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숲을 이루기까지 클래식 음악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1년 12월 6일 9:00 오전

REPORT

 

음악의 숲을 이루기까지

 

클래식 음악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흔히 인재 양성을 나무 가꾸기와 비교한다. 한 그루의 어린 나무가 성장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흙이 마르지 않게 물을 주고, 더 많은 햇빛을 받도록 살뜰히 살펴야 한다. 클래식 음악계의 인재 양성도 마찬가지다. 음악의 숲을 이루기 위해 나무를 가꾸고 있는 단체들을 조명한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온드림 앙상블을 통해 재능을 지닌 어린 나무를 발굴한다. 심포니 송은 나무의 뿌리가 팔방으로 잘 발달하도록 거름을 준다.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와 제주국제실내악콩쿠르는 나무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글 장혜선·임원빈·송현민

 

ORCHESTRA PART1

월간객석·심포니 송이 함께하는 유망주 발굴 프로젝트

인재 맞춤형 프로그램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조피 무터(1963~)를 이야기하려면, 카라얀(1908~1989)을 꼭 언급해야 한다. 다섯 살에 처음 바이올린을 손에 쥔 무터는 열세 살에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 올라 주목받았다. 바로 그때 카라얀의 눈에 들어 이듬해 베를린 필과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후 무터는 그야말로 ‘카라얀 키드’로 입지를 넓혔다. 1989년 카라얀이 타계했을 때도 많은 이들이 무터의 행보에 관심을 가졌다. 버팀목을 잃어버린 젊은 연주자가 홀로 설 수 있을지 궁금했던 것이다.

토양의 양분을 흡수한 무터는 금세 거목이 됐고, 이제는 숲을 이루기 위해 ‘무터 키즈’를 양성한다. 1997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The Anne-Sophie Mutter Foundation)을 설립하여 젊고 재능 있는 연주자들을 후원하고 있다. 그중에는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비올리스트 이화윤, 첼리스트 김두민도 있다. 언젠가 무터는 “어떤 계기로 젊은 연주자들을 후원하게 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은 왜 그 일을 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인재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우수한 묘목이 추후에 좋은 나무가 되듯이 말이다. 인재가 뽑히면 가진 능력에 맞춰 생장을 촉진시켜야 한다. 아쉽게도 유럽의 경우 악기를 지원해 주는 재단이 많지만, 연주자 상황에 맞춰 알맞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은 드물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기존 후원 방식에서 한 걸음 진전된 ‘맞춤형 프로그램’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월간객석과 심포니 송이 함께하는 ‘유망주 발굴 프로젝트’도 이러한 의식을 갖고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편견을 깨고 누구나 공평하게

무터는 재단 장학생을 선정하기 위해 연주 영상, 그동안 공부했던 커리큘럼, 습득한 레퍼토리를 가장 먼저 검토한다고 한다. 반면 지난 10월에 진행된 ‘유망주 발굴 프로젝트’의 바이올린·첼로·피아노 부문은 이력서를 제외하고 오직 연주 영상으로만 1차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를 맡은 심포니 송 예술감독 함신익은 “개성 없는 연주는 제외했다”고 기준을 밝혔다.

이어서 10월 29일,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심포니 송 리허설룸에서 오디션 결선이 펼쳐졌다. 성별·나이·학력·경력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만 우승자를 가렸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연자들과 협연한 심포니 송 단원들, 일반 청중이 참여한 익명 투표로 심사가 이뤄졌다. 만약 투표가 동률일 경우 함신익이 최종 우승자를 선택하는 방식이었지만, 확연한 투표 차이로 우승자가 가려졌다.

피아노 부문에서는 송은채(2005~)가 우승,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김현서(2010~)가 장려상을 받았다. 입상자들이 모두 10대인 걸로 미뤄봤을 때, 심사 참여자들은 콩쿠르 취지에 걸맞은 ‘무한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하다. 첼로 경연에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이 지정곡으로 나왔는데, 경연자 모두 유연함이 부족했다. 아쉽게도 첼로 부문에선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함신익은 “앞으로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솔로 사운드 표출에 더 신경을 쓰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더했다.

