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봄날의 작은 음악회

ARTS & LIFE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5년 4월 1일 12:00 오전

아름다운 교향곡 선율과 함께 따뜻한 햇살, 청명한 하늘,

부드러운 미풍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봄이다.

봄을 맞기 위해 단장을 끝낸,

음악과 예술이 공존하는 그곳으로 지금 떠나보자

1악장 보면서 듣는다, 미술관 음악회

블루메미술관

느리게 소통하며 다가가는 현대미술

음악이 있는 헤이리의 블루메미술관(BMOCA)은 2013년 4월 헤이리 예술마을에 개관한 뒤 현대미술 작품 전시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다. 화가 백순실이 운영하는 곳으로, 그녀는 작곡가나 음악을 영감으로 한 판화를 통해 그동안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시인이 읽고 화가가 그리는 ‘영혼의 클래식 100’을 출판한 그녀는 음악을 색채로 재탄생시키는 작가로 유명하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회화 몇 점이 걸려 있다. 모두 음악과 작곡가를 주제로 한 작품이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음악이 흐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고풍스러우면서 운치 있는 분위기의 미술관에서는 정기적으로 클래식 음악회를 진행하는데, 2014년에는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독일 크로스체임버오케스트라와 협연을 갖기도 했다. 무대 뒤 통창에 비친 나무가 멋스러운 이곳은 앞 벽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하늘과 나무, 운치 있는 자연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블루메미술관은 현대미술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 만남과 관계가 회복되는 방식을 주목하는데, 특히 재료에 대한 실험정신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판화 매체를 중심으로 기획 전시를 하기도 한다.

소통의 즐거움 속에서 만들어지는 ‘건강한 창의력’을 지향하는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어린이 인성·감성 통합 프로그램인 ‘미술관 속 큰 나무’는 ‘예술을 위한 예술 교육’이 아닌 ‘풍요로운 삶을 위한 예술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블루메아트숍과 카페 블루메도 있어 야생화 가득한 정원에서 수제 디저트와 식사, 직접 로스팅한 커피도 즐길 수 있다.

올해는 8월에 독일 크로스체임버오케스트라와 협업하여 ‘한여름밤 미술관 음악회’가 열리고, 12월에는 블루메미술관에서 에이블 뮤직그룹과 함께 해설이 있는 ‘한겨울 미술관 속 어린이 음악회’가 열린다.

“1990년부터 6년 동안 월간 객석에 ‘한국의 소리’ 시리즈를 연재한 적이 있어요. 당시 편집장이던 이인해 선생님과 이후 ‘Ode to Music’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의 주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함께하기도 했지요. 음악을 워낙 좋아했지만 그런 작업을 통해 클래식의 매력에 더 빠지게 된 것 같아요. 제 작품을 보고 ‘이 음악을 한번 듣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바랄 것이 없겠지요. 음악과 미술은 다른 장르지만, 결국 모든 예술은 생명의 탄생을 노래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이 붓끝에서 새로운 옷을 입고, 때로는 그림이 음악의 모티브가 되니까요. 그런 면에서 미술관에서 듣는 클래식 음악은 색다른 즐거움과 호기심을 줄 수 있지요. 헤이리에서 함께 지내는 예술가들이 음악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세요. 이곳에서 연주한 음악가 모두 특별한 영감을 받았다며 다시 와서 연주하기도 하고요. 헤이리는 특히 봄에 아름다워요. 겨울 내내 얼었던 땅이 녹고 새싹이 돋으면 미술관 주위의 정원에도 꽃이 필 거예요. 자연과 미술, 음악이 있는 풍경, 아름다운 삶은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 백순실 작가

공연날짜 연간 2회 공연(8월·12월)으로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참고 | 문의 031-944-6324 |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마을길 59-30

서울시립미술관

달빛 아래 진행하는 시크릿 음악회

해가 저문 오후 8시, 한적함이 묻어나는 미술관 안에서 음악과 미술의 은밀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쉬는 시간에 일어난 이야기’는 시민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미술관이 문 닫은 시간에 펼쳐지는 낯선 음악회다. 문화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높은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시작된 이 캠페인은 시민이 문화를 즐겁게 누리기 위해 진행되는 문화 행사다.

