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키워드로 모은 여름 축제!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1년 7월 5일 9:00 오전

“FESTIVAL PREVIEW
여섯 키워드로 모은 여름 축제!”

6

키워드로 모은 여름 축제!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 넘게 열리는 축제를 일관성 있게, 그러면서도 다양하게 꾸리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축제를 만드는 이들의 뚝심과 탄탄한 기획력이 뒷받침되어야 하죠. ‘객석’ 편집부가 주제와 색깔이 확실한 올여름 축제를 여섯 가지 키워드로 모아 소개합니다. ‘힉엣눙크!’ 페스티벌을 이끌고 있는 강경원 총감독과 여우락 페스티벌의 박우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도 만나보세요.

 

 

INTERVIEW

❶ 힉엣눙크! 페스티벌 강경원 총감독

➋ 여우락 페스티벌 박우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ditor’s PICK 기자의 추천 키워드

 

#치유의 예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염병 시대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비극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경우가 여럿 있지요. 예컨대 말러나 쇤베르크, 쇼스타코비치와 같은 작곡가들은 전쟁 한가운데에 존재하는 삶의 형태를 음악으로 기록했습니다. 도통 끝나지 않는 이 시대에 ‘치유의 예술’을 선사하는 세 개의 축제를 소개합니다. 제24회 크리틱스 초이스 댄스 페스티벌은 평론가가 뽑은 젊은 무용가를 초청해 신작을 올릴 기회를 줍니다. 특수한 코로나 상황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는데요. 역대 수상자들이 사회자로 나서서 공연의 도슨트 역할을 통해 작품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선보이는 대부분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상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최명현의 ‘맥락없이 조화롭게’(6.30~7.1)는 상처를 치유할 시간 없이 건강한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려는 문제에 관해 다루고, 임정하의 ‘무공해 댄스’(7.3~4)는 자연·인간·기계가 서로 해를 입히지 않는 유토피아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김지성의 ‘키만큼의 그늘로 서 있는 나무들’(7.10~11)은 김성옥의 시(詩) ‘풍경’을 모티브로 지난 과거를 반추하는 작품을 선보입니다.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예술감독 손열음)는 ‘산(Alive)’이라는 주제로 강원도 일대에서 개최됩니다. ‘산’이라고 하면 대관령의 우거진 산천초목이 생각날 텐데요. 이번 음악제의 주제는 영문 병기와 함께 보아야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제인 ‘산(Alive)’을 바탕으로 ‘살(Flesh)’ ‘끝은 어디? 2021(Never Enough! 2021)’ ‘별(Star)’ ‘등정(Everlast)’ ‘시내(Bach)’ ‘재생Ⅰ(ReviveⅠ:26031828)’ ‘산 vs 죽은(Alive vs Dead)’ ‘재생Ⅱ(ReviveⅡ:03081846)’ ‘바람(Wishes)’ ‘거울(Mirror)’ ‘바위(Rock)’ ‘내려갈 때 보았네(I Saw That, Coming Down The Hill)’라는 명칭의 13회 공연이 펼쳐집니다. 정치용·차웅(지휘),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김두민·이상은(첼로), 백건우·백혜선(피아노), 서예리·홍혜란(성악) 등 국내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함께 모여 생명(Alive)의 숭고함을 통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여름 밤에 개최되는 페스티벌이죠.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예술감독 최은식)는 전주를 대표하는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제5회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 테마는 ‘음악을 통한 위로(Consolation through Music)’인데요. 현장 공연과 동시에 토마토클래식 채널로 생중계됩니다. 예술감독 최은식(비올라)을 중심으로 김다미·김덕우·송지원(바이올린), 김민지·심준호·이정란(첼로), 김태형(피아노) 등이 참여합니다. 장혜선

 

제24회 크리틱스 초이스 댄스 페스티벌

6.30–7.11 아르코예술극장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

7.28–8.7 알펜시아 콘서트홀 외

제5회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

8.11–8.15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외

크리틱스 초이스 댄스 페스티벌 최명현 안무작 ‘운동과 시간의 연속성에 관한 연구’ ©Sang Hoon Ok

평창대관령음악제

 


