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앙상블 알리아주 퀸텟 장르를 넘나드는 소리, 그 낯선 순간을 즐겨라!

장르를 넘나드는 소리, 그 낯선 순간을 즐겨라!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11월 1일 12:00 오전


클래식 음악에 새로운 해석과 생명을 불어넣는 색소폰 앙상블 알리아주 퀸텟이 11월 내한한다. 내년이면 결성 10주년을 맞는 그들이 만들어낼 음악의 새로운 느낌이 기대된다

장르를 아우르는 연주 기법과 세심한 표현력으로 사랑받는 색소폰 앙상블 알리아주 퀸텟이 11월 19일 예술의전당에서 세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합금’이라는 뜻의 팀명 알리아주는 우크라이나·폴란드·독일·캐나다·한국의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멤버 다섯 명 각각의 문화적 배경을 조화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5년 독일 쾰른음악대학의 클래식 색소폰 교수인 다니엘 고티에르가 결성한 알리아주 퀸텟의 시작은 사실 색소폰 4중주였다. 하지만 그들은 색소폰 4중주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음악의 한계를 느꼈고 당시 다니엘 고티에르와 듀오로 활동하던 피아니스트 배장은을 영입하면서 지금의 알리아주 퀸텟이 탄생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이전에 있었던 두 번의 내한 공연과 다른 점이 있다. 알토와 테너 멤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각각 알토·테너색소폰을 담당했던 에바 바르티스와 코리운 아사트리얀은 더 이상 알리아주 퀸텟과 함께할 수 없게 됐다. 에바 바르티스는 프랑스 파리의 공화국 근위대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게 되었고, 코리운 아사트리얀은 뮌헨에서의 교수 활동과 쾰른이 주 활동 무대인 앙상블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빈자리는 독일 쾰른과 프랑스에서 음악을 공부한 마그달레나 라파이(알토색소폰)와 아스야 파테에바(테너색소폰)가 채웠다. 폴란드 출신의 마그달레나 라파이는 실내악의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출신의 아스야 파테에바는 수많은 색소폰 콩쿠르에서 우승과 유럽의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 비발디의 ‘사계’ 중 ‘봄’ 등을 비롯해 러시아 발레 모음곡·왈츠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한을 앞둔 알리아주 퀸텟의 리더 다니엘 고티에르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피아노가 있는 색소폰 앙상블, 그 조합이 특이한 것 같다. 피아니스트가 있어 좋은 점은 무엇인가.

색소폰 앙상블에 피아니스트가 있다는 것은 두 가지 큰 장점이 있다. 첫째, 색소폰 앙상블이 연주할 때 갖기 힘든 클래식 음악의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클래식 레퍼토리를 연주할 때는 색소폰보다 피아노의 연주 방식이 더 어울리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두 번째는 피아노가 목관악기인 색소폰이 가질 수 없는 좋은 울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색소폰 4중주단보다 훨씬 더 많은 레퍼토리를 가질 수 있어 오케스트라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는 의미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의 연주가 실내악과 오케스트라, 두 가지 느낌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 색소폰이라는 클래식 음악에는 다소 생소한 악기를 가지고 널리 알려져 있는 클래식 음악을 구현해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연주를 듣는 관객은 항상 색소폰 연주가 어떻게 저렇게 클래식 음악처럼 들릴 수 있는지 놀라워한다.

대중에게는 색소폰이 특정 장르에만 국한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저음과 고음을 자유롭게 오가는 테크닉의 색소폰 연주로 클래식 음악에 새로운 해석과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선 우리 자신을 색소포니스트로 여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색소폰의 한계에 갇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색소폰 연주뿐만 아니라 현악 4중주·피아노 트리오·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여러 장르의 클래식 음악을 듣다 보면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연주를 듣는 관객 역시 연주되는 악기가 색소폰이라는 사실을 잊고 우리가 만들어내는 음악 그 자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만을 느꼈으면 한다. 테크닉의 문제는 분명한 콘셉트를 가지고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물론 음악적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연습은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

다양하고 화려한 연주를 선보이는 데 반해 비발디의 ‘사계’,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모두에게 잘 알려진 클래식 음악을 핵심 레퍼토리로 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언제나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고르되 결코 악보대로 연주하지 않는다. 관객에게 유명한 클래식 음악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느낌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는 편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연주를 정말 사랑한다. 물론 그 음악에 어울리는 기교의 적절한 밸런스와 조합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이를 위한 열정은 항상 높은 곳에 있다. 우리의 대부분의 연주가 ‘춤추는 파리’ ‘러시아 음악’ 등 주제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통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도 연주한다. 현대 작곡가의 작품들을 연주할 때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현대 작곡가의 음악들은 대부분 연주하기가 어렵다. 정통 클래식 음악에 어울리는 연주 스타일을 찾아내야 하는 것처럼 현대 작곡가의 작품들 역시 테크닉적 측면을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관객을 위한 적절한 표현 방법·스타일, 그리고 그 음악 속에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2년 첫 내한 공연을 가진 후, 매년 한국을 찾아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내한 공연이다. 유럽을 비롯해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연주하며 매번 새로운 관객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모두 좋은 기회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주했던 때가 가장 특별했다. 당시 우리는 글라주노프홀에서 연주했다.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는 알토색소폰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색소폰 4중주 협주곡을 작곡했기 때문에 색소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작곡가 중 한 명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라이프치히에 있는 게반트하우스의 멘델스존홀에서 연주했던 ‘한여름 밤의 꿈’도 좋은 반응을 얻어 기억에 남는다.

물론 한국에서의 공연도 특별하다. 단순히 한국인 멤버가 있어서가 아니라 여러 번의 내한 공연을 통해 한국 관객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결성 10주년을 맞이한다. 10주년을 위한 특별한 계획이 있나.

물론이다. 우리는 독일 출신의 뛰어난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와 함께 앨범 녹음 작업을 할 계획이다. 좋은 레퍼토리와 함께 결성 10주년을 맞이해 진행하는 특별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훌륭한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 꿈이다. 이는 우리를 한층 더 성장시킬 것이며 연주를 함에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얻을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리아주 퀸텟의 공연을 보는 관객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관객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색소포니스트라는 사실을 잊고 눈을 감아 음악을 즐겼으면 한다. 색소포니스트가 아닌 그저 음악가로 우리를 대하는 것은 우리가 만드는 다양한 표현들의 특징을 깊이 느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연주를 할 때마다 홀의 음향 상태, 관객, 그리고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 매번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콘서트는 늘 새롭다. 그래서 그저 그 순간을 즐겨야만 한다.

 

색소폰 앙상블 알리아주 퀸텟 내한 공연

11월 1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번스타인 ‘캔디드서곡’ , 비발디 ‘사계’ 중 ‘봄’, 러시아 발레 모음곡 등


사진 영앤잎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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