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 코트

꿈, 그 영원한 가치를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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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3년 3월 1일 12:00 오전

런던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황금 콤비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의 첫 작품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 코트’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정식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처음 국내 관객과 만나는 이번 작품은 순수 드라마와 록을 기반으로 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팝음악을 동시에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4월 11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이하 요셉 어메이징)’는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68년 3월 1일, 15분 길이의 팝 오페라 형식으로 초연됐다. 당시 20대 초반의 독실한 성공회 신자이자 록음악에 심취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는 라이스가 졸업한 초등학교인 콜렛 코트 스쿨의 교장으로부터 학기말 학예회에 쓰일 공연의 제작을 의뢰받게 되는데, 이것이 ‘요셉 어메이징’의 출발점이다. 이들의 작품은 당시 영국의 수많은 학교와 지역 프로덕션에서 고정 레퍼토리로 인기를 끌었고 점차 큰 스케일로 확장해나가며 뮤지컬의 형태로 발전해 훗날 웨스트엔드(1976년)와 브로드웨이(1982년)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초연을 관람한 당시 진보적인 취향의 성공회 간부들은 이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고, 신약을 소재로 하여 젊은이들을 일깨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두 사람은 그로 인해 ‘요셉 어메이징’보다 더 실험적이고 신선한 소재의 작품을 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이다. 두 작품은 성서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요셉 어메이징’은 놀랄 만큼 순수하고 해피엔딩이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충격적으로 냉철한 새드엔딩이라는 점에서 다채로운 창작 프리즘을 가진 황금 콤비의 탄생을 말해주는 두 명작이다.

고전과 현대의 유머러스한 만남
‘요셉 어메이징’은 구약성서 창세기 속 이야기를 각색한 것으로 대사가 거의 없고, 노래와 음악으로만 이어지는 일종의 록 칸타타 형식의 고전 뮤지컬이다. 주인공 요셉은 가나안 땅의 아버지 야곱의 열두 아들 중 하나로, 어려서부터 총명해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놀랍도록 화려한 색동 옷(technicolor dreamcoat)까지 받게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가 “잠결에 별들이 자신에게 절을 한다는 꿈을 꾸었다”라고 형제들에게 이야기하자 평소 아버지의 편애를 못마땅하게 여긴 형제들은 작당하여 그를 우물에 가두고 사막을 지나는 이집트인들에게 노예로 팔아버린다. 그들은 염소의 피를 동생의 색동 옷에 묻힌 뒤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 야곱에게 요셉이 벌판에서 용감하게 싸우다가 그만 천국에 갔다고 거짓을 고한다. 야곱은 크게 상심하지만 점차 현실을 인정하게 된다.
한편 이집트 노예로 팔려온 요셉은 성실한 노력으로 승진을 거듭해 부호 포티파의 최측근 집사가 된다. 하지만 젊고 매력적인 그의 육체를 호시탐탐 노리는 포티파 부인의 유혹을 거절하다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요셉은 감옥에서 미래를 예지하는 신통한 능력을 발휘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이런 소식을 이집트의 왕 파라오가 알게 된다. 파라오는 불길한 꿈을 꾸어 마음이 심란하던 차에 요셉을 불러 자신의 꿈을 해석할 것을 명령한다. 파라오의 혼란스런 꿈은 한바탕 요란한 록 콘서트 형태의 퍼포먼스로 펼쳐지는데, 요셉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파라오로 하여금 다가올 풍요 뒤의 환난을 경계하라 진언하고 이집트는 풍년에 곡식을 충분히 저장하여 흉년을 성공적으로 넘기게 된다. 그 공으로 요셉은 이집트 총리의 자리에 오른다.
한편 가나안 땅에 살던 요셉의 형제들은 뒤늦게 그들의 경솔한 행동을 후회하고 끼니를 연명할 수 있는 이집트로 떠난다. 총리가 된 요셉은 곡식을 나눠달라 청하러 온 형제들을 한눈에 알아보지만, 정작 형들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알고서 이들을 떠보기 위해 막내 동생 벤자민에게 절도 누명을 씌운다. 형제들이 저마다 나서며 벤자민 대신 자신을 벌해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며 요셉은 자신을 잔인하게 버렸던 형들이 이제는 우애가 넘친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제야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그는 사막을 가로질러 그리운 고향 가나안 땅,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았던 총천연색 꿈의 코트가 있는 곳으로 금의환향한다. 요셉은 아버지 야곱을 이집트에 데려와 여생을 평화롭게 그곳에서 보낸다.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성서에 기반한 순수함이 깃들어 있는 드라마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곡 ‘꿈은 이루어지네(Any Dream Will Do)’를 비롯해 록을 기반으로 멜로딕한 팝음악이 등장하며, 고전과 현대가 만나는 유머러스함과 장난기 가득한 연출이 특징이다. 여기에 이 모든 이야기를 액자 구조로 이끄는 여자 내레이터의 존재는 이야기 진행의 속도감을 높인다. 무대 위에는 마치 뮤지컬 초연 당시의 학생들이 지켜보듯, 어린 아이들이 직접 출연해 맑은 노랫소리로 합창을 들려준다. 노래의 주제는 꿈을 가지고 그것을 끝까지 포기하기 않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자, 작품 전체 주제이기도 하다.
송창의·조성모·정동하(부활)·임시완(제국의 아이들)이 이번 한국 라이선스 공연에서 요셉 역으로 캐스팅됐으며, 내레이터 역은 김선경·최정원·리사가 각각 나눠 맡았다. 조남희가 파라오 역으로 등장하며, 그룹 부활의 김재희가 야곱 역을 맡아 무대에 선다. 코러스로는 순복음엔젤스합창단이 참여한다.

글 조용신(뮤지컬 칼럼니스트) 사진 라이브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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