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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 뮤직 센터(GMC) 개관식
부산 청년 음악가들의 둥지를 짓다
봄기운이 물씬 풍기던 4월, 부산을 찾았다. 올라탄 시내버스에서는 우연인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창밖의 부산 구시가지 풍경과 버스 안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섞였다. 서울에서도 본 적 없는 풍경이다.
놀랄 일은 아니다. 항구 도시 부산은 그 특성상 서양 음악을 빠르게 받아들였다. 일찍이 일본에서 유학을 마친 부산 음악가들은 1940년대부터 곳곳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이 시기에 32세의 청년 윤이상(1917~1995)은 부산의 한 음악다방(문화장, 부산광역시 중구 소재)에서 만난 동료들과 현악 4중주단을 꾸려 활동했다. 배도순(제1바이올린)·김광수(제2바이올린)·백경준(비올라)·윤이상(첼로)으로 구성된 부산 현악 4중주단은 이제는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를 한국 초연하며 한국 실내악의 씨를 뿌렸다.
지휘자 금난새(1947~)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고향 부산의 음악적 유산을 이어간다. 금난새 뮤직 센터(Gum Nanse Music Center, 이하 뮤직 센터)는 부산 지역의 음악가를 위한 거점 공간으로, 복합문화공간인 ‘F1963’(부산 수영구 소재) 내에 조성됐다. 부산의 청년 음악가를 위한 마스터클래스·오케스트라 아카데미·리허설 등 연습과 교육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공연을 기획하는 등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클래식 음악은 즐겁고, 모두가 함께하는 열린 공간’이라는 금난새의 철학은 건물 설계에도 반영됐다. 뮤직 센터 사면을 유리로 구성해 지나가는 누구나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했으며, 외부에 설치된 대형 LED 미디어월을 통해 공연 실황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지난 4월 1일 개관식에서 금난새 음악감독은 “내 이름을 딴 최초의 음악 공간”이라며 감격스러워하면서도 “내 음악 둥지가 아니라, 부산의 젊은 음악가들과 소통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정식 개관 전부터 금 감독의 제안으로 부산 지역 출신으로 구성된 금관 5중주·목관 5중주·피아노 트리오가 꾸려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앞으로 뮤직 센터를 기반으로 연주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150석 규모의 센터는 실내악 공연에 적합한 울림(RT=1.70s)과 상황에 따라 잔향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어쿠스틱 배너를 갖추고 있다. 금 감독은 “가까이에서 실내악을 접하기에 최적화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대형 콘서트홀에 서는 것에 익숙한 그가 왜 작은 규모의 음악 공간을 세웠을까. 금 감독은 “서양 음악은 살롱 같은 작은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문화에서 시작해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대규모 홀에서 시작하는 바람에 청중에게 음악을 가까이에서 듣는 경험이 없다. 청중과 가까운 이 공간에서 부산의 클래식 음악 문화를 넓혀가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나아가 센터가 구축하고 있는 녹화 및 녹음 시설을 활용한 영상 제작 계획을 밝히면서, “작은 공연장이지만, 좋은 결과물을 낸다면 얼마든지 온라인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클래식 음악이 항구를 거쳐 유입됐다면, 앞으로 세계에 진출할 클래식 음악의 미래 세대가 이제 막 이곳 부산에 둥지를 튼 것이다.
글 박서정 기자 사진 F1963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작곡가 아틀리에’ 신설 &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개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대표이사 박선희)가 작곡가 육성 프로그램인 ‘작곡가 아틀리에’를 신설해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작곡가 아틀리에’는 신예 작곡가 5인을 선발해 2년간 창작활동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5인 가운데 최종 우수 작곡가로 선정된 이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상주작곡가로 활동할 기회를 얻는다.
