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만나는 화제의 신보

RECORD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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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10월 30일 9:00 오전

데스티네이션 라흐마니노프·도착
다닐 트리포노프(피아노)/야닉 네제 세겡(지휘)/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Deutsche Grammophon DG40248

다닐 트리포노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완성됐다. 지난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4번을 담은 ‘데스티네이션 라흐마니노프-출발’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 ‘데스티네이션 라흐마니노프·도착’에서 나머지 1·3번을 연주하며 작품에 대한 그만의 해석을 내놓은 것. 자신이 직접 편곡한 ‘보칼리제’와 ‘종’ Op.35 1악장도 함께 수록했다. 그동안 독주곡은 물론, 피아노 3중주와 협주곡 등 라흐마니노프의 다양한 작품을 무대와 음반으로 선보이며 쌓아온 깊은 애정과 이해가 이번 음반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바흐 플루트 소나타 작품집
프랑수아 라자레비치(플루트)/장 롱도(하프시코드)/루실 블랑제(비올라 다 감바)/토마스 던포드(류트) Alpha 490

프랑수아 라자레비치는 시대악기 앙상블인 레 뮈지시엥 드 생 줄리엥을 이끌고 있다. 그간 시대악기 본연의 찬란한 음색에 집중하며 고음악을 연구해왔다. 이번 음반에서는 바흐 플루트 소나타 1·3·5·6번과 무반주 파르티타를 연주했다. 라자레비치의 플루트와 더불어 장 롱도의 하프시코드, 루실 블랑제의 비올라 다 감바, 토마스 던포드의 류트가 어우러져 눈부신 앙상블을 들려준다. 옛 바로크 시대 연주법을 면밀히 분석한 자연스러운 프레이징과 속삭여 말하는 듯한 수사적인 연주가 특징이다.

 

상드린 피우 프랑스 가곡집
상드린 피우(소프라노)/줄리앙 쇼뱅(지휘)/르 콩세르 드 라 로쥐 Alpha 445

소프라노 상드린 피우가 부르는 프랑스 가곡집이다. 상드린 피우는 앞서 슈만·드뷔시·볼프·프레빈 등 다양한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가곡 앨범 ‘키메라’로 평단의 열광적 찬사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 프랑스 가곡집에는 마르티니 ‘사랑의 기쁨’, 베를리오즈 ‘여름 밤’ 등을 담았다. 피아노 반주가 아닌 당대의 시대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반주가 특징이다. 19세기 중반 이후 독특한 존재감을 발휘한 프랑스 관현악의 색채감이 빼어나다. 상드린 피우의 여유가 느껴지는 투명한 음색이 돋보인다.

 

바흐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집
플로랑스 말구아르(바로크 바이올린)/블랑딘 란누(하프시코드) Alpha 487

바이올리니스트 플로랑스 말구아르는 프랑스 고음악의 선구자 장 클로드 말구아르의 딸이다. 블랑딘 란누와 함께 연주한 이번 음반은 바흐의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전곡을 담았다. 말구아르의 바로크 바이올린과 란누의 하프시코드가 어우러져 단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바흐를 들려준다. 바이올린은 미묘한 색채를 이끌어내고, 하프시코드는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섬세하다. 특히 절제된 비브라토와 섬세한 악구 처리는 다른 연주에서 찾아보기 힘든 우아한 선율을 만들어낸다.

 

20세기 클래식
미샤 마이스키(첼로)/릴리 마이스키(피아노) 외 Deutsche Grammophon DG40246 (2CD)

미샤 마이스키와 그의 딸 릴리 마이스키가 함께한 이번 음반은 20세기 작품으로의 여행이자 어린 아들 마테오에게 헌정하는 음반이다. 브리튼·블로흐·버르토크·스트라빈스키를 비롯해 프로코피예프·쇼스타코비치·피아솔라·베베른·메시앙 등의 작품이 수록됐다. 보너스 음반에는 미샤 마이스키가 다중 녹음 기법을 이용해 혼자 여덟 대의 첼로 파트를 모두 연주한 빌라 로보스 ‘브라질풍의 바흐’ 1번과 벤저민 유수포프의 첼로 협주곡 최초 녹음 또한 담겨 특별함을 더한다. 격변의 시기에 작곡된 음악들이 그의 풍부한 음색과 만나 더욱 빛난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54 외
이보 포고렐리치(피아노) Sony Classical S80478C

