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필하모닉 &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토벤 전곡 시리즈

캠퍼스에서 듣는 베토벤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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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5월 13일 9:00 오전

INTERVIEW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무대를 빛낼 주인공들

좌부터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강지호·연지형·이가은 학생·황미나 지휘자

젊음의 온도를 느낄 수 있는 무대. 연세오케스트라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에 걸쳐 베토벤 교향곡 전곡과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 여러 악기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베토벤 시리즈’를 선보인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이 음악회에서는 우리 삶 속에서 가장 가까운 작곡가이자 가장 인간적인 작곡가로 알려진 베토벤의 음악세계를 젊고 패기 넘치는 선율로 감상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5월 13일 7시 30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연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바이올린 협주곡 Op.62, 교향곡 1번을 최수열의 지휘와 강지호의 바이올린 협연으로 연주하며, 5월 15일에는 ‘레오노레 서곡’ 3번과 피아노 협주곡 4번, 교향곡 7번을 황미나의 지휘와 연지형의 피아노 협연으로 연주한다.

무엇보다 이번 연주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연세대학오케스트라가 지역의 시민들과 근처 병원 등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청중의 범위를 확장하는데 노력한 것이 눈에 띈다. 관객층이 두텁지 않은 클래식 음악을 좀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학생들이 직접 홍보영상을 제작해 외부 학교와 세브란스 병원, 지역사회 단체에 메일로 발송하고 연세대에서 관리하는 SNS에 홍보 영상을 올리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직접 신촌 근처의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카폐, 문화공간 등에 연주 홍보와 QR코드를 넣은 컵홀더를 배치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연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최수열

베토벤의 분명한 메시지가 전해지는 무대

스폰지 처럼 음악을 흡수하는 순수한 학생들과 음악을 함께 만들어가고 작업하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오히려 배움이고 힐링의 시간이다. 열정과 실력을 갖춘 학생들과 아름다운 학교 캠퍼스에서 베토벤 시리즈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한 영광이고 기쁨이다. 이번 무대는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왔기에 완성도 높은 연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베토벤은 시간이 갈수록 어렵고 감히 도전하기 힘든 작곡가라는 것을 느낀다. 오히려 지금 젊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순수한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먼 훗날 학생들에게 큰 음악적 자산이 되리라 확신한다. 베토벤의 음악은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점철된다고 생각한다.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그의 음악은 완벽하고 숭고하다. 복잡한 삶 속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던 베토벤의 음악이 아름다운 자연 속 캠퍼스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한다.

 

연세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자 황미나

베토벤의 삶이 청중에게 투영되는 시간

오케스트라를 처음 시작하고 공부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오케스트라 리허설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많이 강조한다. 무대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통해 음악적으로도 큰 성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앙상블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다른 악기 소리를 듣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 베토벤은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한 작곡가인데 서곡을 비롯해 교향곡 전곡과 협주곡까지 연주하게 된 것은 연세대라는 환경이었기에 과감히 시도할 수 있었고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베토벤 연주를 준비하면서 오케스트라의 뼈대와 근간을 세우는 느낌이다. 베토벤은 특히 괴로울 정도로 자신의 인생을 음악 속에 투영한 작곡가다. 그의 음악 속에는 아픔과 치부, 낭만과 괴로움, 환희와 좌절을 악보 속에 박아 놓았다. 자신의 인생을 새겨 놓은 음악이기에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의 인생이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베토벤의 사랑, 베토벤의 상처, 베토벤의 꿈이 음악을 통해 잘 투영되었으면 좋겠다.

 

피아노 협연자 연지형(연세대 3)

믿고보는 延대 오케스트라 연주에 延지형이 함께합니다!

베토벤 전곡 시리즈를 통해 ‘음악의 영웅’ 베토벤의 음악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협연자로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다. 피아노 협주곡 4번은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장엄함과 또 깊은 울림과 자유로움이 넘쳐나는 곡이다. ‘악보의 정확한 해석’도 중요하지만, 이 곡을 연습하면서 내가 느꼈던 웅장한 숲에서의 눈부신 햇살, 아름다운 새소리, 가혹한 운명에 호소하는 듯한 목소리, 할머니의 인자한 미소 등의 이미지를 잘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베토벤의 음악에선 자연의 신비로움 자유로움 그리고 희망, 환희를 느끼게 된다. 자신의 운명에 맞서 새로운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 나간 베토벤이었기에 그는 음악을 통해 궁극적으로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자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 클래식 공연도 홀 밖으로 나와 관객들과 소통했으면 좋겠다. 공간의 자유로움과 더불어 형식의 자유로움 예를 들면, 스토리텔링이나 연주자와 관객의 만남, 팟 캐스트 등을 통해서도 관객의 스펙트럼을 넓혀 대중 속으로 침투하고 공유될 필요가 있다.

 

바이올린 협연자 강지호(연세대 4)

대학생들의 에너지 넘치는 베토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기본기와 테크닉, 음악성 등이 그대로 드러나는 곡이기 때문에 바이올리니스트이 가장 어려워하는 협주곡 중 하나여서 설레기도 하지만 부담도 된다. 이 작품은 솔리스트의 화려함이나 기교를 보여주는 요소가 적어서 교향곡적인 모습이 두드러진다. 연주할 때 오케스트라에 잘 녹아들면서도 솔리스트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주 기품있고 서정적인 요소와 베토벤 특유의 웅장한 느낌을 최대한 표현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2악장은 베토벤 음악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고 한음 한음에서 편안함과 따뜻한 위로를 느낄 수 있다. 베토벤은 인간의 외로움과 슬픔을 위로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극복해 나갈수 있는 정신을 음악에 담았다고 생각한다.

 

학생대표 이가은(연세대 4)

지금까지 이런 베토벤 연주는 없었다

항상 듣기만 하던 베토벤 교향곡을 연세오케스트라가 연주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고 단원들도 각오가 남다르다. 베토벤 교향곡 1번은 베토벤이 하이든과 모차르트와 다른 자신만의 음악을 담은 첫 교향곡이고 교향곡 7번은 몇 년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발표한 교향곡으로 리듬적이고 역동적인 작품이다. 오케스트라 생활을 오래하신 부모님도 교향곡 7번은 리듬적으로 힘들고 악기 간의 앙상블이 어렵다고 하셨다. 이런 점을 잘 생각해서 지휘자 선생님의 지휘아래 좋은 연주를 하고 싶다. 베토벤은 작품에 자신의 인생을 담았고 누구보다도 비극적인 생애를 살았다. 기쁨과 행복의 순간도 있었지만 긴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악곡을 만들었다. 그래서 그의 음악에는 그의 삶처럼 희극과 비극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다.

국지연 기자 사진 황필주(studio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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