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O THE BOOK
예술을 담은 책
예술의 발자취를 따라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3
해럴드 C. 숀버그 저 ┃ 김원일 역 23,000원 ┃ 클
그동안 우리는 음악사를 중심으로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을 배워왔다. 하지만 순서가 잘못되었다. 생각해보면 역사는 작곡가에 의해 쓰였다. 바흐의 죽음으로 바로크 음악은 긴 여정의 끝을 맺었고, 베토벤에 의해 고전시대는 낭만시대로 다시 태어났다.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하며 20세기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로 평가받는 저자 해럴드 C. 숀버그(1915~2003)는 책에서 음악의 발전 과정과 함께 작곡가를 둘러싼 인물들까지 면밀히 살피며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그동안 그는 1권에서 소나타와 교향곡 시대를, 2권에서는 오페라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이번 신간은 그 시리즈의 3번째로 쇤베르크, 메시앙 등 낭만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의 활로를 놓고 경합을 벌인 작곡가들의 ‘춘추전국시대’를 담았다.
남산예술센터 관객의 기록 2009_2020
김옥란 저 16,000원 ┃ 연극과인간
동시대상을 연극으로 축적해오던 남산예술센터는 2020년 폐관되었다. 1962년 ‘드라마센터’라는 이름으로 개관해 2009년부터 서울시가 학교법인 동랑예술원(서울예술대학)에 임대해 사용해왔으나 2018년 동랑예술원이 일방적으로 임대 종료를 선언하며 2020년 문을 닫았다. 책은 남산예술센터의 시간에 대한 저자의 기억과 기록이다. 무대에 오른 주요 레퍼토리와 함께 관객으로서 남긴 개인적인 기록을 정리하고 키워드별로 모았다. 연극평론가이자 드라마투르그인 저자는 국립극단, 남산예술센터 등에서 비평가로 활동했다. 부록으로 남산예술센터와 관련한 인터뷰, 포럼, 공개토론회 발표문들이 수록되어 있어 남산예술센터의 탄생부터 폐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볼 수 있다.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오희숙 저 17,000원 ┃ 21세기북스
음악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철학적 사유를 통해 더 내밀한 음악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책이 발간됐다. 니체는 ‘음악은 의지의 언어’라고 설파하며 삶을 긍정하려면 음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한편, 아도르노는 ‘진리의 구현은 음악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믿었다. 이렇듯, 음악은 인간 삶의 본질과 밀접한 철학과 연관 지어지지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 저자는 말러의 교향곡 3번에서 쇼펜하우어의 음악철학을 발견하고, R.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니체의 철학을 풀어낸다. 서울대 교수진들의 강의를 책으로 옮긴 ‘서가명가’ 시리즈 중 열아홉 번째인 책은 오희숙 음대 교수의 철학적 사유와 ‘소리에 담긴 아름다움의 가치를 책에 담았다.
세계사 속의 서양 연극사
전형재 저 20,000원 ┃ 푸른사상
연극의 기원을 찾아 시대를 거슬러 가면, 서양에서는 기원전 6세기경 고대 그리스 시대에, 동양에서는 2,000여 년 전 인도 연극에서 최초로 기록되었다고 전해진다. 책은 고대 로마부터 시작하여, 중세 유럽을 거쳐 21세기 포스트-드라마 연극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흐름에 따라 서양 연극이 변화하는 모습과 각각의 시대적 배경에 따른 연극의 특징들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는 연극의 상당수는 서양 연극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우리 앞에 놓인 서양 연극의 사조들은 언제, 어디서부터 출발하였으며, 격변하는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분화되었는지 물음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