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 오리지널팀 리허설 현장

이토록 역동적인 순간!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1월 1일 12:00 오전

“뭐니뭐니해도 내가 제일 잘 발음할 수 있는 한국말은 ‘영수증’이에요.”

다음 도시가 어디냐는 물음에 ‘대구·부산’이라 답한 컴퍼니매니저 나오미 포스터에게 한국어 발음이 훌륭하다는 칭찬을 하자 돌아온 답이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무대 뒤편이 얼마나 촘촘하게 짜여 있는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답이었다. ‘맘마미아!’가 한가로운 그리스 휴양지 섬에서 벌어지는 해피엔딩 스토리라 할지라도 공연 사업의 진정한 해피엔딩을 위해 스태프들은 무던히 애쓰고 있었다.

무대 위의 모습은 화려하고 완벽하지만 그 뒤에서는 모두 섬세하게 짜인 시스템에 따라 실수 없이 움직인다. 그래도 ‘맘마미아!’만의 개성이라면 시스템 위를 감도는 여유롭고 쾌활한 분위기다. 전 세계를 항상 함께 다니며 다져진 팀워크와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 덕분이다.

2004년 한국 초연을 시작으로 한국 공연 10년째를 맞는 ‘맘마미아!’ 공연을 기념하기 위해 오리지널팀이 내한해 블루스퀘어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은 2014년 3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중장년층도 한 번은 봤을 법한 가장 대중적인 뮤지컬로 꼽히는 ‘맘마미아!’는 뮤지컬 마니아는 물론 입문자에게도 친근하다. 이 활기찬 뮤지컬의 백스테이지는 어떨까? 일반에게는 물론이고 매체에도 공개하기 힘든 곳이 공연 직전 백스테이지지만 런던에서 온 ‘맘마미아’ 오리지널팀은 기분 좋게 백스테이지를 열어보였다. (사진 순서대로 설명)


▲ 1. 먼저 방문한 곳은 앙상블이 공연 전 몸을 푸는 현장. 시간에 맞춰 모인 배우들이 지도에 따라 몸을 푼다. ‘웜 업’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에너지 넘치는 배우들이 신 나는 음악에 맞춰 뛰면 비어있던 무대에 온기가 돈다. 무대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워크 비치(Work Bitch)’와 ‘워머나이저(Womanizer)’가 울려 퍼지고, 신 나는 댄스 음악보다 더 밝은 표정의 배우들이 몸을 풀고 있다.


▲ 2. 배우들이 결혼식 전날 밤 파티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아바의 노래 ‘불레 부(Voulez Vous)’에 맞추어 추는 이 장면이 가장 어려워요.”


▲ 3. 몸 풀기가 끝난 뒤 연출가와 매니저가 배우들을 모아놓고 지난 공연에 대한 칭찬부터 공연 중 주의사항, 이날 월간객석의 취재에 대한 이야기, 연기 지도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오고 간다. 마치 학교 조회 시간 같은 분위기다.


▲ 4. 헤어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스태프 2명이 30명이나 되는 배우들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어떻게 감당할까. 웬만한 메이크업은 배우들이 대기실에서 직접 하고 헤어 메이크업 팀은 전체를 보고 조언하며 도움을 준다. 헤어 메이크업 팀이 바빠지는 때는 공연 중이다. 퀵체인지룸 한 편에 마련되어 있는 헤어 메이크업 스탠드에서 다음 장면을 위해 나가야 하는 배우들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손봐준다.

▲ 5. 2막 첫 장면 소피의 악몽에서 여성 앙상블들이 쓰는 수영모. 조명과 어울려 초현실적인 느낌이 나는 형광색이 소피의 악몽을 꿈답게 만든다.

