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화제의 신보ㅣ헨델 ‘테오도라’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3년 6월 1일 8:41 오전

RECORD
화제의 신보

화제의 신보


푸치니 ‘토스카’
리카르도 샤이(지휘)/다비데 리베르모레(연출)/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합창단/
안나 네트렙코(토스카),
프란체스코 멜리(카바라도시) 외
C Major 763308(DVD), 763404(Blu-ray)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의 토스카 역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꾸준히 그녀의 토스카를 음반으로는 만날 수 있었으나 영상물로는 처음이다.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는 1800년 6월 중순에 실제 벌어졌던 역사적 사건인 마렝고 전투를 간접적인 배경으로 한다. 젊은 날의 네트렙코가 풍성한 음색으로 리리코 주역으로 무대에 섰다면, 2011년 출산 이후 자연스럽게 음색이 무거워 지면서 ‘맥베스’ ‘일 트로바토레’ 등의 주역을 맡았다. 본 영상은 네트렙코에 초점이 맞추어졌지만 상대역인 카바라도시와 스카르피아 역에도 이탈리아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했다. 2019년 라 스칼라 극장 실황이며, 리카르도 샤이의 지휘로 만날 수 있다.


오펜바흐 ‘라 페리콜’
발레리 르소르(연출)/줄리앙 르로이(지휘)/
파리 챔버 오케스트라&레 엘레멘츠 합창단/
스테파니 두스트락(페리콜), 필립 탈보(피퀴요) 외
Naxos 2110756(DVD), NBD0168V(Blu-ray)

‘라 페리콜’은 오펜바흐의 대표적 오페레타 중 하나이다. 극의 배경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페루의 수도 리마. 아름다운 거리의 가수 페리콜은 가난한 피퀴요를 사랑하지만, 총독의 눈에 띄어 총독궁에 들어가게 된다. 총독의 구애를 거절한 페리콜은 키퓌요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하고, 이들은 진실한 사랑을 깨닫는다. 발레리 르소르의 연출은 페루의 원색적 풍광과 분위기를 다채롭고 화사하게 구현했으며, 페리콜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스테파니 두스트락(1974~)은 프랑스 오페레타만의 묘미를 선보이며 최고의 희극적 역량을 펼친다.


영화 ‘암스테르담의 봄날’
크리스토프 로이(연출)/마르코 레토냐(지휘)/
네덜란드 필하모닉·메트로폴 오케스트라·
더치 스트링 콜렉티브
NAXOS 2110757(DVD), NBD0169V(Blu-ray)

독일의 오페라 연출가 크리스토프 로이(1962~)의 첫 영화. 그는 2002년 영국 로열 오페라에서 R. 슈트라우스의 ‘낙소스의 아리아드네’ 연출로 데뷔했으며, 바로크 오페라부터 현대작품까지 폭넓게 소화하고 있다. 네 명의 주연배우는 현재도 극장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오페라 가수로, 아테네 다쉬·토마스 올리에만스·노먼 라인하르트·테레사 크론탈러 모두 자신의 이름과 같은 배역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각각 유명 오페라 가수와 가난한 청년, 여행하는 작곡가와 호텔의 청소부로 분해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일어나는 48시간의 만남과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헨델 ‘테오도라’
케이티 미첼(연출)/해리 비켓(지휘)/
로열 오페라 오케스트라 & 합창단/
줄리아 블럭(테오도라), 조이스 디도나토(이레네), 야쿠프 요제프 오를린스키(디두모) 외
Opus Arte OA1368(DVD), OABD7313(Blu-ray)

2022년 로열 오페라 실황 무대. 연극 연출가 케이티 미첼(1964~)의 역할 분석과 연출이 돋보이는 무대다. 개신교도인 ‘테오도라’는 비너스 신전에 제물을 바치라는 명령을 거부해, 신전의 여인이 될 위기에 처한다. 연인 디두모가 그녀를 구하지만, 결국 서로 자신을 대신 죽이라며 총독 앞에 나선다. 함께 죽음을 맞는 비극적 서사로 인해 초연 당시는 인기를 얻지 못한 오라토리오. 미국의 주요 성악가로 떠오르고 있는 소프라노 줄리아 블럭, 조연으로 열연하는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가 주목되는 영상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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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THEME RECORD