프로그램 디렉터로는 작곡가 김택수가 함께한다. 2014~2016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초대 상주작곡가로 활동하고, 현재 샌디에이고 대학 작곡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택수는 세미나와 멘토링, 오케스트라 리딩, 관객과의 대화, 국제현대음악협회(ISCM)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을 주관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 선발된 5인은 임영진·전민재·전예은·위정윤·정현식이다. 임영진은 시마노프스키 음악대회 3위(2018), 프란츠 요제프 라이날 음악대회 2위(2019) 등에 올랐으며, 전민재는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우승하고 2013년 ‘객석’ 선정 ‘차세대 이끌 젊은 예술가’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전예은은 최근 국립오페라단의 위촉으로 ‘레드 슈즈’ ‘브람스…’ 등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현식과 위정윤은 각각 ‘한국음악협회’에서 우승(2008)하고, ‘미국 작곡가 포럼 커넥트’에서 수상(2019)하는 등, 모두 국내외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지난 4월 6일(장소 예술의전당 내 국립예술단체공연연습장)에는 ‘작곡가 아틀리에’의 일환으로 음악학자 이희경의 강연이 개최됐다. ‘오늘의 음악, 내일의 클래식’을 주제로 190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한국 창작음악의 역사를 톺아보는 자리였다. 이희경과 프로그램 디렉터 김택수는 “한국 창작 음악계의 발전을 되짚어봄으로써 이전 세대의 음악적 유산을 인지하고, 그로부터 발전시켜나갈 것은 무엇인지 작곡가 스스로 찾아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김택수는 “정규 음악교육 과정이 제공하기 어려운 ‘실전 경험’을 쌓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신진 작곡가들이 폭넓은 관점을 견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작곡가 아틀리에’의 취지를 밝혔다.
2021년을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향한 원년으로 삼은 코리안심포니는 올가을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11월 9~14일/예술의전당 일대)도 개최할 예정이다. 3년마다 열릴 예정이며, 우승자에게는 차년도 코리안심포니 정기연주회 지휘 특전과 상금 5천만 원이 주어진다. 만 23세부터 35세까지 국적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 접수는 5월부터. 글 박찬미 기자
김택수 첫 음반 발매
플레이풀: 김택수 실내악 작품집
김택수(작곡)/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
백주영·김계희(바이올린)/문태국(첼로)
Kreis Classic DU42226
작년 1월, 지휘자 롱 유/뉴욕 필하모닉은 김택수(1980~)의 작품 ‘스핀-플립’을 초연했다. 한국 작곡가의 작품이 뉴욕 필 무대에서 연주된 것은 진은숙을 제외하고는 전무했다. 뉴욕 필을 비롯해 서울국제음악제·LA 필·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등이 선택한 작곡가 김택수의 첫 번째 음반이 발매됐다. 조선 시대의 기생, 어머니, 무당 세 여성상에 대한 고찰을 세 악장에 나누어 담은 ‘소나타 아마빌레’를 시작으로, ‘빨리! 빨리!’ ‘잊혀진 깽깽이 주자들을 위한 오마주’ ‘바흐 주제에 의한 300+마이크로 변주곡’을 수록했다. 다채로운 소재를 실험적인
방법으로 음악에 담는 김택수의 면모를 만날 기회다. 특히, 그간 주력해온 관현악이 아니라, 실내악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앨범의 매력이다.
부천시 신축 공연장 명칭 공모
부천시가 4월 22일부터 5월 13일까지 ‘부천문화예술회관(가칭)’의 정식 명칭을 공모한다. 공간의 정체성과 독창성 등을 잘 표현한 최종선정작에는 1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부천문화예술회관(가칭)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클래식 음악 전용 홀(1,444석)과 블랙박스 시어터(304석), 홀과 동일한 음향 조건의 오케스트라 연습실 등을 갖춘 시설로 조성된다. 공사는 내년 6월 준공, 2023년 개관을 목표로 약 30% 진행됐다. 공모 참가 자격 및 접수 방법 등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부천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bucheon.go.kr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교육센터 개관
10대 청소년을 위한 미디어 활용 융합예술교육 공간 ‘서울예술교육센터’(서울 용산구)가 정식 개관했다. 글·그림·책·신문·사진 작업 등 전통 매체부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모바일 작업 등의 새로운 매체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VR 드로잉과 포토스캐닝을 활용하는 ‘2001/2023: 스페이스 오디세이’, 도구 창작 워크숍인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도구’, 나만의 잡지를 만드는 ‘진(Zine) 메이킹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책과 함께 휴식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인 ‘감정서가’도 마련됐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sfac.or.kr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선임
오페라 연출가 정갑균이 대구오페라하우스(대표 박인건) 예술감독에 선임됐다. 임기는 2년이다. 국립창극단 역사상 첫 상임연출가와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2017~2019)을 역임한 정 신임 예술감독은 1995년 이래 약 140편의 오페라와 창극을 연출했다. 2005년에는 이탈리아 푸치니 페스티벌에 동양인 최초로 초청되어 ‘나비부인’을 선보인 바 있다. 정 예술감독은 “그동안 연출가로서 작품의 완성도 등 ‘결과물’에 대해 전념했다면 이제는 공연 제작 및 극장 운영 프로세스를 선진화하는 등 ‘과정’에 더욱 힘을 싣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신규 회원제 ‘세종S멤버십’ 출시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이 신규 회원제 ‘세종S멤버십’을 출시했다. ‘세종S멤버십’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 가입해 공연·전시·강좌를 예매하는 회원에게 별도 비용 없이 단계별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티켓 구매 금액 100원당 1S(세종포인트)가 적립되며, 예매 및 관람이 누적될수록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예술단 공연 및 세종문화회관 기획 공연·전시 관람 시에는 추가 포인트가 제공된다.
