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예술가에 의한 거대한 실험실

우수 컨텐츠 잡지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4월 1일 12:00 오전


▲ ‘사보이 사우나’

최근 몇 년 사이 국공립단체와 몇몇 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신인 창작자 양성 프로그램은 우리 공연예술계의 척박한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는 중요한 일이 됐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공연예술계 신인 창작자 양성 프로그램을 살피는 두 번째 걸음으로 두산아트센터의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을 취재했다.
두산그룹 창립 111주년을 기념하여 2007년 문을 연 두산아트센터는 연강홀·스페이스111(Space111)에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며 음악·무용·연극·뮤지컬 등 각자의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육성하고 있다. 특히 동시대적 고민과 담론을 갖고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창조하는 신진 예술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 ‘시스터즈를 찾아서’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동시대성과 지속성을 갖춘 예술가 발굴
2007년 두산아트센터 개관과 함께 시작된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은 두산아트센터의 주요한 비전이 응축된 사업이다.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은 동시대성에 대한 의식을 갖고 자신만의 메소드를 구축해가는 예술가를 지원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작품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신인 창작자가 아닌 현장에서 두세 차례의 작업 경험이 축적되어 자신의 색깔과 지향점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성숙·발전 단계에 첫발을 내딛는 창작자가 프로그램 수혜 대상이 된다. 자신만의 방향성을 갖고 본격적인 창작물을 내놓는 예술가의 평균 연령이 30~40대임을 감안해 두산아트센터는 창작자육성 프로그램뿐 아니라 두산아트랩·두산 빅보이 어워드 모두 제한 연령을 만 40세 이하로 정했다.
대개의 예술지원 사업이 공모를 통해 선정 과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두산아트센터의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내부 관계자의 장기적 안목에 의해 이뤄진다. 독창성·실험성·잠재성·예술성·지속성 등 평가지표가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동시대적 고민과 지속 가능성이다. 두산아트센터의 남윤일 PD는 “동시대성의 고민 위에 자신만의 관점과 개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작품을 풀어낼 수 있는 창작자를 선정한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두산아트센터 관계자들이 예술가의 개별 작업을 1~2년 가량 꾸준히 지켜보는 과정 자체가 프로그램 수혜자를 택하는 기준과 근거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된 예술가는 3~5년간 창작활동 지원을 받는다. 프로그램 명칭 그대로 두산아트센터는 ‘작품’이 아닌 ‘창작자’에 초점을 두고 예술가가 원하는 워크숍 및 정식 공연 제작을 지원한다. 초기 개발 단계부터 제작 PD가 함께 하면서 기획·제작·홍보·마케팅·포스트프로덕션까지 책임져 예술가는 오로지 창작 자체에만 몰두할 수 있게 돕는 시스템이다.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1기로는 현재 공연 현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리꾼 이자람·연출가 서재형·극작가 한아름·극작가 성기웅·연출가 추민주, 2기로는 무대 디자이너 여신동·극작가 김은성·드럼 아티스트 양태석, 3기로 연출가 이경성·양손프로젝트가 있다.

두산아트랩 새로운 실험 그 자체를 위하여
쇼케이스·독회·워크숍 등 다양한 형식의 무대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두산아트랩의 키워드는 ‘실험’에 있다. 2010년 시작된 이래 2014년 상반기까지 총 36개 작품을 선보인 두산아트랩은 창작자 발굴과 함께 초기 작품 개발·사전 제작 단계에서 작품 가능성을 검증하고 사전 모니터링을 퉁해 작품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산아트랩을 통해 소개된 작품 가운데 일부는 두산아트센터의 정식 제작 공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중이다.
두산아트랩은 두산아트센터의 창작자육성 프로그램·두산 빅보이 어워드를 통해 선정된 창작자들의 초기 제작 단계의 작품을 발표하는 통로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 외 두산아트랩 자체에 참여하는 창작자는 매년 5~6월 정기공모와 홈페이지를 통한 연중 상시 접수를 통해 선정되며, 연평균 100개 팀이 지원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간 10개 내외의 작품이 두산아트랩에 오르는데, 선정된 창작자는 작품 개발 지원금과 함께 기획 및 협력 창작자 코디네이팅을 받을 수 있다. 또 창작자(작품)의 방향성에 따라 홍보·마케팅 또한 맞춤형으로 지원된다. 특히 희망관객(일반관객·업계 관계자·평론가·투자사 등) 조사를 통해 창작자는 정식 공연화 전 모니터링을 통해 작품을 보완하거나 작품의 사전 홍보 및 제작 파트너를 확보할 수도 있다.
두산아트센터의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예술가인 소리꾼 이자람은 “예술가의 실험 그 자체를 지원하는 동시에 공연의 성패가 아닌 작업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두산아트랩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자람은 올해 두산아트랩을 통해 판소리 단편선 ‘주요섭 추물/살인’을 지난 2월에 선보였고, 이 작품은 올해 중 정식 공연으로 Space111에 올라갈 예정이다.
두산아트랩에서 탄생한 창작물은 지속적인 개발 과정을 거쳐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함께 받고 있다. 2011년 두산아트랩을 통해 소개된 연극 ‘목란언니’(극작 김은성·연출 전인철)는 정식 공연을 거쳐 이듬해 각종 연극 시상식에서 작품상·희곡상·신인연기상을 수상했고, 2013년 소개된 연극 ‘가모메’(각색 성기웅·연출 다다 준노스케)는 같은 해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연출상· 시청각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두산 빅보이 어워드 차세대 신인 예술가 탐색
두산아트센터가 서울프린지페스티벌과 함께 2009년부터 시행해온 프로젝트 빅보이는 신진 창작자 발굴·육성에 목표를 두고 시작됐다.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는 두산 빅보이 어워드로 명칭과 일부 내용이 변경됐다. 현재 두산 빅보이 어워드는 예술가에 집중해 신진 창작자의 개별 역량과 특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육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두산 빅보이 어워드는 매년 8~9월에 열리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창작자(팀) 가운데 두 팀을 선발해 상금 200만 원과 함께 이듬해 두산아트랩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