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만나는 화제의 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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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6월 3일 9:00 오전

RECORD OF THE MONTH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외

드미트리 리스(지휘)/남네덜란드 필하모니 Fuga Libera FUG754

우랄 필하모닉·야나체크 필하모닉과 함께 빼어난 녹음을 들려주었던 러시아 지휘자 드미트리 리스가 남네덜란드 필하모니의 상임지휘자로 임명된 후 녹음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림부르크 교향악단과 브라반트 오케스트라가 합병되어 네덜란드 최대 규모의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고 있는 남네덜란드 필의 장대한 스케일을 경험할 수 있는 레퍼토리다. 리스의 해석은 풍부한 뉘앙스와 유려한 칸타빌레를 바탕으로 작품에 내재된 비극적 운명을 심원한 깊이까지 파고든다. 종악장의 벅차오르는 피날레의 감동 또한 강렬하다. –

 

베토벤 3중 협주곡 & 합창 환상곡

상드린 피오(소프라노)/알렉산드라 코누노바(바이올린)/베르트랑 샤마유·다비드 카두쉬(피아노) 외/로렌스 에퀼베이(지휘)/인술라 오케스트라/악상투스 챔버 합창단 Erato 0190295505738

지난해 10월, 니콜라스 앙헬리치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음반으로 남다른 생동감을 전했던 지휘자 로렌스 에퀼베이와 시대악기 연주단체 인술라 오케스트라가 이번에는 스타급 솔리스트들과 함께 베토벤 합창 환상곡과 3중 협주곡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는 합창 환상곡에서 1892년 플라이엘을 연주하며 새로운 색깔을 입히고, 다비드 카두쉬는 알렉산드라 코누노바, 나탈리 클레인과 함께 베토벤 3중 협주곡의 새로운 이미지를 그려낸다. 시대악기로 듣는 베토벤의 음악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브람스 & 리게티 바이올린 협주곡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바이올린)/미겔 아스 베도야(지휘)/노르웨이 라디오 오케스트라 Warner Classics 0190295510459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독일계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는 어릴 적 큰 화재 사고로 당한 화상을 극복하고 다시 세계무대에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적 통찰력이 담긴 그의 치밀한 연주를 듣고 있자면 어느새 이 이야기는 뒤로 잊혀진다. 앞서 발매한 음반으로도 큰 호평을 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미겔 아스 베도야/노르웨이 라디오 오케스트라와 함께했다. 수록한 작품은 브람스와 리게티의 바이올린 협주곡. 두 작품 모두에 새로운 카덴차를 담아 고전적이면서도 신선한 매력을 들려준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외

마르타 아르헤리치·임동혁(피아노)/알렉산더 베데르니코프(지휘)/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Warner Classics 0190295455514

젊은 시절 러시아 최고의 명문,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수학했던 임동혁이 같은 모교 출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의 가장 아름답고 사랑받는 피아노 협주곡을 처음으로 녹음했다. 특히 그가 음반을 낼 수 있도록 도왔던 끈끈한 인연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그와 함께 ‘교향적 무곡’을 연주해 빛나는 두 피아니스트의 피아니즘과 앙상블을 감상할 수 있다. 드라마틱한 선율과 대륙적인 스케일의 조화를 이룬 점도 인상적이다. 압도적인 오케스트라의 앙상블도 백미다.

 

레거 피아노 협주곡 외

마르쿠스 베커(피아노)/조슈아 바일러슈타인(지휘)/북독일 방송교향악단 AVI 8553306

독일의 중견 피아니스트, 마르쿠스 베커가 연주하는 레거의 피아노 협주곡이다. 레거 피아노 음악의 권위자인 마르쿠스 베커는 과거 CD 12장 분량에 달하는 레거 피아노 솔로 작품 전곡 레코딩을 내면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오랜 숙고 끝에 내놓은 그의 레거 피아노 협주곡 녹음은 이것이 처음으로 북독일 방송교향단과의 빼어난 협연실황으로 담겨 있다. 피아노 협주곡과 같은 해에 작곡된 피아노 독주곡 ‘에피소드’ Op.115가 커플링 되었으며 서정이 넘치는 아름다운 악상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리스트 ‘십자가의 길’ 외

