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만나는 화제의 신보

RECORD OF THE MONTH

우수 컨텐츠 잡지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2월 4일 9:00 오전

파보 예르비/도이치 카머필하모니의 브람스 교향곡 1번과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파보 예르비(지휘)/ 도이치 카머필하모니 Sony Classical S80397C

1980년 창단된 도이치 카머필하모니는 40여 명으로 구성된 작은 악단이지만 탄탄한 연주력을 바탕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4년부터 도이치 카머필하모니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파보 예르비는 단원들과의 깊은 유대관계를 쌓아나가며 걸출한 음악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이 신보에서 택한 작곡가는 브람스. 베토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교향곡 1번과 함께, 하이든의 선율을 모티브로 작곡된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수록하며 브람스의 초기작에 주목했다. 브람스의 이후 교향곡의 초석이 된 두 작품을 나란히 감상해보자.

 

카페 침머만의 제미니아니 콘체르토 그로소 Op.7

카페 침머만 Alpha 396
시대악기로 표현하는 당대 연주도 민첩하고 산뜻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카페 침머만의 새로운 음반이다. 이전 바흐 녹음들에 이은 첫 제미니아니 녹음으로, 카페 침머만 특유의 밀고 당기는 악센트와 각 악기의 균형 잡힌 앙상블이 두드러진다. 제미니아니는 바로크 기악 음악을 발전시켰던 당대 바이올리니스트 코렐리의 제자로, 그의 작곡법을 계승했으며 영국에서는 헨델과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코렐리의 3편의 콘체르토 그로소 중 가장 이후에 발표된 Op.7을 통해서는 제미니아니의 원숙하고도 혁신적인 작법을 맘껏 느껴볼 수 있다.

 

롤란드 헨드릭스의 ‘헌정’

롤란드 헨드릭스(클라리넷)/마틴 브래빈스(지휘)/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EPR Classic EPRC0026
벨기에를 대표하는 클라리네티스트 롤란드 헨드릭스가 런던 필과 함께 연주한 모차르트, 브루흐, 핀지의 클라리넷 협주곡집이다. 헨드릭스는 자신의 스승인 테아 킹에게 헌정의 의미를 담아 이 앨범을 발표했다.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 클라리네티스트였던 테아 킹은 핀지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초연한 프레데릭 서스톤의 부인으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작곡가의 의도를 제자인 헨드릭스에게 전수했다. 뛰어난 해석으로 핀치의 협주곡과 모차르트 협주곡을 포근하게 감싸는 클라리넷 톤으로 연주했다.

 

로빈 티치아티/베를린 도이치 심포니의 ‘사랑과 죽음’


로빈 티치아티(지휘)/막달레나 코제나(메조소프라노)/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Linn CKD610
2017년부터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를 이끌고 있는 로빈 티치아티가 프랑스 레퍼토리로 채운 앨범으로, 모리스 라벨과 앙리 뒤파르크의 작품을 한곳에 모았다. 첫 트랙인 라벨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에서는 맑은 음색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라벨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에서는 라벨 특유의 풍부한 색채감이 흐드러지게 표현된다. 뒤파르크의 가곡 4편은 메조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와 함께했다. 부드러운 음성이 프랑스 인상주의의 감성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프레스토 에디터스 초이스’ 등에 이름을 올린 음반.

 

스티븐 바르츠 & 가브리엘 카르카노의 슈만 소나타 1번 외


스티븐 바르츠(바이올린)/가브리엘 카르카노(피아노) Rubicon RCD1027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스티븐 바르츠의 데뷔 음반. 네덜란드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바르츠는 샌프란시스코 음악원과 커티스 음대, 펄만 뮤직 프로그램을 거쳐 현재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 재학 중이다. 몬트리올 콩쿠르·메뉴인 콩쿠르에 입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2017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했다. 다양한 레퍼토리로 독주와 협연, 실내악 무대에 오르고 있는 바르츠가 선택한 작품은 슈만과 버르토크. 이탈리아의 젊은 거장이라 불리는 피아니스트 가브리엘 카르카노와 함께 선보인다.