우승자 송은채(피아노)에게는 소정의 상금과 함께, 2022년 5월 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심포니송 마스터즈 시리즈’의 협연자로 오르는 기회가 주어졌다. 함신익은 “영상 중계까지 진행되는 콘서트이기 때문에 연주자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전폭적인 프로모션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려상을 받은 김현서(바이올린)는 현재 초등학생이다. 많은 가능성을 내포한 만큼 여러 크고 작은 무대를 통해 청중과 교감하는 훈련을 제공할 예정이다.

작곡 부문에 당선된 오예승(1976~)은 ‘두 명의 소프라노, 여성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한국 창작곡’을 발표할 기회를 얻었다. 2022년 6월 11일에서 심포니 송과 국립합창단, 소프라노 박하나·김순영이 무대에 함께 오른다. 이미 전문 작곡가인 오예승에게는 심포니 송의 상주작곡가로 1년간 활동할 기회를 준다. 현재 일부 악단에서도 ‘협주곡의 밤’이라는 타이틀로 ‘협연자 오디션’을 진행한다. 함신익은 이번 ‘유망주 발굴 프로젝트’의 독특한 차이점을 힘주어 말했다. “실력으로만 심사하고, 적합한 멘토를 매칭, 연주 후 피드백은 물론, 협연자들에게 연주비까지 지급하여 프로정신을 배양하게 하는 프로젝트”라는 것. 더불어 “자신이 받은 이런 혜택을 추후에 다음 세대에게도 전하는 사명감을 가진 음악가로 성장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장혜선 기자 사진 심포니 송

 

INTERVIEW

우승자 2인 인터뷰

 

피아니스트 송은채

예원학교 중퇴 후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데요. 피아노와의 첫 만남은 언제인가요? 피아노 학원을 다닌 건 일곱 살이었지만, 전공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했어요. 원래 의사가 되고 싶어서 공부에 욕심이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공부에 도움이 되라고 보내주신 피아노 학원에서 주객이 바뀐 거예요.

이번 ‘유망주 발굴 프로젝트’ 정보는 어디에서 접한 건가요? 음악적으로 많은 교감을 나누는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그 친구가 콩쿠르 소식을 알려주어 마감 당일에 접수했어요. 보통의 오디션과는 다르게 나이나 경력 정보를 제외하고 연주 영상 하나만으로 평가받는 게 신선해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경연에서 선보인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9일 만에 익혔다고 들었습니다. 2차 지정곡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이었는데요. 1차 합격 전화를 받으니 2차 오디션까지 9일이 남았더라고요. 9일 동안 협주곡 하나를 해낸다는 게 너무 막막해서 처음에는 포기하고 싶었죠.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초 집중’ 했어요.

오디션 당일 선보인 카덴차 부분에서의 즉흥연주도 인상 깊었는데요. 잊지 못할 에피소드죠. 1악장 카덴차 부분에서 하행 스케일이 한 마디에서 끝나는데, 너무 몰입된 나머지 저음부 끝까지 계속 타고 내려왔어요. 다시 본 마디로 찾아갈 때까지 즉흥으로 연주를 해야 했던 아찔한 기억이죠.

이번 우승으로 받는 혜택 중 가장 기대되는 것은? 사실 모든 혜택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한 가지만 고를 수 없을 정도로요. ‘객석’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너무 소중해요. 내년에는 꼭 한 번 연주해 보고 싶었던 롯데콘서트홀에 오를 기회가 온다니 너무 기대돼요. 앞으로 어떤 음악가로 성장하고 싶나요? 착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욕심 없는 따뜻한 음악이 듣는 이의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만의 음악을 찾아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열심히 연구해 개성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송은채(2005~)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서 피아노를 공부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장학생이다.

