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리사이틀
베토벤 시리즈 Ⅱ
10월 2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실내악 작품들은 두고두고 꺼내 보는 평생의 사명이다. 베토벤 250주년을 맞아 이성주도 ‘나의 베토벤’을 서랍에서 꺼내 펼쳐놓았다. 그 첫 번째 시리즈로 바이올린 소나타 1·5·7번을 꺼내 보였다. 원래 4월 25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7월 1일에 첫 무대를 가졌다.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가질 베토벤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는 로망스 1번,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로 꾸며진다. 베토벤 실내악의 묘미를 선보이기 위해 첼리스트 이강호도 함께 하여 피아노 3중주 ‘대공’을 선보인다. ‘베토벤과의 여름’을 지나온 그녀에게 ‘베토벤과 함께할 가을’을 물었다.
2009년,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하루 만에’ 연주해 화제를 모았다. 벌써 10여년 전인데 그때의 소회를 풀자면.
1997년에 바흐 파르티타 전곡 연주를 하면서 공부가 많이 됐다. 10년 뒤에 더 성숙해지면 다시 한번 전곡 연주를 하고 싶었다. 열 곡을 하루에 연주하는 건 특별한 경험이 됐다. 베토벤의 작곡 흐름이 한눈에 보였으니까. 올해도 다시 한번 전곡 연주를 하고 싶었는데, 여러 사정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곡을 꼽아서 연주하기로 했다.
10년 만에 다시 베토벤을 꺼내보는 소감은.
매번 연주할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노련해졌다고는 생각하지만, 전체적인 음악적 해석은 큰 변화가 없다. 젊은 시절, ‘나의 베토벤’을 만들어 놓았다. 2009년 리사이틀 영상을 보면서 보강해야 하는 점은 발견했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대신 함께하는 피아니스트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조합에 대한 기대는 생긴다. 7월 공연에서 올리버 케른(피아노)와 함께 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아비람 라이케르트(서울대 교수)와 함께 했다. 이번 무대에서도 함께 한다. 라이케르트와의 호흡이 잘 맞는다. 7월 공연을 준비할 때에는 조언도 많이 들었다. 그의 의견을 반영해 로망스 1번과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를 연주곡목으로 정하기도 했다.
바이올린을 배우던 학생 시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는 누구의 연주를 많이 들었나.
이츠하크 펄먼(1945~)이나 다비트 오이스트라흐(1908~1974) 등 학구적인 음반을 남긴 연주자들이 있다. 사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에서는 피아노가 중요하다. 펄먼의 연주를 많이 들었던 건,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1937~) 때문이기도 하다. 아시케나지의 해석은 탁월하고, 그에게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교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에는 베토벤의 무엇을 가장 강조하나.
학생들은 베토벤을 의무적으로 한다. 베토벤 소나타에는 특별한 악상이 많다. 멜로디는 흘러가지만 때때로 특이한 악상이 튀어나오곤 한다. 학생들이 이 점을 잘 이해 못 하고, 기교적으로만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한다. 아름다운 선율은 유지하면서 악상의 색감을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 악상이 분명히 나와야지만 확실히 베토벤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베토벤 탄생을 250주년 기념하는 해다.
리사이틀 외에 또 준비 중인 공연이 있나. 베토벤 시리즈의 세 번째 공연인 ‘베토벤 협주곡의 밤’(12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준비 중이다.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김대진, 첼리스트 김민지, 조이심포니오케스트라가 출연해 베토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글 장혜선 기자 사진 스테이지원
백건우 피아노 독주회
10월 9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메시앙(2008년), 리스트(2011년), 슈베르트(2013년),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2015년), 베토벤(2017년), 그리고 쇼팽(2019년)까지,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무거운 타이틀 아래 작곡가의 내면을 파고든 백건우(1946~)가 올해는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슈만을 선택했다. 지난 9월, 도이치 그라모폰(DG)을 통해 발매한 신보 ‘슈만’과 함께 전국투어에 나선다. 10월 9일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강동아트센터(10.10), 경기아트센터(10.15), 대구 봉산문화회관(10.16), 부천시민회관(10.17), 광주문화예술회관(10.20), 창원 3·15아트센터(10.22), 울산문화예술회관(10.23), 안성맞춤아트홀(10.30)로 이어지며, 11월 인천 서구문화회관(11.13)과 통영국제음악당(11.15) 순서로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슈만의 ‘아베크 변주곡’ op.1로 시작해 1854년 작곡된 그의 마지막 작품 ‘유령 변주곡’으로 마무리된다. 슈만 음악의 시작과 끝을 통해 그의 굴곡진 삶과 함께 요동쳤던 섬세한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윌슨 응/서울시향 협연 에스더 유
10월 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개월 만에 재개하는 서울시향의 이번 공연은 부지휘자 윌슨 응의 정기공연 데뷔 무대이다. 20세기 작품이 주를 이루는 이번 무대는 코다이 ‘갈란타 무곡’,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에스더 유)을 선보인다. 홍콩에서 태어나 파리와 로잔에서 공부한 응은 베를린 예술대·스코틀랜드 왕립음악원에서 지휘를 배웠다. 파리 스베틀라노프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게오르그 솔티 지휘 콩쿠르에서 입상, 2016년 애스펀 음악제에서 제임스 콘런 지휘자상을 받았다. 그는 올해 개최된 제6회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한 바 있다. 에스더 유는 2018년부터 1년간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한 바이올리니스트. 미국에서 태어나 6세 때부터 유럽에서 자란 에스더 유는 4세 때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해 8세 때 협연 데뷔 무대를 가졌으며 2010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1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수상했다.
