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특집! 동요의 역사와 어린이를 위한 공연까지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3년 5월 1일 9:00 오전

SPECIAL 1

 

어린이의 마음으로 듣는 음악

동요의 역사부터 국내외 어린이날 공연까지, 동심을 찾아 떠나는 여행

어린이가 차별 없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린이날을 제정한

방정환은 어린이를 위한 노래, 동요를 보급했습니다.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의 마음을 한 뼘 자라게 할 동요와 어린이를 위한

공연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어린이 음악 세계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총괄 홍예원 기자

Part 1. HISTORY

한국 동요 100년사 _송현민

Part 2. INTERVIEW

음반 제작자 임용묵의 동요 음반 제작기와 추천

작곡가 신동일의 동요 발전을 위한 제언 _홍예원

Part 3. KID CONCERT

국내외 어린이날 공연 소개 _임원빈

 


 

Part 1. HISTORY

 

역사와 함께 한 어린이들의 노래

한국 동요 100년사

➊‘어린이날 노래’ 작곡가 윤극영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라는 가사의 ‘어린이날 노래’(윤극영➊ 작곡)는 1948년에 작곡되었지만, ‘어린이날’이 처음 제정된 것은 일제강점기이던 1922년 5월 1일이다. ‘딸년’ ‘아들놈’ 등으로 불리며, 성인을 기준으로 아직 미숙하던 존재로 인식되던 아이들에게 ‘어린이’라는 새 이름과 세대명을 지어준 이는 방정환(1899~1931)이었다.

방정환은 1923년 우리나라 최초로 어린이를 위해 발간한 월간 ‘어린이’➋의 창간사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새와 같이 꽃과 같이 앵도 같은 어린 입술로 천진난만하게 부르는 노래, 그것은 고대로 자연의 소리이며, 고대로 하늘의 소리입니다. 비둘기와 같이 토끼와 같이 부드러운 머리를 바람에 날리면서 뛰노는 모양 고대로가 자연의 자태이고 고대로가 하늘의 그림자입니다. 거기에는 어른들과 같은 욕심도 아니하고 욕심스런 계획도 있지 아니합니다. 죄 없고 허물없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하늘나라! (…) 이 모든 깨끗한 것을 거두어 모아내는 것이 이 ‘어린이’입니다.”

방정환은 어린이를 성인이 되지 못한 미완의 존재가 아닌, 문화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그 세대만의 독특한 감성을 갖고 있는 독립적인 인격체로 여겼으며, 어린이야말로 장차 세상을 이끌어갈 꿈나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1920~30년대

창작동요의 토대 형성과 전성기

➋ ‘어린이’의 표지

월간 ‘어린이’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요로 알려진 ‘반달’(윤극영 작곡)은 물론 ‘고향의 봄’(홍난파 작곡) 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로 시작하는 ‘반달’은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을 만큼 익숙한 노래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아이가 부를 것을 염두에 두고 어른이 노랫말과 곡을 짓기 시작한 지도 100년이 다 되어간다. 즉, 한국 창작동요는 100년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창작동요를 부르게 된 것은 서양음악 도입 이후부터지만, 이전에는 전래동요가 있어 민요와 함께 오랜 세월 불려왔다. ‘달아달아 밝은 달아’ ‘강강술래’ ‘동무동무 씨동무’ 등이 전래동요에 해당하는 곡들이다. 민요나 전래동요의 가락은 매우 쉽고 단순해 어른들도 아이들도 쉽게 익히고 부를 수 있었고, 작사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려지지 않은 채 구전되어왔다. 따라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고 일부는 변형되어 전해지기도 했다.

창작동요는 그 대척점에 있는 노래로, 1920년대에 활발하게 시작되었고, 너도나도 부르는 노래로 자리매김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930년대에 많은 작곡가와 아동문학인들이 동요의 전성기를 만들어나간다. 일례로 이흥렬➌(1909~1980)은 일본 동양음악학교(현 동경음대의 전신)를 졸업하고, 1931년에 귀국하여 보통학교 교사생활을 하면서 동요 작곡을 시작했다. 1933년경 경성보육학교에서 홍난파와 함께 일하기도 했으며, 1934년에 ‘이흥렬 작곡집’, 1937년에 동요집 ‘꽃동산’을 출간했다.

이러한 때에 동요는 질적·양적으로 풍성해졌고, 동요를 통해 민족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자생력을 키우자는 운동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시대에 앞으로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어른들이 갈망하고, 현재로서는 찾지 못하는 ‘희망’과 ‘빛’이 실렸다. 무엇보다 동요는 아이들의 심성에 침투하는 세파로부터의 방파제와 같은 역할을 했다. 천진난만하게 부르던 노래에는 이러한 시대상과 어른들의 희망이 담겨 있다.