뜻밖의 듀오

오펜바흐 첼로 2중주 전곡
조반니 솔리마·안드레아 노페리니(첼로)
Brilliant Classics 96251(7CDs)


부러진 가지
카림 술레이만(테너)/숀 쉬브(기타)
Pentatone PTC5187031

클래식 음악이 이제는 새롭지 않은 독자가 혹시 있다면, 듣는 작품의 한계를 느낀 독자가 있다면, 익숙한 편성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뜻밖의 듀오의 만남은 당신의 흥미를 이끌 것이다.
오페레타로 익숙한 작곡가 오펜바흐(1819~1880)는 첼리스트로도 명성을 얻었다. 그러한 명성은 그가 남긴 첼로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첼로 2중주를 위한 작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초보자에게 헌정하는 2중주’, ‘아마추어에게 헌정하는 2중주’, ‘학생에게 헌정하는 2중주’, ‘예술가에게 헌정하는 2중주’ 등의 제목으로 기교의 숙련도가 필요하다는 점도 재미있다. 녹음에 참여한 이탈리아 출신 조반니 솔리마(1962~) 역시 오펜바흐와 비슷한 면모를 가졌다. 첼리스트이기도 하지만, 다수의 실내악 작품과 관현악곡을 작곡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한편, 테너 카림 술레이만은 과거 음유시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피아노와의 듀오에서 벗어나 기타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2019년 그래미상을 받으며 대중에게 알려진 술레이만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레바논이라는 민족적 뿌리를 두고, 다채로운 문화를 받아들였다. 이번 음반에서도 그러한 성향이 잘 드러난다. 몬테베르디, 브리튼, 타케미츠 등 시대와 국적을 아우르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그만의 편곡을 추가해 중동의 전통 선율을 담은 음악들을 선보인다. 임원빈

노장은 지금

모차르트: 교향곡 39·40·41번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지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BR Klassik 900196(2CDs)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외
주빈 메타(지휘)/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BR Klassik 900207

이름만으로도 수많은 교향곡과 협연 무대가 떠오르는 지휘계 거장들의 신보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자체 레이블로 발매됐다. 익숙한 노장들이 하나 둘 지휘봉을 내려놓는 요즈음, 이 둘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라는 소식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블롬슈테트(1927~)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2013~2019년 사이에 함께한 모차르트 교향곡 39·40·41번의 실황이 하나의 음반(2CDs)에 담겼다. 39번은 각 악기의 밸런스가 잘 맞춰져, 내림마장조 특유의 생기가 가득하다. 현악기의 힘과 색체가 곡의 분위기를 크게 좌우하는 40번은 그가 얼마나 날카롭게 이를 다듬었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주피터’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41번의 도입은 여타 악단과 비교해도 가장 단호하고 재빠르다.
주빈 메타(1936~) 역시 몇 번의 공연 취소가 있었지만, 여전히 올해에도 포디움에 올라섰다. 1998~2006년 그는 뮌헨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의 음악감독으로 일했으며, 뮌헨에 위치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도 자주 교류했다. 음반은 2013년 2월 뮌헨 공연의 실황을 담았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1악장의 도입은 느린 편에 속하며, 4악장의 뛰어난 박자감은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발이 리듬을 탄다. 4악장 뒤로 이어지는 리스트의 ‘마제파’(오케스트라 버전)는 화려한 박자감을 이어 받아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이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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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 4중주단들의 탐구


