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와 함께 진화 중인 바그너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10월 14일 9:00 오전

RECORD COLUMN

음반에 담긴 이야기

 

연출가와 함께 진화 중인 바그너

20세기 중반 이후, 레지테아터 시대를 빛내는 바그너 오페라 영상물들은 무엇일까?

 

❶ Arthaus 101 521

바그너는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는데 철저했다. 대본을 직접 썼고, 신화적 상징을 많이 이용하지만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편이며 대사를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 4부작 ‘니벨룽의 반지’ 경우 전작의 내용을 등장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복습시키는 장면을 빼놓지 않았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그너의 오페라는 20세기 중반 이후 연출가의 가장 좋은 표적이 되어왔다. 바그너의 의도를 깊이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비틀어 해석하거나, 심지어 자기 숭배와 게르만 민족주의, 반유대주의를 조롱하기도 한다. 따라서 추천 영상물은 연출에 큰 비중을 두었다.

 

바그너의 색깔에 개성을 입히다

초기작 ‘리엔치’는 14세기 중엽 옛 로마의 위용을 재현하려다 실패한 집정관 이야기를 담았다. 필립 슈톨츨(1967~)이 연출한 2010년 베를린 도이치오퍼 실황(Arthaus)❶은 리엔치에게 히틀러 이미지를 투사했다. 서곡 클라이맥스에서 군복 차림의 리엔치는 히틀러의 별장을 연상시키는 장소에서 힘차게 텀블링한다. 물론 대역을 쓴 장면이다. 그렇다면 히틀러를 미화한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정의로운 존재로 포장된 리엔치의 이면에 숨은 과도한 권력욕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의 색깔이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전설적인 유령선 이야기에 따라 영원한 사랑을 얻어야만 바다를 방랑하는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는 네덜란드인 선장이 주인공이다. 하리 쿠퍼(1935~) 연출의 1985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은 당시 혁신적인 프로덕션으로 평가되었지만 지금 보면 전통적 연출에 가깝다. 유령선의 으스스한 이미지가 강조되었고, 젠타는 극 중 내내 현실과 무의식 사이에 놓여있다. 바이로이트 축제 최초의 아프리카계 흑인 주역 사이먼 에스테스는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2016년 테아트로 레알 마드리드 실황(Harmonia Mundi)❷도 추천한다. 사무엘 윤과 연광철이 출연해 친숙할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스테판 베리테가 연출했지만 스페인 색채가 두드러지는데, 아크로바틱과 예술을 접목한 스페인 ‘라 푸라 델 바우스’의 알렉스 올레가 무대와 가수, 연기자의 움직임을 감독했다. 지휘자 파블로 에라스-카사도 역시 스페인 사람이다.

2021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DG)❸은 여성 지휘자 최초로 바이로이트 무대에 선 우크라이나의 옥사나 리니우가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더 특별한 점은 드미트리 체르니아코프(1970~)의 연출이다. 유령선장은 유부남 달란트에게 버림받아 자살한 모친의 원수를 갚기 위해 아무도 자신을 못 알아보는 이곳에 오랜만에 돌아왔다. 젠타의 사랑으로 구원받지도 못한다. 젠타의 모친(원래 대본의 유모)이 이 위험한 자를 사살하기 때문이다. 이 영상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소프라노로 떠오른 아스믹 그리고리안이 바그너를 부른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전설적 연출가, 관객의 사랑 받은 출연진

❹ DG DVU0117073 444-6

‘탄호이저’는 두 세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베누스의 동굴은 환락의 세계요, 탄호이저의 연인이었던 엘리자베트의 세계는 고결함과 종교성을 상징한다. 괴츠 프리드리히(1930~2000)가 연출한 1978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DG)❹은 전통적 분위기지만 베누스와 엘리자베트를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 한 사람이 부른 점에서 특이하다. 순결과 쾌락을 인간의 양면성으로 본 해석이다. 파리 판에 포함된 서곡 직후의 발레 장면을 존 노이마이어의 에로틱한 안무로 포함한 점도 눈길을 끈다.

‘로엔그린’은 브라반트의 공녀 엘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백기사로 나섰지만,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는 엘자와 결혼하면서도 자신에 관해 묻지 말라는 조건을 단다. 하지만 엘자가 금단의 질문을 하자 성배의 기사임을 밝히고 떠난다.