노부스 콰르텟 리사이틀
10월 16·17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2015년에 시작된 세종문화회관 ‘세종 체임버 시리즈’는 최고의 실내악 무대를 소개해온 정통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브람스와 멘델스존을 주제로 삼았다. 시리즈의 일환으로 10월에 노부스 콰르텟이 멘델스존의 현악 4중주 전곡을 연주한다. 노부스 콰르텟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김재영·김영욱(바이올린), 김규현(비올라), 문웅휘(첼로)로 구성됐다. 2007년 결성 이후 한국인 최초로 뮌헨 ARD 콩쿠르 2위와 모차르트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며 한국을 대표하는 현악 4중주단으로 인정받았다. 이틀간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멘델스존 현악 4중주 여섯 곡 전곡으로 꾸며진다. 16일에는 1·2·4번이, 17일에는 3·5·6번이 연주된다. 멘델스존의 현악 4중주는 다채로운 선율과 극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노부스 콰르텟만의 섬세하면서도 견고한 해석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10월 16~18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 남정호가 2020년 취임 이후 선보이는 첫 신작이 초연된다. 경쟁 사회의 잔혹함과 비인간성을 우회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관객과 동시대 감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남정호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무대 위에 선 14명의 무용수가 경쟁과 맞닥뜨리는 개개인의 삶을 그려낸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공연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남정호는 무거운 주제를 유희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현대무용 특유의 에너지와 자유로움, 춤이 주는 유희적인 속성을 극대화한 안무를 선보인다. 활기 넘치는 즐거운 무대에서 서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면, 인간의 내면을 꿰뚫는 작품의 시선을 포착했기 때문일 것이다. 남정호는 1980년 프랑스에서 장 고당 무용단 단원으로 활동했고, 현대무용단 줌을 창단했다. 경성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인재 양성에 힘썼다. 매번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한국 현대무용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동했다는 평을 받는다.
박규희 기타 리사이틀
10월 17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
기타리스트 박규희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롯데콘서트홀에서 기념 공연을 개최한다. 1부는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독주곡으로 채워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특별한 게스트들과 함께 꾸미는 2부에서는 클래식 기타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풍성하고 화려한 축제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박규희는 아홉 번의 국제 콩쿠르 우승, 여덟 장의 앨범 발매 등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겨왔다. 특히 권위 있는 벨기에 프렝탕 기타 콩쿠르에서는 최초의 여성 우승자이자 최초의 아시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폰텍 레이블에서 발매한 2010년 데뷔앨범 ‘스에뇨(Sueño)’와 2012년 선보인 ‘소나타 누아르(Sonata Noir)’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일본 음반 전문지 ‘레코드예술’의 장기 베스트셀러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극 ‘휴먼 푸가’
11월 18~29일 남산예술센터
지난해 호평을 받은 연극 ‘휴먼 푸가’(연출 배요섭)가 2020년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으로 다시 한번 관객을 만난다.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고통을 그린다. 하나의 사건이 낳은 고통이 여러 사람의 삶을 통해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는 소설의 구조는, 독립된 멜로디가 반복되고 교차되고 증폭되는 푸가(fuga)의 형식과도 맞닿아 있다. 작품은 소설 속 언어를 무대로 옮기지만, 국가가 휘두른 폭력으로 인해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의 증언을 단순 재현하지 않는다. 보편적인 연극이 가진 서사의 맥락은 끊어지고, 관객은 인물의 기억과 증언을 단편적으로 따라간다. 슬픔의 감정을 말로 뱉지 않고, 고통의 본질에 다가가 인간의 참혹함에서 존엄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시도한다.
