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년째인 한국인 청년 주도의 엠트리 프로젝트. 지경 넓혀 꿈과 희망을 널리 전하다
어느 때보다 덥던 지난여름, 예술을 향한 청소년들의 열정으로 더욱 뜨거운 시간을 보낸 곳이 있다. 바로 팔레스타인 헤브론 시다. 지난 4년간 미술, 음악, 패션디자인 등의 교육을 통해 저개발국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온 비영리단체 엠트리(Mtree)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진행해온 프로젝트의 지경을 올해 처음으로 중동 지역까지 넓혔다. 7월 25일부터 8월 9일까지 팔레스타인 헤브론 시에서 음악·무용·패션·천문학 프로젝트를, 6월 29일부터 8월 16일까지는 케냐에서 건축·무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돌아온 엠트리의 최영환 대표를 만나 팔레스타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 팔레스타인 프로젝트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을 초청, 협력을 계기로 진행되었다. 코이카가 팔레스타인 헤브론 시 넝커 지역에 건립한 헤브론 청소년센터에서 청소년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되어, 코이카가 하드웨어인 장소와 재정을 마련했기에 엠트리는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무용 수업 중 자신을 몸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여학생이 몸을 몇 번 움직이더니 울면서 뛰쳐나간 일이 있었어요. 우리가 혹시 문화적인 부분에 실수를 한 것이 있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웠는데 그 여학생이 한참 후 돌아와 몸의 언어로 자신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순간적으로 북받쳐 올랐다고 하더군요. 중동의 여성은 온몸을 가리고 히잡을 머리에 두르고 있기 때문에 소극적이고 보수적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예술을 활용하는 데는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었어요.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떠날 때 많은 봉사자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아이들 안에 배움에 대한 목마름과 경외감, 성숙함이 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예술치료의 성격을 담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 안에 잠자고 있던 창의성이 세상 밖으로 나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최 대표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 것 같은 현지인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이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예술에는 힘이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엠트리도 배운 것이 있다. 각각의 프로젝트가 서로 다른 장소와 시점에 진행됐던 예년과 달리 이번에는 모든 프로젝트들의 진행 시기와 장소가 맞물렸다. 주간에는 각자 프로그램 진행에 집중하고 저녁에 모든 팀이 모여 각 프로젝트의 내용을 공유했는데, 거기서 얻는 시너지가 컸다고 한다. 각각의 예술 형태로 현지 아이들에게 다가갔을 때 반응이 서로 달랐는데, 이러한 정보의 공유가 팔레스타인을 좀 더 다채롭게 바라보게 하고, 각 예술 분야에의 적용점을 풍요롭게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네 명의 프랑스인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내년에도 함께 봉사하고 싶다고 밝힐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이에 엠트리는 내년부터 봉사자 모집의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그림 중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것이 많아 전시 기회를 갖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엠트리의 프로젝트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는 말로 이야기를 맺은 최 대표에게서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 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