 

작곡가 오예승

심포니 송으로부터 합창곡을 위촉받게 되었습니다. 2015년 본격적으로 음악극 창작에 뛰어든 후로 지속적으로 인성(목소리)을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네요. 우선 믿을만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위해 곡을 쓸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그만큼 좋은 곡을 써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끼고요. 연이 닿아 계속 인성이 들어가는 곡을 쓰고 있는데요. 이번 창작을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두 명의 소프라노, 여성합창,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써달라는 주문을 받으셨죠. 여성들만의 목소리로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소리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의 손에 점토가 쥐어졌을 때와 대리석이 쥐어졌을 때, 결과물이 확연히 다르겠죠. 음악도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음악극을 쓸 때는 ‘이런 장면에서는 여성합창이 어울리겠다’ 싶어서 여성합창을 붙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접근하는 방식인 것 같아요.

‘음악극’과 ‘합창곡’을 작곡하실 때의 고민 지점이 확연히 다른 거군요. 음악극은 굳이 정해진 형식에 맞춰서 쓰지 않아요. 형식은 열어둔 채로, 가사, 혹은 장면의 흐름에 따라 곡을 진행하려고 하죠. 음악극에서 가사는 전달을 목적으로 하기에 가청성에 양보할 때도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합창의 경우는 의미 전달보다는 음악적 표현을 더 우위에 두어야 할 것 같아요. 가사의 소리 그 자체가 음악적 소재로 사용될 수 있는 가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년 6월에 롯데콘서트홀에서 이번 위촉곡 초연을 올립니다. 다가올 봄에는 모두 활기차게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 희망으로 ‘봄, 봄, 또 봄’이라는 가제를 지어놓고 구상 중입니다. 보통 긴 호흡의 음악을 쓸 때는, 그 자체로 기승전결을 두고, 마치 영웅의 생애를 표현하듯 굴곡을 주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부드럽고 따듯하고 밝은 색감의 음악을 쓰고 싶습니다.

국내 악단에서 젊은 지휘자를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까요? 작곡과 학위 과정을 끝낼 때까지 오케스트라·합창 리딩 기회를 가지는 것은 드문 경험이었습니다. 혼자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허설과 공연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는 과정도 필요하죠. 저는 그 부분이 늘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작곡가들의 갈증을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해 해소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데요. 굳이 보완할 점을 물어보신다면, 리허설과 수정 기간을 좀 넉넉히 가지면 좋겠습니다.

오예승(1976~) 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한 후 뉴욕대에서 작곡·영상음악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UCLA에서 작곡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극 콘서트 창작집단 ‘판이오’의 일원으로 다양한 공연기획과 작·편곡을 하고 있다.

 

ORCHESTRA PART2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발굴과 도약을 위한 첫 걸음

 

프랑스 센강의 남쪽 좌안에는 거트루드 스타인(1874~1946) 살롱이 있다. 미국 태생의 작가인 스타인은 자기 집을 열어 가난과 이상 사이에서 몸부림치던 예술가들을 끌어안았다. 피카소, 헤밍웨이, 피츠제럴드는 이곳에서 예술의 꿈을 키웠다. 이러한 스타인 살롱이나 오늘날의 콩쿠르는 예술가의 성장과 지원을 격려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 있다.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과 코리안심포니(대표이사 박선희)가 주최한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가 11월 10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되었다. 그동안 대부분의 콩쿠르가 독주자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기에, 한국의 지휘 콩쿠르는 낯설다. 하지만 올해 실내악 콩쿠르에서 우승자들이 쏟아져 나오며 콩쿠르의 지형도는 더 넓은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독주자를 넘어 악단을 이끌 지도자를 분별해 키워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가 시작의 출항을 알렸다.

 

새 지휘자의 길을 예비한 시간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지휘자 정치용은 “젊은 지휘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선배이자 교육자로서 숙원 과제였다”라고 이야기하며 그동안 솔리스트들을 위한 콩쿠르가 대부분이었던 한국 음악 생태계에서 ‘지휘자’를 위한 콩쿠르가 개최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우승자에게는 5천만 원의 상금과 함께 코리안심포니 부지휘자 활동 기회와 부산시향, 인천시향 등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특전이 주어진다. 그 외에도 오케스트라 단원이 뽑은 오케스트라상, 무대를 지켜본 관객이 투표에 참여하는 관객상도 결선 참가자에게 열려있다.

