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가 미하엘 잔덜링/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 공연을 갖는다. 10월 29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는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10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각각 들려준다. 23세 때 프랑크푸르트 음대 최연소 교수에 취임한 율리아 피셔는 독일 뮌헨 태생으로 슬로바키아 코시체에서 독일로 이주한 수학자의 딸이다. 예후디 메뉴인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와 함께 바흐 무반주 음악특별상도 수상했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으나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피아노도 배웠다. 오빠가 피아노를 선택해서 바이올린으로 진로를 정했지만 집에 있을 때는 틈틈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오가면서 연주했다. 피아니스트로서는 2008년 1월 1일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퍼에서 융게 도이치 필하모니와 함께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협연한 것이 첫 공식 무대다. 이날 전반부에는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연주했고, 이어 후반부에는 그리그 협주곡에 도전장을 냈는데, 공연 실황은 데카 레이블에서 DVD로도 출시되었다. 그녀가 대중 앞에서 그리그 협주곡을 연주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2006년의 일이다. 어려서부터 그리그 협주곡을 유난히 즐겨 들었는데, 특히 리히터가 연주한 음반을 마르고 닳도록 들었다. 피셔는 앞으로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피아노 협주곡 무대도 꾸밀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세계음악계에 2세 지휘자들의 활약상이 눈부신데 드레스덴 필하모닉을 이끌고 오는 미하엘 잔덜링도 마찬가지다.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을 지휘한 쿠르트 잔덜링의 아들로 첼리스트 출신이다.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첼로 객원수석으로 베른 음대에서 교수를 지냈고, 2011년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에 취임했다. 드레스덴 필하모닉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29일), 바그너의 ‘로엔그린’ 3막 전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30일) 등을 연주한다. 드레스덴 필하모닉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더불어 옛 동독의 음악도시 드레스덴이 자랑하는 명문 교향악단으로 2008년 이후 5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이번에는 지휘자·협연자 모두 첫 내한 공연이다.
글 이장직 객원전문기자(lu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