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제36회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3월 28일 8:00 오전

COVER STORY

 

제36회 교향악축제의 모두를 아우르며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황필주

 

1989년 시작된 교향악축제가 서른여섯 번째 막을 올린다. 한 달간 쏟아지는 다양하고 도전적인 작품,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이들이 가득한 협연자 목록, 새롭게 발표되는 작품 등… 그리고 이 모두를 가능케 하는 데는 무대에 오르는 단원 하나하나의 힘, 무대 아래에서 그들을 보좌하는 사무국과 실무자의 지지가 있다.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올해는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총괄 이의정 기자

 

PART 1. COLUMN ‘단원’과 ‘대표자’의 이야기를 함께 담은 이유

PART 2. INTERVIEW 대표부터 단원까지, 그들이 전하는 교향악축제

PART 3. SCHEDULE 한 눈에 보는 올해의 교향악축제

 


 

PART 1. COLUMN

 

‘단원’과 ‘대표자’의 이야기를 함께 담은 이유

 

작년은 예술의전당이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은 해였다. 1988년 문을 연 예술의전당은 이듬해에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음악제를 마련했고, ‘교향악축제’라는 제목을 처음으로 붙였다. 2월 17일부터 3월 9일까지 11개의 전국 교향악단이 참여한 축제였다.

당시 이러한 매머드급 축제가 가능했던 이유는 1988년 서울올림픽이라는 문화적 초대형 이벤트에 국민의 정서가 적응하고 있던 때였고, 같은 해 지방자치 관련 법안이 통과되며 지방색 찾기가 정치나 문화계에서 본격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교향악축제 같은 거대한 문화판을 통해 각기 모인 예술단체들이 지역색을 드러내는 방식은 음악계뿐만 아니라 연극, 무용, 전통예술계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현상 중 하나였다. 그러다 보니 교향악축제는 지역의 교향악단들이 모여 만드는 하나의 화합보다, 한 자리로 모인 악단들이 그 안에서 서로 다른 차이의 색을 드러내는 음악 축제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를 가능케했던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지역마다 증설된 음악대학이나 대학 내 음악과, 그리고 이를 수용하기 위한 직장으로서 증설된 시립교향악단들이었다. 음악인들의 증가와 교향악단의 증설은 자연스레 1990년대 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악단의 양적 증가로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교향악축제는 지방 자치단체들에게 교향악단의 역할과 존재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주고 더불어 교향악단 창단 붐을 주도했지만, 한편으로는 교향악단 경쟁의 장으로 여겨져 객원지휘자와 객원연주자의 무리한 영입 등의 부작용을 낳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교향악축제를 통해 교향악계가 발전하고 연주와 청중의 수준이 향상되고 레퍼토리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지대한 공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순 없다.

고백하자면, 본지의 4월 호를 준비할 때마다 교향악축제를 소재로 한 기획 기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의 축제들이 대부분 하반기로 쏠린 가운데 봄기운을 타고 펼쳐지는 상반기의 축제는 몇 안 되기 때문에 사실상 주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독자)들에게 축제의 핵심인 ‘교향악’의 묘미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그래도 고심 끝에 몇 개의 기획 기사를 마련했었는데, 팬데믹이 강타한 2020년에는 힘겨운 상황에 모인 14개 악단의 지휘자들을 조명했고, 2021년에는 ‘오케스트라의 균형추와 지팡이가 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21개 악단의 22명 악장을 한 자리에 모으기도 했다.

©황필주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전체를 이루는 부분’에 주목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단원이다. 교향악축제 무대마다 악단을 빛내는 협연자의 협주곡이 있지만, 한편으로 교향곡 속의 독주(자) 역시 악단에 빛을 내는 보석과도 같다. 그래서 교향곡이 끝났을 때 지휘자는 독주 파트를 완주(완성)한 단원을 일으켜 세워 관객들의 박수 세례를 독차지하게 하는 특권을 누리게 한다. 따라서 이번 기획은 단원들의 기량이 부각되고, 존재감이 나타나는 작품과 이를 준비하는 단원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교향악단이 보다 미세한 소리 입자들의 공동체라는 것을 독자들이 느꼈으면 한다.

더불어 악단을 지탱하고 움직이게 하는 대표자의 이야기와 각오도 실었다. 쉽게 말하면 ‘총책임자’들의 이야기이다. 교향악축제에 참여하는 악단들은 ‘시립(市立)’이라는 명칭을 통해 악단을 지탱하는 원천이 무엇인지를 표방한다. 특히 악단 운영에는 많은 살림살이가 필요하다. 살펴보면 홈그라운드로서의 상주홀 건립이나, 시대적 감각에 걸맞은 공연장 리모델링 사업은 물론이고 운영부서와 악단원들의 화합 도모, 재정 확보와 확충, 악단 홍보를 위한 기획 콘텐츠 지원, 공연 외 악단과 만날 수 있는 플랫폼 기획, 연주 외 교육이나 찾아가는 음악회 사업 지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민간 교향악단의 경우 음악가가 대표직을 겸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 역시 이러한 역할과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교향악단은 음악가들의 힘 외에도 정치와 행정의 부력을 통해 운영되는 소리의 범선임을 느꼈으면 한다. 하여, 우리가 잘 몰랐던 전체의 ‘부분’을 이루는 단원들의 이야기와, 소리의 범선이 잘 운영되도록 여러 지원과 정비의 끈을 엮는 이들의 이야기로 교향악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보다 확장되는 기획 기사로 읽히기를 바란다.

송현민 편집장

 


 

PART 2. INTERVIEW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새로운 도약의 시험대 앞에 서다

 

경기아트센터는 2020년 리브랜딩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올해 신임 예술감독(김선욱) 선임이라는 시간을 거쳤다. 극단·무용단·시나위오케스트라·팝스앙상블과 함께 경기도예술단에 속해있는 경기필은 1995년 창단됐다. 변화의 기점에 선 경기필은 이번 교향악축제에서 객원지휘자 이승원과 함께 악단의 ‘현재’와 다가올 ‘미래’를 증명한다.

 

 

 

공연일 4월 27일 토요일

연주곡 글린카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협연 김재원) /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서춘기 경기아트센터 사장

 

우리 교향악단만의 자랑거리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가진 음악은 무엇보다 아름답다. 소리의 균형, 아름다운 하모니는 가끔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이 감동을 주는 순간은 언제인가?

현악의 멋있는 유니즌, 그리고 거칠지만 장쾌한 코다를 거치는 순간!

올해 경기필하모닉을 포함 경기아트센터에서 주된 사업으로 생각하는 것은?

첫째, 청년예술가들을 위한 무대다. 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둘째로 경기아트센터에 진행하고 있는 피아노 페스티벌도 주요한 사업이다. 마지막으로, 경기아트센터에서는 대한민국 청소년교향악축전을 개최한다. 전국에 있는 청소년 교향악단이 모여 기량을 펼치고 경험을 쌓는 귀중한 기회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 연주 무대에 핀

향기로운 음악의 꽃 한송이

악마가 유혹하는 ‘죽음과 소녀’의 향기인가?

 

왕명호 플루트 상임단원

 

 

교향악축제에 참여는 열한 번째이다. 모든 연주에 최선을 다하지만, 교향악축제는 영상 및 라디오 중계로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왕명호(2015년 입단)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다. 더불어 올해 교향악축제에서 선보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은, 교향악단 입단 시험을 앞둔 플루티스트들에게 단골 과제곡이기도 하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3악장에는 플루트 단원이 피콜로를 연주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플루티스트라면 꼭 해야 하는, 거의 모든 입단 오디션에 등장하는 엑섭(교향악곡이나 협주곡 중 일부를 발췌한 부분)입니다. 실제 연주에서도 1·2악장 내내 연주를 안 하다가, 3악장에 등장하기 때문에 늘 가장 떨리는 부분이죠. 완벽한 연습과, 이를 믿고 연주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플루트와 피콜로의 차이를 연주자 입장에서도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어느 정도 같으면서, 또 다른 악기입니다. 플루트에 비해 피콜로는 작고, 음정도 많이 예민합니다. 합주 시에도 소리가 제일 높고 멀리 가기에, 완벽한 연습이 필요하죠. 두 악기를 번갈아 가며 모두 연주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하다 보니 적응을 하게 되네요.

올해 경기필하모닉의 공연 중 가장 기대하는 연주는?

우선은 다가오는 교향악축제 연주고요, 6월에 김선욱 예술감독과 함께 할 베토벤 9번 연주도 기대 중입니다. 주로 ‘연말 레퍼토리’로 인식된 이 작품에 대해 지휘자의 해석도 무척 좋았고, 단원들도 편하게 연주하며 최상의 연주력이 이끌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작품에도, 피콜로가 등장할 테니 기대해 주세요. 글 허서현 기자

 

 

공주시충남교향악단

순수한 열정으로 전해주는 다가올 희망

 

“목·금관의 강렬함, 현악의 부드러운 스토리텔링이 강점”이라고 더블베이스 수석이 설명한 공주시충남교향악단은 1990년 창단된 국내 최초의 도립교향악단이다. 이번 교향악축제도 작년에 이어 제5대 상임지휘자 정나라와 함께한다.

 

 

 

공연일 4월 7일 일요일

연주곡 베버 ‘오이리안테’ 서곡 / 리츠 오보에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협연 함경)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정나라 제5대 상임지휘자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순수한 열정으로 모든 단원이 한마음 한소리를 내려고 노력한다. 단합·이해·공감·배려가 모두 뛰어난 악단이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음악을 통해서 전해 올 때, 큰 감동을 받는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 있다면?

11월에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연주를 기획하고 있다. 특별히 객원 악장으로 제 동생인 정하나와 함께 연주할 예정이라, 매우 기대가 된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의 하모니는

향기롭고 조화로운

악기들이 모두 모여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

 

서민수 더블베이스 수석

 

올해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은 저음 현의 진중한 무게감이 중요한 작품이다. 이를 잘 아는 더블베이스 수석 서민수(2013년 입단)에게 마이크를 건네 보았다.

평소 교향악축제를 어떻게 접해왔나요?