이번 콩쿠르는 단순히 우승자를 가려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승자의 앞길을 예비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심사위원석에는 에이전시에 종사하며 신인 지휘자들을 발굴한 레이첼 보론과 2013~2020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와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현재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FIMC)의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플로리안 리임이 임석했다. 뉴욕 필하모닉 악장을 역임한 바 있는 프랭크 후앙은 단원의 시각에서, 지휘자 피터 스타크와 스티븐 슬론, 크리스티안 에발트, 정치용은 지휘자와 교육자의 시각에서 심사했다. 사전 영상 심사로 선발된 12명의 본선 진출자 중 5명의 한국 진출자(김수빈·김여진·윤한결·정유나·정한결)가 나왔다. 이어 두 명의 중국 진출자(리한 수이·샤오보 후)를 포함해 미국(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영국(토비 대처)·프랑스(니키타 소로킨)·조지아(미리안 쿠쿠나이시빌리)에서 온 참가자들이 본선에 올랐다. 이들 중 지난 11월 10·12일 1·2차 본선 무대를 치르며 3명의 결선 진출자가 가려졌다.

코리안심포니는 이번 콩쿠르 심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오케스트라와의 소통이라고 밝혔다. 제한된 시간 안에 얼마만큼 참가자가 원하는 음악적 해석을 악단으로부터 끌어내는가를 시험하기 위해 1·2차 본선은 리허설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통의 마법이 음악을 이끌어내다

1차 본선 무대에서 단원들의 호응을 가장 많이 끌어낸 참가자는 김여진(1991~)이었다. 이화여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빈 국립음대 지휘과에서 수학한 그는 재치 있는 인사말과 함께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를 지휘했다. 그는 악기군의 대화를 짚어내며 오케스트라가 서로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길을 열며 단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2차 본선 무대는 오전·오후로 나누어 진행됐다. 오전에는 김택수(1980~)의 ‘더부산조’를 리허설을 통해 그중 5명이 선발되어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강유경·배창훈)을 오후 경연에서 펼쳤다.

지휘자가 잘 보이는 합창석에 앉은 심사위원들의 얼굴에 심사를 위해 설치된 조명이 비추고, 전면 스크린의 초시계가 남은 시간을 가리키니 무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2차 오전 본선 무대에서 가장 두각을 보인 건 리안 수이(1994~)였다. 그는 싱하이 음악 학교·피바디 음악원에서 수학하고 현재 인디애나 음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김택수의 ‘더부산조’ 중 재치 있는 대목을 빠른 템포로 지휘하며 음악의 재미 요소를 쏙쏙 찾아냈다. 군더더기 없는 짧은 지시로 단원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며 효율적인 리허설을 이끌었다.

2차 오후 본선에 오른 참가자 중 가장 능숙하게 리허설을 이끈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1995~)은 구조적으로 음악을 해체해 선율을 이끌어야 할 악기와 들어야 할 악기를 명확히 나누어주는 한편, 이 페시지에서 무엇을 느끼며 연주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짚었다. 그의 친절한 어투와 미소가 단원들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하지만 자주 연주를 끊는 것은 단원들의 집중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시간 또한 낭비하게 된다. 이 점은 시간과 경험이 맺어줄 결실일 것으로 기대한다.

 

우위를 가리기 어려웠던 결선

 

결선에 오른 건 리안 수이·윤한결·엘리아스였다. 11월 14일 열린 결선은 리허설 방식이 아닌 완성된 작품을 올리는 공연 형태였다. 3명의 참가자는 추첨을 통해 연주할 과제곡을 부여받았다. 1부는 리안 수이가 차이콥스키의 ‘리미니의 프란체스카’ Op.32를 연주했고 연이어 윤한결이 R. 슈트라우스의 ‘죽음과 변용’ Op.24를 지휘했다. 2부에서는 드뷔시의 ‘바다’ L109를 엘리아스가 연주했다. 본선 무대인만큼 객석은 관객들로 가득 찼고,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목도하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공존했다.

빠른 걸음으로 리안 수이가 무대로 걸어 나왔다. 그는 이전 라운드에서 보여줬던 음악적 어법을 더욱 충실히 녹여냈다. 빠른 부분은 더 빠르게, 느린 부분은 한없이 낭만적으로 그렸다.