1982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은 페터 호프만과 카란 암스트롱, 두 주역이 근사한 분위기를 풍긴다. 괴츠 프리드리히의 연출은 간결하면서도 웅장한 무대를 배경으로 신화적 연기를 요구했다.

2009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실황(Decca)❺은 뮌헨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두 성악가, 요나스 카우프만과 안야 하르테로스가 출연했다. 카우프만은 이 공연으로 독일 음악잡지 ‘오페른벨트’의 ‘올해의 가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 연출가 리처드 존스(1953~)는 장난스럽게 이 긴 작품을 끌고 간다. 대부분 현대적 정장을 입었는데 가장 고귀한 엘자와 로엔그린은 유독 일상복 차림으로 등장한다. 로엔그린과 텔라문트 백작의 결투 장면은 시종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취하던 로엔그린이 장풍으로 상대를 쓰러뜨린다. 무대 위에서 조금씩 모습을 갖춰가던 건축물은 엘자와 로엔그린의 신혼집임이 밝혀지는데, 명백히 바이로이트의 바그너 저택인 반프리트를 연상시킨다.

 

지휘자의 ‘파워’와 원작 ‘비틀기’가 성공 요인

❼ BelAir BAC465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사랑의 묘약과 관련된 중세민담을 금단의 사랑 이야기로 진지하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바그너가 지향한 ‘음악극(Musikdrama)’의 이상이 제대로 구현된 첫 산물이기도 하다.

장-피에르 폰넬(1932~1988)이 연출한 1987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DG)❻은 2막에서 잎이 무성한 거대한 나무가 무대 중앙을 차지한다. 이 오페라를 가장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했고, 트리스탄은 르네 콜로, 이졸데는 요한나 마이어가 불렀다. 8년 후인 1995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은 역시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했지만 하이너 뮐러(1929~1995)가 연출한 새로운 프로덕션이다. 뮐러의 연출은 미니멀리즘에 가까우면서 다소 기괴한 상징을 담고 있어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졸데를 부른 발트라우트 마이어가 환상적인 마법을 부렸다. 원래 메조소프라노인데도 소프라노 역에 도전한 마이어는 성악적으로 한 치도 부족한 면이 없고 이졸데로서의 이미지 또한 완벽하다.

최근 영상으로는 2021년 베를린 슈타츠오퍼 실황(BelAir)❼이 인상적이다. 이번에도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인데, 레지테아터 스타일의 연출가 드미트리 체르니아코프는 1막을 호화유람선으로, 2막을 연회장과 그 부속실로 바꾸었다. 반면 3막은 트리스탄의 초라한 거처로 설정하면서 트리스탄 내면의 어두운 근원을 탐구한다. 이졸데의 시녀 브랑게네가 말미에 마르케 왕의 다음 왕비가 될 듯 보여준 점도 특이하다. 이 오페라에서 남녀 성악가가 완전히 마음에 드는 경우는 드문데, 현역 최고의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인 테너 안드레아스 샤거와 소프라노 안야 캄페는 여러 면에서 무척 뛰어나다. 체르니아코프가 자신의 바그너 연출작에서 가장 선호하는 조합이기도 하다.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는 희가극으로 불리곤 하지만 베크메서라는 캐릭터를 제외하면 우스운 면모는 별로 없다. 바그너로는 드물게 밝은 분위기라고 보면 충분하고, 뉘른베르크의 장인(匠人) 조합을 배경으로 독일 민족주의 색채를 노골적으로 풍긴다는 점이 더 중요할 것이다.

레지테아터 연출가 스테판 헤르하임(1970~)은 2013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EuroArts)❽에서 한스 작스를 구두 장인을 넘어 작가이자 작곡가요, 심지어 그림도 그리는 늙은이로 묘사했다. 총체 예술을 지향한 바그너의 모습이 떠오른다. 작스가 음악이 시작되기 전에 잠옷 차림으로 헐레벌떡 책상 앞에 달려와 펜을 끄적이고, 자기 작품에 만족하는 표정을 지으며 1막 전주곡이 시작된다. 그리고 막이 열리면 바로 그 책상 위가 확대되어 교회 장면이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독일 정신에 스스로 고무되었던 한스 작스가 그간의 일이 책상 위에 엎드려 꾼 일장춘몽에 불과함을 깨닫고 당황한다. 하지만 다시금 자신을 베토벤에 견줄만한 독일 예술의 거봉이라고 자찬하는 태도를 취하며 막이 내린다. 명백히 바그너의 자기 숭배를 조롱한 것이어서 바그너 예찬론자들을 불편하게 할 해석이지만, 이 오페라의 성격상 큰 부담은 없는 편이다. 한스 작스 역의 미하엘 폴레가 대단한 열연이고, 다니엘레 가티의 지휘도 출중하다.