우리 교향악단 외에 다른 교향악단의 연주도 자주 즐겨 감상합니다. 각 교향악단이 가진 서로 다른 색을 구분해 내는 것이 큰 재미이죠. 모든 악단은 긴 시간 유지해 온 고유한 색이 있습니다.

충남교향악단의 색은 무엇인가요?

목·금관의 강렬함, 현악의 부드러운 스토리텔링이 강점이죠. 지방 악단에는 종종 목·금관에 대한 선입견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 악단은 해당 사항 없습니다. 우리 악단도 창단 이후, 고유한 색채를 오랫동안 품고 있었다고 해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에 관해서 이야기한다면?

교향악축제는 가장 자신 있는 레퍼토리 안에서 작품을 고르죠. 정나라 지휘자께서 많이 고민하셨을 텐데, 요즘 어두운 세계정세가 반영된 선택이라 생각해요. 이 작품이 스탈린이 사망한 해에 작곡된 작품이거든요. 그의 교향곡은 작곡가가 겪었던 체제와 절대 떼어낼 수 없어요. 1악장은 어둡고 무겁지만, 3·4악장에서는 희망을 들을 수 있고, 4악장에서는 마치 꽹과리처럼 울리며 체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표하는 듯하죠.

관현악단에서 더블베이스의 존재감을 자랑해 주세요.

기반을 잘 다져놔야 위에 건물을 지을 수 있듯이, 음악의 기반이 잘 갖춰줘야 음정과 리듬이 그 위로 잘 잡힐 수 있죠. 재즈, 심지어 피아노 독주까지도 ‘베이스’가 다지는 기초의 힘은 중요합니다. 흔히들 사람의 목소리를 잘 표현하는 악기로 호른을 꼽는데,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악기는 더블베이스가 아닐까요? 글 이의정 기자

 

 

과천시립교향악단

젊은 악단이 보여주는 저력

 

2001년 청소년교향악단으로 시작해 2008년 시립아카데미를 거쳐, 2012년 과천시립교향악단으로 승격되었다. 젊음(청소년)으로 시작해 교육적 마인드를 탑재(시립아카데미)했고, 이후 시향이 되면서 연주력으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과천시립예술단 부단장 오병철(과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과천시향은 빠르게 발전하는 악단”이라고 소개한다. 제3대 상임지휘자 안두현이 교향악축제의 포디엄에 올라, 악단의 발전을 또 한번 이뤄낼 예정이다.

 

 

공연일 4월 24일 수요일

연주곡 바그너 ‘뉘른베르그의 명가수’ 중 전주곡 / 베버 바순 협주곡(협연 유성권) /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7번

 

박성택 과천시립예술단 부단장(과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안두현 지휘자와 유재원 악장을 비롯해 단원 대부분이 젊고 기량이 뛰어나다. 레퍼토리의 스펙트럼이 넓고 연주회 내용도 탄탄해, 외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공연장에 가서 직접 연주회를 볼 때다. 바로 그 시간과 장소에서만 들을 수 있는 연주, 그리고 연주자의 예술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적이다.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은?

올해 초에 착수한 과천시민회관 (다목적공연장)의 리모델링 사업을 잘 이끄는 것이다. 2026년 1월이면 과천시향의 진면목을 보여줄, 음악에 최적화된 홀이 탄생할 예정이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 있다면? 한 해 쉬고 2년 만에 다시 출연하는 올해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이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양이 넘치고

향기로운 문화인이 되고 싶으시면

악성 베토벤의 음악을 가까이해 보세요!

 

오병철 플루트 수석

 

과천시향의 플루트 수석 오병철(2013년 입단)에게도 교향악축제는 한 달간의 즐거운 ‘축제’다. 더 다양한 관객을 만나는 곳, 설레는 마음을 산들바람 같은 플루트의 호흡에 실어 보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7번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요.

작곡가가 죽기 1년 전에 쓰인, 마지막 교향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프로코피예프의 다른 작품들만큼 자주 연주되지는 않지만, 말기의 작품이라 그의 모든 음악이 농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죠. 그에 맞게 플루트의 음색과 테크닉, 여러 요소들을 잘 만들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케스트라 속 플루트의 역할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플루트의 역할은 다양합니다. 솔로로 선율을 연주할 때도 많지만, 다른 악기와 어우러져 다양한 화성과 음색을 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죠. 등산을 하다 보면 계절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자연의 모습을 보게 되죠. 산에서 불어오는 그 변화무쌍한 바람이 플루트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바람도 플루트도 사람에 따라, 때에 따라 강하게, 혹은 부드럽게, 가끔은 낯선 향기를 가지고도 오죠.

올 한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과천시향의 연주는 무엇인가요?

지휘자와 단원, 그리고 시 관계자 및 문화재단의 모든 분이 과천시향의 연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공연을 꼽기가 매우 어려운데요, 단원으로서도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과천시향의 모든 연주에 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글 허서현·김강민 기자

 

 

광주시립교향악단 잊지 못할,

‘광주’만의 강렬함

 

 

2021년부터, 제13대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홍석원과 함께 문화수도 광주광역시로서의 꿈을 꾸고 있는 광주시립교향악단. 올해 교향악축제는 물론, 통영국제음악제 초청 공연까지 출연하며 ‘봄의 축제’를 책임지고 있다.

 

 

 

공연일 4월 26일 금요일

연주곡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2번(협연 신창용) / 교향곡 13번 ‘바비 야르’(협연 베이스 김대영, 합창 노이오페라코러스)

 

윤영문 광주예술의전당 대표

 

우리 교향악단만의 자랑거리는?

광주시립교향악단의 연주회는 늘 만석이다. 시민은 물론 전국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공연 단체다. 홍석원 지휘자와 단원들이 혼연일체 되어 열심을 다 하고 있는 교향악단이라고 자부한다.

앞으로 꼭 이뤄보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광주에술의전당에 소속된 다양한 장르의 8개 공연 단체(교향악단·창극단·발레단·국악관현악단·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극단·오페라단)가 있다. 이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음악극을 꼭 추진해 보고 싶다.

올해 광주시립교향악단의 공연 중 기대하고 싶는 일정은?

4월, 통영국제음악제에 광주시립교향악단이 초청받았다. 윤이상의 ‘바라’로 연주가 시작된다. 지난해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의 협연 공연 실황이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됐었다. 올해는 베를린 필하모닉 플루트 수석 에마뉘엘 파위와 협연한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의 매력은

향기나는

악기들의 향연입니다

 

이현동 퍼커션 상임단원

 

2년 전, 광주시향이 교향악축제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을 선보이며 관객의 큰 호응을 얻던 날 퍼커션 단원 이현동(2011년 입단)은 갑자기 바뀐 포지션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얻었다. 올해도 타악기에게 ‘무시무시한 군인 역할’을 하게 하는,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준비 중인 그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에는 어떤 타악기들이 등장하나요.

탐탐과 차임, 종 등의 타악기는 한 번 치면 길게 지속되는 포물선적 사운드를 가지고 있어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이 수평적 사운드를 수직으로 쪼개는 우드블럭, 캐스터네츠의 소리는 마치 멀리서 들리는 무서운 군인의 소름 끼치는 발자국같이 느껴지기도 하죠.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에는 타악기 존재감이 아주 분명합니다.

당시 소련 체제에 대한 비판을 담은 교향곡 13번에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요.

특히나 타악기는 곡에 어울리는 악기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악보에는 ‘심벌’이라고만 적혀있지, 어떤 사이즈의 심벌인지는 적혀있지 않아요. 교향곡 13번의 경우 메시지가 분명하기에, 저는 스네어드럼 파트를 훨씬 더 어둡고 무겁게, 날카로운 소리로 표현하기 위해 스네어드럼과, 이보다 울림통의 높이가 훨씬 높은 필드드럼을 양손으로 나누어 연주합니다.

오케스트라 속 타악기의 역할을 비유로 표현해 주세요!

어떤 악기와 앙상블을 하더라도, 같이 춤을 추듯 흘러가게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요리로 치자면 소스 같아요. 맛을 좌우하고, 또 절대 과해선 안 되죠! 글 허서현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다

 

 

1985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창단 후, 2022년 국립심포니로 명칭을 바꾸고 제7대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를 선임했다. 국립심포니 대표이사 최정숙과 2008년 교향악축제 객원 악장으로 악단과 첫 인연을 맺은 악장 김민균에게 이번 축제에 참여하는 소감을 물었다.

 

 

 

공연일 4월 12일 금요일

연주곡 임형섭 ‘하윌라’(세계 초연, 예술의전당 위촉곡) / 장 프랑세 클라리넷 협주곡(협연 김한) / 슈베르트 교향곡 9번 ‘더 그레이트’

 

최정숙 대표이사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한국 교향악의 한 축이자, 국내 유일의 국립 오케스트라로서 음악가, 작곡가, 지휘자 육성에 앞장서며 한국 클래식 음악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고 있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무대 위 90분의 시간은 100여 명의 단원과 사무국 직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공연의 매 순간이 가슴을 울린다.

 

 

 

김민균 악장

 

 

올해 악단의 가장 주요한 공연은?

오는 9월, 202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와의 협연이 기대된다. 최종 우승자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무대인 만큼, 미래의 대가를 먼저 만나본다는 설렘이 있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축제에서 음악을

향유하시는 여러분!

악장간 박수는 마음으로 부탁드려요~

 

윤문영 플루트 단원

 

플루트 단원 윤문영(2023년 입단)이 국립심포니에서 맞이하는 첫 교향악축제다. 올해는 예술의전당 위촉곡인 임형섭의 ‘하윌라’를 초연하는 만큼, ‘첫 연주’의 의미가 남다르다.

처음으로 교향악축제 무대에 오릅니다.

‘처음’이라는 무게와 단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의 섬세한 해석과 단원들의 풍부한 소리가 합쳐져 국립심포니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시대 작품을 초연할 때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작곡가에게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볼 수 있으니, 작품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작곡가가 악보에 표기한 악상을 최대한 지키면서 연주하려고 합니다.

협주곡을 연주할 때 특별히 유의하는 부분이 있나요?

솔리스트가 편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파트의 호흡이 두드러지는 작품일지라도 솔리스트가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균형을 조절하며 연주하는 편입니다.

