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조인너스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0년 8월 12일 5:02 오후

앙상블 조이너스
피아니스트 심은별

우리 안의 기쁨

(왼쪽부터) 심은별·김상헌·이주미·강아연·윤승호·김어령

 

음악은 누군가에겐 색깔로 다가오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냄새와 촉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심은별·김상헌(피아노), 강아연·이주미(바이올린), 김어령(첼로), 윤승호(플루트)가 2019년 창단한 앙상블 조이너스의 음악에는 이 모든 감각이 담겼다. 장애 음악가와 비장애 음악가가 벽을 허물고 함께 걸어온 1년의 시간, 첫 창단 연주회(7.31/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를 마친 앙상블 조이너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앙상블 조이너스의 시작이 궁금하다.

조이너스는 ‘Joy in Us’, 바로 우리 안의 기쁨을 뜻하는 것으로, 음악을 대하는 팀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첫 시작은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상헌과 듀오를 결성하면서부터였다. 듀오 새벽별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하며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듀오에서 6인의 앙상블로 확장하여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여섯 멤버의 인연이 궁금하다.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플루트까지 멤버 구성이 독특한데, 어떤 과정을 통해 팀을 결성했나?

지적장애를 지닌 김어령(첼로)과 시각 장애를 지닌 김상헌(피아노), 그리고 강아연과 이주미(바이올린), 윤승호(플루트)가 함께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한다는 특성이다 보니 무엇보다도 연주자가 따뜻한 마음을 가졌는지, 서로 배려하고 도울 준비가 되어있는 지가 가장 중요했다. 실력은 기본이고. 이것을 전제로 멤버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웃음) 그래서 우선 악기 구성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위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가장 최우선으로 두었다.

팀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창단 연주회에서 선보인 레퍼토리는 어떤 특색을 지녔나.

이번 공연에서는 우리가 모이게 된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두 명이 세 명이 되고, 네 명, 다섯 명 마침내 여섯 명으로 확장되어가는 과정을 생각하며 곡을 선정했다. 듀오곡인 피아졸라 ‘망각’을 시작으로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op.49의 1악장, 이베르의 플루트·바이올린·피아노를 위한 2개의 간주곡, 첼로(김어령)와 피아노(김상헌)를 위한 오펜바흐 ‘재클린의 눈물’(편곡 심희진),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을 지나 마침내 여섯 명이 함께하는 슈베르트 ‘송어’ 4악장과 스메타나 ‘나의 조국’ 중 ‘몰다우’에 다다른다. 두 곡 모두 작곡가 강영원이 편곡했다.

앙상블 조이너스는 장애·비장애 통합예술단체로 음악의 힘을 보여주는 팀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활동을 이어오며 느낀 음악의 힘이 있다면?

우리 멤버들의 성격이 정말 많이 다르다. 각자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신체조건도 다르다. 음악이 아니었다면 서로 만나거나 어울리지도 못했을 사람들이 모여서 팀을 이루고, 함께 웃으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서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을 느낀다. 우리 팀의 이름처럼 음악은 정말 ‘우리 안의 기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어떤 활동을 이어갈 예정인가?

창단 1년 만에 현재까지 국내에서만 공부한 연주자들이 모여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 또한, 이와 함께 팀이 서울시 공연업 회생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8월 중 새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연주단체로서의 전문성을 추구하며 청소년들을 위한 장애인식 개선 강연과 보다 쉽고 즐거운 연주들을 만들어가고 싶다.

 

글 이미라 기자

사진 앙상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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