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기마랭 무용단 ‘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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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3년 6월 1일 12:00 오전


▲ 6월 5~7일
LG아트센터

1951년 프랑스의 툴루즈에서 태어난 한 소녀. 여덟 살부터 무용을 배우기 시작한 꼬마 아이는 파리로 가 발레리나 니나 비루보바에게 춤을 배웠다. 스트라스부르 오페라 발레에서 무용수로 지내온 어린 소녀는 19세에 모리스 베자르가 설립한 루드라 학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연기’와 ‘소리’라는 확장된 의미를 발견한 소녀는 점점 마음에 또 다른 상상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춤은 말이 될 수 없을까.’ ‘말은 춤이 될 수 없을까.’ ‘춤에는 어떤 이야기가 스밀 수 있을까.’ 무드라 학교를 졸업한 숙녀는 모리스 베자르의 20세기 발레단에서 춤을 추고, 안무를 했다. 1976년부터 그는 춤을 만들어 말하는 방식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한다. 활동 초기부터 만드는 작품마다 ‘최우수 안무가상’을 휩쓸었던 그녀의 상상력은 ‘메이비(May B)’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다. 진흙을 몸에 두른 무용수들이 무언의 극을 펼치는데, 그것은 춤이고, 또 말이고, 이야기이자 현실이었다. 어린 시선으로 시작된 상상력은 그칠 줄을 몰랐던 걸까. 해마다 그녀는 색다른 이야기의 어법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참으로 프랑스적인 감각의 코드를 지닌 그녀는 바로 마기 마랭이다. 현대무용의 거장 마기 마랭이 한국에 온다.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과 나름의 유머러스한 코드를 갖춘 그의 춤을 만날 수 있다. “독일에 피나 바우슈가 있다면, 프랑스는 마기 마랭이 있다” “독일 탄츠테아터에 대한 프랑스의 대답”이라며, 프랑스는 마기 마랭을 자신들의 자존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마기 마랭의 작품을 보면, 다른 안무가들에게서 동시에 발견하기 힘든 굵은 서사와 섬세한 표현력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은 지극히 프랑스적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프랑스에는 ‘누벨 당스’라는 장르의 춤이 있다. 독일의 ‘탄츠테아터’가 현대무용 가운데에서도 제스처와 드라마가 적절하게 융합된 표현주의 장르로 만들어졌다면, 프랑스에서 1970년대에 시작된 새로운 형식의 현대무용은 ‘누벨 당스’라고 일컫는다. 연극과 영상,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장르의 중심에 마기 마랭이 있다. 그는 명쾌한 통찰력으로 프랑스 현대무용 전반에 질문과 대답을 내놓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2010년에 발표한 작품 ‘총성(Salves)’를 만날 수 있다. “지하 벙커에 숨어 있는 피난민 같은” “한 편의 재난 영화와도 같은” “7명의 무용수가 70분 동안 쉼 없이 움직이는” 과격한 춤. 마기 마랭의 최근 문제의식이 궁금해진다. 이번 달은 마기 마랭 무용단의 ‘총성(Salves)’을 기대해보자.

 글 정우정 기자(w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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