윤한결(1994~)는 뮌헨 음대에서 지휘·작곡·피아노를 전공했다. 20대의 윤한결이 이해한 죽음은 무엇일까? 죽음과의 사투, 지난 삶의 회상, 결국 ‘죽음’으로서 평화를 이룩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이번 경연곡 중 가장 복잡한 감정선과 서사를 자랑한다. 윤한결은 긴 호흡을 가지고 가야 하는 곡인만큼 처음부터 힘을 빼지 않았다. 하지만 중반부에 이르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끝에 이르러서는 청중의 흥분을 재촉하는 그 무언가가 결여되어 보였다.

한편, 이번 경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엘리아스는 인터미션 이후 흐트러진 관객의 집중도를 다시 끌어 올려야 했다. 이것부터가 지휘자로서 주어진 과제였다. 그뿐인가, 드뷔시의 ‘바다’는 ‘바다 위의 새벽부터 정오까지’ ‘파도의 희롱’ ‘바람과 바다의 대화’로 이어지는 서사를 한 호흡으로 끌어내는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작품이다. 그러한 면에서 엘리아스에게는 이점으로 작용한 듯했다. 그의 탁월한 리허설 능력과 능숙히 서사를 끌어내는 모습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입상 발표는 예상 시간보다 30분가량 늦어졌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깊었다. 최종 결과는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에게 1위와 오케스트라상을, 2위는 윤한결이 오르며 관객상을 받았다. 리안 수이는 3위에 올랐다.

이번 콩쿠르를 통해 발굴된 건 한 명의 스타만이 아니다. 스타인 살롱을 자처한 코리안심포니는 지휘 콩쿠르 이전에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도 품어왔다. 2014년부터 상주작곡가 제도를 통해 김택수·이수연·박명훈을 수면 위로 올렸으며, 올해 개설된 ‘작곡가 아틀리에’를 통해 상주작곡가 김택수와 함께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는 ‘코리안심포니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를 시행하며 오케스트라 단원을 육성한다.

임원빈 기자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INTERVIEW

수상자 인터뷰

지휘자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

우승을 축하한다. 1위와 오케스트라상은 거머쥐었다. 전문가들의 좋은 평가도 좋지만, 단원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기쁘다. 오케스트라상을 받게 된 것이 가장 큰 영광이다. 참가자로서 콩쿠르 과제곡은 어떠했는가? 처음 연주한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새로운 레퍼토리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콩쿠르의 장점인 것 같다. 김택수의 ‘더부산조’는 익숙하지 않은 국악기의 장단과 가락을 익혀야 했기에 어려웠지만 재미있게 연주했던 과제곡 중 하나였다. 결선 무대에서 암보로 지휘를 했다. 어떠한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가? 악보를 보면대에 두고 펼치지 않고 지휘를 할 때도 있지만, 이번 경연에서만큼은 나 자신에게 90퍼센트 확신이 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너무 광범위한 말이다. 나에게 주어진 무대를 그저 차근차근 감당할 뿐이다.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1995~) 예일대와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수학하고 2021년 하차투리안 지휘 콩쿠르, 레이크 코모 지휘콩쿠르에서 입상했다.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 체임버 필하모닉 등을 지휘한 바 있으며, 현재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스티븐 슬론과 해리 커티스를 사사하고 있다.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
윤한결
리한 수이

 

 Ensemble PART3

 

현대차 정몽구 재단

온드림 앙상블

실내악의 성장판을 열다

 

‘온드림’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사장 권오규)의 장학사업명이다. 2007년 설립된 재단은 2009년부터 음악·국악·무용 등의 장학생을 양성하며 여러 교육은 물론 등록금과 해외 콩쿠르 참가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14년 창단과 동시에 2월에 첫 정기연주회를 선보인 온드림 앙상블도 이러한 장학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단원은 성악·피아노·현악·관악 등의 전공생이며, 연령대는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다.