국립국악원 개원 70년사 발간
국립국악원이 그간의 역사를 기록하고 미래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국립국악원 개원 70년사’를 발간했다. 제1부에서는 지난 70년간의 국악원 사업을 학술·공연·무대·교육 등 12개 주제로 나누어 정리했고, 지방 국악원(남원·진도·부산) 역사를 함께 수록했다. 제2부에서는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악원과 국악계의 과제 및 정책 방안을 담았다. 내·외부 집필진 31명과 대담 참석자 등 총 70여 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INTERNATIONAL
안토니오 파파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선임
안토니오 파파노(1959~)가 사이먼 래틀에 이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를 맡는다. 임기가 시작되는 2024년, 지난 20년간 재직해온 로열 오페라하우스 음악감독직에서는 물러날 예정이다. 파파노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70여 회 공연해왔을 뿐 아니라, 악단 자체 레이블인 ‘LSO 라이브’ 등의 여러 음반사를 통해 9장의 음반을 발매하며 20여 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이외에도 그는 베를린 필·빈 필·뮌헨 필·뉴욕 필·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악단을 객원지휘 해왔으며, 2005년부터는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해왔다. 관련 기사는 156쪽으로.
미국 콕스 커뮤니케이션
중학교 연극반과 ‘애니메이션 필름’ 제작
미국의 통신사 콕스 커뮤니케이션(이하 콕스)과 광고사 180LA가 서먼 화이트 아카데미 공연예술중학교의 연극반 학생들과 협업해 애니메이션 필름 ‘가까이 다가가(Drawn Closer)’를 제작했다. 팬데믹으로 학교가 폐쇄되자 대면 연극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학생들을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다. 아카데미상 수상 영화감독이자 애니메이터·극작가인 패트릭 오즈번이 연출을 맡았고, 콕스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안면 인식 기술 등을 제공했다. 참여 학생들의 모습과 연기는 스크린 속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완성된 작품은 오는 5월 중 공개될 예정이며, QR코드를 통해 메이킹 필름을 확인할 수 있다.
파비오 루이지 & 덴마크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DG 최초 카를 닐센 교향곡 전집 발매 예정
덴마크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상임지휘자 파비오 루이지가 도이치 그라모폰(이하 DG)과 음반 발매 계약을 맺었다. DG가 최초로 발매하는 덴마크 작곡가 카를 닐센(1875~1931)의 교향곡 전집이 될 예정이다. 루이지는 2016년부터 덴마크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닐센의 교향곡들을 유럽·미주·일본·중국 등에서 선보여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음반은 2022년 4월부터 차례로 발매되며, 2023년 개최될 카를 닐센 페스티벌을 기념하며 박스물로 제작될 예정이다.
클라우스 메켈레 데카 클래식 계약
데카 클래식이 1978년 리카르도 샤이 이후 40여 년 만에 지휘자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8월부터 오슬로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재직하고 있는 클라우스 메켈레(1996~)가 그 주인공이다. 메켈레의 데카 데뷔 음반은 오슬로 필과 함께하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집이 될 예정이다. 메켈레는 젊은 나이에도 세계 여러 악단의 러브콜을 받으며 화려한 경력을 쌓고 있는 인물이다. 2022년부터는 파리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의 임기도 시작한다.
위그모어 홀
재개관 및 홀 개관 120주년 기념 축제 개최
팬데믹으로 인해 폐쇄됐던 런던 위그모어 홀이 5월 17일 재개관하며, 25개 공연으로 구성된 축제를 개최한다. 홀 개관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이기도 하다. 6월 3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에는 성악가 루이스 앨더·앨리스 코트, 피아니스트 앤절라 휴잇·스티븐 허프·언드라시 시프·미츠코 우치다,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 히스 콰르텟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공연은 위그모어 홀 홈페이지에서 스트리밍될 예정이다.(2018년 위그모어 홀 현악4중주 콩쿠르 우승팀인 에스메 콰르텟이 말하는 위그모어 홀이 궁금하다면 42쪽으로) wigmore-hall.org.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