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열린 스카이워크 프로젝트

전시와 공연예술의 신개념 융합 프로젝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5년 1월 1일 12:00 오전


▲ 서울시향의 열한 명의 현악단원이 결성한 체임버 ‘앙상블 수’

2014년 11월 29일부터 9일간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는 국내 공연예술계가 주목할 만한 컬래버레이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순응과 거부’를 주제로 한 신개념 융합 프로젝트인 ‘제1회 스카이워크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제1회 스카이워크 프로젝트는 담연 이혜순이 지은 한복을 입은 발레리나 김주원·김지영을 조명한 패션 포토그래퍼 박세준의 사진 작품 전시 현장을 무대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축인 ‘순응과 거부’ 사진전의 박세준 패션 포토그래퍼는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패션의 범주에서 제외되는 한복에 관한 관념적 ‘순응’에 ‘거부’ 의사를 밝히고, 담연 이혜순 한복의 새로운 얼굴을 찾는 시도를 감행했다. 이를 이어받아 같은 주제 의식을 반영한 총 12개의 컬래버레이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프로젝트의 총연출을 맡은 남궁연은 ‘갤러리’라는 하나의 공간에 전시와 더불어 각기 다른 장르의 공연을 펼쳐야 했기에 공간적인 제약을 넘어 음향과 조명을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방안에 중점을 두었다.

“처음엔 ‘전시 공간’이라는 제약으로 인해 기술적으로 ‘기본’을 해내기조차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음향적으로 객석의 앞과 뒤의 소리 반사가 심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전체 공간에 고른 음향을 전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죠. 하지만 국내외 공연예술 분야에서 활동 중인 최고의 엔지니어를 초청해 해법을 찾고, 무대 환경에 맞는 최적의 영상 시스템을 찾아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연출자 남궁연이 외형적으로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동안 내용 면에서 각 아티스트는 그 어떠한 ‘요구 사항’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포토그래퍼 박세준이 내세운 ‘순응과 거부’가 전시를 넘어 공연에까지 동력을 잃지 않고 이어지려면 본인 스스로 연출자로서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는 연출안 때문이었다. 이런 그의 의도대로 9일간 펼쳐진 퍼포먼스는 공통적으로 내제된 주제 의식을 제외하고, 각자 그 형태와 소통 방식에서 매우 독특하고 차별화된 예술미를 담아 전개됐다. 제작자 권재륜에게 이 같은 다양성과 주제 의식이 뚜렷한 컬래버레이션 공연을 열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예술 속의 장르, 즉 ‘카테고리의 벽을 무너뜨리자’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이 융합되면 전혀 보지 못한 새로운 예술이 탄생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평소 동일한 예술 작품도 공간과 시간에 따라 다른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고, 저 또한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공동 제작자인 김수림 역시 “모든 예술 장르가 각자 어떠한 소스로 관객과 소통하는지 그 모습이 궁금했고, 형태가 다른 예술이지만 하나의 공통된 정서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사실 제작자 권재륜은 국내 벤처업계의 산증인이자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경영인이며, 김수림 역시 문화예술과는 거리가 먼 법학을 전공한 경영인이다. 독특한 양력을 지닌 두 사람의 결합은 예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스카이워크홀딩스’라는 이색적인 IT 기업을 만들어냈고,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하이테크놀로지와 문화예술의 융화’를 대표하는 뜻에서 스카이워크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새로운 시도와 실험적 퍼포먼스에 대한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관심 어린 참여로 약 9개월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올린 이번 공연은 사진과 영상을 배경으로 발레·연극·클래식·재즈·국악·탱고에 이르기까지 한 공간에서 변화무쌍한 9일간의 무대를 선보이며 비(非)대중적 퍼포먼스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제1회 스카이워크 프로젝트는 스카이워크홀딩스가 문화예술 분야의 융합을 시도한 첫발을 뗀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의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된 이번 공연은 앞으로 또 다른 특수한 공간에서 더 폭넓고 다양한 문화예술의 결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워크 프로젝트는 특정 예술 장르로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드러나는 국내 공연예술계의 현실에서 대중에게 배어 있는 문화예술 장르에 대한 편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첨병으로 활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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