온드림 앙상블의 활동은 보통 8개월 동안 진행된다. 2021년의 경우 5~6월에 장학생을 선발하고 단원을 모집했다. 오리엔테이션을 거친 단원들은 8월 강원도 계촌에서 나눔 연주회를, 11월 12일에 정기연주회를 선보였다. 단원들은 마스터클래스와 음악 캠프를 거치며 공연을 준비했다.

여기에 올해는 실내악 시리즈가 더해져 9월 4·16·17일에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가졌다. 연주회를 함께 준비하고 꾸린 윤현주(성악·서울대), 김현미(바이올린·한국예술종합학교), 주연선(첼로·중앙대), 이진상(피아노·한국예술종합학교), 이예린(플루트·한국예술종합학교), 성재창(트럼펫·서울대)은 교육장에서는 선생이었고, 무대 위에선 함께 연주하는 선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처럼 온드림의 단원들은 ‘실내악’과 함께 진화 중이다. 시선을 밖으로 향해도 최근 변화하고 있는 지형도에는 실내악이 그 중심에 있음을 알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소수 인원의 음악으로 적합한 장르가 되었고, 콩쿠르 도전에서도 학생들이 실내악단을 꾸려 실내악 콩쿠르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018년 위그모어홀 콩쿠르의 우승팀 에스메 콰르텟은 작년과 올해에 박차를 가했고, 올해 리수스 콰르텟(피시오프 실내악 콩쿠르)와 아레테 콰르텟(프라하의 봄 콩쿠르)가 우승의 낭보를 전하기도 했다.

온드림 앙상블의 지도교수 김현미(한국예술종합학교·바이올린)를 만나 실내악을 통한 음악적 성장에 대해 묻고 들었다.

 

연령과 학력이 다른 학생들이 실내악을 중심으로 뭉친다. 연령·환경·학교가 달라도 ‘음악적 대화’를 가능케 하는 게 목표다. 잘 아는 사람과의 호흡보다 모르던 사람과의 음악적 대화를 통해 배우는 게 더 많다. 연주회를 위한 작품이 정해지면 교수진도 학생과 함께 하는 무대 위의 동료가 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상상할 수 없던 경험치와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된다.

실내악 시리즈는 물론 지난 정기연주회(11·12/세종체임버홀)의 곡목이 생소하게 다가왔다. 체르니의 피아노·플루트·첼로를 위한 론돌레토 콘체르탄트 Op.149, 피콜로·트롬본·피아노를 위한 앙리 클링의 ‘코끼리와 모기’, 현악기와 클라리넷·바순·호른이 함께 하는 베토벤의 7중주 Op.20 등을 선보인 시간이었다. 레퍼토리 선곡이 신선하고 독특하다. 학생들 수준에 맞춘 선곡이라기보다, 그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선곡이다. 실내악의 다양성을 느끼려면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악기군의 장학생이 모집되어야 하지만, 일단 현재 상황에 맞추어 선곡했다.

국내 대부분의 학생이 독주 중심의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실내악의 시간은 좀 생소할 텐데, 온드림 앙상블의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중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는 단원들이 악보를 받으면 먼저 쭉쭉 읽어나가고 연주해본다. 두 대의 바이올린이 함께 하는 실내악곡이라면, 여태껏 독주만 공부해온 학생은 복합적인 구조에 눈뜨기도 한다. 서로 다른 악기를 이해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피아노의 피아니시모와 현악기의 피아니시모는 다르기 때문이다. 교수자와 학생 관계가 아닌, 모두가 동료가 된 순간이기에 각자의 의견 개진도 중요하다. ‘가르친다’보다 ‘함께 만들어간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실내악은 음악가들이 각자의 음악적 의견을 조합해 만드는 최고의 음악적 완성품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끌어가선 안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음악으로 연결하고, 타인의 실수에 대처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세련된 표현에 결을 맞추어 나 또한 세련된 어조로도 말해야 한다. 이처럼 수많은 음악적 대화로 완성하니, 음원을 참조하기보다는 우리의 의견을 존중하며 만들어가는 편이다.

