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2014년 탄생 150주년을 맞이했다. 유럽 전역에서 R. 슈트라우스 기념 공연이 다양하게 펼쳐지는데, 그중 R. 슈트라우스의 고향인 뮌헨 이상으로 작곡가와 가장 인연이 깊은 도시 드레스덴에서 성대하게 기획된 공연들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드레스덴의 젬퍼 오퍼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와도 각별한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바로 전해인 2013년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다양한 바그너 오페라 작품을 공연한 것에 이어 올해에는 R. 슈트라우스 기념 공연으로 풍성한 한 해를 이어간다.
젬퍼 오퍼에서는 R. 슈트라우스의 총 15편 오페라 중 ‘화재’(1901) ‘살로메’(1905) ‘엘렉트라’(1909) ‘장미의 기사’(1911) ‘인테르메조’(1924) ‘이집트의 헬레나’(1928) ‘아라벨라’(1933) ‘말없는 여인’(1935) ‘다프네’(1938) 등 무려 아홉 개의 오페라 작품이 세계 초연되었다. 에른스트 폰 슈흐·프리츠 부슈 그리고 카를 뵘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세계 초연을 이끌었으며, R. 슈트라우스의 자필 편지에 따르면 그가 젬퍼 오퍼를 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자신의 오페라 작품이 관현악에 요구하는 풍부한 사운드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만이 제대로 연주해낼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그토록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젬퍼 오퍼를 아끼고 신뢰했던 대작곡가에게 드레스덴 젬퍼 오퍼는 당연하다는 듯 올해 시즌의 하이라이트를 그에게 헌정했다.
젬퍼 오퍼의 2014년은 1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지휘하는 ‘엘렉트라’ 뉴 프로덕션으로 화려하게 시작된다. 발트라우트 마이어의 클리템네스트라, 에벨린 헤를리치우스의 엘렉트라, 아네 슈바네빌름스의 크리소테미스와 르네 파페의 오레스트 등의 초호화 출연진 역시 이목을 끈다. 이어 현재 거의 공연되지 않는 R. 슈트라우스의 초기 작 ‘군트람’과 ‘화재(Feuersnot)’가 콘서트 형식으로 공연된다. 3월에는 기존 프로덕션인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와 ‘살로메’가 재공연되며, 작곡가 탄생일인 6월 11일에는 니나 스템메·아냐 하르테로스 등 현재 R. 슈트라우스 스페셜리스트 성악가들이 틸레만과 함께 특별 콘서트가 개최된다. 이 공연은 극장 앞 광장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또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상주 오케스트라로 있는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 기간에는 젬퍼 오퍼와 공동으로 제작된 ‘아라벨라’가 공연된다. 2014년 11월 6~20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축제 주간’이 이어지는데, 이 기간에는 스타 성악가 르네 플레밍·토머스 햄프슨 등이 초청되어 ‘카프리치오’ ‘다프네’ ‘아라벨라’ 등의 오페라를 공연한다.
글 이설련(베를린 통신원) 사진 Matthias Creutzi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