➌‘섬집 아기’ 등 많은 동요를 남긴 작곡가 이흥렬 가족. 남학생이 작곡가 이영조다

 

 

 

 

 

 

 

 

1940년대

노래를 통해 성장하고 배우는 새 주역들

➍새 나라의 어린이’를 작사한 윤석중의 동요집

➎‘새 나라의 어린이’의 작곡가 박태준

1930년대 후반부터 해방이 되던 1945년까지, 이 시기는 일제의 혹독한 민족말살정책으로 인해 우리말로 된 동요를 만들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부를 수도 없던 불행한 시절이었다. 1930년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아시아·태평양 전쟁으로 인해 아이들은 전장에서 불리는 군가를 따라 부르거나, 일제에 충성하는 곡조의 노래들을 뜻도 모른 채 불러야만 했다.

하지만 뜻을 품은 어른들이 일제의 눈을 피하며 우리 동요를 전파했다. 어린이들의 앞날에 대한 걱정, 동요를 통해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려는 뜨거운 열망이었다.

그토록 힘든 시기를 지나고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했다. ‘새 나라의 어린이’➍(윤석중 작사·박태준➎ 작곡)는 이러한 광복의 기쁨과 어린이의 다짐을 나타낸 곡으로, 광복 후 최초로 창작된 동요이다. ‘새 나라’에서 꿈과 희망을 지닌 어린이로서 어떤 삶과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그 가사가 잘 말해주고 있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서로서로 돕습니다. 욕심쟁이 없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해방이 되었으니 새 나라의 주역인 어린이들은 더욱 많이 배우고 갈고 닦아야 했다. 1920년대와 1930년대의 동요가 상상이나 동화 속의 이야기를 노래했다면, 1940년대의 동요는 현실 속에서 더 ‘똑똑한 어린이’가 되기를 노래하는 노래들이 많다. ‘새 나라의 어린이’ ‘학교종’ ‘졸업식 노래’ ‘어머님 은혜’ ‘어린이날 노래’ ‘어린이 행진곡’ 등이 그렇다.

1920~30년대의 노래들이 잃어버린 조국을 상징하는 노스탤지어 풍의 동요들이 많았다면, 1940년대는 보다 활기차고 밝은 노래들이 많은 것도 이 시기의 한 특징이다.

 

1950~1960년대

전쟁의 상처 달래고,

방송으로 동요의 전성기를 열다

➏1950년대 방송PD로 활동하며 동요문화를 바꾼 작곡가 한용희

➐1954년 첫 방송되며 인기를 끌었던 ‘누가누가 잘하나’

1950년대는 6·25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따라서 마음을 순화하는 동요가 다수 발표되었다. 특히 인기가 많았던 것은 ‘섬집 아기’였다. 1946년에 한인현이 지은 동시에 이흥렬이 1950년에 곡을 붙인 곡이었다. 자장가로도 불렸던 이 노래는 훗날 가수 박인희, 이선희가 자신들의 음반에도 수록할 정도로 동요를 넘어 한국인의 애창곡이 되었다.

1950년대에 동요의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방송공사(KBS)가 기획하고 보급한 이른바 방송 동요다. 1948년 종달새동요회를 결성하여 이끌던 한용희(1931~2014)➏가 1954년 KBS 서울중앙방송국 PD로 입사하면서 ‘새 시대의 새로운 동요’라는 이름 아래 방송을 통한 동요 보급 운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된 것이다. 그는 1950년대 말부터 동요 창작에 몰두하여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들었다. 이 시기에 만든 작품이 ‘파란 마음 하얀 마음’ ‘고향 땅’ ‘푸른 잔디’ 등이다. 그가 입사하던 당시 서울중앙방송국은 서울 정동에 있었다. 방송국에는 공개방송홀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용희는 어린이들이 직접 관람하는 공개방송을 시도해야겠다고 마음먹고 30여 명이 방청한다는 조건하에 인가를 얻었다. 녹화방송이 아니라 생방송을 하던 시절인데 어린이들이 출연하는 노래자랑 ‘누가누가 잘하나’ ➐와 퀴즈 프로그램 ‘무엇일까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공개방송이 있는 날이면 정동 일대는 방청을 원하는 어린이들로 거리가 꽉 메워지기도 했다.

이러한 방송 동요를 통해 수많은 문학인과 작곡가들이 한마음으로 동요 보급에 힘썼으며, 동요는 또 다른 전성기를 맞는다. ‘나뭇잎 배’ ‘파란마음 하얀마음’ ‘초록바다’ 등이 이러한 1950년대를 대표하던 노래들이다. 이러한 동요의 전성기는 1960년대까지 이어졌다.