학생들이 느꼈으면 하는 실내악의 매력은 무엇인가?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요구와 지시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실내악보다 수동적이다. 이에 비해 독주자는 상당히 능동적이지만, 때로는 청중과의 대화(연주)에 과장의 색이 입혀지기도 한다. 실내악은 오케스트라처럼 합도 맞춰야 하고, 독주처럼 자신의 목소리도 내어야 하는 음악이다. 무엇보다 그 사이의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음악이다. 방금 전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내가 이어받을 적에 나의 목소리도 그 소리의 톤과 색에 맞춰야 한다. 나 역시 그렇게 만든 소리를 타인에게 넘겨줄 때 그를 생각하며 넘겨야 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완벽한 형태의 대화 방법이 아닐까. 그리고 누구와 대화를 하느냐가 중요하듯, 실내악도 똑같은 곡이라 할지라도 사람에 따라 음악적 대화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실내악 교육과 훈련은 몇 살부터 하면 좋을까? 어릴수록 좋다. 단순한 선율의 동요에도 악기의 오블리가토가 가능하다. 어린 학생들이 모여 자연스러운 조화를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 음악가로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부자연스러운 테크닉을 자연스럽게 연주하도록 기술을 연마하고, 그 다음으로 보다 더 자연스러운 음악이 되도록 감정을 이입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실내악을 통해 체득한 음악의 구조와 조화의 방법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송현민(음악평론가·편집장) 사진 현대차 정몽구 재단

 

INTERVIEW

4인의 장학생이 말하는 온드림을 통한 성장

 

허영서(1999년 생·서울대 4학년·성악 전공) 2019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연주회 준비를 위한 음악캠프는 며칠 동안 음악에만 전념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다양한 공연 기회를 제공받고, 이를 준비하는 동안 서로에게 많이 배우고 성장한다. 온드림 앙상블을 통해 음악가들의 ‘나눔’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선율(2000년 생·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피아노 전공) 중학교 1학년 때 참가하여, 중간에 쉰 것을 빼면 모두 다섯 해에 함께 했다. 온드림 앙상블을 통해 다른 악기와의 합주 기회는 물론, 다른 전공생들과의 대인 관계도 넓어졌다. 해외 콩쿠르를 준비할 땐 지원을 받아 보다 책임감 있게 준비할 수 있었다. 내년에 유학가는데, 온드림 앙상블의 활동을 통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잘 세울 수 있었다.

 

김정하(2001년 생·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바이올린 전공) 2017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홈스쿨링을 하던 중·고등학교 시절에 다른 악기를 공부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실내악 공부를 하면서 김현미·주연선 교수님의 조언을 통해 작품에 숨겨진 보석 같은 부분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전공이 다른 학우들과 모여 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구하고 연주할 때는 모두가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느끼고 있는 그 순간이 짜릿하게 느껴졌다. 실내악의 묘미와 실내악의 언어를 알아간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섣부른 욕심이, 혹은 부족한 실력이 앙상블에 영향을 준다는 것도 깨달았다. 지금은 현악 4중주의 매력에 빠져있다. 미래에 현악 4중주단원이 되고 싶은 소망도 생겼다.

 

김다영(2004년 생·한국예술종합학교 1학년·트럼펫 전공) 2018년부터 3년째 참여하고 있다. 장학금 혜택은 전공 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멘토링 클래스는 세계적인 음악가들에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순간이었고, 예술가로의 성장을 위해 지녀야 할 교양과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EnSemble PART4

제4회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

제1회 제주국제실내악콩쿠르 섬에 뿌려지는 실내악 씨앗

 

11월 19일부터 27일까지 제4회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JICMF)이 열렸다. ‘프롬나드 인 제주’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실내악과 함께 제주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축제의 문과 함께 제주국제실내악콩쿠르의 대문도 활짝 열었다. 제주도에 실내악의 꽃이 피고, 실내악의 씨앗이 뿌려질 것 같다. 내년 1월에 제5회 페스티벌이 예정되어 있으며, 콩쿠르는 가을 무렵에 개최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이자 제주대 교수인 심희정은 2018년부터 축제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에게 제주의 ‘음악적 특산품’이 될 실내악에 관해 묻고 들었다.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018년 제1회 아라인터네셔널뮤직페스티벌로 시작했다. ‘아라’는 바다라는 뜻이다. 첫회의 축제는 2016년에 창립한 제주건반예술학회가 주최했고, 세 번째를 맞은 2020년에는 제주아트센터와 손잡으며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로 탈바꿈하게 됐다. 제3회 축제는 ‘비상(飛上)’이라는 주제와 함께 코로나 시국을 뚫고 비상한 순간이었다.