이 음악회는 2014년 9월 뮤직비디오 관람을 시작으로 다음 달 10월 베를린 필의 클라리넷 수석 안드레아스 오텐자머의 내한 공연으로 진행되었다. 세 번째 공연은 2015년 2월에 이루어진 밸런타인데이콘서트였다. 실제로 미술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술관에서 음악회를 진행할 경우 약 30%의 관람객은 미술관을 이전에 방문하지 않았으나 문화 행사를 접하기 위해 재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쉬는 시간에 일어난 이야기’ 캠페인은 정기 공연은 아니지만 앞으로 상시적 스케줄로 지속될 예정이다. 150명 내외의 예약제로 진행하는 이 무료 공연은 당일, 2·3층 난간에서 공연을 관람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실제로 200명 가까운 관객이 참여하는 셈이다.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시간, 조용한 미술관 안에서 펼쳐지는 힐링 음악을 통해 달빛 아래서 예술이 주는 쉼을 만끽해보자.

공연날짜 상시공연으로 홈페이지 참고

문의 02-2124-8928

주소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

국립현대미술관

눈과 귀로 즐기는 입체적인 예술 감상

다채로운 음악과 명작이 만나 예술을 향유하는 음악회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진행한다.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항상 음악회가 열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 빈도가 높은 편이다.

2014년 한 해 동안 선보인 공연에는 어쿠스틱 밴드, 재즈와 블루스, 클래식, 영화·뮤지컬 음악, 힙합, 국악 공연 등 각양각색의 장르를 다뤘다. 장르 간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 융합 예술 공연도 펼쳐진다.

힙합 듀오와 시인이 만나 랩과 시 낭독이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 마련되는가 하면 설을 맞아 진행한 록 콘서트에는 국악기 연주와 판소리, 무용이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가 조우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얼마 전 2월에 치른 공연 ‘클림트에서 베토벤을 듣다’는 현대미술에 클래식 피아노 트리오를 곁들인 토크 콘서트였다. 기획 취지에 맞게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무료 공연으로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니 부지런히 게시판을 확인해보자. 다양한 장르의 결합으로 동시대의 정신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공연을 통해 실험적인 융·복합 예술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공연날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행사 일환으로, 음악회는 상시공연으로 일정은 홈페이지 참고 | 문의 02-3701-9604 |주소 서울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소격동), 과천관: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막계동)

포항시립미술관

명작에 깃든 클래식 선율

미술과 음악은 늘 사람을 향해 있었다. 인간의 감정을 그려내고 노래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예술에는 인간의 삶이 녹아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는 미술과 음악이 소통할 수 있는 나눔의 시간이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1시, 포항시립미술관과 포항시립교향악단이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라는 기획 프로그램으로 함께 진행하는 이 연주회에는 늘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미술관 로비에서 펼쳐지는 ‘Museum&Music’을 통해 미술과 음악은 어느덧 친구처럼 가까워진다. 프로그램 구성과 출연진 섭외는 포항시립교향악단에서 직접 담당하기 때문에 공연의 수준 역시 높다. 또 미술 전시와 함께 이루어지는 음악 감상 시간은 친절한 해설을 함께 해 주기 때문에 관객이 흥미롭게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지역 단체가 협력해 시민 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뜻깊다.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미술관 음악회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미술과 음악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공연날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오전 11시

문의 054-250-6000

주소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고은사진미술관

순간과 기록의 유쾌한 컬래버레이션

음악은 순간의 예술이 아닌가. 선율이 아무리 유려한들, 세상에 던져진 ‘음’은 초 단위를 넘지 못하고 사라진다. 영원히 붙잡아둘 수 없는 슬픈 순간성을 지닌다. 반면, 사진은 기록의 예술이다. 그 순간을 포착해 또 하나의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상반된 성격을 지닌 이 둘이 한 공간에서 만난 독특한 음악회가 있다. 푸른 바다의 도시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지방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지역의 열린 문화 예술 공간으로서 역할을 담당하는 이곳에서는 매월 ‘사진이 있는 작은 음악회’가 진행된다.

