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코르 안트리오 콘서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5월 1일 12:00 오전

5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안트리오가 7년 만에 우리들을 찾아온다. 불과 7·9세(첫째 마리아와 둘째 루시아는 쌍둥이)의 나이였던 1979년, 서울에서 공식적인 트리오 데뷔를 가진 세 자매는 1981년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 입학을 위해 뉴욕으로 건너간 후에도 주기적으로 내한 공연을 진행해왔다. 2008년 내한 공연 이후 7년 동안 간간이 소식이 들렸던 그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현재 안트리오는 독립 음반 레이블 L.A.M.P를 세운 뒤, 세계 각국에서 연주·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 할렘 예술학교에서 첼로를 가르치고 있는 첫째 마리아(첼로), 음악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둘째 루시아(피아노), 보즈만에 있는 몬태나 주립대학에서 바이올린·비올라 교수로 활동 중인 막내 안젤라(바이올린) 모두 세계 무대를 거치며 얼마쯤 성숙해졌다.
안트리오는 고전 클래식 음악으로 기본을 단단히 한 뒤 현대·크로스 음악으로 레퍼토리를 확장해 연주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팻 메스니·겐지 번치 같은 현대 작곡가를 만나 그들이 안트리오를 위해 헌정·편곡한 곡들 중심으로 독특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댄싱9’의 MVP 하휘동이 속한 스트리트 댄스팀 비주얼 쇼크와 협업을 선보인다. 그 밖에도 팻 메스니 ‘유령’, 피아솔라의 ‘천사의 밀롱가’ ‘망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봄’ 외 3곡을 연주할 예정인 안트리오. 고정관념을 부수고 그들만의 음악 장르를 개척한 세 자매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가 다양한데, 언제부터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려고 계획했나?
하루아침에 정한 게 아니다. 다른 스타일이나 협업을 추구하는 것은 음악가로서 성숙해지면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늘 ‘틀에 갇힌 것’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좋은 음악은 그저 좋은 음악일 뿐이다. 우리가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때, 고전음악과 크로스오버 음악에 관한 논란이 많았다. 이제는 그 둘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성공한 음악가라는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음악을 하고 자기만의 특별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한다.
음악적 색깔을 바꾸면서 세 자매의 갈등은 없었는가?
운이 좋게도 우린 음악 취향이 비슷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호기심도 서로 닮았다.
안트리오의 연주나 음반을 보면 피아솔라의 탱고가 자주 보인다. 이번 무대에서도 선보일 예정인데, 탱고에 특별한 애정을 갖는 이유가 있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장이라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콜론 극장에서 피아솔라의 음악을 연주한 적이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아르헨티나 음악을 연주하게 되어서 조금 긴장도 됐는데, ‘망상’을 연주하자 관객들이 기립해서 우리를 격려해줬다. 우리가 피아솔라의 음악을 사랑하고 연주 프로그램에 항상 넣고 싶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에 피아솔라 곡을 넣은 진짜 이유는 팬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주얼 쇼크와 선보일 무대에 겐지 번치의 피아노 트리오와 두 대의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선곡한 이유가 궁금하다. 어떠한 무대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는가?
우리는 비주얼 쇼크의 무대만큼 독특한 곡을 선택하고 싶었다. 피아노 트리오와 타악기를 위한 작품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중에서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매우 활동적인 느낌을 갖고 있으며, 곡 중반에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부분이 포함돼 있다. 무용수들만의 다양한 감정과 움직임을 보여주기에 탁월한 곡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08년에 발매한 ‘내가 좋아하는 불면증을 위한 자장가’가 안트리오의 마지막 음반이다. 다음 음반을 발매할 특별한 계획이 있는가?
최근 우리는 데이비드 보위의 히트곡 ‘Space Oddity’ 녹음을 함께 마쳤다. 마리아의 첫 솔로 앨범이 ‘주템므 보위’인데, 보위의 노래들을 첼로로 연주한다. 모두가 한 곡만 함께 참여해달라고 하더라. 셋이 트리오로 작업 중인 앨범도 몇 개가 있고, 우리 가족의 새 구성원이 된 루시아의 아들에게 헌정할 육아용 앨범을 만드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겐지 번치와 팻 메스니의 피처링이 들어간 클래식 현대음악 앨범도 생각하고 있고, 마크 오코너와 겐지 번치가 헌정한 3중 협주곡들을 포함한 현대 3중 협주 앨범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할 일들이 많다.(웃음)

글 장혜선 인턴 기자(hyesun@gaeksuk.com) 사진 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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