오케스트라에서 느끼는 보람은 무엇인가요?

솔로나 실내악에서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브람스는 플루트 독주곡을 작곡하지 않았지만, 네 개의 교향곡과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등을 작곡했죠. 이 작품들을 통해 그가 생각하는 플루트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어요. 글 홍예원 기자

 

 

대구시립교향악단

환갑을 맞은 문화도시의 자랑

 

올해 창단 60주년을 기뻐하며, 대구시향을 대구시립예술단의 자랑으로 꼽는 대구콘서트하우스 박창근 대표는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이 대구에서 개최되는 날을 꿈꾼다. 그 중심에는 물론 대구시향이 설 것을 자신하며, 세계 각국의 오케스트라·공연장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공연일 4월 9일 화요일

연주곡 브리튼 ‘네 개의 바다 간주곡’ 중 ‘폭풍’ / 브루흐 스코틀랜드 환상곡(협연 김다미) / 엘가 교향곡 1번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대표

 

 

우리 교향악단을 소개하자면?

대구는 언제나 ‘문화도시’ ‘음악도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대구시향은 이 수식어가 뜻하는 시립예술단의 대표 단체이며, 자랑이자 자존심이다. 올해는 창단 60주년을 맞이하는 대구시향은 교향악 운동을 통해 악단을 이끈 초대 상임지휘자 이기홍 선생을 비롯해 음악인·기업인·행정가·시민 등이 탄생시킨 악단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인종·나이·문화·성별·종교 등에 상관없이 ‘음악’이라는 언어로 ‘감동’을 나누며 ‘공감’하는 때.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축제가 올해도

향기로운 봄날, 4월에 열립니다

악단 중에 ‘대구시립교향악단’을 꼭 만나보세요!

 

성소희 첼로 차석

 

“20년이 넘게 오른 교향악축제 무대는 여전히 떨린다”라고 전한 대구시향의 첼로 차석 성소희(2000년 입단)는 그럼에도 “교향악축제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자부심을 준다”라고 말한다. 부드러운 첼로 음색을 위해, 요령 없이 꿋꿋이 연습해 온 그에게 교향악의 매력을 물었다.

이번 공연의 브리튼의 ‘폭풍’은 금관과 팀파니와 함께 시작하는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소리가 매력입니다. 말 그대로 ‘폭풍’같아요. 오케스트라에서 첼로의 역할은 이런 웅장함일까요?

‘폭풍’의 도입 중저음은 정말 엄청나죠! 오케스트라에서 첼로의 역할을 쉽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푸근한 이불 같은 존재로 묘사할 수 있어요. 바이올린이 선율을 연주할 때 첼로가 그 선율에 겹쳐서 따라갈 때가 많은데, 단순히 화성을 더하는 것 이상으로 푸근하고 깊이 있는 소리를 만들어 줍니다. 바이올린의 꿰뚫는 날카로움 위에 포근하게 덮어진 첼로 음색은 음악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죠.

오랜 기간 대구시향에 재직 중입니다. 긴 시간을 압축해 회상해 본다면?

2000년 5월에 입단해서 2010년에 차석 오디션을 봤습니다. 대학원을 다니던 중 대구시향의 오디션이 5년 만에 열리면서 입단 시험을 보았죠. 대구에 음악대학이 네 곳이나 있었으니,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의 수가 어마어마해서 그 자리를 위한 경쟁이 무척 치열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입단한 대구시향에서는 여러 선배가 오케스트라 매력 속으로 저를 점점 이끌었고, ‘이런 음악도 있구나’하면서 배운 작품이 차곡차곡 모여 피가 되고 살이 됐습니다. 차석 오디션이 열렸을 때는 그런 용기가 모여서 지원하게 됐던 거죠.

입단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교향악단의 매력을 자랑해 주세요.

여러 악기의 개성을 이해하며 조화롭게 만드는 협업은 우여곡절도 많고 배려심도 필요하죠. 그만큼 그 모든 과정이 이루어져 오케스트라의 화음이 쫙 펼쳐지는 바로 그때, 그 매력의 엄청남을 꼭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오케스트라가 어렵다면 작게라도 앙상블을 만들어 실내악에서 그 어우러짐을 깨우치길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글 이의정 기자

 

 

대전시립교향악단

불혹, 그리고 새로운 시작

 

1984년 창단 이후, 40주년을 맞이한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지난해 제9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여자경을 선임하며 대전 시민에게 사랑받는 오케스트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올해는 ‘봄의 제전’으로 생명력 넘치는 계절을 노래한다.

 

 

 

공연일 4월 13일 토요일

연주곡 블로흐 ‘셀로모-히브리 랩소디’(협연 율리우스 베르거) /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여자경 제9대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

 

©Bonsook koo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유료 회원의 수가 1천 명에 육박하고, 매 공연 참석률이 평균 80%가 넘을 정도로 확고한 마니아층이 있다.

올해 악단의 가장 주요한 공연은?

오는 5월 10일,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에서 창단 연주회(1984년 5월) 프로그램이었던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가을에는 유럽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이루고 싶은 악단의 목표가 있다면?

단원들과 함께 대전시향의 오랜 숙원 사업인 음악 전용 홀이 생기길 바라고 있다. 음악적인 측면에서 좋은 소리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감할 준비 되었나요?

향긋한 봄내음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교향악축제

(약)속해요, 4월 13일에 꼭 만나기로!

 

김진훈 바순 수석

불혹을 맞이한 대전시향에서 15년을 지낸 바순 수석 김진훈(2010년 입단)은 “모든 연주가 그렇지만, 교향악축제는 유독 더 긴장되고 떨린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에게 교향악축제는 어떤 의미일까.

올해도 교향악축제 무대에 오릅니다.

연주자는 관객의 관심과 사랑으로 성장합니다. 여러 교향악단이 모인 교향악축제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관객의 반응을 볼 수 있기에 칭찬은 칭찬대로, 지적은 지적대로 제게 좋은 자극이 됩니다. 축제뿐 아니라 대전에서의 연주도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대전시향이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았습니다.

올해는 대전시향의 오랜 역사가 빛나는 뜻깊은 해입니다. 재작년, 악단의 역사를 함께 한 단원 두 분이 은퇴 연주를 하셨는데, 연주 내내 지난 시간에 대한 소회가 머릿속을 스치며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오케스트라 안에서 바순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바순은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부터 기괴하고 무서운 분위기까지 다양한 음색의 캐릭터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독주 악기로도 손색이 없지만, 바순의 진정한 매력은 오케스트라에서 다른 악기들의 연주를 묵묵히 받쳐줄 때 더욱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솔로 연주 시 특별히 유의하는 부분이 있나요?

바순은 리드 컨디션이 연주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해서 비중이 높은 솔로 연주가 있는 날이면 리드 컨디션이 최상을 유지하도록 특별 관리를 하고, 호흡이 딸리지 않도록 늘 체력 관리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글 홍예원 기자

 

 

부산시립교향악단

넓은 바다와 오랜 전통을 품은 악단

 

예술감독을 대행 중인 부산시향 부지휘자 백승현이 “기획과 브랜딩이 잘 이루어져 있다”라며 부산시향을 자랑했다. 피아노 부수석 이은정은 “부산시향 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러 부산을 찾아오는 관객이 있다”라며 그 말에 힘을 실었다. 1962년에 창단된 부산시향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2022년 ‘객석’ 11월 호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이번 축제에는 객원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와 함께 교향악축제를 찾는다.

 

 

공연일 4월 21일 일요일

연주곡 리스트 교향시 6번 ‘마제파’ /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2번(협연 문태국)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1947년 버전)

 

백승현 부산시향 부지휘자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뚝심 있고, 동시에 화끈한 성격의 악단이다. 젊은 단원부터 은퇴를 앞둔 단원까지 고루 포진돼 있어 건강한 순환구조를 지녔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음악이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가 되어줄 때 감동스럽다.

꼭 이뤄지길 바라는 사업은?

부산 오페라하우스와 국제아트센터의 건립은 우리에게 큰 희망이다. 좋은 공간에서 연습과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 있다면?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와 협업하는 4월 정기연주회와 교향악축제, 하반기에 예정된 새 음악감독의 첫 연주회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묘하고도

향내롭게,

악흥의 한 때, 교향악축제!

 

이은정 피아노 부수석

 

교향악단에 피아노 단원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부산시향에 몸담은 지 27년 차인 피아노 부수석 이은정(1998년 입단)에게 교향악단 속의 피아노 단원의 역할을 묻고 들었다. 부산시향이 선보이는 ‘페트루슈카’는 영혼을 가진 불행한 광대 인형 페트루슈카의 이야기다. 피아노곡과 관현악곡이 있는데, 관현악에서도 피아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원이 느끼는 부산시향은 어떤 악단인가요?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집중력이 정말 높은 악단이에요. 다른 악단과도 많이 연주해 보았지만, 부산시향만큼 결집하는 악단은 없었습니다. 연주 중 예상하지 못한 작은 실수가 나오더라도 음악엔 흔들림이 없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이게 바로 세월의 힘인 것 같습니다.

2부에서 연주할 ‘페트루슈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완벽한 오케스트레이션입니다. 타악기가 쿵쿵 울려주고, 적재적소에서 트럼펫이 반짝이며 등장하고, 목관악기가 찌르듯이 솟아 나오는 부분 등이 정말 화려하고 멋진 곡입니다. 공연장에서 직접 들으면 더 좋습니다. 어떨 땐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오케스트라 속 피아노’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요?