동요 합창의 수준도 세계적이라 할 만큼 향상되었다. 우리나라 어린이합창단의 첫 해외 순회 연주는 1954년 안병원이 지휘하는 한국어린이합창단이 미국을 순회 연주한 것이다. 1962년부터는 선명회 어린이합창단이 거의 연례적으로 세계 여러 나라를 순회 했다.

 

1970~1980년대

산업화, 대중음악와 문화에 밀린 동심

➑1970년대 애창동요 ‘과수원길’의 작곡가 김공선

1960년대, 1970년대에 산업화가 시작되었고, 많은 문화가 자극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TV·라디오 등이 신식매체는 아니었지만, 일반 가정에 보급되며 국민정서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가요, 팝, CM송 등의 대중음악들이었다. 상업적인 음악은 어린이들의 정서에도 깊게 침투하기 시작했다.

청바지와 포크음악 열풍이 불었던 1970년대에도 동요의 존재를 부각시켰던 노래는 ‘과수원길’(김공선➑ 작곡·박화목 작시)이다. 1972년 한국동요동인회를 통하여 발표된 곡으로 국민 애창곡이 된 ‘과수원길’은 느린 8분의 6박자의 서정동요로, 아름다운 노랫말에 정감 있는 가락을 지녔다. 동요로 태어난 곡은 합창곡으로도 편곡되었고, 당시 인기를 끌던 서수남·하청일 콤비가 불러 큰 호응을 얻으며 어린이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널리 애창되는 동요로 자리 잡았다. 1975년 5월에는 국가가 긴급조치 9호를 발행했고, 대중가요에 금지곡의 딱지가 붙기도 했다. 그리고 음반마다 이른바 ‘건전가요’를 한 곡씩 의무적으로 넣어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 클래식 음악이 교양음악이 되었고, 동요가 건전 노래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동요의 예술성을 드높이는 일련의 음악적 활동이 활발했다. 동요의 합창 교육은 물론, 동요 합창의 교향악단 협연도 여러 차례 시도되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동요는 이러한 시대와 조우하며 1970년대에는 어린이들의 노래 경연 프로그램인 KBS의 ‘누가누가 잘하나’가, 1980년대에는 방송창작동요대회가 나름대로 동요를 지키는 역할을 해주었다. 점차 증가하던 경연대회는 참가자들에게 동요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교육·보급하는 역할을 했고,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기존 동요와 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를 열심히 부르곤 했다.

 

1990년대

희미해진 명맥

동요 음반에 수록된 노래 중 그 끝을 차지하는 노래들은 시기적으로 1990년대에 만들어진 곡들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 시청률과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제일 먼저 폐지된 것은 어린이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새 주역이라고 치켜세우던 어른들은 그 공백을 자신들을 위한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들로 채웠다. 시대적으로는 풍족해졌지만, 어린이들은 동요 한 자락 배울 수 없을 정도로 바빠졌다. 동요보다 더 먼저 영어를 배워야 하는 국제화 시대였고, 동요보다 입시를 통과하며 경쟁해야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생존을 위한 공부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었다.

1990년대가 되면서 문화적으로는 더욱 풍요로워졌지만, 그 이후부터 현재 지상파 방송에서 유지하고 있는 KBS의 ‘누가누가 잘하나’가 유일한 어린이 동요프로그램으로 방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요제도 많이 줄어 몇 개 되지 않는다. 동요대회에 관심이 있거나 노래를 잘하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동요제를 잘 알지 못하고, 동요를 부르지도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00년대

인터넷 속의 동요와 약해진

명맥의 동요제

➒1983년에 시작해 인기를 끌었던 MBC 창작동요제들

1997년부터 대중성 있는 동요가 잘 나오지 않았고, 이로 인해 창작동요제의 명성도 퇴색되었다. 김대중 정부였던 1998년, 정보통신망 고도화 추진계획에 의해 인터넷 보급과 함께 인터넷 플래시 형태 동요의 유행으로 인해 창작동요제 출신의 동요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동요 관련 프로그램 제작비 지원도 줄었고, 오랫동안 제작비의 일부를 협찬하던 국내 아동복 시장도 사양길을 걸으면서 기업체의 협찬도 줄어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1983년부터 진행되었던 MBC 창작동요제➒도 2010년에 막을 내렸다. MBC 창작동요제 폐지 후 2012~2015년에 울산MBC에서 개최하는 서덕출 창작동요제를 전국에 방영하였다. 이 동요제는 아직도 존속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05년도에는 한국동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일이 생겼다. 일본의 초등학교 6학년 음악교과서(도쿄소세키 판)에 한국의 창작동요 ‘파란마음 하얀마음’이 수록(제목 ‘靑い心 白い心’)된 것이다. 가사는 일본어로 번역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어로도 부르게 되어 있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의 우수한 동요를 외국에 널리 알리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창작동요는 비록 외래문화의 형식을 빌려 왔지만, 그 심층에는 우리 민족의 원형적 음악 감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노래들이 우리에게 왜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지금