연주하는 음악의 감동을 사진과 접목한다면 음악의 한시성을 뛰어넘어 기록의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개인적 예술 체험을 넘어선 또 다른 감동은 하우스 콘서트에서 누릴 수 있는 연주자와 관객의 긴밀한 교감이다. 연주자들은 자신의 선율에 시시각각 반응하는 청중의 표정을 코앞에서 볼 수 있어 좋고, 청중은 다가가기 힘든 존재였던 음악가들이 연주 중간에 나직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고은사진미술관 음악회의 지향성은 ‘다양성’이다. 각 지역의 신예 연주자가 다양한 악기로 국악과 재즈 등 여러 장르를 연주한다. 달콤한 고전뿐 아니라 다소 불편한 현대음악까지, 음악감독은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릴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 시민에게 폭넓은 구성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그동안 성악가 김관동의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전곡 연주, TIMF 앙상블의 젊은 연주자들이 들려준 현대음악, 피아니스트 김영호와 네 명의 제자들이 한 대의 피아노 앞에서 보여준 유쾌한 퍼포먼스, 임재원의 대금과 김남순의 가야금 연주 등 다채로운 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는 예약제로 진행한다. 입소문을 타서 음악회 2주 전에 예약 접수가 시작되면 공지가 뜨고 두어 시간만에 매진된다. 음악회 좌석은 80석이므로 예약 접수 문자를 받은 후 신속히 조치하지 않으면 좌석을 확보할 수 없다. 지역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모든 전시장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 고은사진미술관의 방침에 따라 처음에는 음악회도 무료로 운영했으나 통지 없이 불참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겨 1만 원이라는 후원금으로 최고 수준의 연주와 와인을 마시는 뒤풀이 시간을 마련했다.

공연날짜 매달 1회공연으로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 참고

문의 051-746-0055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로 452번길 16

아미미술관

동심의 세계로 떠나는 추억여행

학창 시절이 머물러 있는 교실을 찾으면 낯섦보다 수년을 기다린 친숙함을 마주하게 된다. 추억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해 몸과 마음에 편안한 쉼을 제공한다. 푸른 자연 속 소박함이 느껴지는 농촌의 폐교에 위치한 아미미술관·동심과 자연이 주는 안락함에서 따스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음악회가 매해 진행된다. 아미미술관은 충남 당진시 순성면에 자리 잡은 폐교된 농촌학교를 작가 박기호와 설치미술가 구현숙이 가꿔온 곳이다. 미술인뿐 아니라 음악·문화·건축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당진 시민을 위한 소중한 문화 공간이다.

아미미술관은 그림에만 편중되지 않은 기획으로 문화 소외 계층도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펼쳐지는 작은 음악회 역시 미술관의 기획에 맞춰 음악으로 편안한 소통을 이룬다. 시골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재즈와 밴드 음악, 삶이 팍팍해 어린 시절의 어느 한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아미미술관으로 추억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공연날짜 정기공연은 매해 10월 셋째 주 토요일, 상시공연은 홈페이지 참고 | 문의 041-353-1555 | 주소 충남 당진시 순성면 남부로 753-4

서호미술관

미술이 음악에게 말을 걸다

‘화음(和音)’은 음악에서 높이가 다른 둘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려 생기는 합성음을 뜻한다. 여기 또 다른 의미의 ‘화음(畵音)’이 있다. 미술과 음악을 조화시킨 하모니. 실내악단 ‘화음’ 은 ‘그림 화’에 ‘소리 음’, 즉 그림이 주는 영감을 통해 현대음악을 창작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단체다.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한 서호미술관은 화음쳄버오케스트라와 함께 미술과 음악의 새로운 결합인 ‘미술이 있는 가족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2002년부터 진행해온 이 프로그램은 미술관에서 전시할 작가의 작품을 작곡가가 실내악곡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첫 공연을 작품이 있는 전시 공간에서 여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가 결정되면 작곡가는 화가와 만나 미술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두 예술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파생된 음악적 영감은 하나의 현대음악으로 재창조되고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이때 음악은 주로 실내악으로 만들어지지만, 때로는 국악 작품으로 만들어 국악 연주회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미술관이라는 문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현대음악 작곡 연주회. 음악인에게는 다른 영역과의 연계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기회가 되고, 일반인에게는 미술과 음악의 융·복합을 통해 예술을 훨씬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된다.