 

브루노 콕세의 보케리니 첼로 소나타 2집


브루노 콕세(첼로)/에마뉴엘 자크(첼로 콘티누오)/모드 그라통(피아노포르테)/버트랜드 커일러(하프시코드) Alpha 409
바로크 첼로를 연주하는 브루노 콕세가 자신의 앙상블 레 바세 레위니와 함께 보케리니 첼로 소나타를 연주했다. 2004년에 선보인 보케리니 ‘첼로 소나타와 협주곡’ 앨범에 이은 보케리니 2집 앨범이다. 작품에 따라 첼로 콘티누오와 하프시코드 외에도 당대 이탈리아에서 유행했던 우드 해머의 피아노포르테를 콘티누오 파트로 사용하여 듣는 재미를 더했다. 보케리니만의 감미로운 선율을 연주하는 바로크 첼로의 묵직한 음색을 통해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시대악기를 이질적으로 느꼈던 사람들이라도 충분히 빠져들 만한 매력적인 음반이다.

 

김태형의 ‘초상’


김태형(피아노) Sony Classical S80427C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서 따뜻하고 맑은 감수성이 담긴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김태형의 첫 독주 음반이다. 앨범의 타이틀은 ‘초상(The Portrait)’으로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내면적 기질이 잘 드러난다. “사람들이 현재의 나를 통해 듣고 싶은 곡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는 그는 이번 음반에 바흐 크로마닉 환상곡과 푸가 BWV903,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K333, 슈베르트 세 개의 피아노 모음곡 D946을 담았다. 지금의 김태형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과정을 함께해온 의미 있는 작품들로, 그만의 맑은 음색이 담긴 자연스러운 연주가 돋보인다.

 

노예진의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D장조 외


노예진(피아노) NCM Klassik NCMK9001-1
피아니스트 노예진의 첫 음반으로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로 구성되었다. 뛰어난 테크닉과 파워 넘치는 피아니즘으로 주목받아온 노예진은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를 통해 그가 작품 속에 담아낸 자신만의 화성적인 기법과 독창적인 리듬, 다양한 음악적 아이디어로 가득 찬 음악들을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섬세하고 세련되게 표현했다. 하이든의 모든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52번, 비교적 초기에 작곡되었던 46번과 24번, 48번 등이 수록되어 있다. 흔하지 않은 레퍼토리여서 더욱 반가운 음반이다.

 

르노 카퓌송의 ‘시네마’


르노 카퓌숑(바이올린)/스테판 드네브(지휘)/브뤼셀 필하모닉 Erato 0190295518219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이 선사하는 로맨틱한 선율이 새 앨범 ‘시네마’ 속에 담겼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테크닉과 함께 영화 속 명장면이 연상되는 주요 테마들은 한 편의 영화가 흐르는 것처럼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대부’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쉰들러 리스트’ ‘시네마 천국’ 등 옛 감성을 일깨우는 고전 영화들의 감동적인 주제가를 감상할 수 있다. 완벽한 테크닉과 음악성의 조화로운 카퓌송의 연주가 돋보이는 가운데 추억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 속 명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져 아련함을 더한다.

 

캐슬린 김의 ‘콘 아모레스’


캐슬린 김(소프라노)/박종호(기타) Decca DD41184

소프라노 캐슬린 김의 데카 데뷔 앨범. 이탈리아 작곡가 칼다라와 줄리아니, 프랑스 작곡가 포레와 레이날도 안, 스페인 작곡가 오브라도스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피아노나 오케스트라가 아닌 기타와 함께한 녹음이라는 것이 눈길을 끈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기타 선율과 캐슬린 김의 음성이 만나, 내밀하게 속삭이는 21편의 노래가 달콤하게 흐른다. 2007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소프라노 캐슬린 김은 미국과 유럽 무대를 오가며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의 기량을 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마스네 오페라 ‘나바라의 여인’


알렉산드라 쿠르자크(소프라노)/로베르토 알라냐(테너)/알베르토 베로네시(지휘)/뉴욕 오페라 오케스트라 외 Warner Classics 0190295605704
프랑스 오페라를 대표하는 마스네의 2막 오페라 ‘나바라의 여인’이 새롭게 녹음되었다. 마스네는 당대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오페라 작곡가로 ‘마농’ ‘베르테르’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나바라의 여인’은 당시 이탈리아 베리스모 오페라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비극적인 색조를 띄며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최근에는 거의 공연되지 않았던 이 작품을 로베르트 알라냐와 알렉산드라 쿠르자크 부부가 알베르토 베로네시가 지휘하는 뉴욕 오페라와 함께 선보인다. 마스네의 극적인 색채와 섬세함이 잘 표현된 음반이다.