 

전통과 혁신, 도전의 대상인 ‘반지’ 시리즈

❾ Philips 070 407-9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의 4부작인 ‘니벨룽의 반지’는 독일 신화와 북유럽신화를 결합해 새로 만든 이야기이며, 바그너 음악극의 거대한 결정체다. 당연히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도 핵심 레퍼토리다. 현대 오페라 연출의 새로운 조류는 ‘니벨룽의 반지’ 100주년을 기념한 1976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프로덕션 덕분에 큰 흐름을 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영상이 너무 많다.

1980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Philips)❾은 1976년 바그너의 ‘반지’ 완결 100주년 기념 프로덕션을 재연한 것이다. 프랑스 연출가 파트리스 셰로(1944~2013)는 이 4부작을 신화시대가 아닌 18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의 산업화 시대로 재해석했다. 보탄을 위시한 신들이 쇠락해 가는 기존 권력을 상징하는 등 산업혁명에 따른 계급 대립과 문명의 변화를 담아냈다. 피에르 불레즈의 지휘는 비교적 빠른 템포를 취해 지나치게 장중한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피함으로써 연출자의 의도를 따랐다. 처음엔 바그너 왜곡으로 비난받던 이 프로덕션은 ‘반지’의 근현대적 의미를 잘 살린 역사적 프로덕션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1991/92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은 동독의 진취적 연극인 하리 쿠퍼가 연출했다. 캐릭터부터 크게 변했다. 선글라스를 착용한 보탄은 가죽 재킷에 부츠를 신고 쇠 파이프 같은 창을 들어 마치 폭주족 두목처럼 보인다. 가슴을 풀어헤친 채 뛰어다니는 지크프리트는 정의롭지만, 철이 덜 든 람보 스타일이고, 브륀힐데는 여전사의 면모를 상실한 채 상처받기 쉬운 영혼으로 고통 받는다. 왕 군터는 정신적 깊이가 없는 멋쟁이, 그 여동생 구트루네는 거의 공주병 환자다. 진지한 분위기는 옅어진 대신 레지테아터 전통이 빚어내는 황당함의 미학을 아는 관객에게는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도 천변만화하는 바그너의 극적 전개에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이 프로덕션 이후에도 바이로이트에서 실험적인 ‘반지’ 4부작이 계속 쏟아져 나왔지만, 영상으로 발매된 것은 더 이상 없다.

한편 바그너가 의도했을 법한 고전적 영상은 오토 솅크(1930~) 연출, 귄터 쉬나이더-짐센이 무대디자인을 맡은 1990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실황(DG)❿이다. 필자도 이 영상으로 ‘반지’를 처음 보고 그 신화적 분위기와 멋진 무대에 빠져들었었다. 가수들이 모두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제임스 러바인의 지휘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21세기 들어 벌어진 놀라운 사건은 오페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없는 덴마크에 대단한 ‘반지’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2006년 로열 대니쉬 오페라 실황(Decca)⓫이 그것이다. ‘라인의 황금’에서 일단 잔혹한 시각효과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 카스퍼 홀텐은 점차 ‘페미니즘’을 투영한다. ‘발퀴레’ 1막에서 보검 노퉁은 지크문트가 아니라 지클린데가 뽑는다. ‘신들의 황혼’ 피날레에서는 브륀힐데가 불 속으로 몸을 던져 죽지 않고, 마지막 순간에 막 낳은 아기를 안고 등장한다. ‘브륀힐데의 희생’을 ‘모성애가 성취한 구원’이라는 메시지로 바꾼 것이다.

⓬ DG DVU0179073 477-0

2010~2012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실황(DG)⓬은 캐나다의 로베르 르파쥬에게 연출을 맡겼는데 목표가 명확했다. 다른 극장이 따라올 수 없는 제작비를 쏟아부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만이 유지, 관리할 수 있는 거대한 구축물을 설치하고 “무대장치가 주도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오페라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연극·영화·서커스·오페라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가인 로베르 르파쥬(1957~)는 4부작 내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24개의 거대한 기둥이 무대를 지배하도록 했다. 그런데 그냥 고정된 장치가 아니라 첨단장치를 통해 앞뒤로 360도 회전하면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조명과 레이저 장치를 통해 다양한 효과를 창조한다.