 

PLZ페스티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유상통프로젝트 ‘멸종위기동물편’

#환경을 생각하는 예술

 

지구 지키기에 동참하는 네 개의 공연예술축제를 소개합니다. 28년 역사의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예술감독 조은아)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동·청소년 공연예술축제인데요. 올해 제29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생태 환경’을 주요 키워드로 삼아, 지구를 지키는 마법인 ‘재활용’을 소재로 한 환경퍼포먼스그룹 유상통프로젝트의 ‘에코백’(7.21~23), 제주의 신화를 바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리는 극단 로.기.나래의 ‘오늘, 오늘이의 노래’(7.21·22),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노래하는 유상통프로젝트의 ‘멸종위기동물편’(7.25~28) 등을 공연합니다. 제3회 PLZ페스티벌(예술감독 임미정)은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와 생태의 지대(PLZ·Peace&Life Zone)’로 새롭게 인식시키기 위한 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개최됩니다. 올해는 무려 4개월간 강원도의 5개군(고성·인제·양구·화천·철원) 일대의 지역 명소로 클래식 음악이 찾아갑니다. 개막 공연(7.24)이 열리는 철원군 도피안사를 시작으로 주요 군사통제문화구역 및 해안면 야생화공원, 파로호 꽃섬 등이지요. DMZ 지역의 특색 있는 자연과 문화를 재조명하고, 문화향유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의의가 더해진 축제입니다. 1998년 출범한 독립예술제를 전신으로 하는 제24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친환경 축제를 만들기 위한 연구와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축제 기간 중 환경보호 캠페인을 진행하고, 예술가를 대상으로 친환경 홍보물 제작 과정에 관해 안내하는 ‘인류세에 대처하는 예술가이드’를 제공할 예정이죠. 메인 프로그램인 ‘독립예술제’로는 80여 팀의 작품을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대 민간문화예술공간 10곳에서 선보여요. 집·극장·갤러리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실험작들이 관객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제4회 ‘힉엣눙크!’ 페스티벌(총감독 강경원)의 하이라이트로는 충북 진천 미르숲에서 펼쳐질 환경콘서트(9.5)를 꼽고 싶습니다.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인 피에르 로랑 에마르(피아노)가 그의 주 레퍼토리이기도 한 올리비에 메시앙 ‘새의 카탈로그’를 선보이거든요. “새소리는 신이 만든 음악”이라는 신념으로 평생 새소리를 연구한 메시앙의 대표작을 숲 한가운데서 만난다니, 정말 특별하죠? 이 밖에도 축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라인업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 중입니다. 박찬미 ❖자세한 축제 내용은 129쪽으로

 

제29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7.17–8.8 종로 아이들극장·유니플렉스 2관·온라인 생중계(네이버TV) 외

제3회 PLZ페스티벌

7.24–11.중 강원도 고성·인제·양구·화천·철원 일대

제24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

8.4–8.29 1M Space·몸소리말조아라 센터·연희예술극장 외

제4회 힉엣눙크! 페스티벌

8.22–9.16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외

 


 

#인큐베이팅, 발굴과 기회

 