 

이안 보스트리지의 슈베르트 가곡집


이안 보스트리지(테너)/줄리어스 드레이크·미츠코 우치다·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안토니오 파파노(피아노) Warner Classics 5054197034299
‘들장미’ ‘마왕’ ‘음악에’ ‘송어’ ‘물 위에서 노래함’ ‘실비아에게’ 등 슈베르트 최고의 가곡들과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겨울 나그네’ ‘백조의 노래’ 같은 연가곡집에서 뽑은 20곡의 슈베르트 가곡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와 그의 피아노 파트너 줄리어스 드레이크, 미츠코 우치다,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안토니오 파파노의 연주가 담긴 베스트 앨범으로 이안 보스트리지의 ‘2018 서울시향 상주음악가’와 슈베르트 타계 190주년을 기념해 제작되었다. 학구적인 테너의 고아한 음색이 일품이다.

 

장단 DNA의 ‘장단 DNA’


굿 앙상블 장단 DNA(박은하·김정희·손영만·김복만·원일·적극) Sony Music S80428C
장단 DNA는 국립국악원 사물놀이를 김용배와 완성했던 최초의 여성멤버였던 박은하, 동해안 별신굿 전수조교 김정희, 꽹과리 연주의 대가 김복만, 금릉빗내농악 8대 상쇠 손영만 등 전통 타악의 명인들과 함께 피리·타악 연주자 원일과 연출가 적극이 함께하는 굿 앙상블이다. 이번에 발매한 동명의 음반에는 ‘청산별곡’의 후렴구 ‘얄리 얄리 얄라셩’을 팔세토 창법으로 노래하는 ‘얄리’, 장단 DNA 구성원들의 스승이자 동려인 故 김용배에게 헌정하는 ‘영신금굿’, 연주자 전원이 구음으로 연주하는 ‘입소리 장단’ 등 다채로운 작품을 수록했다.

 

정가단 아리의 ‘순수한 평온’


정가단 아리 악당이반 ADCD528
기존 서양 합창과는 다른 한국의 정가(正歌) 합창을 신선하게 담아냈다. 한국의 가장 오래된 전통성악인 정가를 바탕으로 전통가곡과 창작곡을 선보이는 청소년 합창단 정가단 아리가 노래했다. 주로 독창으로 불리는 정가의 발성을 합창음악에 적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이들은 길고 안정된 호흡, 단단한 발성과 맑은 음색으로 한국의 가락을 재해석한다. 평균 3·4년간 정가 수업을 비롯한 합창 교육을 받아온 청소년들의 목소리로 듣는 전통가곡 ‘평롱’ ‘편수대엽’과 창작곡 ‘북천이 맑다커늘’ 등은 마음의 혼란을 잠재우는 평온을 선사한다.

 

윤주희의 ‘마더 네이처’


윤주희(해금·작곡)/드레인·선우정아·하림(보컬) 외 Geum GGC18008
2012년 이후 7년 만에 발매하는 해금 연주자 윤주희의 2집 앨범으로, 대자연을 주제로 했다. 직접 기획과 프로듀싱. 작곡과 편곡, 연주까지 담당한 이번 음반을 통해 광활한 우주의 작은 점에 지나지 않는 지구에서의 삶을 살아내다가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인간의 필연적 순환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가수 선우정아와 하림뿐 아니라 가야금·대금·피리 등 한국 전통악기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인다. 특히 망자와 남겨진 이를 위한 한 편의 굿과 같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인간 생의 허무함을 이색적인 멜로디로 그려낸다.

 

마더바이브의 ‘마더바이브’


마더바이브(비브라폰)/강이채·선우정아·안신애(보컬) 외 Pageturner WB2326K
비브라포니스트이자 작곡가 마더바이브(이희경)의 정규 1집. 훵크·재즈·탱고·소울풀한 발라드 넘버까지 직접 작사·작곡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담긴 종합선물세트다. 서울대 음대에서 클래식 타악기를 전공하고, 보스턴 음대를 거쳐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한 그는 클래식·재즈를 기반으로 여러 아티스트와 다양한 장르에서 함께 무대를 만들고 있다. 이번 앨범에도 선우정아·고상지·강이채·안신애(바버렛츠) 등이 피처링을, 윤석철·신드럼 등이 세션으로 참여했다. 담백하게 녹아드는 비브라폰의 맑은 음색이 매력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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