레인베르트 더 레이우(지휘·피아노)/레기움 보칼레 겐트 Alpha 390

에릭 사티 피아노 연주의 권위자로 명성이 높았던 레인베르트 더 레이우는 최근 지휘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음반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야나체크 합창음악집에 이어 그가 다시 한번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지휘한 작품은 리스트이다. 화려한 스타 음악가로서의 삶을 뒤로하고 만년의 리스트가 경건한 신앙심을 담아낸 걸작으로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가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모습을 합창과 피아노 연주로 그려냈다. 수정처럼 투명한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합창과 더 레이우의 피아노가 깊은 명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프랑크 피아노 5중주 M7 외

미셸 달베르토(피아노)/노부스 콰르텟 Aparte AP203

프랑스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미셸 달베르토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콩쿠르·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피아노 콩쿠르·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모두 1위를 거머쥐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드뷔시·라벨·프랑크·포레 등 프랑스 작곡가 작품에 탁월한 해석을 보여주는 그가 프랑크의 피아노 독주곡과 피아노 5중주를 담은 음반을 선보였다. 그중 피아노 5중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과 함께했다. 건반에 피어나는 프랑크의 짙은 선율은 물론 달베르토와 노부스 콰르텟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호흡도 느낄 수 있다.

 

슈만 ‘리더크라이스’ 외

마티아스 괴르네(테너)/레이프 오베 안스네스(피아노) Harmonia mundi HMM 902353

독일 가곡의 정통 해석으로 정평이 난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가 슈만 가곡집을 발매했다. 이번 음반에는 슈만이 1840년에 작곡한 ‘리더크라이스’ Op.24와 ‘케르너 시에 의한 12개의 가곡’ Op.35가 담겨있다. 하이네의 시에 의한 작품 ‘리더스크라이스’에는 슈만의 낭만성이 잘 드러나 있으며, ‘케르너 시에 의한 12개의 가곡’에서는 소박한 민요풍의 선율과 서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이번 녹음에 함께한 피아니스트는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다. 감미롭고 섬세한 피아노 선율 위로 괴르네의 깊은 감성이 묻어나는 음색이 부드러운 조화를 이룬다.

 

로맨틱 트롬본

이철웅(트롬본) Sony Classical S80452C

트롬본의 대중화에 힘써온 트롬보니스트 이철웅의 정규 앨범이다. 이철웅은 풍부한 음색과 화려한 테크닉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으며 독일 폴크방 콩쿠르(Folkwang Preis)에서 1위로 입상한 바 있다. 오케스트라 뒷줄에 배치되어 연주회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트롬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이철웅은 지방공연과 협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연세대 음대 관현악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이번 음반에서는 강렬한 음색이 돋보이는 트롬본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좋은 음색을 완성해나가기 위한 이철웅의 열정 또한 느껴진다.

 

김애리 박대성류 아쟁산조

김애리(아쟁)/박환영(장구) Geum GGC19001

박대성류 아쟁산조 이수자 김애리의 섬세한 아쟁연주가 돋보이는 앨범이다. 아쟁산조는 국극단의 반주 음악에서 출발하여 다른 악기의 산조보다 소리가 정제된 것이 특징이다. 박대성류 아쟁산조는 경상도의 지역적 감성이 더해진 선율의 예술성을 인정받아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됐다. 한국의 중견 아쟁연주가 김애리는 2011년부터 박대성에게서 직접 가락을 전수받았다. 김애리의 세밀한 음표현과 체계적인 활대 사용은 박대성류 아쟁산조의 전통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신박서클 ‘토폴로지’

신현필(색소폰)/박경소(가야금)/서영도(베이스)/크리스티안 모란(드럼) 악당이반 ADCD921

재즈·국악·영화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는 4인조 밴드 신박서클의 첫 번째 음반. 색소포니스트 신현필,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를 중심으로 베이시스트 서영도, 드러머 크리스티안 모란으로 구성된 신박서클은 동아시아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보편적이면서도 개성적인 음악을 추구한다. 음반 제목 ‘토폴로지(Topology)’처럼, 네 명의 연주자 모두 다른 배경을 가지고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지만 이들이 내는 소리는 신박서클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음악을 이룬다. 묘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이들 연주의 초대는 퍽 반갑고도 새롭다.