동요에 담긴 의미와 의의 찾기

일제강점기·해방기·전쟁기의 역사에서 동요의 생명력과 역할을 살펴보았듯이 동요는 당대와 함께 호흡하며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맑고 순수한 감성을 갖게 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한 세기 동안 민족의 숨결을 고이 간직해온 동요는 척박한 역사와 환경의 과거보다 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유아기의 아이들도 동요보다는 유행하는 만화 주제가를 선호한다. 어린이가 어린이다운 순수함을 잃고, 자극적인 상업음악에 길드는 현상이 만연한 것이다.

기계 문명에 익숙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기계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샘물처럼 맑고 순수한 동요가 더욱 절실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아름다운 그들만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이 시대를 사는 지혜로운 어른의 몫일 것이다.

글 송현민(음악평론가·편집장)

 


 

Part 2. INTERVIEW | RECORD Producer

 

음반 제작자 임용묵의 동요 음반 제작기와 추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기는 노래

음반으로 듣는 동요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우리 동요 100’
아침 해님·저녁 노을·아기 별님·엄마 달님 편으로 구성된 4장의 CD에는 아름다운 우리 동요 100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루의 시간 순으로 구성된 각 CD의 제목은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 아빠를 위해 부르던 응원가, 친구들과 손뼉 치며 부르던 노래 등 동요에 얽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방송 인기 동요부터 유아를 위한 동요 그리고 정감 있는 옛 동요 명곡까지. 100곡의 어린이 음악 종합선물세트로 꾸린 이번 음반을 통해 우리 동요가 지닌 정서와 아름다운 가치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5월 10일 발매 예정)

동요는 어린이를 동심의 세계로 이끄는 노래이자 어른에게 잊고 있던 동심을 찾아주는 노래다. 오늘날 어린이들에게는 동요가 아니더라도 보고, 듣고, 부를 노래가 많아졌지만, 동요는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 모두의 곁에서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9년 우리 동요 123곡이 담긴 음반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를 제작하고, 오는 5월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를 발매하는 임용묵 아울로스 미디어 대표를 만나 동요 음반 제작기를 들어봤다.

 

지난 2019년, 동요 음반을 발매했는데요. 음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음반에는 시대별로 잊지 않아야 할 우리 동요 123곡을 담았습니다. 한국 창작동요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곡들로,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두가 공감하며 들을 수 있는 동요를 선정하고자 했죠. 후대까지 소중하게 남겨질 음반을 만들지 못할 바에는 시작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1년간의 고민 끝에 동요 음반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음반 제목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입니다. 부모 세대에게 동요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동요는 누구나 함께 부르고 즐길 수 있는 세대 공감의 노래입니다. 오랜 세월 잊고 살았어도 듣는 순간 다시 흥얼거리게 되는 동요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죠. 어른들에게 동요를 들려주었을 때, 옛 추억에 눈물을 흘리며 마음의 위안을 받는 과정을 보면서 동요야말로 우리 부모 세대에게 필요한 노래라는 생각을 했어요.

 

동요 음반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초등학생 때 용돈을 모아 산 분홍색 피리로 매일 동요를 불곤 했어요. 교내 학예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기도 했고요.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대학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했고, 이후 음반 제작을 하며 늘 관심을 두고 있었던 동요 음반을 만들게 됐습니다.

 

요즘 많은 어린이들이 동요보다 대중음악에 익숙해져 있는데요. 동요 음반 제작자로서 안타까운 적은 없었나요?

음악을 좋아하는 부모 세대 중에는 중·고등학교 음악선생님의 영향을 받은 분들이 많아요. 그만큼 음악 수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대학 입시 때문에 음악 수업뿐 아니라 음악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어린이들이 어린 시절에만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죠.

 

5월에 새로운 동요 음반이 발매됩니다. 음반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요.

이번 음반의 제목은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입니다. 옛 동요 명곡부터 유아 동요, 최근 방송 인기 동요까지 100곡의 동요를 담았는데요. 어린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좋은 동요가 널리 불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습니다. 음반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아름다운 동요의 힘이 전달되길 바랍니다.

글 홍예원 기자 사진 아울로스 미디어

 


 

COMPOSER

작곡가 신동일의 동요 발전을 위한 제언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음악적 경험’을!

