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조소프라노 에밀리 단젤로 ‘에나르게이아’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1년 10월 1일 2:35 오후

“RECORD 이달의 신보”

여성 작곡가 연대기

 

에나르게이아

에밀리 단젤로(메조소프라노)/ 야르코 리히매키(지휘)/ 다스 프라이어 오케스트라 베를린
Deutsche Grammophon 4860536

 

384

이너 심포니

하니아 라니(작곡·피아노)/ 도브라와 초헤르(작곡·첼로)
Deutsche Grammophon 4860599

 

 

 

 

 

클래식 음악계의 여성 작곡가 연대기를 간접적으로 살필 수 있는 신보가 발매됐다. 최근 모차르트 ‘티토 황제의 자비’의 세스토 역으로 코번트 가든 무대에 서며 화제의 중심이 된 이탈리아계 캐나다 메조소프라노 에밀리 단젤로가 도이치 그라모폰(DG)에 데뷔했다. ‘피가로의 결혼’의 케루비노 역, ‘코지 판 투테’의 도라벨라 역 등 모차르트 오페라 배역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이번 솔로 음반에서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1098~1179)에서 우리 시대로 이어지는 여성 작곡가들의 작품을 다루며 진취적 모습을 드러냈다. 힐두르 구드나도티르(1982~), 사라 커클랜드 스나이더(1973~), 미시 마졸리(1980~)의 작품에 담긴 동시대 이야기를 단젤로는 폭넓은 음역, 힘 있고 선명한 목소리로 사로잡는다.

폴란드의 두 여성 작곡가의 신보도 이목을 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하니아 라니(1990~),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인 도브라와 초헤르(1991~)는 코로나 시기에 준비한 음반을 발매했다. 2015년 음반 ‘하얀 깃발’로 큰 인기를 끌면서 DG와 계약한 최연소 여성 작곡가 듀오에 이름을 올린 그들은 “10대 초반부터 함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매애를 느낀다”라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에서 녹음한 신보 ‘이너 심포니’의 핵심 메시지는 ‘희망’이다. 코로나 격리 기간 둘은 이 곡을 작곡하기 시작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너 심포니’라는 타이틀 아래 10개의 새로운 작품이 담겨있다. 디지털 싱글로 선공개 된 ‘Con Moto’를 비롯해 네오 클래식 계열의 중독성 강한 음악을 선보인다. 장혜선

 

탄생 100주년 전집

 

게자 안다 DG 전집

게자 안다(피아노)
Deutsche Grammophon 4860502

 

 

 

 

 

조르주 치프라 스튜디오 리코딩 전집

조르주 치프라(피아노)
Erato 9029672924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게자 안다(1921~1976)와 조르주 치프라(1921~1994)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반 전집이 출시됐다.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두 사람은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도흐나니를 사사하고, 리스트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둔 전력까지 같다.

일찍이 19세에 리스트 콩쿠르에서 우승(1940)하며 빛을 본 안다는 스위스로 이주한 뒤 독일 낭만주의 레퍼토리와 모차르트·쇼팽·버르토크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확장했다. 특히 DG와 녹음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사이클은 피아니스트가 지휘를 겸한 첫 음반이라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다. 이를 포함하여 이번 전집은 쿠벨리크(지휘)와의 슈만 피아노 협주곡, 슈나이더한(바이올린)·푸르니에(첼로)와의 베토벤 3중 협주곡,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D960, 쇼팽 전주곡 등으로 이어진다. 바흐·스카를라티·리스트 등의 셸락 녹음이 처음으로 CD화되어 실려 기대를 모은다.

‘리스트의 재래’로 불리는 치프라는 헝가리의 정치적 불안을 온몸으로 겪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징집됐고, 망명 계획이 발각되어 수감 생활을 했다. 극적으로 리스트 콩쿠르에서 우승(1955)하면서 명성을 얻은 그는 프랑스로 이주해 활동을 시작했다. EMI·필립스와 함께한 음반을 모은 전집에는 1956년 파리에 도착했을 때 발매된 LP부터 1986년 상리스 대성당에서 녹음된 음반까지 30년의 역사가 담겨있다. 비르투오소로서의 면모는 1960년대 음반에서 잘 드러나며, 1967년 도쿄에서 녹음한 스튜디오 리사이틀과 1957년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공연 실황이 처음으로 수록됐다. 박서정