팬데믹으로 젊은 예술가들은 그 언제보다 막막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여기,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고 무대와 교육의 기회를 주는 축제들이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축제를 찾아보세요. 지금 가장 새로운 예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구시가 주최하는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사장 이장우)은 공식초청작 5편에 한국-스웨덴 합작 뮤지컬 ‘네네네’(6.24~26)와 한국-대만 합작 뮤지컬 ‘Toward’(6.26·27)를 포함하며 국제적 위상을 이어갑니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성장을 위한 축제의 노력도 돋보입니다. 지난해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프리다_Last Night Show’(6.18~20)가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다시 공식초청 무대에 오르고요. 창작지원작 부문에서 5편의 신작 뮤지컬을, 축제 중 진행되는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6.19~7.3)에서 경성대·계명문화대·중앙대·홍익대 등 총 7개 대학의 뮤지컬 무대를 마련하여 뮤지컬의 미래를 키워갑니다. 차세대 뮤지컬 스타를 배출하는 ‘DIMF 뮤지컬 스타’ 오디션이 채널A를 통해 방영되니 스타의 탄생을 지켜보세요! 2010년 시작된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의 제12회 여우락 페스티벌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박우재를 선임했습니다. 실험적인 시도로 거문고의 경계를 넓혀온 연주자죠. 그는 응원의 마음을 듬뿍 담아,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꼿꼿이 펼쳐가는 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심은용·황진아·박다울(거문고), 김용성(아쟁), 박선주·박순아(가야금), 해파리, 추다혜차지스 등 지금 가장 독특한 음악을 하는 연주자들이 출연합니다. 축제 기간에는 국악 전공생을 대상으로 ‘여우락 아카데미’도 진행됩니다. 6일간 작품 기획부터 공연까지 창작실습과 멘토링이 이뤄집니다. 머지않아 이들이 여우락 페스티벌에 멋지게 서게 될 날이 오겠지요? ❖자세한 축제 내용은 130쪽으로 최근 한국가곡은 친숙한 멜로디와 가사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박차를 가할 축제가 개최됩니다. 바로 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입니다. 예술의전당이 우리말 가곡에 관한 관심을 도모하고,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무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여러 한국가곡을 모아 음악극을 만들어 선보일 예정입니다. 총 40여 개 팀이 한 달간의 멘토링을 거쳐 선보이는 본공연(7.31~8.15)은 릴레이 형태로 시원한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고 하네요. 한국가곡의 변신을 엿볼 수 있는 신선한 축제입니다. 박서정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6.18–7.5 대구오페라하우스 외

제12회 여우락 페스티벌

7.2–7.24 국립극장 달오름 외

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

7.15–8.15 예술의전당 숲속 연못무대

DIMF 뮤지컬스타

여우락 아카데미

예술의 전당 숲속 연못무대


 

#발화하는 여성

 

페미니즘 연극제 ‘여기, 한때, 가가’

페미니즘 연극제 ‘환희물집화상가’ ©극단8월 김희지

‘정동의 여름’ 김사월 ©온스테이지

 

여성이 중심이 되는 작품은 2018년 문화예술계 ‘미투운동’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이를 두고 한때의 유행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는데요, 지금 공연예술계를 돌아보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입니다. 점점 더 다양한 장르에서 여성은 주요 창작자이자, 주체적인 캐릭터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산울림 고전극장은 2013년 막을 올린 소극장 산울림(극장장 임수진)의 프로그램입니다. 고전 작품을 신진 연출가·단체의 참신한 언어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죠. 지금까지 그리스 고전·셰익스피어·러시아 고전을 주제로 40편의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한 가지 놀라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중 여성 작가의 작품이 단 한 편(조르주 상드)에 그쳤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고전 자체가 남성 작가에 편중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영미 고전을 주제로 한 2021 산울림 고전극장은 출연하는 다섯 팀 중 세 팀이 여성 작가의 소설을 택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노생가 사원’을 원작으로 한 극단 돌파구의 ‘노생거 수도원: By A Lady’(7.21~8.1), 미국 여성주의 작가 샬롯 퍼킨스 길먼의 ‘누런 벽지’를 재해석한 창작집단 혜윰의 ‘휴식하는 무늬’(8.4~15), 영화와 드라마로도 사랑받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머리 앤’을 연극으로 재해석한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붉은머리 안’입니다. 세 편의 작품을 통해 고전 소설의 ‘여성성’을 재조명할 기회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페미니즘 연극제(대표 장지영)는 ‘연극을 통해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겠다’는 목표로 출발했습니다. 올해는 경계와 단절의 시간을 추스르며, 연결과 확장을 향해 나아갑니다. 가장 먼저 공연 형식을 다양화했습니다. ‘페미니즘 프린지’ 부문을 신설해 낭독극과 쇼케이스 형태의 공연을 시도한 것입니다. 신진 창작자들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다섯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배리어프리 공연으로 선보이는 극작가 배해률과 프로젝트 레디메이드의 입체낭독극 ‘여기, 한때, 가가’(7.29~8.1)의 창작과정을 주목해볼 만합니다. 창작진은 각자가 가진 젠더·계급·연령·장애 유무 등의 차이를 인식하고, 이러한 ‘다름’을 창작과정에 반영했습니다. 이 밖에 연극의 주체로 여성 청소년(‘사라져, 사라지지마’)부터 엄마(‘순희, 지현, 영숙’)까지 등장하고, 희곡의 원작은 SF소설(‘수페로 프랑켄슈타인’)에서 그리스신화(‘이벽아전’)까지 포괄하며 내용 측면에서도 폭넓어졌습니다. 2021 정동극장 콘서트 ‘정동의 여름’은 국립정동극장(대표이사 김희철)에서 첫선을 보이는 콘서트시리즈입니다. ‘아주 사적인 축제’라는 부제로, 담백한 노랫말에 담대한 진심을 담아내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와 래퍼가 무대에 오릅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하며 포크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싱어송라이터 김사월(7.2·3), 페미니스트이자 채식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을 음악에 녹여내는 래퍼 슬릭(7.4), 마음을 위로하는 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 오지은(7.9·10), 청량한 사운드의 어쿠스틱 듀오 랄라스윗(7.11)이 바로 이들이죠. 각기 다른 여름의 조각을 마주해보시기를. 박서정

