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파리 19구에 위치한 종합문화공간 104스튜디오에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목관 단원인 넬스 린드블라드(플루트)·요하네스 그로소(오보에)·크리스텔 푸셰(클라리넷)·블라디미르 바이메르(바순)·브뤼노 파욜(호른)이 펼치는 유소년을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유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2000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은 정명훈이 추진한 것으로, 젊은 층에게 점점 외면 받고 있는 ‘클래식 음악의 위기’를 극복하고 음악의 교육적 기능과 사회적 환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5세 이상의 어린이들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단원들과 함께 악기를 체험하고 가까이에서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두 번의 체험 학습을 가졌다. 지난 3월에는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캐나다 출신 페미니즘 작가 낸시 휴스턴과 협업, 어린이를 위한 창작동화에 비발디와 피아졸라의 ‘사계’를 결합시킨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였다. 뒤이어 악기를 가까이에서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6월에 가진 두 번째 프로그램에서 단원들은 연주회 중간 중간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악기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춘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답해나갔다. 플루트와 피콜로, 오보에와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과 베이스 클라리넷, 바순과 콘트라바순까지 고음역과 저음역의 다양한 악기를 선보인 단원들은 어린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능숙한 연주를 선보였다. 아담한 규모의 앙상블이었지만 세련된 편곡으로 비제의 ‘카르멘’, 라벨의 ‘어미 거위’ 등 어린이들에게 이미 익숙한 레퍼토리를 부각시키며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유감없이 전달했다.
지난 5월, 프라하의 봄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 오보이스트 요하네스 그로소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목관악기가 가진 매력을 전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작은 규모의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만큼 살 플레옐에서 연주만 하고 끝나는 일반적인 가족 음악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음악가로서 기본적 의무는 우리가 배운 것과 가진 것을 다시 세상에 돌려주는 것이다”라며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이미 악기 연주를 시작했다며 진지한 질문을 건네는 아이들도 있었고, 체험학습장에 준비된 타악기를 연주하며 오보에와 클라리넷 소리를 즉흥적으로 따라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함께 음악을 만드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사진 Jean-François Leclerc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