최근에는 베를린의 양대 극장인 슈타츠오퍼와 도이치오퍼의 4부작이 각각 출시되었는데, 이중 2022년 베를린 슈타츠오퍼 실황(Unitel)⓭이 더 큰 주목을 받는 듯하다. 드미트리 체르니아코프의 연출은 현대적인 연구실에서 실험 대상인 보탄이 핵심기기를 들고 탈출하는 것으로 극을 시작한다. 그리고 4부작 내내 깨끗하지만 폐쇄적인 실내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거대한 자연을 담은 대하드라마가 아니라 관객 입장에서는 리얼리티 쇼를 관찰하듯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체르니아코프에게 늘 감탄했던 필자로서도 찬성할 수만은 없는 해석이다. 이 프로덕션은 다니엘 바렌보임의 베를린 슈타츠오퍼 음악감독 취임 30주년을 기념해 공연될 예정이었지만 그의 중병으로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대신 지휘했고, 틸레만은 전체 공연이 완결된 후 차기 음악감독으로 결정되었다.

 

오페라 연출의 영원한 과제, ‘파르지팔’

바그너 스스로 ‘무대신성축전극’이라는 거창한 표현으로 부른 ‘파르지팔’은 마지막 오페라다. 겉으로는 기독교적으로 보이지만 속은 불교적이라는 둥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답게 오페라 연출가들에게는 궁극의 과제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워낙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라 특이하고 공격적인 연출이 유독 많은데, 그중 2015년 베를린 슈타츠오퍼 실황(BelAir)⓮을 추천한다. 드미트리 체르니아코프가 창조한 파르지팔은 무거운 배낭을 멘 아웃도어 재킷 차림의 젊은이다. 성배기사들이 성배의식을 거행할 때는 어떤 기독교적 상징도 사용하지 않는다. 기독교적 요소를 완전히 지워버린 것이다. 바그너 원작의 마법은 사라지고, 극의 모든 사건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일어난다. 체르니아코프는 메타연극적 요소를 풍성하게 활용한 이 리얼리즘 연출을 통해 인간적인 연민과 감동을 더 많이 끌어냈다.

유형종(음악 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

 


 

RECORD COLUMN

 

PREVIEW | 국립오페라단 ‘탄호이저’

신성과 쾌락 사이의 갈등을 그리다

 

1845년 초연된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가 국립오페라단의 올해 네 번째 정기 공연 무대에 오른다. 독일의 전설을 바탕으로 바그너가 직접 대본을 작업한 이 작품은 3막 오페라로, ‘로엔그린’과 함께 바그너의 초기 오페라를 대표한다.

이탈리아 오페라 형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바그너만의 음악 어법이라는 새로운 창조로 향해가고 있었다. 초기에 탄생한 작품인 만큼, 대본과 음악이 여러 번 개정을 거쳤다.

주인공 ‘탄호이저’는 사랑의 신 ‘베누스’와 쾌락에 빠져 지내고 있다. 새로움을 찾기 위해 인간 세상에 온 그는, 정숙한 옛 연인 ‘엘리자베트’와 재회한다. 마을의 노래 경연대회에서 사람들의 분노를 산 그는, 용서를 구하고자 노력하지만 실패한다. 베누스로 돌아가려는 탄호이저의 마음을 흔드는 것은 무엇이며, 결국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오는 10월에는, 앞서 국립오페라단과 ‘로엔그린’으로 함께 한 바 있는 바그너 스페셜리스트 필립 오갱이 지휘를 맡는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연출가 요나 김이 다수의 바그너 작품을 연출한 경력을 살린다. 음악과 연출의 유기적 시너지가 빛을 발하는 바그너 총체 예술의 현장을 만나볼 기회다. 허서현 기자

 

PERFORMANCE INFORMATION

국립오페라단 ‘탄호이저’

10월 17~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필립 오갱(지휘)/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국립합창단/

하이코 뵈르너·다니엘 프랑크(탄호이저), 레나 쿠츠너·문수진(엘리자베트), 쥘리 로바르-장드르·양송미(베누스) 외/요나 김(연출), 얀 프레제(무대), 프랑크 쇤발트(의상), 다미안 크미엘라르즈(조명), 벤야민 뤼트케(영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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