또한 서로 다른 차원의 예술 장르를 작곡가·화가·연주자와 관객이 함께하며 창조적 예술의 장을 펼친다. 가족 음악회는 정기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작품에 따라 지속적으로 공연해왔으니 홈페이지를 자주 들여다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공연날짜 상시공연으로 홈페이지 참고

문의 031-592-1845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571-8

2악장 그 문을 열면 ‘음악’이 있다, 하우스 음악회

더하우스콘서트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다

일상의 작은 음악회를 꿈꾸며 시작된 더하우스콘서트. 2002년 7월 더하우스콘서트의 주인장 박창수가 자신의 집을 개조해 처음 시작한 것이 올해로 13년째다. 더하우스콘서트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마룻바닥 음악회로 연주자에게는 관객의 호응과 시선을, 관객에게는 연주자의 숨소리와 땀방울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더하우스콘서트는 우리나라에 하우스 음악회 열풍을 일으키며 소규모 공연장의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클래식·국악·대중음악·실험음악·인형극·독립영화 상영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아우르며 600여 회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2012년부터는 ‘하우스’의 개념을 보다 확대해 전국 문화예술회관에서 더하우스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주자의 전용 공간으로 특별하게 여겨지던 ‘무대’ 위에 관객까지 모두 올라가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예회관 ‘더하우스콘서트’ 역시 각 지역의 관객으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그동안 피아니스트 김선욱을 비롯해 현재까지 2000여 명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섰다.

지난해 12월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가의집’에서 하우스토크와 함께 더하우스콘서트가 펼쳐지고 있다. 관람료는 2만 원, 신청은 인터넷으로 받는다. 연주가 끝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와인을 마시는 시간도 마련된다. 연말에는 갈라 콘서트도 열리는데, 가장 빠른 예매 기록이 11초 만에 매진될 만큼 호응도가 높다.

“좋은 연주자와 관객이 다양한 무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 예술을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제 희망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몇 년 안에 1년에 5000개의 공연을 올리는 거예요. 더하우스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에는 뛰어난 음악가가 많은 반면 공연 무대와 새로운 관객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전국에 중극장 이상 규모의 공연장이 400여 개나 있지만 공연 가동률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인구가 점점 느는 반면, 순수 예술은 그 존재 가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 예술에 대한 기초가 든든하게 받쳐줄 때 대중문화예술 역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예술가에게는 예술을 지킬 본연의 임무를, 관객에게는 좋은 연주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문화의 균형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나가는 것이 더하우스콘서트의 최종 ‘미션’입니다. – 박창수 대표

공연날짜 더하우스콘서트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더하우스 토크콘서트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문의 02-760-4835

주소 더하우스콘서트 예술가의집 3층

더하우스 토크콘서트 예술가의집 예술나무카페 1층

헤이리 음악 감상 카페 ‘카메라타’

아날로그 음악 속으로

자연과 건축, 음악과 삶이 어우러진 곳, 자유로에서 문사 방면을 따라 통일전망대를 지나면 오른쪽 이정표에 ‘예술마을 헤이리’가 보인다. 헤이리 마을은 1997년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고 문화와 일상이 소통하는 공간을 희망하는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다양한 문화 예술인이 회원으로 참여해 집과 작업실, 미술관과 박물관 등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문화적 소통이 가능한 곳이기에 정기적으로 음악회를 감상할 만한 곳이 꽤 있다.