바흐 ‘푸가의 기법’
카살스 콰르텟
Harmonia Mundi HMM902717


프리즘 5
대니시 콰르텟
ECM Classics 4858469

25주년 공연을 앞둔 푸가 콰르텟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마지막 4중주’(2013)에서 알 수 있듯, 현악 4중주단은 완성도 있는 연주를 위해 삶의 내밀한 면까지 공유하곤 한다. 오랜 시간 건재한 현악 4중주단의 신보가 발매됐다. 이들의 섬세한 현의 합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1997년 창단 이후, 같은 멤버로 함께 하고 있는 카살스 콰르텟(바이올린 베라 마르티네스 메너·아벨 토마스, 비올라 조너선 브라운, 첼로 아르나우 토머스)은 이번 신보에서 ‘푸가의 기법’을 담았다. 바흐(1685~1750)가 마지막으로 남긴 백조의 노래와도 같은 ‘푸가의 기법’은 강약은 물론 악기 지정도 없는 음악이지만, 투명한 은빛 음색과 풍성한 울림으로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보여준다.
대니시 콰르텟(바이올린 루네 톤스고르 쇠렌센·프레데릭 욀란, 비올라 아스비욘 뇌르고르, 첼로 프레드릭 스코엔 셰린)의 ‘프리즘’ 시리즈의 마지막 음반이다. 8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신보는 바흐의 ‘주님의 보좌 앞에 나아갑니다’ BWV668를 시작으로 베토벤 현악 4중주 16번 Op.135, 베베른의 초기 현악 4중주 그리고 바흐 ‘푸가의 기법’ 중 대위법 14번으로 돌아간다. 완벽한 앙상블과 애상적인 현의 아름다움은 그간 발매했던 다섯 개의 프로젝트 음반으로 받은 찬사를 함축한다. 홍예원

현악 4중주와 리릭 테너의 만남


‘존 노 : 그리움’
존 노(테너), 카오스 콰르텟
Warner Classics

클래식 음악과 크로스오버 음악을 오가며,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테너 존 노가 또 한 번의 음악적 도전 앞에 섰다. 가곡 작품을 편곡해서 ‘현악 4중주단과 테너’라는 다소 평범하지 않은 앙상블을 소화해 낸 것. 6월에 발매될 음반은 그의 두 번째 클래식 음반이다.
현악 4중주는 실내악 중에서도 가장 균형감 있는 형태로 평가받는다. 네 개의 현악기는 각 성부를 맡아 음악의 구조를 완성한다. 이 완벽한 한 쌍 위에 얹어질 목소리가, 구조 속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찾을 수 있는지는 이번 음반 감상의 첫 리스닝 포인트다. 존 노는 레제로 테너로 느껴질 만큼 높고 가벼운 음색을 가진 리릭 테너다.
음반은 총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은 독일 가곡들을 작곡가 손일훈의 편곡으로 담았다. 베토벤의 가곡부터 낭만 예술가곡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슈베르트·슈만의 연가곡 일부까지 총 19개의 곡이 들어 있다. 연주는 유럽을 주요 무대로 활동 중인 카오스 콰르텟(바이올린 주자네 샤퍼·에스테르 크루치오, 비올라 사라 마르차도리, 첼로 바스 용헌)이 맡았다. 2019년에 결성된 이 젊은 콰르텟은 ARD 콩쿠르 등에서 수상했고, 실험적이고 즉흥적인 접근 방식으로 음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두 번째 장에서는 ‘마중’ ‘내 영혼 바람되어’ ‘그리운 금강산’ 등의 익숙한 한국 가곡이 등장한다. 역시 존 노의 목소리를 뒷받침할 음악적 구성은 새로운 편곡을 거쳤다.
존 노는 JTBC ‘팬텀싱어 3’를 통해 성악가이자, 크로스오버 음악가로 다수의 대중에게 알려졌다. 2021년 그가 내놓은 데뷔 앨범 ‘NSQG’(Warner Classics)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 등을 포함하며 자신의 테너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이어 두 번째 음반 ‘NSQG2-The Other Side’(Warner Classics)는 크로스오버 음악가로서의 폭넓은 스펙트럼과 3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역할을 했다. 정통성과 다양성, 대중성까지를 모두 챙겨온 젊은 성악가의 신보에는 역시나 도전과 개성이 담겨있다. 음반 발매를 기념하며 6월에 열리는 리사이틀에서도 수록곡 일부를 들을 수 있다. 허서현

PERFOMANCE INFORMATION
테너 존 노 리사이틀
6월 18일 롯데콘서트홀
존 노(테너), 리수스 콰르텟, 박진희(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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