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객석’이 추천하는 이달의 장르별 공연 |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협연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2년 4월 4일 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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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이 추천하는 이달의 장르별 공연

글 장혜선 기자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협연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4월 7~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1984~)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하델리히는 15세 때 가족 농장에서 일어난 화재로 심한 화상을 입었다. 재활 끝에 2006년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향은 연주의 시작을 진은숙(1961~)의 ‘권두곡’(한국 초연)으로 알린다. 작곡가 진은숙이 2019년 엘프필하모니 상주작곡가로 임명되면서,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약 7분여의 시간 동안 브람스(1833~1897)·차이콥스키(1840~1893)·스크랴빈(1872~1915)·메시앙(1908~1992) 등 다양한 시대의 작품을 인용했다. 이어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향의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는 그가 몸담았던 핀란드 라티 심포니와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의 초판과 최종 교정판을 함께 수록한 음반을 발표해 호평을 받은 바 있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국립합창단

 

 

 

 

 

 

 

국립합창단 ‘모던 사운드-현대합창의 밤’

4월 26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국립합창단이 이색적인 현대합창을 보여준다. ‘모던 사운드’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공연은 캐나다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 머레이 쉐퍼(1933~2021), 리투아니아 합창의 대부인 비타우타스 미스키니스(1954~), 일렉트로닉 뮤지션 레이몬즈 티굴스(1972~), 뮤지컬 작곡가 제롬 컨(1885~1945) 등의 합창음악을 선보인다. 공연은 강렬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에릭 휘태커(1970~)의 현대합창으로 시작된다. 다음으로 각국의 전통 민속음악을 소개한다. 작곡가 켄 스티븐(1993~)의 편곡으로 인도네시아 전통 요소를 현대적 하모니로 융합한 ‘헬라 로탄’, 탱고의 거장 피아졸라가 작곡하고 하비에르 젠트너(1951~)가 편곡한 ‘천사의 죽음’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밀도 높은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음향 생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쉐퍼의 혼합 합창곡 ‘불’도 기대되는 레퍼토리다. 예술감독 윤의중은 “여러 각국의 레퍼토리를 흥미롭게 재구성하여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음악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Gavin Evans – Sony Classical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피아노 독주회

4월 20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

조지아 태생의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1987~)는 트빌리시 음악원을 거쳐 빈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2011/2012 시즌 빈 무지크페어아인 ‘라이징 스타’로 선정되며 두각을 드러냈고, 마르타 아르헤리치로부터 “뛰어난 재능과 표현력을 지녔다”는 평을 받았다. 강렬한 인상의 그의 연주는 안 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조적인 음악 가운데서 독창적인 건반 세계를 표현하며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7년 내한 독주회 후, 2019년 5월 KBS교향악단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했다. 이후 코로나 때문에 한국 방문이 어려웠던 부니아티쉬빌리의 오랜만의 독주회여서 이목을 끈다. 이번 리사이틀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사티의 ‘짐노페디’ 1번으로 연주를 시작하며, 쇼팽과 바흐, 슈베르트, 쿠프랭, 리스트의 레퍼토리를 연이어 선보인다. 힘든 세상을 음악으로, 사랑으로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가득 담은 이번 연주는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이 될 것이다.

 


©Jino Park

아레테 콰르텟 리사이틀

4월 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지난해 5월, 프라하의 봄 콩쿠르 현악 4중주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수상한 아레테 콰르텟은 심사위원상, 청중상 포함 5개의 특별상을 모두 석권했다.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은 아레테 콰르텟이 오는 4월 국내 첫 단독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2019년 결성 이후 갖는 정식 데뷔 리사이틀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올린 전채안과 김동휘, 비올라 장윤선, 첼로 박성현이 멤버다. 슈베르트가 작곡한 15개의 현악 4중주 중 유일한 단악장 형식의 ‘콰르텟자츠’로 첫 문을 연다. 이어 쇤베르크의 두 제자인 베르크와 베베른의 작품으로 이번 연주회의 뼈대를 잡았다. 베르크의 현악 4중주를 위한 서정 모음곡, 베베른의 ‘랑자머 자츠’를 연주한 후 마지막으로 베토벤 현악 4중주 8번 ‘라주몹스키 2번’을 선보인다. 인간의 깊은 고뇌를 표현하는 장엄한 작품들로 채워진 이번 무대에서 아레테 콰르텟은 강렬한 연주를 보여줄 예정이다.