먼저 클래식 음악 감상실 ‘카메라타’는 2004년 8월에 1층은 클래식 음악 감상 카페 ‘카메레타’로, 2층은 아나운서 황인용의 집으로 건축했다. 나무와 철, 노출 콘크리트가 조화를 이룬 모던한 클래식 음악 감상실로 매주 토요일 라이브 클래식 콘서트를 연다. 그동안 피아노·첼로·바이올린·성악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가가 이곳에서 연주했고 ‘음악과 함께하는 서양미술사’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었다. 1만여 장의 LP와 앰프, 플레이어, 거대한 스피커에서 높은 천장을 향해 울려 퍼지는 클래식 음향이 아날로그만의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공연날짜 정기공연은 4분기마다 1회씩 총 4회, 상시공연 토요일 오후 7시 (블로그에서 일정표 확인요망) | 문의 031-957-3369 |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3

왈츠와 닥터만

북한강을 따라 흐르는 클래식과 커피

자연·커피·음악의 공통점은? 마음에 분주함이 가득해 쉼표를 찍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이 이 세 가지가 아닐는지. 바쁜 일상을 벗어나 ‘느리게 살기’가 그리워질 즈음 자연과 커피, 맛있는 음악이 곁들여진 하우스 음악회를 찾아가보자. 한강 옆에 위치한 왈츠와 닥터만. 창문 너머로 펼쳐진 북한강의 푸른 절경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의 아름다움이 마음을 정화시킨다. 양수리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 왈츠와 닥터만은 매주 금요일 카페에서 클래식 연주회를 개최한다.

‘닥터만 금요음악회’는 2006년 3월에 시작되었다. 100석 규모의 무대는 흡음과 반사음·울림 등 음향을 면밀히 고려해 설계한 만큼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연주자의 생생한 호흡이 담긴 연주는 고스란히 청중에게 전달되어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예약제로 진행하는 이 공연은 전석 2만 원이며, 음악회 도중 커피와 빵을 제공한다. 공연이 막을 내리면 연주자와 함께 감동의 여운을 나눌 수 있는 와인 파티도 마련돼 있다.

향긋한 커피 한잔 마시며 즐기는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 바쁜 도시인에게 가장 필요한 마음의 여유를 주는 ‘닥터만 금요음악회’가 10년간 사랑받아온 이유다.

“1989년 ‘왈츠’라는 커피 전문점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무엇인가를 만들자는 생각에 왈츠와 닥터만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남양주에 와서 커피 박물관과 음악 공연을 한 지가 내년이면 20년이 되네요. 클래식은 워낙 젊은 시절부터 좋아했기에 아름다운 강과 자연이 보이는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작은 음악회를 갖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죠. 그래서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박물관을 홀로 바꿔 연주회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500회가 넘는 음악회를 열었고, 정말 많은 사람이 행복을 나누고 전해주고 갔습니다. 이제는 계절마다 가족들이 찾아와 식사도 하면서 음악회를 보고 즐깁니다. 그렇게 자꾸 얼굴을 보면서 친해져 이제는 정기적으로 소셜 모임을 갖기도 합니다. 단순히 커피 마시고 좋은 경치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온 사람들, 만난 사람들과 그 순간을 즐기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좋은거죠. 여유가 없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삭막한지. 행복에 가까워지려면 안단테가 꼭 필요합니다.” -박종만 관장

공연날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문의 031-576-0020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로 856-37

3악장 당신 곁의 음악, 야외 음악회

서울역사박물관 음악회

옛것의 향수가 전하는 서정

분주함이 상징이 되어버린 한국의 수도 서울. 각박한 서울의 차가운 온도를 높이는 서울의 과거가 머무른 서울역사박물관. 이곳에서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재능나눔콘서트’는 따뜻한 마음이 모인 재능 기부 공연이다.

2014년부터 진행한 서울역사박물관의 ‘재능나눔콘서트’는 클래식과 탱고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다. 공연 시간은 오후 2시부터 3시. 나른함을 깨우는 음악이 1층 로비에서 울려 퍼지면 로비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과거의 정다움과 좋은 음악을 나누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 모인 따뜻한 선율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옛것의 향수가 전하는 포근한 서정을 느끼고 싶다면 서울역사박물관 음악회를 찾아보자.