피아노가 없는 교향곡도 많다 보니, 종종 피아노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피아노도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지며 음악을 만들어 가는 한 악기이기에, 오래도록 악단과 함께 연주하다 보면 피아노도 그에 어울리는 소리로 바뀌어 갑니다. 오케스트라와 어울리는 원만한, 그러면서도 오케스트라에 묻히지 않는 단단한 소리로요. 연주를 감상하며, 그 소리에도 한 번 귀 기울여 주세요. 글 김강민 기자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장의 동력을 늘 불태우는 악단

 

여러 시향과 비교할 때 비교적 후발 주자로 창단(1988)되었지만, 송재환 부천시 부시장이 말하듯 “2005년 호암예술상 수상이 말해주듯, 단시간에 궤도에 오른 악단”이 바로 부천 필하모닉이다. 이 계기가 된 것은 1990년대 말에 터뜨린 ‘말러 전곡 시리즈’였다. 작년에 개관한 부천아트센터를 새로운 터전 삼아, 그들은 한 번 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공연일 4월 5일 금요일

연주곡 라벨 스페인 광시곡·피아노 협주곡 G장조(협연 박종해)·어미 거위 모음곡(발레 버전) / 드뷔시 ‘바다’

 

송재환 부천시 부시장

 

 

우리 교향악단이 지나온 시간들…

임헌정 전 상임지휘자와 함께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1999~2003)는 국내 관객에게 파격적으로 다가간 말러 신드롬의 시작이다. 그 역량을 유지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여 클래식 음악 애호가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악단이 앞으로 나아갈 길!

지난해 20여 년간 염원해 왔던 전용 공연장인 부천아트센터가 건립됐다. 지금은 새로운 집에 적응하는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을 통해 상주 오케스트라와 홀이 어우러지는 최적의 소리를 찾아갈 것이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단이 있는 문화예술도시 부천시는

향기가 나는 음악들을 연주하며 시민들 곁에 있습니다

악기의 앙상블을 만나러 자주 방문해 주세요

 

임성훈 바순 수석

 

36회의 교향악축제를 꾸준히 지켜본 바순 수석 임성훈(1994년 입단)은 교향악축제를 향한 애정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경험이 매우 많다 보니, 그만큼 아슬했던 순간들도 많다. 연주 도중 악기의 나사가 풀리거나, 리드에 금이 가는 등, 교향악축제는 그에게 잊지 못할 추억은 물론 성장의 시간을 안겨주었다.

입단한 지 어느새 30년을 맞이했습니다. 관현악단 입단은 어떻게 결심하게 됐나요.

베를린에서 유학 당시 베를린필 수석 바순 주자였던 귄터 피스크 선생님께 수업을 받으며 자연스레 베를린필 연주를 자주 보았고, 그 경험이 좋은 오케스트라의 주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30년 전이지만 부천필 신입 오디션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상임지휘자와 외부 심사위원, 악장과 수석들,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저의 모습… 아, 다시 서고 싶지 않은 자리예요.(웃음)

부천필의 최근 소식이라면 작년 5월 부천아트센터 개관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제 입사 최종 면접 때 부천시 관계자분이 “곧 부천필 전용 홀을 만들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답했는데, 29년 만에 만들어졌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새 고생하며 은퇴한 선배들에게 죄송할 정도로 음향이 좋은 홀이에요. 음향이 매우 섬세하고, 음향 판 조정도 가능해서 이전보다 더욱 예민하게 연주해야 합니다. 모든 단원이 이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전국의 오케스트라단을 한 축제로 모으는 기획은 전 세계를 돌아 살펴봐도 매우 귀한 사례입니다. 단원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나요?

교향악축제는 지방 오케스트라의 균형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봅니다. 각 지역 오케스트라가 서울에 와서 연주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예산이나 기획 문제가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그러니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죠. 악단 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은 단체가 잘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찾게 만들고, 연습하게 하여 내실을 갖추게 합니다. 모든 악단에게 동기부여가 되죠. 오래오래 유지 발전시켜야 할 효자 축제예요.(웃음) 글 이의정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

세계 무대로의 도약을 꿈꾸다

 

1945년 창단된 고려교향악단을 연원으로 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교향악축제에 거의 매년 초대받는 단골이다. 악단의 이슈를 지난 1월 취임한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이 장식하고 있는 지금, 그의 예술적 활동을 지원해온 피터 빌로엔이 수석부지휘자로서 교향악축제 무대에 오르기에 서울시향의 또 다른 면모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다.

 

 

 

공연일 4월 19일 금요일

연주곡 버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2번(협연 이지혜) / 브람스 교향곡 3번

 

손은경 대표이사

 

우리 교향악단만의 자랑거리는?

거장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한국 최고 수준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고자 하는 열의와 능력을 가진 단원이 있고, 서울시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다.

꼭 해결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건립. 세계적 오케스트라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2024년 서울시향의 주요 공연은?

지난 1월, 피아니스트 임윤찬 협연으로 가졌던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를 포함해 음악감독의 지휘로 이뤄질 4월(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10월(베토벤 교향곡 5번), 12월(브루크너 교향곡 7번) 공연이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단이 요새 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어요

향상된 이유가 뭔지 아세요?

악! 소리가 날 정도로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는 서울시향! 최고!

 

김보람 악보전문위원

 

이번 교향악축제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분서주한 단원, 서울시향의 악보전문위원 김보람(2007년 입단)이 악보 너머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무대에 오르지 않으면서도 “같이 연주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평가를 듣는 ‘숨은 주인공’이었다.

교향악축제에서의 잊지 못할 순간이 궁금합니다.

2020년, 공연 준비를 모두 마친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해 교향악축제가 취소되었습니다. 그런데 그해 여름에 다시 축제의 막이 올랐습니다. 수많은 관계자가 얼마나 애썼는지 짐작할 수 있었어요. 관객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어느 때보다 절실했고, 관객도 박수를 쏟아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의 악보 준비는 어땠나요?

악보가 명확해 준비하기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지휘자가 선호하는 판본을 우선으로 준비하며, 자주 연주되는 판본을 함께 알아봅니다.

악보전문위원 입장에서 기대하는 서울시향 공연은요?

4월에 연주할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입니다. 필요한 악보가 더 이상 유통되지 않아, 두 개의 판본을 하나하나 비교하고 손 사보 악보를 컴퓨터로 사보하며 새로운 악보를 만들었거든요.

이번 공연을 찾는 관객을 위한 한 마디.

서울시향은 협연자와 프로그램 등 교향악축제 공연에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여러분이 들으시는 음악은 지휘자와 연주자가 악보에 생기를 불어넣어 만들었음을 알아주시고, 귀 기울여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글 허서현·김강민 기자

 

 

수원시립교향악단

균형을 잡고, 저변은 넓힌다

 

 

1982년 창단된 수원시립교향악단은 40년이 넘는 시간 속에 탄탄한 지역의 지지 속에 운영됐다. 2019년부터 5년째 수원시향과 함께 해온 제7대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 최희준은 이번 교향악축제에서 쇼스타코비치의 대곡을 선보이며 그간 쌓아온 악단과의 호흡을 자랑한다.

 

 

 

공연일 4월 25일 목요일

연주곡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김응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 ‘1905년’

 

최희준 제7대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

 

우리 교향악단만의 자랑거리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수원 시민과 음악인들에게 사랑받는 오케스트라다. 편중되지 않는 레퍼토리, 연주마다 발휘하는 강한 결속력이 감동의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꼭 이뤄보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더 큰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도 키즈 콘서트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음악 교육 분야를 선도해나갈 것이다.

음악이 감동을 주는 순간을 꼽자면?

음 하나하나에, 혼을 실어 만들어낸 연주다. 그런 연주는 가슴 깊은 곳에 큰 울림을 준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축제에서 울려 퍼지는

향기로운 음악, 그리고 감동의 하모니는

악장과 전 단원들의 뜨거운 열정·화합의 힘이 아닐까?

 

이지윤 비올라 차석

 

수원시향 단원으로 교향악축제를 참여한 지 올해로 16년 차이다. 그래도 “여전히 매년 라인업이 나오면 어떤 곡을 연주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팸플릿을 연다”는 비올라 차석 이지윤(2009년 입단). 올해는 특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에서 비올라로 전달될 애도의 선율을 경건한 마음으로 준비 중이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3악장에서, 비올라가 혁명가 ‘그대 희생자로 쓰러진 자여’ 선율을 연주합니다.

실제 있었던 ‘피의 일요일’ 사건에 대한 배경지식과 더불어, 악장마다 붙어있는 부제를 통해 작곡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하얀 눈이 내린 광장이 순식간에 붉은색으로 변한 비극적 사건을 예술로 승화한 쇼스타코비치 덕분에, 비올라는 애절하게 슬픈 영혼을 위로하는 듯한 멜로디를 경건하게 연주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오케스트라 속 비올라를 비유하고 싶은가요?

‘어머니’같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뒷받침해 주고, 크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필요할 때는 전면으로 나서기도 하는 존재요. 따뜻하고 강인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서만 얻는 보람이 있다면요?

실내악이 아기자기한 숲속 같다면, 오케스트라 연주는 큰 산맥입니다. 지휘자와 단원의 호흡이 잘 맞아 흘러갈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낍니다.

올 한 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수원시향의 연주는 무엇인가요?

단연코, 교향악축제에서의 연주를 기대하고 있고요. 정기연주회와 ‘클래식 레볼루션(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이게 될 베토벤 교향곡 2번도 기대가 됩니다! 글 허서현 기자

 

 

원주시립교향악단

열정 넘치는 젊은 오케스트라

 

 

1997년 창단한 원주시립교향악단은 창단 30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지난 2022년 취임한 제3대 상임지휘자 정주영은 온화한 카리스마로 단원들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공연일 4월 14일 일요일

연주곡 스메타나 ‘팔려간 신부’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협연 김정원) 차이콥스키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 버르토크 ‘중국의 이상한 관리’

 

정주영 제3대 상임지휘자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단원들 모두 음악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뛰어나다. 소통과 화합으로 최고의 하모니를 선사하기 위해 매 순간 노력한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음악가들의 인생과 내면이 예술로 승화되어 음악으로 퍼져나갈 때의 감동을 과연 그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올해 이루고 싶은 악단의 목표가 있다면?

원주시민 및 음악 애호가들이 클래식 음악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기획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원주의 90여 개 학교에 배포할 교가 녹음에 신경 쓰고 있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 축제에 오세요

향긋한 봄의 기운을 드리겠습니다

악수를 하고 싶지만, 박수로 응원해 주세요!

 

박정도 트롬본 수석

 

올해는 버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등 트롬본의 글리산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입단 18년 차를 맞이한 트롬본 수석 박정도(2007년 입단)에게 악단과 프로그램에 대해 물었다.

