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CHANGE & CHALLENGE
2014~2023년
시대가 달라졌다! 공연예술계 격동의 10년
‘객석’의 한 해는 12권의 잡지로 완성된다. 각 호의 표지와 특집들, 지면을 채운 크고 작은 소식들은 그해의 공연예술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객석의 지면과 함께 지난 30년의 공연예술사를 돌아본 창간 30주년호에 이어, 창간 40주년을 맞아 그 후의 10년을 톺아본다.
10년 간, 정보의 접근성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방식은 다변화 되었고, 국적과 인종, 성별을 뛰어넘는 담론들도 활발해졌다. 경계를 넘는 융합의 예술부터 오랜 전통의 그것까지 공연예술은 거침없이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물론, 두려울 것 없이 전진하던 인류의 창의성을 전쟁과 참사, 전염병이라는 천재지변이 막아선 해도 있었다. 숨 가쁘게 달려온 격동의 공연예술 10년사를 ‘객석’의 기사들로 돌아본다.
창간 30주년 기념호에 담긴 1984~2013년까지의 연도별 자세한 기사 내용은
이 QR코드로 접속하면,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2014
‘이립(而立)’은 서른을 일컫는 말로, ‘모든 기초를 세우는 나이’를 뜻한다. 서른살을 맞이한 ‘객석’은 각 악기 특강부터 교향악·실내악 성장을 위한 조언까지 화제의 인물을 다각적 관점으로 살펴볼 심도 깊은 기사들을 다듬어 나갔다. 허서현 기자
커버
솔리스트, 그 이상의 가치를 깨달은 음악가들
스타 연주자라면, 의례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린에 집중되던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변화가 물씬 풍기는 커버들이다. 트리오 제이드는 2004년 유학 시절에 결성해 당시 단단한 앙상블 팀으로 성장해 있었다. 유성권(바순)·조성현(플루트)·함경(오보에)은 베를린에 거주하며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있는 목관 연주자들의 집합이었다. 클래식 음악 내에서도 비주류로 분류되던 악기 군까지 젊은 음악가들이 실력을 발휘해내면서 우리나라 음악계의 지평은 한층 넓어졌다.
2014년 9월호 발췌 |
베를린의 관악주자 3인 유성권·조성현·함경
“저도 성현이 형처럼 베를린 필 아카데미에 들어오면서 오케스트라에 흥미를 갖게 됐어요. 저는 솔로와 실내악을 좋아해요. 하지만 혼자 연주할 때보다 함께할 때 뭔가 더 와 닿는 게 있더라고요. 오케스트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기에 그 재미를 잘 몰랐던 거 같아요. 연주에 대한 특별한 경험은 오케스트라 안에서 이뤄질 때가 많죠. 지금은 고인이 된 아바도와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할 때가 생각나요.”(함경)
한국 관악주자들의 유명 오케스트라 입단의 역사는 짧고, 그 사례 또한 매우 적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성권·조성현·함경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 사람이 성장한 환경을 보면 한국의 관악기 교육환경 또한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슈
세월호 참사와 예술의 역할 조명
큰 슬픔 앞에, 공연예술계도 애도를 보탰다. 국립극장은 창극 ‘배비장전’ 공연을 취소했고, ‘해비치’ 페스티벌은 무기한 연기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는 개막작 본 공연에 앞서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참사 100일 추모 음악회 무대에 올라 연주한 그날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한 아픔과 위로로 남아있다.
2014년 9월호 발췌 |
세월호 참사 100일 째 되던 제주항. 그는 피아니스트가 아니었다. 남들이 두 손 모아 기도할 때, 그는 두 손으로 건반을 눌러 애도를 표했다. 리스트의 ‘순례의 해’ 중 ‘힘을 내라’에 다다르자 연주는 산 자들을 향한 것이 되었다. “우리는 죽음의 기억을 안고 있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힘을 내자”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가 건반에서 손을 뗀 채 의자에 머문 3분 동안, 짙은 여운이 제주항을 맴돌았다.
