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소리예요, 좋은 소리요.”
더블베이시스트 조은솔의 태명은 음악을 했던 아버지가 지어주신 ‘조은소리’였다. 비록 지금은 세 글자의 이름을 쓰고 있지만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뜻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꽤 큰 덩치의 더블베이스라는 악기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그 시작은 군대 간 오빠의 방 안에 덩그러니 남아있던 그 악기를 만나면서부터였다.
초등학생 시절 바이올린을 배웠던 조은솔에게 거대한 악기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렇게 장난처럼 더블베이스를 시작하게 됐다는 그녀는 “(소리가) 아주 중후했어요”라고 말하며 처음 활을 그었을 때의 느낌을 떠올렸다.
늦은 나이에 더블베이스로 전향했음에도 어릴 적부터 연주했던 바이올린과 달리 실력이 빨리 늘어갔다. 덕분에 선화예고로 진학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 영국 왕립음악원에도 합격했지만 방향을 바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으로 진학했다. 대학 입학 후 다양한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현재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단원이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객원단원으로 있다. 또 베이스 연주자들로 구성된 포 베이스(4 Bass)의 팀원으로 지속적인 연주회를 갖는 중이다. 포 베이스는 지난해 9월, 평소 친했던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와 마음이 맞는 연주자들이 모여 만든 팀이다. 더블베이스가 다른 현악기에 비해 연주자가 적어서 어려운 점은 없을까.
“연주자가 적은 건 사실이지만 굉장히 잘 뭉치고 네트워크가 탄탄해요. 어떻게 보면 비주류 악기인 셈이니까요.”
조은솔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2011년 ‘대한민국국제음악제’다. ‘카니발 오브 베이스’라는 주제로 80대의 더블베이스가 한 자리에 모인 공연에서 그녀는 협연자로 무대에 섰다.
“엄청 떨렸어요. 처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서는데다가 협연으로 데뷔한 셈이니까요. 그렇지만 함께하는 연주자분들이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올해 대학을 갓 졸업한 조은솔은 현재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좀더 큰 세상에서 더 많은 연주를 보고 듣고 배우고 싶다는 그녀는 궁극적으로 해외에서 연주 기회를 갖는 게 목표라고 한다. 더불어 올 여름에는 서울시향과 유럽 투어를 함께 할 예정이다. 5월 10일에는 마리아칼라스홀에서 포 베이스와 함께 연주를 갖는다.
글 김태희 인턴 기자 (thkim@gaeks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