 


뮤지컬 ‘렛미플라이’

3월 22일~6월 12일 예스24스테이지 1관

창작뮤지컬 ‘렛미플라이’가 초연을 선보인다. 뮤지컬 ‘차미’ ‘명동로망스’ 등 평범한 주인공을 통해 따뜻한 이야기를 선보여 온 극작가 조민형과 뮤지컬 ‘빨래’ ‘랭보’ 등의 작품으로 주목을 받은 작곡가 민찬홍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주인공 남원은 1969년의 어느 밤, 꿈을 이룰 기회가 담긴 편지를 받는다. 기대에 부푼 남원은 사랑하는 정분이와 함께 서울에 갈 약속을 한다.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순간 점점 커지는 달을 마지막으로 남원은 쓰러지고, 눈을 떠보니 2020년으로 이동해 있다. 어떻게든 사랑하는 정분이가 있는 1969년으로 돌아가려 남원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담았다.

알앤비, 힙합, 재즈 등의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킨 넘버들은 드라마에 재미를 더한다. 엉뚱하면서도 소년미를 간직한 할아버지 노인 남원 역에는 오의식, 김도빈, 이형훈 출연한다. 남원을 돕는 할머니 선희 역에는 김지현, 방진의, 백은혜가 함께한다. 순수한 청년 남원 역에는 안지환과 신재범이 캐스팅됐다.

 


©손자일

국립발레단 ‘해적’

4월 20~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영국 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한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의 원작을 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이자 안무가인 송정빈이 새롭게 안무한 작품이다. 빠른 전개와 역동적인 안무를 중심으로 한 국립발레단만의 버전은 지난 2020년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았다. 국립발레단은 몇 차례 수정·보완을 거쳐 조금 더 안정적인 ‘해적’을 선보일 전망이다.

국립발레단 ‘해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원작 속 노예로 설정된 메도라와 귈나라의 캐릭터를 플로리아나 섬의 아름다운 소녀 메도라와 마젠토스 왕국의 대사제 귈나라로 설정한 것이다. 안무가 송정빈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캐릭터를 재설정하여 보는 관객의 불편함을 없애고자 했다”고 각색의 이유를 밝혔다. 캐릭터의 재탄생에 맞춰 작품 전개 또한 해적단이 정박한 아름다운 섬 플로리아나에서 펼쳐지는 메도라 구출작전과 해적단의 2인자 비르반토의 배신, 메도라와 해적단 두목 콘라드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메도라 역은 박슬기·심현희·조연재·김리회·박예은, 콘라드 역은 이재우·허서명·김기완·박종석·하지석이 맡는다.

 


연극 ‘죽음의 집’

4월 9~24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이강물

‘죽음의 집’은 2020년 제41회 서울연극제 희곡상·연출상을 수상, 연장 공연까지 전석 매진된 화제작이다. 극작가 윤영선(1954~ 2007)의 미발표 희곡을 극작가 겸 연출가 윤성호가 완성시켰다. 윤영선의 아들인 윤성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후, 그동안 ‘미인-거기 있던 말들’ ‘누수공사’ ‘외계인들’ 등 활발한 작품 발표를 해왔다. 지난 2018년 선보인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으로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꼽은 ‘올해의 연극 베스트 3’를 수상한 바 있다.

‘죽음의 집’은 ‘분명히 나는 죽었는데,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는’ 주인공의 질문으로 출발하여 현실과 비현실의 기묘한 경계를 아슬아슬 걸어간다. 죽은 채로 ‘사는’ 사람, 살아있지만 ‘죽은’ 사람들을 따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스토리가 전개되며 역설적으로 우리가 믿고 있는 삶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죽음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아이러니가 극의 전반을 지배하는 세련된 부조리극으로,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작품이다.

 


고영열 X 이상 ‘고상’

4월 3일 오후 6시 국립극장 달오름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풍류대장‘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소리꾼 고영열과 풍물밴드 이상이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자 공연을 준비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풍류대장’에서 담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고영열은 대중에게 ‘피아노 치는 감성 소리꾼’으로 깊게 각인되어 있다. 작사·작곡·연주까지 소화하는 그는 ‘피아노 병창’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며, 여러 음악 장르와 협업하며 국악의 대중성에 앞장서고 있다. 풍물밴드 이상은 국악의 전통연희, 풍물, 판소리를 기반으로 신명나는 음악을 선보인다. 전통의 한계를 벗어나 국악의 높은 비상을 꿈꾸는 고영열과 풍문밴드 이상이 어떠한 하모니를 선보일지 주목해 보자.

풍물밴드 이상

고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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