평소 교향악축제를 어떻게 접해왔나요?

입단 후, 꾸준히 교향악축제에 참여해 왔습니다. 특히 2018년 공연이 기억에 남네요.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 등을 연주했는데, 당시 관객 반응이 매우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교향악축제에서 원주시향은 늘 주말에 연주를 하곤 했는데요. 마침 이번 공연도 일요일이네요.(웃음) 따듯한 봄날, 나들이 오는 기분으로 축제를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

원주시향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객원 지휘자들이 올 때마다 “한국에서 가장 젊은 교향악단”이라고 합니다. 창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년 퇴임한 단원이 없으니, 젊은 단원들이 많은 편이죠. 단원들끼리 출퇴근 카풀을 하는 등 가족처럼 오손도손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축제에서 선보일 프로그램에 관해서 이야기한다면?

이번 프로그램에는 트롬본 파트가 자주 등장합니다. 버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는 베이스 트롬본으로 힘차게 시작한 뒤, 클라리넷과 트롬본이 주요한 역할을 맡는 작품이죠. 트롬본은 글리산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악기이기도 한데요. 각 악기의 특징을 잘 살려서 작곡한 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케스트라에서 트롬본이 보여주는 위력은?

트롬본은 주로 화음을 쌓는 악기로 사용되었습니다. 근대를 거치면서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의 폭풍우 치는 장면 등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죠. 포근하게 감싸주는 화음과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사운드의 상반된 매력을 지닌 악기입니다. 글 홍예원 기자

 

 

인천시립교향악단

악단의 긴 역사가 증명하는 연주력

 

인천시향은 2018년부터 제8대 상임지휘자로 활약해 온 이병욱의 지휘에 맞춰, 한 달간 이어진 교향악축제의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관장 이광재는 “1966년, 서울·부산·대구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창단된 공립 오케스트라”라며 인천시향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공연일 4월 28일 일요일

연주곡 슈트라우스 ‘네 개의 마지막 노래’(협연 황수미) / 브루크너 교향곡 7번(1954년 노바크 판)

 

이광재 인천문화예술회관장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인천시향은 1966년 창단 시 경기도에 속한 일개 도시로서는 이례적으로 일찍 태동한 교향악단이다. 그만큼 문화적 개방성과 예술적 소양이 넘쳐난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의 실연을 청취할 때다. 화려하고 감정적인 연주가 웅장한 사운드로 전달될 때, 특히 추억과 연결될 때 감동은 극대화된다.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은?

클래식 미래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인천시향을 소개하고 싶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 있다면?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며 야심 차게 준비한 ‘2024 뉴 골든 에이지’ 시리즈다. 지난 5년간 단단히 다져온 이병욱 예술감독과 인천시향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축제는 우리의 기쁨!

향기로운 봄내음 속에서

악기들이 펼쳐낼 환상의 하모니

 

한수혜 제1바이올린 수석

 

인천시향 입단 이전부터 지녀온 교향악단 단원 경력이 17년째인 한수혜는 현재 제1바이올린 수석(2013년 입단)으로, 이제는 교향악축제의 준비와 참가에 노련한 단원이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도 늘 기다려지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연주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끝없는 트레몰로를 이어가야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브루크너의 작품이 현악기 주자에게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지만, 그건 브루크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편견인 것 같아요. 브루크너 작품 속의 트레몰로는 단순히 소리를 채우는 역할을 넘어, 음색을 표현하고 또 그 자체가 선율이 되기도 합니다. 그가 많은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고 여러 버전의 수정본을 낸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인데, 많은 음악가가 그의 인간적인 면에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케스트라 속 바이올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현악기 군의 음향적 질감을 결정짓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지휘자가 원하는 소리를 활의 속도나 비브라토로 조율하면서 완성하면, 그 소리의 균형에 맞는 소리로 다른 현악기들도 합주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그 소리의 질감이 한 악단의 특징이 됩니다.

올해 인천시향의 공연 중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교향악축제에서의 브루크너 교향곡 7번, 5월 정기연주회에의 교향곡 8번 연주를 꼽고 싶습니다. 올해 그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 많은 단체가 연주하지만 교향곡 8번 연주는 드물어요. 워낙 대곡이라 연주회에서는 다른 곡 없이 교향곡 8번 단 한 곡만을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이병욱 음악감독님과 인천시향의 무르익은 앙상블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글 허서현·김강민 기자

 

 

전주시립교향악단

전통에 젊음을 더하다

 

1975년 창단한 전주시향의 제9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성기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향악축제의 지휘봉을 잡는다. 축제를 앞두고 대화를 나눈 전주시 예술단운영사업소장 박현영의 목소리에서 전주시향을 향한 애정과 기대가 듬뿍 묻어났다.

 

 

 

공연일 4월 11일 목요일

연주곡 쳄린스키 ‘옛날 옛적에’ 서곡 / 엘가 첼로 협주곡(협연 심준호) / 말러 교향곡 4번

 

박현영 전주시 예술단운영사업소장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뛰어난 연주와 음악적 감수성의 성기선 지휘자와, 열정으로 뭉친 61명의 단원들. 이들과의 만남이야말로 32년 공직 기간 중 최고의 행운이 아닐까?

올해 악단의 가장 주요한 공연은?

하반기 공연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제적 수준의 음악가와 소통하는 세계문화주간 콘서트 등 시민에게 다가가는 친근한 프로그램들을 기대해도 좋다.

올해 이루고 싶은 악단의 목표가 있다면?

공연은 걱정할 부분이 없다. 단원들의 복지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싶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단의

향연에 빠져보실래요?

악기와 인간이 혼연일체가 되어 빛이 나요. 그중 단연 최고는 멋지게 지휘하는 성기선 지휘자의 뒷모습!

 

이승형 오보에 수석

 

전주시향의 막내 오보에 수석 이승형(2023년 입단)이 입단 후 처음으로 참여하는 교향악축제다. 입단 순으로는 막내지만, 오케스트라의 기준이 되는 오보에 수석으로서 첫 교향악축제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들어봤다.

신입 단원으로서 악단의 첫 인상은 어떠했나요?

지난해 9월에 입단했으니, 정말 얼마 되지 않았네요! 단원들의 연령대가 젊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젊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악단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잘 도와주셔서 체감상 벌써 5~6년은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웃음)

평소 교향악축제를 어떻게 접해왔나요?

독일에서 유학 중이었기 때문에 연주자로서는 이번이 처음 참여하는 교향악축제입니다. 첫 교향악축제에 전주시향의 단원으로 무대에 오르게 되어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오케스트라에서 오보에를 연주할 때 특별히 유의하는 부분이 있나요?

오보에의 음색이 다른 목관 악기에 비해 잘 뻗어나가는 편이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에서 솔로 파트를 자주 맡곤 하는데요. 바이올린이나 플루트처럼 높은 음역의 악기와 함께 연주할 때, 오보에의 음색이 튀면 곡의 분위기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특별히 유의해서 연주하는 편입니다.

솔로 연주 시 특별히 유의하는 부분이 있나요?

솔로 파트를 연주할 때 특별히 떨리지는 않습니다. 제 스타일로 연주하되,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해 늘 고민하고, 그 부분을 지키며 연주하려고 노력합니다. 글 홍예원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

푸른 바다 위로 흐르는 ‘낭만적’인 선율

 

제주의 자연과 함께하는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은 1985년 창단 이후, 국내 최초로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를 선보였으며, 30여 년간 제주국제관악제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교향악축제에선 제4대 상임지휘자 김홍식과 베토벤과 브루크너를 연주한다.

 

 

공연일 4월 16일 화요일

연주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협연 김홍기) / 브루크너 교향곡 4번 ‘낭만적’(1878년 하스 판)

 

김홍식 제4대 상임지휘자

 

올해 악단의 가장 주요한 공연은?

2024년 제주교향악단의 화두는 ‘혁신’이다. 자연과 생태계를 주제로 한 공연(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등 혁신적인 프로그램들을 준비 중이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청중의 감동과 박수 소리가 남다르고, 함께 땀 흘리며 수고한 단원들의 표정이 ‘잘 마쳤다!’라고 말해줄 때 가장 기쁘다.

올해 이루고 싶은 악단의 목표가 있다면?

공연 예산과 홍보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지휘자뿐 아니라 악단, 그리고 시 관계자 모두가 함께 힘써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감하고

향유할 수 있는

악기와 연주자들의 모임, 바로 교향악단입니다^^

 

이현우 호른 차석

 

호른 차석 이현우(2021년 입단/현 수석대행)는 제주교향악단의 단원으로서 세 번째 교향악축제 무대에 오른다. 이번에 선보일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은 그가 호른의 매력을 느낀 곡이기도 하다.

교향악축제에서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나요?

2021년 입단 후, 첫 교향악축제에서 연주한 말러 교향곡 1번이 기억에 남습니다. 호른 주자가 9명이나 등장하는 곡인 만큼 열심히 준비했던 무대였죠.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상황도 있었지만, 마지막 4악장에서 단원 모두가 기립해 연주하며 뜻깊게 마무리한 공연이었습니다.

제주교향악단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우리 교향악단은 국내 최초로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를 통해 입지를 다졌으며, 지금도 국내외 음악적 흐름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2020) 등 의미 있는 공연으로 제주의 역사를 알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일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입단 오디션에서도 자주 사용될 만큼, 호른 파트가 많은 곡입니다. 호른은 입술의 떨림과 호흡의 양 그리고 속도로 연주하는 악기이기에 긴장하게 되면 그 떨림이 소리에 고스란히 드러나곤 하죠. 솔로 부분이 많아 심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최대한 이 곡에 어울리는 음색을 표현하고자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안에서 호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호른은 제주의 바다 같습니다.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거세게, 바다에는 정말 다양한 물결들이 있죠. 이러한 점이 오케스트라 안에서 호른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홍예원 기자

 

 

창원시립교향악단

경쟁의 의미를 실감하며 성장한 이들

 

2010년 창원시·마산시·진해시 3개의 도시가 통합되면서, 마산시향과 창원시향은 통합된 하나의 교향악단으로 재출범했다. 통합 당시 갈등과 불화가 존재했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듯, “어려움을 극복한 창원시향은 화합을 통해 더 성장했다”라고 실무자 정강석 단무장 은 말한다. 다른 악단에 비해 많은 단원을 보유한 창원시향(김건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을 통해 그 거대함을 자랑할 예정이다.