 

7일간의 산책

페데리코 메토치(바이올린·비올라)/루도비코 에이나우디(피아노) Decca DD41195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데뷔 30주년 기념 음반. 루치아노 베리오의 제자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영화음악에 뛰어들었고, ‘언터처블: 1%의 우정’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번 음반에서는 그가 직접 1월의 알프스 산맥을 걸으며 느꼈던 감각과 생각을 음악으로 기록했다. 에이나우디가 피아노, 페데리코 메코치가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번갈아 가며 연주한다. 구체적인 계획 대신 감각에 귀를 기울이며 작업해 나간 그의 음악은 듣는 이의 몸속 감각 하나하나를 일깨운다.

 

스토리텔러

시크릿 가든/포레스텔라 Universal Music DU42202

결성 20년이 넘도록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뉴에이지 듀오 시크릿 가든의 최신 앨범. 롤프 러블랜드의 신곡 ‘더 파일럿(The Pilot)’에서는 피오누알라 셰리의 바이올린 선율이 다정하게 마음을 어루만진다. 보컬이 참여한 세 곡 중 한 곡인 ‘뷰티풀(Beautiful)’은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의 2001년 오리지널 버전을 부른 브라이언 케네디가 다시 한번 시크릿 가든과 함께 작업했다. 포레스텔라의 목소리로 전하는 ‘뷰티풀’ 역시 수록되어 한글 가사를 통해 전해지는 감동을 더욱 묵직하게 느낄 수 있다.

 

그레이 움

이한빈(피아노) Sony Music S31114C

재즈 음악과 국악의 조화를 꾀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이한빈의 첫 피아노 솔로 음반이다. 앨범에 수록된 11곡은 이한빈이 직접 작사·작곡한 것으로, 그가 살아온 스물다섯 해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다. 앨범은 탄생의 순간을 표현한 트랙 ‘움(WOMB)’으로 시작해서 미성숙한 자아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퍼포먼스를 전공한 이한빈은 국악 음악가들과 민족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음악감독과 피아노로 참여한 ‘춤을 부르는 판소리-심청의 편지’로 프랑스에서 초청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잔잔한 움직임

Audioguy AGCD0124

현대풍 뉴에이지 음악가 신유민이 15여 년의 작곡 내공을 선보이는 음반을 발매했다. 독특한 클래식 기법을 사용한 신유민만의 색채가 인상적이다. ‘스케일’ ‘단순한 것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은 이상하다’ 등 7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작곡은 물론 직접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며 자신의 삶을 음악에 자유롭게 녹여냈다. 2018년 첫 앨범 ‘퍼스트 앨범(First Album)’을 낸 뒤 뮤지션뿐 아니라 스트리트 댄스와 잡지 연재에도 관심을 보이며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예루살렘과 함께

엠마누엘 카일럼(보컬) 외 Sony Music S80453C

보컬리스트 엠마누엘 카일럼이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대 20개국을 여행하는 동안 작업한 앨범. ‘이스라엘과 함께’라는 음반의 제목은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약속, 즉 예루살렘이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수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이 더 이상 분단국이 아니라 연합된 땅이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에서 ‘하나의 한국(One Korea)’이라는 곡을 수록하기도 했다. 카일럼의 목표는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사용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 감미롭지만 영혼을 울리는 힘을 지닌 그의 목소리는 듣는 이의 내면을 밝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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