공연날짜 매월 3째주 토요일 오후 2시 | 문의 02-714-0274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55(신문로 2가)

대전시민천문대 ‘토요별 음악회’

은하수를 타고 흐르는 음악의 반짝임

어둠이 온몸을 에워싸면 천장의 별들은 노래를 시작한다. 대전시민천문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8시 토요별 음악회를 진행한다. 천체 체험관에서 치러지는 공연은 소등과 함께 시작한다. 온통 어둠과 적막이 공간을 감싸면 객석은 의자를 뒤로 젖혀 별무리와 눈을 맞춘다. 빔으로 만든 돔 천창에서 쏟아지는 3000여 개의 별을 바라보노라면 무언의 감동이 가슴을 적신다.

2002년부터 시작된 토요별 음악회는 현재 800회가 넘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정기 음악회다. 프로 연주자를 비롯해 아마추어 연주자의 재능 기부로 진행된다.

클래식·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치러진다. 천체 체험관 내부에서 진행되기에 80여 명으로 인원을 제한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으로 예약을 진행하며, 높은 예약률 때문에 마감도 빠르니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공연날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 문의 042-863-8763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과학로 213-48 대전시민천문대

국립고궁박물관 음악회

고(古)궁에서 펼쳐진 고(高)음악의 친밀한 만남

유물에는 선조의 삶의 얼룩이 얼기설기 서려 있다. 외면은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동질감보다는 이질감이 앞선다.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간 지나간 삶의 모습에서 마주하게 된 시간의 벽이 주는 낯섦이다. 이처럼 어렵고 낯선 고전의 거리를 좁히는 음악회가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의 일환으로 오후 3시부터 5시 2시간에 걸쳐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음악 데이트’를 진행한다. 궁중 유물 전시와 전통음악에 대해 느낄 수 있는 문화 행사로 현재 전시 중인 주제에 맞춘 음악회이기에 고궁에 대한 다각적 접근과 유연한 이해를 도와준다.

음악회 이후 큐레이터의 해설을 곁들인 전시 관람을 통해 깊이 있는 문화 향유 또한 가능하다. 국립고궁박물관 2층 로비와 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이 공연은 2015년은 3월부터 12월까지 총 10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80명의 인원 제한이 있으며, 선착순 접수와 현장 접수의 병행으로 진행된다. 고궁에서 맛보는 고음악의 깊이는 달콤하고 향기로울 것이다. 이 밖에 봄이 되면 창덕궁과 덕수궁, 경복궁 등 많은 고궁에서 야외 음악회가 수시로 펼쳐진다. 홈페이지를 방문해 좋은 사람들과 함께 봄의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공연날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문의 02-3701-7616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로 12(세종로 1-57)

앙코르

당신의 삶이, 축제가 될 수 있다면···

2009년, 부암동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색적인 음악회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은 카페만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는 참석한 청중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작은 소셜 음악회를 진행했다. 음악가와 관객이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소개도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는데, 수익금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후원했다. 그때 먹었던 음식은 카페의 주인 부부가 후원해 주고 있는 불우한 환경의 청소년 중 한 친구가 셰프가 되어 만든 것이었다. 헤어지면서 들은 아름다운 앙상블 연주. 그동안 많은 음악회를 다녔지만 그날의 따뜻했던 기억은 지금도 마음 깊이 남아 있다. 카페 ‘Art For Life’의 주인장이었던 성필관 관장은 돌아가는 사람들을 일일이 안아주며 이렇게 말했다. “음악은 사랑, 음악은 기도, 음악은 기쁨”

함께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며 우리는 따뜻함을 나눈다. 함께 미술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우리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시를 읽고 별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예술이 흐르는 그곳, 인생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떠나보자.

글 국지연 기자(ji@gaeksuk.com) 김유리 인턴 기자(editor2@gaeksuk.com) 사진 심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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