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ABC’
이모겐 홀스트 저 | 이석호 역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은 음악에서도 통한다. 영국의 저명한 음악 교육자 이모겐 홀스트는 악보를 보는 것의 중요성을 천명했다. 수동적으로 음반만 듣기보다는 서툰 솜씨라도 직접 노래하고 연주해볼 때 음악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행성’으로 유명한 영국 작곡가 구스타브 홀스트의 외동딸이기도 한 저자는 200여 곡에 달하는 악보를 예시로 들며 어려운 음악 이론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소리와 리듬에 관한 색다른 해설에서부터 음악의 시대적 배경과 흐름까지 폭넓게 다룬다. 음악을 즐겨 듣지만 정작 악보를 보는 것은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좋은 기초 문법 교육서다.
포노 | 1만8000원 | 02-736-1214
‘모차르트의 편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저 | 김유동 역
35년이란 짧은 생애 동안 모차르트는 600곡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뛰어난 곡만큼 그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 있는데, 바로 그가 직접 쓴 500여 통의 편지다. 이 책에는 그의 인간적인 삶이 담긴 214통의 편지가 수록되었다.
자신의 이름을 ‘트르차모’라고 부르거나 손이 아파서 편지를 길게 쓸 수 없다는 그의 익살스러운 모습은 영화 ‘아마데우스’를 통해 알려진 것과 꽤 닮았다. 음악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노력하는 천재로서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다. 당시 맞닥뜨렸던 좌절뿐 아니라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등 걸작에 담긴 배경 이야기를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것 또한 묘미다.
서커스 | 2만2000원 | 02-3153-1311
‘라 보엠’
이동미 저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연출가로 활약하고 있는 이동미가 오페라 분석집 ‘오페라 연기 노트 시리즈’를 출간했다. 시리즈의 첫 분석 작품은 자코모 푸치니의 ‘라 보엠’으로, 전 세계 오페라 애호가들의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저자는 종합예술인 오페라를 구현하기 위해선 노래만큼 연기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탈리아어 통·번역사로도 활동해 온 그는 전막 대사를 의역과 함께 기록했다. 극의 전체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할 때 흡입력 있는 연기가 가능하다는 확신 때문이다. 직접 작성한 연출 노트는 각 장면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공한다. 오페라를 공부하는 이들과 관객들이 함께 보면 좋은 책이다.
자유문고 | 2만3000원 | 02-2637-8988
‘국악, 그림에 스며들다’
최준식·송혜나 저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는 악기를 연주하며 풍류를 즐기는 이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 책은 풍성하게 수록된 조선 시대 회화를 매개로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그림 속 악기의 이름이나 특징뿐 아니라 연주자의 신분 등을 설명하며 당대 사회상까지 함께 전한다. 국악과 옛 그림의 간학문적 시도를 통해 옛 풍류를 입체적으로 재현한다.
한국학 전공 최준식 교수와 국악 전공 송혜나 교수가 대화체로 책을 이끌어나간다. 기존 학설이나 상식을 뒤집는 설이 종종 나와 흥미를 끈다. 선비들이 풍류방에서 거문고와 같은 악기를 연주한 그림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이유가 궁금하다면 직접 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한울 | 2만9500원 | 031-955-0655
글 권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