 

2021 산울림 고전극장

6.23–8.29 소극장 산울림

제4회 페미니즘 연극제

7.1–8.1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2021 정동극장 콘서트 ‘정동의 여름’

7.2–7.11 국립정동극장

 


 

#여름의 브람스

 

브람스는 ‘여름형 작곡가’였습니다. 여름이면 오스트리아의 온천 도시 바덴바덴이나 호수 절경이 그의 별장을 둘러싸고 있던 바트이슐에 머무르며, 자연에서 영감을 길어 올렸죠. 브람스가 즐긴 한여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두 축제가 7~8월에 걸쳐 개최됩니다. 7월 한 달간 이어지는 2021 줄라이페스티벌(예술감독 박창수)은 브람스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하우스콘서트로 선보입니다. 매일 피아노 3중주, 현악 4중주, 바이올린 소나타 등의 실내악 전곡과 피아노 작품 전곡,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해 편곡된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데요. 이를 위해 아비람 라이케르트·최희연(피아노), 김다미·양성식(바이올린), 김상진·이승원(비올라), 이정란·한재민(첼로), 김상윤·조인혁(클라리넷) 등 총 168명의 아티스트가 대거 참여합니다. 지난 5월 굴지의 해외 콩쿠르에서 우승 소식을 알려온 두 신예 현악 4중주단, 아레테 콰르텟과 리수스 콰르텟도 참여할 예정이라 기대가 모이고 있어요. 제2회 클래식 레볼루션(음악감독 크리스토프 포펜)에서는 다양한 편성의 실내악은 물론, 교향곡과 피아노 협주곡 전곡, 2중 협주곡 등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 최수열/부산시향, 크리스토프 포펜/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국내 대표 악단이 참여하며, 선우예권(피아노), 김동현(바이올린), 박경민(비올라), 문태국(첼로), 김한(클라리넷), 함경(오보에), 노부스 콰르텟 등 여름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운 주목을 받는 연주자들이 함께합니다. 박찬미

 

2021 줄라이페스티벌 7.1–7.31 대학로 예술가의집

제2회 클래식 레볼루션 8.13–8.22 롯데콘서트홀

 

줄라이페스티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근교로 떠나요!

