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만나는 화제의 신보

RECORD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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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9월 2일 9:53 오전

헨델과 포르포라의 결투

주세피나 브리델라(메조소프라노)/프랑크 에마뉘엘 콩트(지휘)/르 콩세르 드 로스텔 디유 Arcana A461

영화 ‘파리넬리’를 통해서도 묘사되었듯 라이벌 관계였던 헨델과 포르포라가 런던에서 벌인 오페라 전쟁은 유명하다. 실제로 두 작곡가는 서로의 작품을 인정했고 서로에게 영향을 받았다. 특히 두 작곡가에게는 청중의 취향을 공략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가득했다. 파리넬리와 같은 화려한 테크닉을 지닌 성악가를 영입해 작품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이번 음반은 바로크 오페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 온 메조소프라노 주세피나 브리델리가 헨델과 포르포라의 아리아를 노래했다. 두 작곡가의 작품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어 강렬한 감흥이 넘친다.

 

슈트뢰메

마르틴 콜슈테트(피아노)/
게반트하우스 합창단 Warner Classics 0190295471057

마르틴 콜슈테트는 1988년 독일에서 출생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다. 지난해 6월 라이프치히 게반트 하우스에서 녹음한 음반이 정식 발매됐다. 그동안 콜슈테트는 EDM과 전자음악·재즈·클래식 음악이 접목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여 왔다. 중독성 강한 그의 음악은 클럽뿐만 아니라 주요 클래식 음악 콘서트홀에서 연주되며 다채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합창단과 함께하는 이번 녹음은 감각적인 피아노 연주와 성악가 70명의 하모니가 이루어내는 새로운 클래시컬 사운드가 돋보인다.

 

고레츠키

안나 고레카(피아노)/
예지 막시미우크(지휘)/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Warner Classics 0190295570576

폴란드 작곡가 헨리크 고레츠키의 85세를 기념하며 기획된 음반으로, 두 대에 걸쳐 구축해 나가고 있는 고레츠키 가족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작곡가로 활동 중인 아들 미코와이 고레츠키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가 최초로 녹음되었으며, 헨리크 고레츠키 ‘2개의 트리스탄 후주곡과 코랄’ 또한 미코와이의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들을 수 있다. 서정적 아름다움과 강렬한 진노가 공존하는 ‘작은 레퀴엠’은 딸 피아니스트 안나 고레카의 협연으로 연주된다. 예지 막시미우크가 이끄는 신포니아 바르소비아가 함께했다.

 

피아졸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리아’

즈베즈돌리키 앙상블 Antarctica AR009 (2CD)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리아’ 전곡을 2장의 CD에 담았다. 누에보 탱고의 창시자 피아졸라의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리아’는 탱고와 오페레타를 접목한 작품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를 떠도는 마리아를 주인공으로 유혹과 일탈, 죽음과 부활, 그리고 신성모독적 은유까지 내포하고 있다. 1968년 오라토리오 형식으로 초연되었고, 1991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단을 통해 온전한 오페레타 무대로 선보였다. 즈베즈돌리키 앙상블의 정열적인 연주가 작품의 스토리와 매력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라벨 ‘어미 거위’ 외

플렉스 앙상블 AVI AVI8553161

바이올린·비올라·첼로·피아노로 구성된 플렉스 앙상블은 2013년 슈만 실내악 어워드 1등상, 2015년 베르가모 콩쿠르 우승 등으로 주목받는 젊은 4중주단이다. 라벨, 포레, 그리고 샹송 모음집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에서는 세련된 연주가 돋보인다. 특히 관현악곡으로 친숙한 라벨의 ‘어미 거위’를 그들만의 피아노 4중주로 새롭게 풀어냈다. 젊은 단체인 만큼 클래시컬하고 로맨틱한 곡뿐 아니라 무용·연극·비주얼 아트와의 협업을 통해 장르를 뛰어넘는 시도를 선보인다. 이들이 선사하는 다양한 음악적 경험은 새롭고도 신선하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집

알반 게르하르트(첼로) Hyperion CDA68261/2 (2CD)

알반 게르하르트는 22세에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런던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를 비롯한 명문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콘서트홀 무대뿐 아니라 학교와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의 이색적인 연주로도 알려져 있다. 2012년 독일 기차역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연주해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번엔 전곡 레코딩에 도전했다. 1710년제 마테오 고프릴러의 은은하면서도 풍부한 음색으로 녹음됐다. 과한 기교 없이 설득력을 갖춘 연주가 돋보인다.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다.