친구들과 함께 부르던 동요, 가창 시험을 위해 연습했던 우리 가곡 등 어린 시절에 체험했던 음악적 경험은 우리 삶 속에 깊이 자리 잡아 취향을 만들고, 나아가 인생의 한 부분을 결정하기도 한다. 다양한 장르의 어린이 음악을 만든 작곡가 신동일에게 어린이 음악과 그 중요성에 대해 물었다.

 

어린이와 관련된 다양한 음악을 작곡해오셨는데요. 어린이 음악 작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대학생 때 구체적인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해 보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동화도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이러한 음악적 관심사와 여러 공연을 통해 만난 인연들이 이어져 어린이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는 성격도 한몫 하는 것 같고요.

 

가장 각별한 작품은 무엇인가요?

대학교 2학년 때, 프로코피예프 ‘피터와 늑대’, 스트라빈스키 ‘병사의 이야기’의 음악적 표현 방식에 흥미를 느껴 외국 동요 ‘할멈과 돼지’를 우리말로 된 내레이션과 피아노를 위한 음악으로 작곡했습니다. 이 작품은 1999년 ‘이야기가 있는 피아노 한마당’에서 그림자극 형태의 영상으로 제작되어 공연됐고, 2001년과 2002년에는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한마당’ 공연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제가 본격적으로 어린이 음악을 작곡하게 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린이 음악을 작곡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어린이 음악 영역을 넓히는 데 관심이 많아 동요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음악동화와 음악극, 피아노 음악, 복합장르 등을 꾸준히 창작해 왔습니다. 특별한 교훈이나 메시지가 담긴 주제보다는 자유롭게 상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표현 방식으로 어린이들이 즐겁게 예술을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음악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특별히 어린이 관객들과 교감이 잘 되는 작품의 경우, 무대와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강한 일체감을 느끼곤 합니다. 극장 문을 나서며 극 중의 노래를 기억하고 따라 부르는 아이들을 보기도 하고, 온라인에서 어린 시절에 봤던 작품을 접하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합니다. 이렇듯 어린 시절의 음악적 경험, 예술적 체험은 그들의 삶에 꾸준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린이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 음악의 발전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현대사회에서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어린이들이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음악·예술 등에 대한 선입견이 쉽게 형성될 수 있는데요. 이 시기가 빠를수록 어린이들의 사고의 폭, 정서적 넓이와 깊이가 금방 제한됩니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아이들이 다양한 음악적·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조금만 더 신경 써주신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홍예원 기자

 

신동일(1965~) 서울대·뉴욕대 대학원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2002년 뉴욕타임즈 올해의 최우수 그림책 CD-BOOK ‘노란우산’의 음악을 작곡한 바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아동청소년 부문 음악상 등을 받았다. 현재 작곡마당 및 음악극창작집단 톰방 대표로 재직 중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 중이다.

 


 

Part 3. KID CONCERT | INTERNATIONAL

각국의 어린이날 풍경

세계 각국의 오케스트라는 각 나라의 어린이날을 어떻게 기념할까?

1922년 5월 1일, 방정환의 ‘어린이날 선언문’을 통해 유교 도덕에 얽매여 있던 어린이들을 어린이다운 감성으로의 해방을 선포하며 한국은 첫 번째 어린이날을 맞았습니다. 일제의 탄압으로 중단되었던 어린이날은 해방과 함께 1946년 5월 5일로 다시 제정되었죠. 그렇다면, 해외에서도 어린이날을 기념하고 있을까요? 유럽과 미국에서 어린이를 위해 열리는 공연도 함께 소개합니다.

11월 20일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아동의 날(Universal Children’s Day)’입니다. 1954년 선포된 세계 아동의 날은 1959·1989년 11월 20일에 각각 유엔아동권리선언과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이루어진 것을 함께 기념합니다. 이 협약은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세계 각국에 의무를 다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현재 유엔 회원국(193개국)보다 많은 196개국이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고 있답니다. 한국은 1991년부터 협약을 비준하고 있습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만든 나라는 튀르키예입니다. 독립기념일과 같은 4월 23일로, 공휴일로 어린이날을 지킵니다. 한편, 1949년 11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민주여성연맹 이사회 회의는 6월 1일을 ‘국제어린이날(International Children’s Day)’로 선포했습니다. 베트남·북한·캄보디아·러시아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은 6월 1일을 어린이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1949년 중국인민공화국 창립 이후, 국제어린이날에 맞추어 ‘아동절(儿童节)’을 6월 1일에 기념합니다.