본격적인 휴가 시즌을 맞아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들은 주목해주세요! 멀지 않은 곳에서 즐거운 예술 축제가 펼쳐집니다. 영화 음악과 자연의 조화로 한여름을 수놓는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충청북도 제천시 일대에서 개최됩니다. 올해는 감성 가득한 음악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영화제에는 역대 최대 출품작 수인 1,741편이 접수되었다니, 다채로운 작품을 기대하셔도 좋겠습니다. 2020-2027 대관령 베토벤페스트(음악감독 임우준)는 시원한 대자연 속에서 3일간 정통 클래식 음악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최희원·최현호·최형록(피아노), 안세훈(바이올린), 임재성(첼로), 임우준/어니스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포어스트만 콰르텟이 바흐와 베토벤, 슈베르트의 주요 레퍼토리를 들려줄 거예요.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음악으로 위로해보면 어떨까요? 경기도에서는 제7회 수원발레축제가 열립니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발레STP협동조합(이사장 김길용), 수원발레축제조직위원회(총감독 김인희)가 주관하는 축제인데요. ‘발레 IN 횡단보도’(8.6~15)는 축제의 시그니처 행사입니다. 신호등 파란불이 켜짐과 동시에 시작되어 30~40초 동안 발레의 진수를 만나는 선물 같은 공연이죠. 얼마 전, 동양인 최초로 파리오페라 발레 에투알에 오른 박세은을 포함해 국내 유명 발레리나들의 ‘사인 토슈즈(발레화) 전시’도 함께 즐기면 좋을 것 같아요. 제21회 대전국제음악제(명예예술감독 금난새)는 작은 규모로 시작해 20년 역사를 쌓은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올해는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다시금 되새기며 ‘열정, Appassionato’를 주제로 축제가 펼쳐집니다. 강주이(비올라)와 앙상블 알토가 ‘VIVA! VIOLA!’(8.17)로 음악제 서문을 엽니다. 떠오르는 차세대 음악가를 초청한 ‘한국을 빛낼 내일의 음악가’, 앙상블 마노아의 ‘생상스 서거 100주기 기념 콘서트’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습니다. 장혜선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8.12–8.17 장소 추후 공지

2020-2027 대관령 베토벤페스트 8.13–8.15 알펜시아 콘서트홀 외

제7회 수원발레축제 8.16–8.22 수원SK아트리움 외

제21회 대전국제음악제 8.17–8.23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INTERVIEW 축제를 만드는 사람

 

힉엣눙크! 페스티벌 8.22~9.16

총감독·바이올리니스트 강경원

환경과 인공지능, 그리고 음악

 

세종솔로이스츠의 주최와 기획으로 세계 음악계의 새 흐름을 알리는 힉엣눙크(Hic et Nunc)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힉엣눙크’는 라틴어로 ‘Here and now’,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뜻으로, 느낌표(!)를 달아 역동적인 느낌을 더한다. 국내외 중견 음악가와 신예 음악가가 고루 참여해 다양한 시대의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2021년 축제의 주제로 정한 ‘환경’과 ‘AI’ 관련 연주회와 심포지엄이 특별함을 더한다. 축제의 총괄 기획과 프로듀싱을 맡은 총감독이자 세종솔로이스츠의 공동설립자인 강경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힉엣눙크가 관객과 함께 현대사회가 맞닥뜨린 문제에 대해 예술적으로 사유하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이슈는 ‘환경’과 ‘AI(인공지능)’이죠. 예술은 환경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느냐, 인공지능은 앞으로 실생활뿐 아니라 예술과 인간의 감정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냐. 이 두 질문을 페스티벌의 주제로 삼아 관련된 작품을 연주하고,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시도하고, 심포지엄을 열 계획입니다.” 축제의 중반인 9월 5일(예정)에는 ‘환경’이라는 주제를 환기하는 기획으로, 충청북도 진천 미르숲에서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가 올리비에 메시앙의 ‘새의 카탈로그’를 연주한다. “메시앙은 자연을, 특히 새소리를 사랑한 작곡가였습니다. ‘새의 카탈로그’라는 작품 자체가 각종 새들의 소리를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죠. 숲속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을 공연장으로 삼아 작품 속 새소리가 실제 새소리와 어우러지는 새로운 체험을 기획했습니다. 에마르는 메시앙 스페셜리스트로 정평이 난만큼 ‘환경’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AI와 관련해서는 서울대 음대 교수인 이신우가 AI를 활용한 신작을 발표할 계획이며, 작품의 창작과정 및 ‘예술과 AI’와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심포지엄에서 다뤄 예술가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들과 관련 논의를 이어나간다. 한편,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열릴 마스터클래스 시리즈에는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 첼리스트 사라 산암브로지오(1962~), 인디애나 음대 교수이자 더블베이시스트인 커트 무로키,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챈이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과는 AI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매개로 여러 방면으로 협력해 왔는데, 이번 축제에서는 마스터클래스를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열게 됩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경영학 전문 대학원이지만, 다양한 분야와 협력하며 학제적 연구 및 융합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다른 학문 간의 융합적 협업은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죠.” 이외에도, 8월 22일 개막 연주에서는 201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스티븐 김이 이신우의 ‘카프리스 1번’(세계초연)과 슈베르트 ‘화려한 론도’ 등을 연주하는데, 강경원 총감독은 “그의 연주가 보여주는 진지함과 독창성에 관객은 놀라게 될 것”이라며 그의 지난해 카네기 홀 무대에 대한 뜨거운 반응도 함께 전했다. 9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2007년부터 매 시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활약해 온 소프라노 캐슬린 김이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주요 아리아를 콘서트 버전으로 연주한다. 특히, 화려한 기교와 연기력으로 ‘최고의 루치아’라는 평가를 받아온 캐슬린 김이 선사하는 ‘광란의 아리아’는 놓칠 수 없는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코로나로 인한 여러 제약 속에서도 이렇게 내실이 단단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27년의 역사를 가진 세종솔로이스츠의 내공 때문일 것이다. 창립 초,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에서 길 샤함과 ‘사계’를 연주할 때, 급작스러운 암전에도 단원들 모두가 암보로 3분간 연주를 이어간 에피소드가 말해주듯, 단원 한 명 한 명의 뛰어남이 27년의 역사를 가능케 했다. 세계 120여 개 도시 500여 회의 연주로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세종솔로이스츠. 8월은 그들의 땀방울로 더 뜨거워질 듯하다. 글 양경원(음악 칼럼니스트) 사진 세종솔로이스츠