제주도에는 섬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음악 축제가 꽤 있다. 제주국제관악제와 제주국제합창제가 대표적인 축제로 알려져 있다. 그 외 단일로 진행되는 소규모 축제들이 있다. 실내악 축제는 없었다. 그래서 제주 최초의 실내악 축제로 제대로 자리 잡고자 제1회부터 체계성을 갖춰 시작했다.

실내악에 중점을 둔 이유는 무엇인가? 유럽에는 아름다운 관광지나 휴양지에서 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섬으로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다. 나는 독일 유학 시절에 전문연주자과정과 최고연주자과정에서 수학하면서 내 나름의 실내악 공부에도 주력했다. 귀국 후 제주대 교수로 부임했는데 제주의 조건과 나의 경험이 맞물리면서 이곳에도 잘 가꿔진 실내악 축제가 생기길 간절히 희망했다. 처음에는 누군가 만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준비를 했는데, 그렇게 기다리던 차에 내가 직접 만들게 되었다.

축제 기간 동안(11.19~27) 제주의 카페 곳곳에서 ‘실내악 콘서트 콘서트’가 진행되고, 더불어 12월에는 제1회 제주국제실내악콩쿠르가 열린다. 국내에 실내악 콩쿠르가 많이 없기에 신진 앙상블 발굴에 늘 아쉬움이 남아 개설하게 되었다. 본 콩쿠르는 주니어 부문(만 11~18세)과 아티스트 부문(만 18~35세)으로 나눠 진행된다. 편성은 피아노·현악·목관을 아우르는 2~6중주 편성이다. 금관 부문이 없는 이유는 제주국제관악제의 일환인 제주국제관악콩쿠르에서 호른·트럼펫·테너트롬본·금관 5중주의 신진들을 잘 발굴하고 있기에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10월부터 접수를 받았는데, 실내악 콩쿠르를 진행해보니 어떠한가? 1차와 2차는 각각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50여 팀이 지원했는데, 서울과 부산에서 활동하는 앙상블이 많았다. 앙상블의 형태도 다양하다. 피아노 3중주가 가장 많았고, 피아노 5중주와 목관 5중주도 눈에 띄었다.

수상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무엇인가? 우승한 앙상블을 소개하는 공연(아벡아트홀)을 12월 말에 준비 중이다.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본선 심의(12.19)에 11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하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음악가와 교수들이다. 입상자가 축하공연에서 더욱 좋은 연주를 하고, 이를 통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심사위원들이 마스터 클래스를 할 예정이다.

실내악의 매력과 특징은 무엇인가? 오랜 시간 공부로 자신을 다진 음악가라 할지라도 독주 활동으로만 음악가로서의 생명을 이어나가는 건 쉽지 않다. 이럴 때 실내악을 병행하면 연주자로서의 외로움도 덜 하고, 독주에 할애하는 에너지도 절약·비축하며 음악가로서의 지속적인 활동을 해나갈 수 있다. 이런 특징이 있기에 나 역시 유학 시절에 많은 시간을 실내악 공부에 할애하지 않았나 싶다.

현재 제주대 예술디자인대학 음악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실내악을 통한 교육과 학생들의 성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04년 부임할 때만 해도 실내악 커리큘럼이 없었는데, 이를 계기로 교과과정을 개설하여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피아노 전공생들은 피아노 앙상블 수업을 통해 실내악의 감각을 배우고 체득한다. 예상 외로 학생들이 이 수업을 좋아하고 즐긴다. 수업을 통해 배출된 학생들에게 이번 제주실내악페스티벌에 설 기회를 제공했다.

송현민(음악평론가·편집장) 사진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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