 

두 개의 어린이날을 만든 나라들

독일은 분단 시절, 동독과 서독에서 기념하는 어린이날이 서로 달랐다고 하는데요. 동독은 6월 1일을 ‘세계 어린이날(Weltkindertag)’로 지켰습니다. 1990년 통일 이후, 서독에서 기념하던 9월 20일을 ‘어린이날(Kindertag)’로 지정했지만, 여전히 동독 일부 지역은 이전의 날짜대로 기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과 영국은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으나, 각기 다른 날을 기념합니다. 영국은 세계 아동의 날인 11월 20일은 어린이들이 활동할 수 없는 계절이라며, 5월 14일을 ‘어린이날(National Children’s Day UK)’로 지킵니다.

미국의 어린이날은 ‘로즈 데이(Rose Day)’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매사추세츠주 첼시에 있는 한 교회의 찰스 레너드 목사가 1857년 6월 둘째 일요일에 어린이들에게 세례를 주는 날을 특별 기념일로 설정한 것인데요. 미국의 어린이날은 날짜가 자주 바뀌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1995년 클린턴 대통령이 10월 8일을 어린이날로 제정했지만, 이후 2001년 부시 대통령이 어린이날을 6월 첫 번째 일요일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6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린이날(National Children’s Day)로 기념하는 가정이 많다고 합니다.

한편 일본의 어린이날은 독특합니다. 먼저, 여자 어린이날인 ‘히나마츠리(ひな祭り)’를 3월 3일로 지키고, 남자 어린이날인 ‘코도모노히(子供の日)’를 한국과 같은 5월 5일로 지킵니다.

 

 

세계 악단들의 음악 교육 프로그램

세계 오케스트라는 공연을 통해 어린이날을 기념하기도 하지만, 그와 별개로 꾸준히 가족 공연과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어린이들이 일찍 클래식 음악과 친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독일 오케스트라는 독일의 어린이날이 있는 9월 그리고 이전에 어린이날을 기념했던 6월에 어린이를 위한 공연이 풍성합니다. 올해 키릴 페트렌코/베를린 필하모닉(6.11)은 차이콥스키의 ‘프란체스카 리미니’를 어린이를 위한 공연으로 선보입니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 편 제5장에 나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영상과 함께 공연되어 어린이의 흥미를 돋웁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티켓 가격을 낮춘 오케스트라도 있습니다. 안드리스 넬손스/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9.16)는 독일 어린이날에 맞추어 12세 이하 어린이는 5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제공합니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을 선보이며 6세 이상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기존 8세 이상인 공연 연령 폭도 낮추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배우이자 가수, 어린이 채널 사회자이기도 한 말테 아르코나가 해설을 맡아 어린이의 이해를 돕습니다.

연령대별로 공연 프로그램을 달리 구상해온 뮌헨 필하모닉(이하 뮌헨 필)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영유아(3~6세)가 클래식 음악과 친해질 수 있도록 어린이집을 초청해 선보이는 공연(6.15·21)을 포함해 어린이(6~12세)를 위해 뮌헨 필 단원이 직접 악기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클래식 경기장(Spielfeld Klassik)’ 시리즈도 2022/23 시즌 동안 만날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해설자가 필요해!

반면, 독일 어린이들의 인기를 한 몸의 받는 독일의 어린이 방송사 KiKA의 진행자 체커 율리안이 설명해주는 공연도 있습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BRSO)은 ‘BRSO FAMILY DAY’(5.13)를 제목으로 특별 해설자 율리안을 초청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숀홀츠와 함께 오케스트라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습니다.

영국의 두 오케스트라는 오케스트라 전문 해설자로 활동하며 작곡가이기도 한 레이첼 리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어린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런던 심포니는 레이첼의 해설과 함께 ‘나의 괴물이 필요해(I Need My Monster)’(6.3)를 제목으로 공연을 선보입니다. 아만다 놀의 동명 동화책에 삽입된 하워드 맥윌리엄스의 삽화를 배경으로 한 이번 공연은 친절한 괴물 게이브가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는 어린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림과 함께 생상스, 무소륵스키, 버르토크와 미국의 작곡가 리로이 앤더슨(1908~1975)의 음악이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어린이 관객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는 마이클 실/런던 필하모닉(5.24)의 무대도 있습니다. 스트라빈스키 ‘불새’와 슬라브 민화 ‘불새’를 엮은 공연으로, 레이첼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하여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공연에 앞서 어린이 교사를 위한 교육도 진행하며 교육자가 직접 어린이에게 작품에 설명해 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은 세계 아동의 날이 있는 11월, ‘타임캡슐’(11.18)을 제목으로 악단의 전통 공연인 ‘어린이 공연(Young People’s Concert, 이하 YPC)’을 선보입니다. YPC는 1960년,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이 뉴욕 필 음악감독 재직 시절 직접 개설한 프로그램으로 당시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해 대중의 큰 인기를 끌었던 어린이를 위한 공연입니다. 공연장에 일찍 도착한다면, 어린이 관객이 직접 오케스트라 악기를 체험해볼 수 있는 워크숍도 만날 수 있습니다.