이보 포고렐리치는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1980년 쇼팽 콩쿠르 사건 속 인물로 기억된다. 포고렐리치가 결선 진출에 실패하자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그의 천재성을 피력하며 사퇴했던 것. 이후 그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꾸준히 앨범을 발매해왔다. 이번 신보에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54·Op.78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Op.36이 담겨있다. 독창적이며 개성적인 곡 해석과 연주로 주목받은 그가 느린 서주로 시작하는 열정적인 베토벤의 두 작품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기대를 모은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알리나 이브라기모바(바이올린)/세드릭 티베르기앵(피아노) Hyperion CDA68200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알리나 이브라기모바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세드릭 티베르기엥이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한 앨범에 담아냈다. 지난해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연주해 호평받은 프로그램으로, 지난 2월 내한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2005년 영국 BBC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후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등의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앙상블을 다져왔다. 이번 음반에는 클라라 슈만 ‘세 개의 로망스’ 중 1번 ‘안단테 몰토’까지 함께 수록됐다.

 

쇼팽 & 슈만
임동민(피아노) Sony Classical S80469C

1996년 청소년 쇼팽 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프라하 봄 콩쿠르·쇼팽 콩쿠르 등에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쇼팽과 슈만의 곡이 담긴 음반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2011년 발매된 쇼팽 음반 이후 8년만. 임동민은 슈만 ‘어린이 정경’과 쇼팽 스케르초를 선곡했다. 선곡 이유에 대해 두 곡이 가진 대조적인 음악성을 들었다. 쇼팽 스케르초는 화려하고 인상적인 데 비해, 슈만 ‘어린이 정경’은 순수한 동심을 심오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숙해져 가는 임동민의 연주를 감상하는 것도 또 하나의 기대 요소다.

 

송스
황수미(소프라노)/헬무트 도이치(피아노) Deutsche Grammophon DG40245

소프라노 황수미의 도이치 그라모폰 데뷔 앨범이다. 요나스 카우프만·디아나 담라우·마티아스 괴르네 등 세계 정상급 성악가들이 사랑한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가 참여해 음반의 완성도를 높였다.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계기로 시작되어 여러 무대로 이어진 두 사람의 호흡은 이번 음반에서도 빛을 발한다. 앨범에는 R. 슈트라우스 ‘네 개의 마지막 노래’, 리스트 ‘페트라르카 3개의 소네트’, 브리튼 가곡 ‘이 섬에서’ 등이 수록되었다. 헬무트 도이치의 피아노 선율 위로 황수미의 맑고 서정적인 음색이 아름답게 피어오른다.

 

원데이
레이어스 Audioguy GDCD006

피아노·바이올린·첼로로 구성된 레이어스는 지난해 7월부터 유튜브를 중심으로 클래시컬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스튜디오 라이브’를 펼치고 있다. 아티스트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라이브 연주를 직접 촬영·편집한 영상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비슷한 음악적 색깔을 지녔거나 의미상으로 통하는 두 곡을 합해 3~4분 길이의 음악으로 편곡함으로써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대표적인 예가 10번째 트랙인 ‘나이트메어’로, 브람스 ‘자장가’와 생상스 ‘죽음의 무도’를 색다르게 매시업했다.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밀로시 카라다글리치(기타) 외 DECCA DD41205

2016년 비틀스의 음악을 클래식 기타로 재해석한 앨범 ‘블랙버드’를 통해 대중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은 밀로시 카라다글리치의 새로운 음반. 3년 만에 돌아온 그의 음악은 “침묵 속에서 두려운 시간을 보냈던 이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말처럼, 듣는 이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한다. 특히 부상으로 기타를 칠 수 없던 시절 자신에게 힘을 줬던 곡들을 담아냈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Sound of Silence’, 레너드 코헨의 ‘Famous Blue Raincoat’, 라디오헤드의 ‘Street Spirit’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수록됐다.

 

이봉근과 적벽
이봉근(소리)/박범태(장구) 외 Audioguy GDCD002

소리꾼 이봉근과 재즈밴드 적벽의 콜라보 앨범이다. ‘삼국지연의’ 속 적벽대전의 서사에 기반하되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네 곡 ‘싸움타령’ ‘군사설움’ ‘청도기’ ‘적벽’으로 구성했다. 전쟁에서 겪는 승리의 기쁨과 두려움, 적과 대치하는 상황에 대한 묘사가 곡에 녹아있다. 이봉근은 진중하고 절도 있는 동편제 소리를 이어가며 2003년 동아콩쿠르 판소리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동시에 판소리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발성과 표현력으로 재즈와 크로스오버 장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악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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