‘객석’의 제3대 발행인 김기태 취임
2013년 11월, 제2대 발행인 윤석화의 제의를 받아 제3대 김기태 발행인이 객석을 인수했다. 잡지를 만든 경력은 없지만 항공사를 경영하며 얻은 운영의 경험을 살렸다. 또한 ‘주부생활’ ‘우먼센스’ ‘싱글즈’ ‘트레블러’ 등의 잡지를 40년 넘게 제작하며 잡지 제작의 노하우를 쌓아온 이형옥 편집인이 함께 참여해 ‘객석’이 음악계에 기여해 온 뜻을 이어갔다. 인수 초기는 윤석화 대표가 세운 대학로 정美소에서 사무실을 운영했으며, 2014년 3월, 창간 30주년을 맞이한 행사도 이곳에서 개최됐다(SBS 8시 뉴스 보도-‘객석’ 창간 30주년 기념식). 대학로에서 2년을 더 머문 후, 2015년 인사동으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는 중림동에 터를 잡았다.
2014년 1월 호는 더 많은 대중에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하는 인수자의 뜻이 엿보인다. ‘객석’ 최초로 일류 패션 사진작가 조선희가 촬영한 뮤지컬 배우 조승우가 커버를 맡은 것. 이후에도 사진작가 홍장현·김용호가 촬영에 참여하는 등 이미지의 고급화를 꾀했다.
내지 또한 개편이 진행됐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본문 글에 산돌체를 적용했으며, 영상 링크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지면에 함께 제공하여 독자들의 음악 감상을 적극 도왔다. 유수의 콩쿠르 우승과 함께 젊은 음악인들을 조명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면도 늘었고, 책을 섹션별로 구획화하는 작업에도 돌입했다. 줄어있던 해외 통신원을 대거 모집, 책의 앞부분에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이탈리아·영국·미국·일본 등 전 세계 각지로부터 도착한 따끈한 소식을 실었다. 책의 중간에는 공연·음반을 리뷰한 ‘객석 초이스’, 후반부에는 다양한 연재를 담은 ‘객석 라이프’(이후 라이브러리로 명칭 변경)를 고정적으로 배치해, 정보 확인의 편의성을 높였다.
SBS 8시 뉴스에 보도된
객석 30주년 기념식&발행인 인터뷰
연재
온라인에서 각광받은 악기 소개
2014년 1월호, 서울시향의 타악기 수석 에드워드 최의 특강으로 시작해 클라리넷·비올라·플루트·반도네온 등의 악기를 소개했다. 연주자가 직접 자신의 악기를 가지고 와서 보여주며 설명해 더욱 생생했다. 연재 당시 온라인 조회수가 높았던 기사다. 이 연재는 오케스트라의 거의 모든 악기가 등장하는 장기 시리즈물로 이어졌다.
화제와 인물
1월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별세했다. 지휘자 주빈 메타·두다멜이 연주로 그를 추모했다.
2월 발레리나 강수진이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에 취임했다. 그는 이후로 현재까지 4연임을 했으며, 2026년까지 단장 직무를 맡을 예정이다.
3월 통영국제음악당이 정식 개관했다. 경남 지역 유일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2014년부터 통영국제음악제가 이곳에서 진행된다. 콘서트홀(1,309석)과 다목적 공연장 블랙박스(300석) 규모를 갖췄다.
4월 프랑스의 음향 연구 기관인 이르캄(IRCAM)의 포럼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렸다.
5월 소프라노 황수미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뒀다.
7월 지휘자 로린 마젤이 별세했다. 그는 2008년 뉴욕필을 이끌고 평양 공연을 지휘한 바 있으며, 지휘자 장한나의 스승이기도 했다.
9월 첼리스트 문태국이 파블로 카잘스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0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킹키부츠’ 라이선스 초연을,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선보였다. ‘마리 앙투아네트’(~5.26/디큐브 링크아트센터)와 ‘킹키부츠’(9~11월/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프랑켄슈타인’(6~8월/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은 올해 10주년 기념 공연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