글 임원빈 기자

 


 

Part 3. KID CONCERT | PREVIEW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Aya Rufin

5월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낯선 악기들과 친해질 기회는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좋은 기회입니다. 또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서커스 공연과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선보이는 공연도 마련되었답니다. 그동안 나이 제한으로 공연을 못 보았을 영유아 입장이 가능한 공연도 모았으니 빨간 펜을 들고, 메모할 준비!

 

악기와 음악과 친해지기

오케스트라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낯선 존재인데요. 비슷한 모양과 비슷한 소리를 가진 오케스트라 악기는 서로 무엇이 다른 걸까요? ‘오케스트라 여행’(5.21)을 제목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에서는 악기 배치와 감상법, 악기 각각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친해지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3D 애니메이션이 ‘동물의 사육제’ ‘호두까기 인형’ 음악과 함께 상영된다고 하니 훨씬 이해가 쉽겠죠? 데이비드 이/서울시향(5.2·3)도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미국의 스타 지휘자이자 작곡가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친숙한 클래식 음악을 애니메이션과 함께 선보입니다.

낯선 클래식 음악도 어린이들의 귀를 사로잡는 음악과 함께 듣는다면, 새로운 음악에 대해 알아갈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규서/대전시향(5.11)은 ‘쥬라기공원’ ‘어벤져스’ 등 어린이에게 잘 알려진 영화음악를 비롯하여 굴다, 스트라빈스키와 같이 낯선 작곡가들의 작품도 재밌게 소개합니다.

백승현/부산시향(5.19)은 어린이날을 맞아 이번 공연만큼은 관람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19일 공연에서는 드뷔시가 그의 딸 엠마에게 헌정한 ‘어린이 차지’를 만납니다. ‘코끼리의 자장가’ ‘작은 양치기’ 등 6개의 소규모 악장으로 구성된 어린이를 위한 작품입니다. 2부에서는 다양한 악기 소리에 파고들 수 있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도 준비됐습니다.

 

화제작과 눈과 귀가 즐거운 무대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음악극·서커스 공연 등도 5월을 수놓습니다. 국립극단이 완벽한 규칙을 만드는 어른들, 그 속에서 자라는 12살 영지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영지’(5.18~6.11)를 다시 무대에 올립니다. 이번 무대는 청소년극 ‘12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으로 2019년 소극장 판에서 초연한 이후 이듬해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재공연될 만큼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국립극단은 2010년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를 개소하며 오랫동안 청소년을 위한 레퍼토리를 연구해왔습니다.

전통악기는 오늘날 다양한 면모로 우리를 만나고 있습니다. 5월에는 어린이를 위해 음악극과 판소리극으로 옷을 입습니다.

16곡의 동요를 국악기 소리로 만날 수 있는 전통 음악극 ‘엔퉁이의 동요나라2’(4.26~5.6)가 어린이 관객을 찾습니다. 감정 표현이 서툰 여섯 살 어린이 교진이가 악기친구 엔통이와 함께 악기나라를 여행하며 자신에게 맞는 감정 표현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판소리 수궁가에 그림자 아트를 접목한 판소리극 ‘별주부전’(5.4~6)도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전래동화 ‘토끼와 자라’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악기 반주에 맞춰 소리꾼이 등장해 판소리와 재담을 들려주고, 그림자놀이를 통해 판소리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면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의 돈화문음악극축제에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돋우는 이야기가 국악과 만납니다. ‘오냐나무와 아냐벌레’(5.20·21)는 위험한 소원도 들어주는 오냐나무로 인해 위험에 처한 준이와 수리가 아냐벌레와 함께 탈출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향기장수 이야기’(5.27·28)는 향기로 마음을 읽어내는 향기장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여인을 찾는 왕자의 이야기가 국악과 한데 어우러집니다.

눈이 즐거운 서커스 공연은 어린이 어른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이죠. 광대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5.10~21)는 막스 밀러, 찰리 채플린으로 대표되는 광대 예술의 계보를 잇는다고 평가받는 슬라바 폴루닌의 대표작입니다. 광대를 따라 인생의 희로애락을 만납니다. 객석으로 몰아치는 거대한 눈보라 연출은 이 공연의 백미!

