서트’가 올해는 사운드 트랙과의 만남을 통해 영화음악을 합창으로 들려준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의 코믹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선보인다.
한국·스페인 70주년을 맞이하여 전시 ‘에바 알머슨- Vida’도 개최된다. 에바 알머슨은 전 세계 수많은 팬을 보유한 스페인 출신 여성화가다. 지난 2018년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에 이어 한국에서 갖는 두 번째 전시. 2019년부터 스페인 작업실에서 그린 신작과 미디어아트 작품도 최초 공개되는 등 이전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작품 100여 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