 

공연일 4월 4일 목요일

연주곡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김계희)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정강석 단무장

 

악단을 위해 바라는 사업?

약 6년 전, 창원시의 초·중·고 교가를 합창을 포함한 관현악 편곡 CD로 제작하는 기획이 있었다. 지역을 위해 이바지하는 지역 교향악단이라는 역할에 걸맞게, 합창과 관현악 작품을 건넬 수 있기를 바랐는데,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언젠가 이루고 싶은 사업으로 남아있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기획자의 위치에서 항상 객석의 뒤편에서 관객과 공연을 함께 지켜본다. 혼연일체가 되어 연주하는 지휘자와 단원들의 모습도 감동스럽지만, 그 모습에 긴장감을 안고 감상하는 관객을 함께 볼 때면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내 방송실에서 알립니다

향기롭지 못한 냄새가 교내에 퍼지고 있으니 학생들은

악기 연습 그만하고 밖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조유미 오보에 단원

 

이들이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1악장에는 80마디 동안 이어지는 긴 잉글리시 호른 독주가 있다. 이 선율을 연주하는 오보이스트 조유미(2005년 입단)에게 작품의 매력과 함께 오보에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에는 긴 잉글리시 호른 독주가 있습니다. 이러한 솔로 부분을 맡을 때면 평소보다 더 긴장감이 차오르나요?

이런 긴 솔로 앞에서는 언제나 살 떨림을 느끼지만, 한편으론 그 자체를 즐깁니다. 실제로 즐길 수 있었냐고 물으면 미지수지만요.(웃음) 쇼스타코비치는 평소 이러한 독주를 오보에에게 주는데, 8번의 경우는 잉글리시 호른에 준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 부분을 연주할 때면 전쟁으로 황폐해진 도시에 홀로 남겨진 누군가의 절망적이고 공허한 감정을 상상해 봅니다. 공연장을 하나의 시나리오 속 장소로 인식하고 연주하는 게 나름의 노하우입니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군요.

그렇죠. 김건 예술감독님도 이 작품을 연습하여 “마치 시체를 구덩이에 던져 넣는 듯한 느낌으로 연주”하라고 표현하여 단원들이 갸우뚱하며 웃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김건 지휘자님 덕분에 이 작품을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번 교향악축제에 의미있는 곡으로 남을 듯하여, 특별히 더 기쁘고, 저도 잊지 못할 연주를 또 하나 늘리게 될 것 같습니다.

오보에는 오케스트라의 조율을 시작하는 악기이죠. 오보에가 가진 독특한 음색을 묘사해 주세요!

오보에는 오케스트라의 얼굴과 같죠. 색으로 표현하자면 형광 주황이 떠오르네요! 무척 튀지만 동시에 구슬픈 소리를 가진 매혹적인 악기입니다. 글 이의정 기자

 

 

춘천시립교향악단

원숙한 소리에 담아 전하는 따뜻한 위로

 

1985년에 창단된 춘천시향은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래서일까. 춘천시립예술단 최연호 단장은 시향의 목표로 “클래식 음악을 통해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들었다. 이번 교향악축제 무대에선, 제5대 상임지휘자 송유진과 춘천시향이 전하는 긍정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일 4월 18일 목요일

연주곡 모차르트 ‘마술피리’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협연 주희성) 프랑크 교향곡 d단조

 

최연호 춘천시립예술단 단장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시민에게 사랑받으며, 꾸준히 성장하는 악단이다. 시민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문화의 상징이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교감하고 완전히 몰입하는 순간이 가장 멋지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은?

‘음악을 통한 지역 사회의 통합과 활성화’다. 이를 위해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지역 사회와 협력을 강화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을 꼽는다면?

교향악축제는 물론 평창대관령음악제, 제175회 정기연주회(협연 문지영)이다.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차하는 선율 속에 숨겨진

향연을 벌이는 감정의 물결!

악보 위를 뛰노는 음표들의 축제!

 

권명혜 제2바이올린 수석

 

서곡은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자, 작품의 모티프를 함축해놓은 음악이다. 모차르트 ‘마술피리’ 서곡에서 모티프를 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제2바이올린 파트의 수석 권명혜(2023년 입단)와 이야기를 나눴다.

교향악축제에 참여하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춘천시향 단원으로 참여하는 첫 교향악축제이기에 감회가 남다릅니다. 춘천시향은 3년 만에 참여합니다. 단원 모두 설렘과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끼며 준비 중입니다.

춘천시향의 특색을 소개한다면요?

춘천시향은 원숙한 악단으로, 오랜 시간 연륜을 다져온 단원들의 성숙함이 연주에서도 나타납니다. 송유진 지휘자께서는 교향악축제를 위해 춘천시향만의 색채와 느낌을 드러내는 흥미로운 곡들을 선택했습니다.

공연 감상 팁이 있나요?

2부의 프랑크의 교향곡에는 그가 비슷한 시기에 작곡한 다른 작품에도 비슷한 모티브가 많이 발견됩니다. 그래서 1870~1890년에 작곡된 작품을 감상한 후 공연을 관람한다면, 모티브들을 친숙하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제2바이올린은 어떤 존재인가요?

오케스트라를 건축물에 비유한다면 제2바이올린은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입니다. 특히 제2바이올린은 제1바이올린을 화성적으로 뒷받침하고, 현악기와 관악기 사이의 연결고리로서 음악을 더욱 짜임새 있게 만듭니다. 새로운 주제를 제시하는 역할도 자주 맡기에 책임감이 막중해요.

김강민 기자

 

 

KBS교향악단

음악감독과 함께 2년간 다져온 시벨리우스를 만날 시간

 

 

지난 2월 유튜브에 ‘궁예 레퀴엠’이라는 영상으로 구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KBS교향악단은 70년에 가까운 전통 속에서도 여전히 젊은 감각을 소지했다. 2022년 한창록 상임이사가 취임한 이후, 지난 2년간 KBS교향악단은 그 어떤 악단보다 젊은 관객층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

 

 

공연일 4월 3일 수요일

연주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이지윤)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한창록 KBS교향악단 상임이사(사장)

 

우리 교향악단의 자랑거리!

지난 3월에 있던 제800회 정기연주회를 양일 모두 매진으로 성공적으로 치렀는데, ‘800회’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가 많다. 1956년에 창단했으니, 2년 더 있으면 70주년인데, 구식에 갇혀있지 않고 디지털 K-Hall과 유튜브에서도 친근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악단을 위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

2022년 취임 이후 단원 채용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탁월한 연주 실력과 100여 명의 단원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연주자(악장)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나치게 급하게 찾을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그 자리를 하루빨리 채울 수 있길 바란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 있다면?

2024년 모든 정기연주회가 하나의 스토리지만, 올해 11월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과 ‘봄의 제전’이 보여줄 강렬하고 광적인 리듬을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이 어떻게 해석할지 기대된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이 울려 퍼질 때마다

향연 같은 마음속 축제

악기 하나하나가 모여 만드는 화음, KBS교향악단이 함께합니다.

 

진덕 비올라 수석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선율을 이해하며, 이를 받쳐주는 좋은 내성을 책임지는 비올라”는 오케스트라의 중요한 톱니바퀴다. 오랜 기간 보조의 자리를 고민하면서도 틈틈이 홀로 빛나는 독주회도 준비하는 비올라 수석 진덕(2012년 입단)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입단 후 신입 시절은 어땠나요?

첫 연주가 아직도 기억에 선해요. 제 오랜 우상인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객원지휘자로 포디엄(2012)에 섰었죠. 신입 때는 오케스트라에서 연주 경험이 거의 없어서, 매 프로그램의 모든 작품이 처음 연주하는 곡들이었어요. 매번 식은땀을 흘리며 준비했는데… 제가 벌써 12년 차라니. 믿기지 않네요.

‘교향악축제’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봄’하면 벚꽃보다 교향악축제가 먼저 떠오르곤 해요. 한층 따뜻해진 날씨, 꽃향기, 언제나 객석을 가득 채워주시는 청중, 훌륭한 솔리스트와 지휘자까지. 이 모든 게 한데 어우러진 기분 좋은 한 달간의 여정이 떠오릅니다. 이번 교향악축제에서 시벨리우스 작품을 연주합니다.

잉키넨 지휘자가 선임된 후, 지난 2년을 통해 시벨리우스 작품에 대한 이해나 친밀감이 달라졌나요?

그새 적지 않은 수의 시벨리우스 작품을 연주했는데, 가장 사랑받는 교향곡 2번은 처음이네요. 잉키넨 지휘자는 리허설 중간에 시벨리우스에 관련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해요. 연주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그가 핀란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할 때면 편안해지는 게 느껴지곤 하죠. 그래서 북유럽 음악과 친밀감이 높아졌냐고 묻는다면 ‘YES’가 되겠네요. 교향곡 2번의 1악장 도입부는 개인적으로도 좋아해서 기대 중입니다.

이의정 기자

 


 

축제를 빛낼 민간악단 ①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소리는 단단하게, 연주는 편안하게

 

1997년에 창단돼 부지런히 역사를 쌓아가는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프라임필). 이 악단의 강점을 묻자, 오유진 하프 수석은 “다양한 작품을 공연하며 다져진 끈끈한 전우애”를 들었다. 프라임필 단장 김홍기는 ‘칼을 간 공연’으로 이번 교향악축제를 꼽았다. 2021년까지 상임지휘자로 활약한 장윤성이 포디엄에 올라 이들의 각오와 의지가 사실임을 증명할 예정이다.

 

 

 

공연일 4월 23일 화요일

연주곡 푸치니 카프리치오 신포니코 /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5번(협연 김다솔) / 카셀라 교향곡 1번

 

김홍기 단장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프라임필은 팔색조처럼 다채로운 음색을 구현하는 매력적인 오케스트라이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연주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를 끝내고 객석을 향해 인사할 때, 청중의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화답할 때 가장 감동을 받는다.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은?