2021년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서 ‘방구석 세계여행’ 작품으로 선정되어 국내에는 온라인으로 소개된 바 있는 서커스 ‘에어플레이’(5.4~7)가 한국 초연 무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우산, 물결처럼 흐르는 커다란 천, 사람을 삼키는 풍선 등 몽환적인 연출이 공연의 몰입도를 더합니다. 비언어적 퍼포먼스 그룹 아크로부포스의 대표작으로 서커스 아티스트 세스 블룸과 크리스티나 겔손이 키네틱 조각가 다니엘 버첼과 협업하여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루이스 캐럴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 서커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5.26~28)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서커스 퍼포먼스와 모던 발레가 접목된 공연으로 화려한 무용이 서사를 이끌어 갑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의상, 압도적인 디지털 연출을 현장에서 목격하시길! 글 임원빈 기자

어린이를 위한 색다른 공연장
종로 아이들극장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와 기계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 방정환이 1923년 발표한 ‘어린이날 선언문’에 어른들을 위해 적은 내용의 일부입니다. 아이들극장(서울 종로구)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어린이를 위한 공연장을 설립했습니다. 그런 만큼,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데요. 일반 공연장 객석은 어른 앉은키에 맞춰져 있어 어린이의 시야를 방해하지만, 아이들극장은 어린이 체형에 맞는 281석 규모의 객석을 갖추었습니다. 영유아부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됐습니다.
오는 5월에는 아이들극장에서 뮤지컬 ‘구구’(4. 28~5.7)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작교 축제를 성공적으로 열기 위해 까치와 까마귀를 찾아 떠난 ‘치치’와 ‘마마’의 여정 그리고 그 속에 비둘기 ‘구구’가 인간 세계로부터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그립니다.

 

 


 

Part 3. KID CONCERT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5월 공연

장르 일자 공연명 장소 연령

클래식 음악 5.2·3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키즈 콘서트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7세 이상

클래식 음악 5.5 PICAS와 함께하는 어린이날 그림동화 음악회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 36개월 이상

클래식 음악 5.5 핑크퐁 클래식 나라 ‘뚜띠를 찾아라’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36개월 이상

클래식 음악 5.6 2023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가족음악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8세 이상

클래식 음악 5.11 대전시립교향악단 ‘판타스틱’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8세 이상

클래식 음악 5.21 세종 어린이 시리즈Ⅰ ‘오케스트라 여행’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48개월 이상

클래식 음악 5.16~18 부산시립합창단 ‘교실 밖 합창여행’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초·중·고등학생

클래식 음악 5.19 부산시립교향악단 ‘우리아이음악회’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전체 관람가

클래식 음악 5.26~28 오페라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래주머니’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36개월 이상

뮤지컬 4.15~5.21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36개월 이상

뮤지컬 4.20~6.11 ‘슈퍼클로젯’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36개월 이상

뮤지컬 4.28~5.7 ‘구구’ 종로 아이들극장 36개월 이상

뮤지컬 5.4·5 부산시립합창단 ‘옛날 옛적에’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36개월 이상

뮤지컬 5.5~6.4 ‘캣츠’ 성남아트센터 외 8세 이상

뮤지컬 5.5 ‘삼양동화’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4세 이상

뮤지컬 5.13~6.25 ‘빠리빵집’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7세 이상

뮤지컬 5.20~21 ‘급식왕 발가락 떡볶이의 비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24개월 이상

연극 5.5 음악극 ‘빨간 코 광대야 놀자! ‘더 클라운’’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36개월 이상

연극 5.18~6.11 청소년극 ‘영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 11세 이상

연극 5.3~26 ‘미운오리새끼’ 부산문화회관 사랑채극장(어린이극장) 전체 관람가

전통예술 4.29~5.27 국악동화 ‘꼬마 강치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12개월 이상

전통예술 4.26~5.6 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2’ 국립극장 하늘극장 36개월 이상

전통예술 5.4~6 그림자놀이 판소리극 ‘별주부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36개월 이상

전통예술 5.20·21 음악극 ‘오냐나무와 아냐벌레’ 서울돈화문국악당 전체 관람가

전통예술 5.27·28 음악극 ‘향기장수 이야기’ 서울돈화문국악당 전체 관람가

영화음악 5.5 히사이시 조 OST 콘서트 : 디 오케스트라 롯데콘서트홀 6세 이상

영화음악 5.7 디즈니 인 콘서트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48개월 이상

영화음악 5.9~10 지브리 & 디즈니 with 팬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6세 이상

영화음악 5.13·14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 롯데콘서트홀 8세 이상

영화음악 5.14 지브리 페스티벌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8세 이상

다원 5.4~7 아크로부포스 ‘에어플레이’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36개월 이상

다원 5.5 레이저 무브 아트쇼 꿈의숲아트센터 퍼포먼스홀 4세 이상

다원 5.10~21 슬라바 폴로닌의 ‘스노우쇼’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초등학생 이상

다원 5.26~28 서커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5세 이상

재즈 5.6 디즈니 인 재즈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8세 이상

정리 임원빈 기자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