<용인>
경기국악원 ‘짬콘서트: 조선클럽’ ‘풍류정원’(10월 14일),
‘클럽 판(PAN)’(10월 16일), ‘조선연애담’(10월 19일),
‘환락’ (10월 21일)
※모두 오후 8시 경기국악원 태극마당 경기아트센터
경기국악원(용인시 소재)은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의 짬을 국악으로 뜨겁게 채우는 기획 공연을 마련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젊은 국악 연주자들이 출연해 힘을 모은다. 이번 공연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야외 특설무대에서 좌석 간 띄어앉기로 진행된다.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와 클래식 보컬 그룹 유엔젤보이스가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목소리는 ‘풍류정원’(10.14)에서 들을 수 있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소리꾼 고영열은 ‘클럽 판’(10.16)을 꾸민다. 소리꾼 오단해와 서울발레시어터는 ‘조선연애담’(10.19)에서 이색적인 만남을 펼친다. ‘환락’(10.21)은 대중을 사로잡은 노래와 몸짓의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흥겨운 무대를 선보인다. 매회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니, 직접 찾아보자. 대구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10월 23일~11월 1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지난 2월 예정이었으나, 연기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기다림 끝에 올가을을 뮤지컬의 감동으로 채운다. 개막 공연(10.23)에는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이지훈·손준호·정선아 등이 출연해 코로나19로 지친 관객을 위로한다. 또한 ‘DIMF 뮤지컬스타’ 수상자도 출연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제14회 DIMF 창작지원작은 총 4편으로, 이번 축제에서 초연된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한 여성을 다룬 ‘산홍’(작 배서영·곡 정규원), 동화 ‘어린 왕자’를 새롭게 그린 ‘생텍쥐페리’(작 손수민·곡 진주백),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사후의 삶을 상상한 ‘프리다_라스트 나이트 쇼’(작 추정화·곡 허수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독립군 구출 작전을 펼치는 ‘무도회장 폭탄사건’(작 김윤영·곡 김다연)이다. DIMF는 현재 공연예술계 영상화 흐름에 발맞춰 개막 공연을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미국·일본·중국 등 전 세계로 송출할 계획이다. 나아가 축제 기간 중 지난 13년간 DIMF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인 해외 공식초청작 9편을 온라인 상영회에서 무료로 공개한다.
<부산>
정치용/부산월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더 클래식-아시아의 창 부산’
10월 28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부산이 문화적으로 아시아의 창(窓)이 되길 바라며 2009년 부산과 경남 출신의 음악가들로 구성한 부산월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BWPO)가 12번째 무대를 갖는다. 부산월드필하모닉은 정기공연명으로 ‘더 클래식-아시아의 창 부산’을 사용하여 부산 지역의 클래식 수준과 자부심을 높여가고 있다. 하순봉의 ‘2017 BWPO 아시아의 창 서곡’ 등을 연주하며 부산의 창작활동도 지원하고 있는 부산월드필하모닉은 “지난 12년 동안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부산과 경남의 음악적 정체성을 각인하고, 음악적 성장을 도모하는 좋은 창구가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예술감독인 정치용이 지휘봉을 잡는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협연자로 나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선사한다. 임동혁의 라흐마니노프 작품 연주는 정평이 나 있다. 작년에 발매한 정규 5집 앨범이자 최초의 협주곡 녹음도 라흐마니노프의 명작을 택했다. 알렉산더 베데르니코프/BBC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앨범에는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비롯하여,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함께 한 ‘교향적 무곡’이 수록되었다. 공연의 2부는 정치용이 부산월드필하모닉과 선보이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이다. 강인한 음악적 체력과 깊이 있는 호흡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걸작들을 안정된 연주로 선보이는 정치용은 그의 주특기 중에 하나인 차이콥스키의 명작 중 교향곡 5번을 통해 가을의 우수와 깊이를 부산 시민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KNN 주최, 부산광역시·KNN문화재단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부산 지역의 음악 애호가들을 위해 전액 무료로 마련되며, 주최측인 부산 KNN 홈페이지를 통해 초대권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KNN유투브 채널 ‘KNN 클래식’을 통해 실시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