 

힉엣눙크! 페스티벌

세종솔로이스츠 리사이틀


 

여우락 페스티벌 7.2~24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오감으로 즐기는 우리 음악

 

올해 여우락 페스티벌(이하 여우락)은 기존의 예술감독과 음악감독이 프로그램을 이끌던 이원체제를 벗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인 체제를 도입했다. 음악·무용·미디어아트 등 폭넓은 장르를 오가며 개성 넘치는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아티스트 박우재가 선정됐다.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는 한국에서보다 해외 일정이 많은 연주자다. 유럽 투어 일정으로 빠듯해 공항에서 씻고, 비행기 안에서 잠을 청하던 그가 1년 넘게 한국에 체류하며 응축한 에너지를 여우락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풀어낸다. 오랜 시간 지켜본 바에 의하면 박우재는 창작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작가로서 이슈를 만들거나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이번 라인업도 “얼마큼 다른 생각을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만의 특징이 뚜렷한 아티스트로 구성했다. 4개의 콘셉트, 13개의 무대가 여우락에 오른다. ‘디렉터스 픽’은 박우재가 추천하는 놓쳐선 안 될 감각적 스타일의 공연을, ‘여우락 컬래버’는 여우락에서만 만날 수 있는 뜻밖의 조합을 담아냈고, ‘여우락 초이스’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지닌 아티스트의 무대다. ‘디렉터스 랩’은 단 32명만 누릴 수 있는 기발하고 독특한 예술적 체험의 무대이다. 경복궁 근처의 카페에서 스타를 영접하듯 설레는 마음으로 그를 만나 이번 여우락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사심 가득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퍼포먼스·미디어아트 등과 만난 국악

