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네티스트 폴 메이어, 프랑스의 바람을 이끌고 한국행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3년 3월 6일 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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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네티스트 폴 메이어

봄을 알리는 프랑스의 바람

5년 만에 내한하는 목관 앙상블 ‘레 벙 프랑세’가 선보일 다채로운 매력

 

‘프랑스의 바람’이라는 뜻의 레 벙 프랑세(Les Vents Français)는 프랑스 음악의 정신을 계승하는 세계 최정상의 목관 앙상블이다. 각 분야의 뛰어난 관악 주자인 에마뉘엘 파위(플루트)·프랑수와 를뢰(오보에)·폴 메이어(클라리넷)·질베르 오댕(바순)·라도반 블라트코비치(호른)로 구성된 레 벙 프랑세가 2018년 첫 내한 이후, 오는 3월 한국을 찾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다리우스 미요, 프랑시스 풀랑크 등 그들만의 또렷한 색을 보여주는 프랑스 작곡가의 음악과 멤버들 간의 완벽한 호흡을 극대화할 베토벤·리게티의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006년 서울시향의 부지휘자를 역임한 바 있는 클라리네티스트 폴 메이어는 이번 내한을 앞두고 “서울에서 정명훈과 함께 했던 작업은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아있다”라며 한국에서의 추억을 떠올렸다. 지휘자이자 솔리스트 그리고 목관 앙상블 멤버로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현대음악 연주에 적극적인 음악가다.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1933~2020)·미카엘 자렐(1958~)·루치아노 베리오(1925~2003) 등이 그에게 작품을 헌정하고, 연주를 위촉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레 벙 프랑세 멤버들과 함께 프랑스 작곡가 에릭 탕기(1968~)의 신작인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를 초연한다(피아노는 레 벙 프랑세와 늘 함께 하는 에릭 르 사쥬가 맡는다). 공연을 앞둔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름에서 가늠해 볼 수 있듯, 레 벙 프랑세는 프랑스 음악과 인연이 깊은 앙상블이다. 프랑스 음악의 매력은 무엇인가?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독일 낭만주의 음악이나 러시아 음악과 달리 프랑스 음악은 고뇌의 감정을 겸손하게 표현한다. 이는 소심함과는 다르다. 프랑스 음악이 품은 겸손은 공손함과 유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유머 감각과 풍부한 감정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목관 앙상블 연주와 솔리스트 활동을 겸하고 있는데.

형태는 다르지만 클라리네티스트의 역할은 변함 없기에 연주라는 나의 임무 또한 변함이 없다. 연주할 때는 항상 악기로 대화를 나눈다. 레 벙 프랑세 연주에서는 각각의 악기와 대화를 나누고,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는 오케스트라 전체와 대화를 나누려 한다.

이번 내한에서 에릭 탕기의 신작을 초연한다. 작품에 관한 느낌을 독자들과 나눈다면?

현대음악이지만 클래식 음악 형식에 가깝게 작곡되어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오늘날 현대음악은 다양한 형식을 갖는데, 탕기의 곡은 현대음악의 중요한 형식 중 하나인 ‘변화’를 담고 있다. 아직 무대에서 선보인 적은 없지만, 관객도 분명 이 곡을 좋아할 것이다.

탕기에게 직접 위촉했다고 들었다. 평소에도 작곡가에게 위촉하는 경우가 있는가?

처음 그에게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 작곡을 제안한 이는 에릭 르 사쥬였다. 레 벙 프랑세의 멤버 모두 탕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위촉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일본에 있을 때는 사카이 켄지(1977~)에게 곡을 부탁한 적이 있다. 작곡가와 연주자가 서로 잘 알고 있거나 동료인 경우, 서로에게 어울리는 분위기와 색깔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동 작업을 하게 된다.

지휘자로 무대에 설 때도 종종 현대음악 레퍼토리를 선택한다. 현대음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어린 시절부터 피에르 불레즈(1925~2016), 올리비에 메시앙(1908~1992) 등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즐겨 들었다. 지금도 늘 현대음악을 가까이 하며 지낸다.

이번 무대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는 목관 5중주 작품을 레퍼토리로 선보인다. 작품을 고를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질문처럼 연주와 공연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활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훌륭한 작품임에도 자주 연주되지 않는 곡을 레퍼토리로 선택해 좋은 연주를 선보이고, 이로 인해 작품이 지속적으로 연주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하는 것이 바로 레 벙 프랑세의 목표다.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도 여러 관악 앙상블에 참여하고 있다. 목관 앙상블 선배로서 후배 연주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조언은 ‘열심히 연습하라’는 것이다. 나 역시 이 말을 스스로에게 매일 되새긴다. 지금도 오후에 있을 공연을 위해 연습을 하고 왔다. 본인의 연주에 만족할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하면, 그 ‘연습’이라는 것에 담긴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글 홍예원 기자 사진 마스트미디어

 

폴 메이어(1965~) 리옹 오페라 오케스트라,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 파리 오페라 단원으로 활동했고, 샤를 브뤼크에게 지휘를 배웠다. 2019/20 시즌부터 독일 만하임 체임버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도 활동 중이다.

Performance information
레 벙 프랑세 리사이틀 3월 1일 롯데콘서트홀 3월 2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베토벤 피아노와 관악기를 위한 5중주 Op.16, 탕기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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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 Yamagishi

 

 

 

왼쪽부터 파위·메이어·오댕·르 사쥬·블라트코비치·를뢰 ©Warner Clas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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