중앙정부와 소속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 확대를 이뤄내고자 한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 있다면?

두 곡의 한국 초연곡으로 구성한 만큼 2024년 교향악축제가 가장 기대된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양인들의

향취가 넘치는

악흥의 순간, 교향악축제!

 

오유진 하프 수석

 

프라임필이 한국 초연으로 선보일 두 곡은 푸치니의 ‘카프리치오 신포니코’, 카셀라의 교향곡 1번으로, 모두 하프가 등장한다. 하프 수석 오유진(2018년 입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국 초연 작품들을 소개해 주세요.

푸치니 카프리치오 신포니코는 역동적인 리듬이 돋보이는 곡으로, 감성적인 선율에 활기차고 화려합니다. 카셀라는 교향곡 1번은 경쾌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작품으로, 다양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화려한 화음이 사용돼 음악적 표현이 풍부합니다.

두 곡에서 하프는 어떻게 등장하나요?

푸치니는 하프 특유의 아르페지오 주법으로 ‘카프리치오’에 화려함을 더했습니다. 그렇기에 마치 오페라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카셀라 교향곡 1번에선 하프가 여러 주법을 통해 현악기와 관악기를 넘나들고, 화성을 뒷받침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합니다.

교향악축제와의 추억이 있다면요?

2020년 8월에 라이브 방송과 함께 열렸던 교향악축제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프라임필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1번을 연주했는데, 장윤성 지휘자의 악보가 찢어졌습니다. 마치 쇼스타코비치가 담아내고자 했던 1차 러시아혁명의 끝남을 알리는 것 같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함께 연주했던 단원들 모두에게 강렬히 기억된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축제에서 만날 프라임필의 관객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프라임필은 ‘전우애’로 뭉친 악단이기에, 매 공연을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준비합니다. 이 같은 마음으로 준비한 초연곡이니, 새로운 교향곡도 만나고, 축제를 즐기기를 바랍니다. 글 김강민 기자

 

 

17년 만에 찾아 온 반가운 악단

김천시립교향악단

오랜만의 축제 나들이

 

김천문화예술회관 배정화 관장은 ‘브람스·슈만 교향곡 전곡 연주’라는 악단의 내년 계획을 귀띔했다. 2004년에 창단된 김천시향은 10주년이던 2014년부터 연주 횟수를 늘려 경상도 곳곳에서 의미 있는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김성진이 이끌 교향악축제 무대와, 올해 20주년을 맞은 김천시향의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공연일 4월 17일 수요일

연주곡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협연 한지호) /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배정화 김천문화예술회관 관장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지역주민이 문화적 자긍심과 건강한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악단이다. 단원들은 활력이 넘치고, 가족적이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선율 속에 녹아 있는 단원들의 땀과 노력을 눈으로 볼 때 감동은 더욱더 배가 된다.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은?

올해 말부터 2026년까지 김천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다. 새롭게 단장된 무대에서 예술단들이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 있다면?

당연히, 교향악축제 무대다. 우리 악단이 몇 년 동안 기대하고 갈망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무대이니만큼 단원들의 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예술의 전당에서

향기로운 봄바람에 취하듯이 음악의 선율에 따라

악기를 연주하는 김천시립교향악단 최고!

 

황영심 플루트 수석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에서는 감미로운,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4악장에서는 화려한 플루트 선율이 울려 퍼진다. 공연에서 독주자로 활약하는 플루트 수석 황영심(2006년 입단)과 대화를 나눴다.

오랜만에 교향악축제 참여하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전국의 교향악단이 함께하는 축제이니만큼 떨리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김천시향만의 색깔을 보여드리려고 모두 열심히 준비 중이니, 많이 응원해 주세요!

교향악축제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요?

영화제에 비유하고 싶어요. 지휘자라는 감독과 연주자들이 주·조연을 맡으며 악단만의 특색을 담아 만들어 낸 연주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니까요.

이번 공연에 독주 부분이 많은데, 자신만의 긴장 해소 방법이 있다면?

물론 긴장되지만, 무대에 오르면 음악을 즐기려고 합니다. 자신이 있으면 연주를 즐길 수 있고 그럼 마인드 컨트롤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악기 소리와 상태를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요. 연주자라면 ‘소리’를 평생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천시향 무대 감상의 ‘꿀팁’을 전해준다면요?

연주가 시작되면 그때그때 악기들이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지 상상하면서 감상한다면 더 즐겁지 않을까 합니다. 글 김강민 기자

 

 

축제를 빛낼 민간악단 ②

심포니 송

창단 10주년을 맞은 민간 악단의 저력

 

심포니 송이 우리 음악계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특별하다. 다음 세대의 오케스트라 주인공들을 기르고 성장시키기 위해, 기업과 개인의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자생력을 가진 민간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이다. 오는 5월, 심포니 송은 그 걸어온 길의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공연일 4월 20일 토요일

연주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협연 김준형)·교향곡 7번

 

함신익 예술감독

 

우리 교향악단만의 자랑거리는?

민간 후원 주도의 전문 오케스트라 창단 후, 벌써 10주년이 되었다. 광범위한 레퍼토리 구축은 물론 다음 세대 오케스트라 주인공을 배양하기 위해 성실히 인도하고 있다. 심포니 송의 단원들은 다양한 연주 경험으로 국내외 오케스트라에 진출, 이 분야의 리더들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이뤄냈으면 하는 사업은?

우수한 단원 영입이 우선 과제다. 민간 후원 오케스트라는 재정이 가장 큰 숙제기도 하다. 올해 마케팅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도 절실하다.

올해 심포니 송 공연 중 가장 주목할 것은?

중국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드칭 웬에게 드보르자크 서거 120주년 기념으로 창작곡을 위촉했다. 9월 초연 예정이다. 5월에 있을 창단 10주년 기념 연주에서 말러 교향곡 4번도 좋은 연주로 선보이고자 한다.

 

송지원 악장

 

올해 심포니 송이 꼭 이뤘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예술감독의 아이디어와 노루 페인트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더 윙’은 전국 곳곳에서 장소 구애 없이 연주할 수 있도록 대형 트럭을 개조하여 만든 공연 방식이다. 심포니 송 초창기부터 많이 사용했고, 작년에 더 업그레이드된 ‘윙’이 만들어졌다. 좀 더 많은 곳에서 연주하고, 또 많은 분들이 음악을 접할 수 있길 바란다.

교향악축제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점은?

베토벤 교향곡 7번은 여러 번 연주했지만, 특별히 이번 연주를 위해 오케스트라에서 더 좋은 악보도 구입했다. 악장으로서 더 공부해서 보잉도 새로 고치고 있다. 지휘자 님이 베토벤에 대한 크고 열정적인 사랑으로 이끄시기에 기대가 더욱 된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축제에 심포니 송이 떴어요

향상된 기량과 열정으로 연주할

악성 베토벤 작품을 기대해 주세요

 

김소희 플루트 수석

 

플루트 수석 김소희(2022년 입단)는 “심포니 송의 프로그램엔 다 이유가 있다”라고 말한다. 단원의 성장, 새로운 도전, 관객의 재미 세 박자를 모두 고려한다는 것. 이 이야기에서 심포니 송이 생각하는 교향악축제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교향악축제 첫 참여를 앞두고 있습니다. 악단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심포니 송이 교향악축제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쁘고 설렜습니다. 저도 연주자로서 처음으로 오르는 교향악축제 무대다 보니 더 책임감을 느끼며 준비하고 있고요. 심포니 송은 무엇이든 제약 없이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이고, 교향악축제로 준비로 특별히 바뀐 점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분위기는 이번 교향악축제 무대에서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관객에게 베토벤 작품의 매력을 소개한다면요?

베토벤은 작품에 자기가 지녔던 음악을 향한 열정과 사랑, 삶의 원동력을 모두 솔직하게 담아냈습니다. 베토벤은 청력 손실이라는 역경을 겪었고, 유서를 쓰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다시 마음을 다잡아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간 사람이죠. 그래서인지 베토벤의 작품을 들으면 감동적인 메시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7번 속 플루트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7번 교향곡이 선물 상자라면, 플루트는 마지막에 묶어주는 리본 같은 존재입니다. 작품의 색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그렇기에 질감, 색채감, 감정을 더 다채롭게 표현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글 허서현·김강민 기자

 

 

축제를 빛낼 민간악단 ③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가족 같은 현의 울림

 

국내 첫 민간 오케스트라, 체임버 오케스트라, 50년이 넘은 전통, 해외 연주 투어라는 항목에 모두 표시할 수 있는 민간 악단이다. 1966년 서울바로크합주단으로 창단됐고, 1980년부터 44년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이하 KCO)의 수장으로 활동해 온 음악감독 김민은 언제나 이 악단을 자랑스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아껴왔다.

 

 

 

공연일 4월 6일 토요일

연주곡 슈만 피아노 협주곡(협연 정규빈) / 펜데레츠키 비올라 협주곡(협연 로베르트 디아즈) / 베토벤 교향곡 8번

 

김민 음악감독

 

악단만의 자랑거리를 꼽는다면?

체임버 오케스트라로 구성되어 실내 관현악단으로 자리 잡았고, 꾸준한 연주로 일관된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연주를 통해 청중과 연주자가 교감하여 혼연일체가 이루어지는 때에 감동을 준다.

악단이 달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면?

KCO는 지금까지 60년이라는 세월 동안 꾸준히 민간 체임버 오케스트라로서 연주 활동을 이어왔다. 미래의 과제는 예술적인 과제의 극복보다 경영의 과제가 될 것이다.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축제가

향기로운 봄날과 같은

악상들로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윤진원 비올라 수석

 

올해의 공연에는 비올리스트 로베르토 디아즈와 함께 펜데레츠키 비올라 협주곡을 연주한다. 기존의 비올라 협주곡과 달리 신선하면서도 낯선 이 곡에 대해 비올라 수석 윤진원(2004년 입단)에게 묻고 들었다. KCO가 서울바로크합주단일 때부터 활동했습니다.