▲ 6. ‘댄싱 퀸(Dancing Queen)’에 맞춰 신 나게 춤을 추는 도나와 다이나모스의 의상이 입기 좋게 의자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도나와 다이나모스 같은 경우 극의 주요 인물이면서 옷도 자주 갈아입기 때문에 각각 세 명의 스태프가 함께 의상 갈아입는 것을 돕는다. “‘슈퍼 트루퍼 (Super Trouper)’에 맞춰 노래 부르고 춤추는 마지막 장면의 의상이 가장 비싸고 갈아입기 힘들어요.”

▲ 7. 격렬하게 몸을 움직여야 하는 배우들이기 때문에 대역이 필요한 경우까지 생각해서 신발을 제작해 둔다. 퀵체인지룸에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은 금물이기에 자루에 담아 정리해두었다.

▲ 8,9. 퀵체인지룸의 커다란 나무 상자들은 그대로 옷장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운송 수단이 된다. 매번 다음 공연 스케줄에 맞추어 상자째 옮긴다.


▲ 10. 남성 앙상블 대기실의 분위기는 즐겁고 화기애애했다. 뮤지컬 자체가 해피엔딩이고 신 나기에 그렇다는 것이 제작팀의 설명이다. 다들 편안하고 즐겁게 있다가 “한번 놀러 나가 볼까” 하며 무대에 선다고 한다.

▲ 11. 소피의 친구 중 한 명인 리사 역의 배우 재스민 콜란젤로가 여자 앙상블 대기실에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기본적인 메이크업은 배우 스스로 하기에 다들 제법 능숙하다. “그리스 섬이 배경이기에 모두가 약간 탄 듯한 가무잡잡한 피부색을 내고자 해요.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요. 우리는 ‘비치(beach) 룩’이라 부르죠.”

▲ 12. 극 초반 소피는 섬 처녀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가지런히 땋고 나온다.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라 감탄한 머리 땋은 모습. 헤어 메이크업 스태프의 손은 빠르고 정확했다.

▲ 13. 도나의 친구인 타냐 역의 배우 제럴딘 피츠제럴드가 공들여 가발을 쓴 뒤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보고 있다. 자연스러운 그녀의 갈색 머리는 사실은 가발. 머리를 땋아 넣고 드라이가 말끔하게 된 가발을 쓰는 것은 다른 스태프의 도움 없이 쉽지 않아 헤어·메이크업 스태프가 함께 한다.


▲ 14. 극중 화려한 여성으로 등장하는 타냐가 착용하는 목걸이는 캐릭터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중요한 소품.


▲ 15,16. 도나의 친구인 로지 역을 맡은 배우 수 드바니의 대기실 풍경. 팬들이 준 카드와 선물이 보인다. 수 드바니는 뮤지컬뿐 아니라 TV·라디오 등에서 전방위 활동을 펼치는 코미디 작가이기도 하다.


▲ 17. 소피 역의 배우 빅토리아 세라가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공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다.


▲ 18. 수 드바니의 대기실에서 발견한 서울 지도와 서울 관련 책자. 서울에 대한 배우들의 관심이 보통이 아니다. 오리지널 월드 투어 팀은 전 세계를 여행 다닐 수 있는 특권을 제대로 누린다.


▲ 19. 도나와 다이나모스역의 세 배우 세라 포이저·수 드바니·제럴딘 피츠제럴드가 함께 하는 첫 장면을 위해 복도를 걸어가는 길. 공연이 시작하면 사진 촬영이 여의치 않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세 사람은 즐겁게 포즈를 취해주었다. 긴장과 여유를 조화롭게 부릴 줄 아는 중년의 매력과 힘을 지닌 도나와 다이나모스답다. 역시 배우는 배우다. 세 사람은 복도를 지나는 깜빡할 사이 금방 도나와 다이나모스가 되었다.

글 신지윤 사진 이규열(라이트하우스 픽처스)

신지윤은 이화여대에서 국어국문학·미술사학을, 시카고 예술대학(SAIC)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뉴욕 현대 미술관(MoMA)·인터내셔널 센터 오브 포토그래피(ICP)에서 일하며 문화 예술에 관한 글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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