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중심 오데옹에 위치한 오데옹 유럽 극장이 3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1월 12일 현 문화성 장관 오렐리 필리페티와 미테랑 치하 문화성 장관이던 자크 랑, 그리고 이곳 극장장을 차례로 역임한 조르주 라보당·올리비에 피·뤼크 봉디(현재 극장장)와 같은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30년간 유럽 극장으로서 낳은 결과와 공적을 토론해보는 행사가 열렸다. 오데옹 극장의 1782년 마리 앙투아네트에 의해 개관된 유서 깊은 극장이다. 1784 보마르셰의 ‘피가로의 결혼’이 초연되었고, 화재 후 1799년 다시 건립되었다. 현재 오데옹에 자리 잡은 극장은 세 번째 건립된 것으로 1819년에 발족된 것이다.
오데옹 극장이 ‘오데옹 유럽 극장’으로 변신하게 된 것은 1983년, 피콜로 극장을 주도하던 조르조 스트렐러가 당시 문화성 장관이던 자크 랑에게 ‘유럽 극장’이라는 프로젝트를 제시하면서였다. 참여성이 강한 휴머니스트인 스트렐러는 유럽 극장 창설 당시 “우리 인간이 누구인가에 대한 지식을 향해 한발 앞서는 행위다”라고 동기를 밝혔다. 이는 새로운 유럽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제스처로, 나라와 지방에 따른 다양성을 혼합하면서 유럽의 역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된 흐름이 있음을 작품을 통해 인정하는 것이었다.
지난 30년 동안 오데옹 유럽 극장을 통해 100여 편이 넘는 연극 작품이 외국어로 공연되었고, 75명의 유럽 작가들이 프랑스 연극 팬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오데옹 유럽 극장은 피상적인 문물 교역이 아닌, 문화를 통해 좀더 심오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꽤하는 현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글 배윤미(파리 통신원)
사진 Odéon-Théâtre de l’Eur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