입단 초기와 지금의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직 유학생이던 2000년도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지 20년이 훌쩍 넘었네요. 처음 입단했을 때는 소규모 현악 앙상블 위주인 가족적인 분위기의 악단에서 막내 역할을 하며 예쁨을 받았죠. 시간이 빠르게 흘러 지금은 선배들보다 후배들이 더 많은 위치에 있네요. 입단 때에는 KCO가 본격적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하고 있을 때라 다 같이 고생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쌓았죠. 지금은 사무국 직원들이 완연히 베테랑이 되어서 체계적인 스케줄 관리로 연주에만 집중하며 해외 투어를 다닐 수 있게 됐으니, 새삼 감격스럽습니다.

교향악축제 안에서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유일합니다. KCO가 보여줄 색다른 재미는 무엇일까요?

저희 악단이 가진 현악기 사이의 긴밀한 호흡과 일체감 있는 연주력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랐다고 자부합니다. 민첩함이 필요한 현대곡에서는 이런 장점이 잘 발휘되니, 이번에 연주하는 펜데레츠키의 작품에서 좋은 완성도를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또 KCO는 수년에 걸친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연주를 완료했는데요, 덕분에 고전 작품인 베토벤 교향곡 8번의 해석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번에 연주 프로그램에는 비올라 협주곡이 있습니다.

독주로서의 비올라와 오케스트라 안에서의 비올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는 중재자입니다. 비올라와 같이 내성을 주로 연주하는 악기는 선율에 가려진 화성의 변화를 담당하죠. 이를 연주하며 미묘하게 변화하는 곡의 음색을 들으면, 이 악기를 연주하는 재미를 느낍니다. 반면 솔리스트로 서는 비올라는 우수에 젖은 음색이 매력적이죠.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위로를 전해줍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올라 작품이 ‘섬집아기’겠어요.(웃음) 아직 다양한 비올라 레퍼토리를 만나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저희가 비올라 협주곡을 준비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힘이 있으면서 동시에 섬세하고, 흐느끼다가도 폭발하는 울림이 있는 작품입니다. 글 이의정 기자

 

 

축제를 빛낼 민간악단 ④

한경arte필하모닉

민간교향악단의 새로운 발걸음으로!

 

2015년 한경필하모닉으로 창단 이후, 2022년 모기업인 한경미디어그룹이 아르떼TV를 인수하며 한경arte필하모닉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지난해 11월 악단의 첫 수석 객원 지휘자로 윌슨 응을 선임했으며, 올해 악단 역사상 처음으로 교향악축제에 참여한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 갈 축제의 첫 무대를 앞두고 한경아르떼TV 대표 박성완과 트럼펫 수석 김승언에게 악단에 관해 물었다.

 

 

 

공연일 4월 10일 수요일

연주곡 쇤베르크 현악 4중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협연 에스메 콰르텟) / 말러 교향곡 5번

 

박성완 한경아르떼TV 대표

 

우리 교향악단의 매력은?

지난 3월, 제52회 홍콩아츠페스티벌 연주가 끝나고 객석에서 ‘Fantastic!’ ‘Energetic!’이 터져 나왔다. 한경arte필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타성에 젖지 않는 민간교향악단이다.

음악이 내게 감동을 주는 순간!

무대 위 연주자와 객석의 관객이 자연스럽게 함께 호흡할 때 감동이 한층 깊어진다고 생각한다.

올해 이루고 싶은 악단의 목표가 있다면?

‘전석 매진’

 

교·향·악으로 3행시!

교향악축제 무대에서 처음 인사드리는 한경arte필은

향기 가득한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악’ 소리 나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김승언 트럼펫 수석

 

교향악축제를 앞두고, “지휘자와 모든 단원들이 밤낮으로 열심히 땀 흘리며 준비하고 있다”는 트럼펫 수석 김승언(2022년 입단)의 말에서 이번 무대에 대한 한경arte필 단원들의 열정과 설렘이 느껴졌다. 이번에 선사할 말러 교향곡 5번의 첫 문을 트럼펫 파트의 팡파르로 여는 그에게 묻고 들었다.

수석 객원 지휘자 윌슨 응과 함께 첫 무대에 오릅니다.

지난 3월, 홍콩아츠페스티벌 연주를 준비하며 그의 지휘 스타일과 연습 방법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특히, 각 파트의 타이밍과 프레이즈 밸런스를 조화롭게 이끌어 내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죠. 첫 교향악축제를 윌슨 응과 함께 하게 되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이번에 선보일 말러 교향곡 5번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작품의 첫 시작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트럼펫 파트의 연주로 시작하기도 하고, 1악장 장송행진곡 풍의 분위기를 관객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케스트라 안에서 트럼펫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트럼펫은 오케스트라 금관군에서 가장 높은 음역대를 담당하는 악기입니다. 수십 개의 악기 소리를 뚫고 나와야 하기에 매우 강하고 힘찬 소리를 갖고 있지만, 작품에 따라 부드러운 멜로디에도 사용되기에 다재다능한 악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1988년에 시작된 교향악축제에 한경arte필이 처음 참여하는데,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감정이 통하고, 작곡가의 의도대로 조화로운 밸런스를 만들어 냈을 때, 비로소 음악의 깊은 여운이 관객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후회 없는 연주 들려드릴 테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글 홍예원 기자

 


 

ABOUT

 

올해 교향악축제 창작 공모 1위

작곡가 임형섭

 

국립심포니가 연주할 ‘하윌라’에 대해서

 

4.12 작곡가 임형섭은 음악대학에서 전통적인 작곡을 공부했지만, 마음속에 오래도록 극음악과 영상음악에 뜻을 품어 왔다. 전공을 영화음악과 실용음악 작곡으로 옮기면서, 그는 “세상의 고난을 딛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의 통로로 제 음악이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쓰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교향악축제 작품 공모에 참여한 계기가 있었나?

9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석사를 취득한 후 귀국했는데, 시기가 맞았다. 또한 가정이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언제 다시 대규모 편성을 쓸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아, 이번 기회를 노리게 되더라.

음악가로서 교향악축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면?

교향악축제는 음악 ‘맛집’이다. 전국에 있는 관현악단이 다 모이고, 새로운 협연자, 한국 작곡가의 초연이 모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클래식 음악 애호가에게 놓쳐서는 안되는 한 해 중 중요한 행사이다.

교향악축제 위촉작곡가의 작품 초연은 국립심포니가 맡았다.

국립심포니는 국내 초연 작곡가에게 기회를 주는 것뿐만 아니라, 상주 작곡가 프로그램, ARKO 한국창작음악제, 교향악축제 창작곡 연주 등을 통해 동시대 살고 있는 작곡가에게 귀 기울여 주는 감사한 오케스트라이다. 작품 발굴에서 멈추지 않고, 레퍼토리로 나아갈 수 있게 힘써주는 국내 오케스트라계의 중요 자산이다.

현대음악이라면, 관객에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까?

작품을 쓸 때 언제나 대중이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 지인이 공연장에 찾아오더라도 ‘참 좋다’라는 생각이 머리에 저절로 떠오르게 만들고 싶었다.

작품의 주제는 무엇인가.

제목은 ‘하윌라’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중동 지역인데, 에덴동산에서 흘러나온 강이 형성한 땅을 이야기한다. 태초에 에덴동산에서 강의 줄기가 터져 나왔을 이미지를 상상하며, 모래사막에 불과했던 땅이 생명이 존재하는 곳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척박한 시기를 보내는 누군가가 귀한 경험과 폭발하는 힘을 받아 가길 바라며 작곡했다. 글 이의정 기자

 

 

전국의 교향악단을 연결하는

예술의전당 음악기획부 이야기

 

교향악축제를 만드는 또 하나의 축

 

전국의 교향악단을 연결하는 중심축이 되는 것은 예술의전당 음악기획부의 직원들이다. “교향악축제를 통해 다양한 교향악단, 특히 지방의 교향악단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는 것”이 직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다. 예술의전당 음악기획 김재연 부장은 “특히 지방 교향악단들이 자생력을 갖추며 행정 당국의 지원을 끌어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교향악축제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부담 없는 티켓 가격’으로, 평소 클래식 공연을 찾지 않는 대중까지 오케스트라를 접할 기회라는 것. 현재의 티켓 가격 유지는 2000년부터 단독 협찬을 시작한 한화그룹에 의해 가능했다. 예술의전당은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개발해 왔다. 올해는 예술의전당 공연영상플랫폼 ‘디지털 스테이지’ 실황 중계도 진행하며 브랜드를 알리는 데에 힘쓴다.

국내의 대표적인 축제인 만큼, 기획부로 들어오는 피드백도 다양하다. 칭찬도 듣지만, 비판도 듣는다. ‘테마를 정해서 그에 맞는 작품들을 선보여야 하지 않냐’ ‘심포니 전곡 시리즈를 해야 한다’ 등의 이야기들이다.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아직 우리나라는 지방 교향악단의 경우 수도권 교향악단의 규모에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교향악축제’가 올해 36회를 맞은 건, 교향악단의 자율성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기획이라는 틀안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해왔다면 오늘날까지 교향악축제가 존재했을까.”

그러나 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기획부는 서곡-협주곡-교향곡의 형식을 탈피한 구성을 위해 악단과의 긴밀한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 또 하나의 계획은 세계적인 페스티벌로의 발돋움이다. 김재연 부장은 “교향악축제가 100회가 되는 날까지, 다양성을 확보하고 수준을 높이는 데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그 포부에 맞게, 올해는 역대 최다 해외 지휘자가 참여한다. 더 넓은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민간교향악단의 참여도 확대했다.

“단순한 수익성과 스타성보다는 예술의전당이 가진 공간의 이점, 공공극장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나갈 것이다. ‘예술의전당이니까 가능한 공연이다’는 평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 허서현 기자

 


 

PART 3. SCHEDULE

 

2024 교향악축제 일정 & 레퍼토리

 

올해 교향악축제의 부제는 ‘물결(The Wave)’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 23개의 악단이 만들어 내는 ‘클래식 물결’에 몸을 맡겨보는 건 어떨까. 지휘자와 악단이 지닌 특색, 화려한 협연자, 개성 넘치는 프로그램까지,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정리 김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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