‘디렉터스 픽’은 박우재가 직접 기획한 세 개의 공연으로 구성했다. 개막작 ‘두 개의 눈’(7.2·3)은 박우재가 소속된 그룹 무토(MUTO)와 판소리의 재해석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입과손스튜디오가 합작한 융복합 프로젝트다. ‘고고고’(7.8)는 심은용·황진아·박다울의 걸출한 거문고 솔리스트 삼인방이 충돌과 조화를 이루며 거문고 사운드의 새로운 확장을 기대하게 하는 공연이다. 음악그룹 나무는 국악 실험의 시조격이라 할 수 있는 전설적인 한국음악 앙상블 바람곶의 데뷔 공연 ‘물을 찾아서’를 오마주한 ‘물을 찾아서-Remastered’(7.16·17)를 통해 한국음악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준다. 추다혜차지스, 박순아(가야금), 해파리의 무대로 구성된 ‘여우락 초이스’는 이번 축제 중에서 단연코 시선이 집중된다. 박우재는 “이 세상에 자기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음악가들”로 이들을 설명하며, “박순아의 가야금 소리는 한국의 가야금 소리와는 다르다. 한국에서 십여 년을 살았으니 바뀔 만도 한데 그만의 다른 색깔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에 빛나는 추다혜차지스의 레퍼토리와 신작까지 총망라한 공연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7.9·10)와 (구)국군광주병원에서 느낀 소리와 기억을 소환해 완성한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의 ‘찬:찬란하길 바라며’(7.14)가 펼쳐진다. 종묘제례악을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재해석한 그룹 해파리의 ‘Deep Sea Creatures’(7.17·18)는 공예·디지털페인팅·3D애니메이팅 아티스트와 협력해 그들의 독특한 사운드를 시각화한다.

경계에 선 아티스트의 도발과 자유

올해 여우락의 키워드를 궁금해하자 “경계에 선 아티스트들의 도발과 자유”라는 답이 돌아왔다. 박우재는 “선을 넘으면 이미 그 경계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지만, 선을 밟고 있으면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 상상하게 되고, 미지의 세계는 계속 넓어진다”라고 풀이했다. 경계에 선 아티스트의 도발과 자유는 규칙에 갇히지 않고 다양성으로 존재하는데, 이것은 예술의 근간이 되는 중요 포인트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디렉터스 랩’에 가장 잘 녹아있다. 각 공연별로 32명의 한정된 인원만 누릴 수 있는 올해 여우락의 은밀하고 야심 찬 기획이다. 가야금·거문고 듀오 달음의 ‘두부의 달음’(7.21)은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콩을 고르고 직접 두부를 만든다. 두부가 완성되는 동안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사운드에 음악이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공연이다. 콩물이 떨어지는 소리, 콩물이 끓을 때 비릿한 향에서 고소한 향으로 바뀌는 느낌은, 관객이 기다림의 시간을 함께 견뎌내야지만 알게 된다. 현악기 연주자가 선과 실을 모티프로 펼치는 김용성(아쟁)·박선주(가야금)의 ‘실마리’(7.13)는 퍼포먼스와 인문학 강의가 어우러지는 무대다. 타악 연주자 고명진의 ‘나들’(7.16)은 스피커와 음향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녹음된 소리와 라이브 연주를 교차시켜 완성한다.

성공한 여름 축제 여우락, 대중문화를 선도하다

최근 BTS 멤버 슈가의 ‘대취타’, 이날치의 ‘범 내려 온다’ 등 국악과 다른 장르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시도가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여우락 축제의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10년 시작된 초창기 여우락은 대중이 국악인 줄 모르고 와서 즐기는 축제였다. 대중적으로 인지도 있는 연주자의 공연을 전면 배치하여 국악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한 달간 진행되는 축제는 매진 행렬을 자랑했는데, 그 결과 ‘국악 열풍’의 산실 역할을 하며 마니아층의 형성은 물론, 팬덤 문화로 발전되었다. 세월과 함께 여우락도 성장했다. 올해는 예술성이나 예술가의 개성이 잘 드러난 무대로 음악의 깊이가 더해졌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공연의 흐름으로 확인된 것은 대중이라 불리던 관객의 음악적인 눈높이가 변했다는 점이다. 그들이 원하는 음악은 더 깊어졌으며, 잘 알지 못하던 음악의 세계를 갈망한다. 그래서 박우재는 “극장에 와야만 볼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여우락은 국악을 중심에 둔 축제이지만, 앞으로는 국제적인 공연예술축제가 되길 박우재는 기대하고 있다. 글 현경채(음악평론가·국악방송 ‘FM국악당’ 진행자) 사진 국립극장

무토 ‘두 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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