 

프랑스 음악가들의 내면

 

추억

고티에 카퓌송(첼로)/프랑크 브레일리(피아노)/ 파리 체임버 오케스트라 외
Warner Classics 9029669236

 

 

 

 

 

슈베르트 ‘악흥의 순간’ 외

알렉상드르 타로(피아노)
Erato 9029659921

 

 

 

 

 

 

카르트 블랑슈 피아노 소품집

장 이브 티보데(피아노)
Decca 4852081

 

 

 

 

가을과 함께 프랑스 출신 음악가들도 무르익는다. 화려한 기교와 겉치레를 내려놓고 그간 축적해온 삶의 내면을 신보에 담았다. 고티에 카퓌송(1981~)은 그동안 음반으로 낸 주요 레퍼토리를 한데 모았다. 그중에서도 첼로의 음색을 온전히 만날 수 있는 독주곡이 이목을 끈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BWV1007을 시작으로 뒤티외(1916~2013) ‘자허의 이름에 의한 세 개의 연’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와 엘가의 ‘사랑의 인사’ Op.12 등이 담겨있다.

중년에 접어든 알렉상드르 타로(1968~)는 슈베르트가 말년에 작곡한 4개의 즉흥곡 D899와 ‘악흥의 순간’ D780을 포함해 타로가 직접 편곡한 슈베르트의 관현악 ‘로자문데’를 음반에 담았다. 그는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의 깊은 성찰을 담은 책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를 발간하며 개인적 사색을 글로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신보에는 한층 무르익은 음악적 내면을 기록한다.

장 이브 티보데(1961~)는 보다 친숙한 레퍼토리로 다가간다. 올해 60세 생일을 맞아 장르와 시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작품을 음반에 펼쳐 보인다. 우리에게 친숙한 쇼팽의 왈츠 19번, 리스트의 ‘위로’ 3번 등을 포함해 그의 새로운 음악적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오만과 편견’(2005)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다리오 마리아넬리에게 이번 앨범을 위해 위촉한 ‘오만과 편견’ 모음곡과 함께 샹송 ‘4월의 파리’ ‘When You Wish Upon a Star’를 피아노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임원빈

 

첼로와 트럼펫으로 듣는 영화음악

384

첼로 언리미티드

키안 솔타니(첼로)
Deutsche Grammophon 4860518

무브

로맹 를뢰(트럼펫)/마르쿠스 보쉬(지휘)/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맹 를뢰 섹스텟
Harmonia Mundi HMM902600

 

 

 

 

 

비가 세차게 내리는 어두운 밤. 가로등 불빛 아래 두 남자가 서 있다. 이들이 주먹을 치켜들고 서로에게 달려드는 가운데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OST 한 구절 ‘노는 게 제일 좋아’가 흘러나온다면? 고조됐던 긴장감은 와장창 무너져내리고, 이 영화의 장르는 누아르에서 코미디로 바뀔 것이다. 영화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놓는 한편 영화의 장르를 바꿔 놓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런 영화음악을 첼로와 트럼펫으로 들어볼 수 있는 두 음반이 나왔다.

키안 솔타니(1992~)는 오스트리아의 첼리스트로, 지난해 독일에서 조성진과 협연하면서 한국에도 알려진 바 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캐리비안의 해적’ ‘반지의 제왕’ ‘다빈치 코드’ 등 유명 영화의 익숙한 음악을 자신만의 편곡과 연주로 담아냈다. 특히 오버더빙과 최신 녹음 기술을 이용해 혼자서 최대 40명이 연주하는 효과를 냈는데, 독주임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음악만 있어 아쉬워할 클래식 음악 애호가를 위해 영화의 감성을 잇는 창작곡 2곡도 함께 수록했다.

