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이 되면 뉴욕의 공연장들은 분주하다. 새해의 시작이면서 2014/2015 시즌의 한가운데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난 반년 동안 해왔던 프로덕션의 성과를 내기도 하며 새로이 시작하는 프로덕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신년 뉴욕 공연예술을 링컨센터의 연초 라인업을 통해 알아본다.
뉴욕 공연예술의 상징 링컨센터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욕 시티 발레 등 다양한 조직이 상주하여 최고의 공연들을 배출해낸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2014 가을 시즌 시작부터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렸는데, 2015년 1월을 기점으로 지난 시즌 상반기에 선보였던 프로덕션들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프로덕션들을 선보인다. 주목할 것은 브로드웨이에서 연출가 겸 안무가로 맹활약하는 수전 스트로먼의 새로운 연출로 무대에 오르는 헝가리 작곡가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이다. 한 부유한 미망인을 둘러싼 사건 사고들과 사랑을 소재로 한 1905년 작품으로, 2014년 12월 31일 새해 전야 갈라 콘서트를 시작으로 1월 한 달간 9회의 공연을 이어나간 후 4월과 5월에 간헐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른바 ‘홀리데이 시즌’에는 2014년 12월 18일부터 2015년 1월 8일까지 단 7회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는 독일 작곡가 훔퍼딩크의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도 흥미롭다. 온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인 만큼 특별히 영어로 연주되며 스토리에 따른 다채로운 볼거리가 특징이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뉴욕 필)는 세계적 스타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와 함께 러시아 프로그램으로 신년의 문을 연다. 스페인 출신의 지휘자 후안호 메나의 지휘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이 연주된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프로그램은 베르디의 ‘레퀴엠’이다. 뉴욕 필의 음악감독 앨런 길버트가 뉴욕 필에서 베르디의 ‘레퀴엠’을 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젊은 미국인 소프라노 앤절라 미드의 뉴욕 필 데뷔 무대이기도 해서 많은 기대를 얻고 있다.
뉴욕 시티 발레는 홀리데이 시즌에 무대에 올린 ‘호두까기 인형’을 마치고 나면 2014/2015 시즌을 열면서 시작했던 발레 ‘발란신의 모든 것’을 계속 이어간다. 이는 뉴욕 시티 발레단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안무가 조지 발란신을 기리기 위해 그의 안무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모아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차이콥스키의 ‘세레나데’, 스트라빈스키의 ‘아곤’, 라벨의 ‘라 발스’ 등 다양한 곡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발란신만의 독특한 안무를 감상할 수 있다.
링컨센터 시어터에서는 201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아야드 악타르의 연극 ‘망신’이 3월까지 계속 공연되며, 링컨센터 재즈 오케스트라는 ‘아메리칸 오케스트라의 탄생’이라는 주제 아래 초기 빅밴드의 스윙과 블루스의 향수를 자극할 예정이다. 또한 링컨센터에 위치한 뉴욕공연예술도서관에서는 1월 10일,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콘서트 버전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제임스 러바인
바그너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로 돌아온 거장
바그너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가 8년 만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 올라 2014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건강상의 문제로 2년의 공백 기간을 가졌다가 2013년부터 활동을 재기했던 제임스 러바인이 그의 유명한 바그너 레퍼토리 중 하나를 들고 무대에 돌아와 더욱 화제가 되었다. 발터 역에는 요한 보타, 에바 역에는 아네테 다슈가 연기했다. 1993년에 처음 선보인 이후 이번 공연을 끝으로 오토 솅크가 제작한 무대는 막을 내리며 그 시작과 끝이 모두 제임스 러바인의 지휘로 이루어져 의미가 깊다. 이후에는 2019/2020 시즌에 슈테판 헤르하임의 제작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