 

멘델스존 피아노 작품집

김두민(피아노) Warner Classics PWCD0087

EMI클래식의 전통을 잇는 워너클래식이 임동혁과 임현정, 지용에 이어 네 번째로 선택한 한국인 피아니스트 김두민의 데뷔 앨범으로, 인터내셔널 음반으로 발매됐다. 태어날 때 왼쪽 시력을 잃은 그는 타고난 영재성으로 이를 극복하며 13세에 전액 장학생으로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에 입학, 만 16세인 현재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멘델스존의 작품만으로 구성된 이번 음반은 2년 전 녹음한 것으로 김두민의 순수한 시각이 담겨있다. 음반 수록곡 중 일부는 9월 2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독주회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팔도유람

두번째달 Geum GGC19012

퓨전밴드 두번째달은 2016년부터 소리꾼 김준수·고영열·송소희와 국악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팔도유람’은 두번째달의 두 번째 국악 프로젝트 앨범으로 그동안 음원으로 발표되지 않았던 다양한 국악인들과의 협업 작품을 모았다. 소리꾼 김준수와 ‘육자배기’ ‘흥타령’을,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와 ‘모란은’ ‘월정명’을, 경기 소리꾼 채수현과 ‘비나리’ ‘몽금포 타령’ 등을 함께하며 두번째달이 가진 독특한 색깔로 국악을 재해석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하며 다양한 지역의 아리랑을 한데 엮은 ‘백년의 아리랑’도 수록했다.

 

더 미들

황진아(거문고) 외 악당이반 ADCD530

거문고 연주자 황진아는 2017년부터 ‘더 미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과 세상을 관찰하여 음악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황진아의 음악은 하나의 색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이번 음반은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된 ‘사이’, 오랫동안 연주된 풍류에 자신의 감성을 더한 ‘보통사람’, 잠이 오지 않는 밤의 생각들을 그린 ‘월정명’, 어린 시절 자신을 위해 만든 ‘레나’, 딸에게 바치는 노래 ‘틈’ 등 그동안의 작업이 켜켜이 쌓여있다. 황진아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보컬 지민아, 기타리스트 이시문, 타악기 연주자 정준규가 함께했다.

 

유로피안 판타지

윤한(피아노) 외 스톰프뮤직 VDCD6779

피아니스트 윤한의 정규 5집으로,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 유럽을 여행하며 직접 느낀 감성을 그만의 색깔로 풀어냈다. 그동안 감성적인 피아노 독주곡으로 음악성을 드러냈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다이내믹한 음악을 선보인다.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와는 피렌체의 명소 베키오 다리를 연상시키는 곡을 녹음했고,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와 함께 연주한 ‘더 돌더 그랜드 호텔’에서는 유럽 귀족들이 향유하는 사교 문화가 떠오른다. 베이스바리톤 권서경의 보컬과 어우러지는 ‘로마의 휴일’ 역시 낭만을 더한다.

 

프롬 나우 온

라민 카림루(뮤지컬 배우) Sony Masterworks S80464C

뮤지컬 배우 라민 카림루의 목소리로 기존 록 음악·뮤지컬 넘버·애니메이션 곡을 들을 수 있는 2집 음반. 1집에서 뮤지션의 창작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헤드윅’의 ‘Wicked Little Town’과 퀸의 ‘Is This The World We Created’ 등 12개의 익숙한 곡들이 수록됐다. 이란 태생 캐나다 아티스트인 카림루는 26세라는 나이에 최연소 팬텀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웨스트엔드 무대에 서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이외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에비타’ 등에 출연했고, 네 차례의 내한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국내 관객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텐더리

Moon(보컬) Verve DZ3241778399-5

재즈 레이블 버브에서 한국인 최초로 음반을 발매한 보컬리스트 문(Moon)의 두 번째 솔로 앨범. 그린데이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은 유명 팝송을 재즈 사운드로 편곡한 곡부터 노라 존스의 ‘Those Sweet Words’ 등 재즈 스탠다드 곡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곡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타이틀은 더 코어스의 ‘What Can I Do’이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재즈 세션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기타리스트 고토 이로가 프로듀싱을 맡고, 드러머 신야 후쿠모리와 피아니스트 코이치 사토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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