트럼피터 로맹 를뢰(1983~)는 프랑스의 차세대 연주자로 꼽히는 인물로,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소화한다. 그는 ‘대부’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니노 로타(1911~1979), ‘와일드 웨스트’의 엔니오 모리코네(1928~2020) 등 영화음악가에 대한 존경심으로 이번 영화음악 앨범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마르쿠스 보쉬/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로맹 를뢰 섹스텟이 함께 연주했으며, 재즈부터 오케스트라까지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버르토크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외

수잔나 멜키(지휘)/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BIS BIS2378

 

 

 

 

멜키/헬싱키 필은 버르토크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2019년 선보인 피아노 협주곡 3번은 묵직한 서포트로 호평을 받았고(BIS2310), 올해 초에는 버르토크의 유일한 오페라 ‘푸른 수염 영주의 성’으로 다시금 화제를 모았다(BIS2388). 이번 신보는 버르토크의 주요 관현악곡을 선별했다. 20세기 걸작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과 ‘현과 타악기와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은 색채적인 버르토크 특유의 관현악법이 돋보인다.

 

콘 브리오

외르크 비드만(클라리넷)/ 아이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
Alpha ALPHA767

 

 

 

 

 

작곡가·지휘자·클라리네티스트 외르크 비드만(1973~)을 만나보자. 비드만이 작곡한 ‘Con brio’(2008)는 베토벤에게 보내는 활기찬 찬사다. 베토벤 스스로 자신의 최고작으로 꼽은 교향곡 7번에서 영감을 받았다. 역동적인 리듬이 만드는 낙관적인 분위기가 특징적이다. 이 두 곡과 함께 R. 슈트라우스의 클라리넷과 바순을 위한 2중 협주곡을 비드만이 수석지휘자로 있는 아이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녹음했다.

 

라운드 미드나잇

에벤 콰르텟
Erato 9029664190

 

 

 

 

 

밤의 정취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로 채운 신보다. 뒤티외의 ‘그래서 밤에’,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 Op.4, 라파엘 멀린(1982~)의 ‘밤의 다리’ 등이 담겼다. 에벤 콰르텟은 1999년 창단된 프랑스 현악 4중주단이다. 불로뉴 비양쿠르 음악원 출신의 피에르 콜롱베·가브리엘 르 마가주(바이올린), 마리 실렘(비올라), 라파엘 메르랑(첼로)으로 구성된 이들은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재즈와 팝 등 다 장르를 아우르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보이스 오브 네이처

르네 플레밍(소프라노)/ 야니크 네제 세갱(피아노)
Decca 4852089

 

 

 

 

 

르네 플레밍(1959~)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속에 음악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생각했다. 이번 앨범은 그 결과물이다. 고민의 흔적은 이번 앨범의 부제인 ‘인류세’에서도 드러난다. 리스트·그리그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노래를 통해 자연과의 관계를 탐구하며, 지휘자로 더 잘 알려진 야니크 네제 세갱이 피아니스트로 함께한다. 퓰리처상 음악 부문 수상자 케빈 퍼츠, 캐롤라인 쇼의 신작도 포함되어 있다.

 

마스네 ‘타이스’

니콜 슈발리에(타이스)/요제프 바그너(아타나엘)/ 레오 후세인(지휘)/ORF 빈 방송교향악단/ 아널드 쇤베르크 합창단
Unitel Editions 804908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오페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마스네(1842~1912). 그의 오페라는 전반적으로 아름답다고 평가받는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타이스’는 ‘마농’ ‘베르테르’와 더불어 마스네의 걸작 중 하나다. 특히 ‘타이스’에 나오는 명상곡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로 널리 알려져 있다. 테아터 안 데어 빈 실황 영상으로, 소프라노 니콜 슈발리에가 타이스 역을, 베이스바리톤 요제프 바그너가 아타나엘 역을 맡았다.

 

384

세 개의 사물

정지영(북)/이나름(쇠)/김나영(징)/이효정(장구)
Biscuit Sound WB-2567K

 

 

 

 

 

여성타악연희그룹 도리는 2013년 창단한 4인조 전통 사물놀이 그룹이다. 대중화에 치우쳐 옅어진 사물놀이의 음악성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신보는 2018년 ‘세 개의 사물’ 쇼케이스 공연부터 차곡차곡 연주 내공을 쌓아온 이들의 첫 번째 음반이다. ‘영남농악’ ‘우도굿’ ‘웃다리 풍물’ 등 각기 다른 사물놀이를 선보인다. 흔치 않은 한국 타악기 앙상블, 그중에서도 전통 사물놀이에 집중하는 도리의 음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