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1989년 시작되어 지난 30년간 한국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견인해 온 교향악축제가 올해도 우면산자락을 음악으로 물들인다. 4월 2일 제주교향악단의 연주를 시작으로, 총 17개의 국내 교향악단들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31회를 맞은 교향악축제를 장식한다.
한국 관현악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자리인 만큼, 교향악축제를 위해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준비한 악단들이 눈에 띈다. 정치용/코리안심포니는 상주작곡가인 한국계 미국인 작곡가 폴 연 리의 ‘한국 서곡(Korean Overture)’를 초연한다. 성기선/강남심포니는 정윤주의 ‘까치의 죽음’을, 최수열/부산시향은 윤이상의 ‘예악’을 선보인다.
또한 2017년 홍콩필하모닉, 2018년 대만국가교향악단에 이어 올해는 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가 초청되어 4월 21일 축제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2010년 창단해 아직 그 역사가 짧지만, 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는 주빈 메타, 발레리 게르기예프, 정명훈,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등 거장 지휘자들과 무대를 가지며 실력을 입증해 왔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음악
31회를 맞이한 교향악축제의 올해 주제는 ‘제너레이션(Generation, 세대)’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눈부신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협연자로 대거 출연한다.
유럽 유수의 악단에서 악장으로 활약하는 바이올리니스트들의 화려한 라인업이 눈에 들어온다. 2012년부터 스위스 바젤 심포니 악장으로 재직 중인 윤소영은 요엘 레비/KBS교향악단과 멘델스존 협주곡을 선보인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 박지윤은 김광현/원주시향과 함께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 이지윤은 이병욱/인천시향과 코른골트 협주곡을 연주한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수석인 이지혜는 마시모 자네티/경기필하모닉과 브루흐 협주곡을 연주한다. 오케스트라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악기인 피아노의 협연 무대도 다수 마련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자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진상은 정인혁/제주교향악단과 함께 브람스 협주곡을 들려준다. 2017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거머쥔 원재연은 제임스 저드/대전시향과 베토벤 협주곡 4번을, 2018년 게자 안다 콩쿠르 준우승을 기록하고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박종해는 니콜라이 알렉세예프/울산시향과 베토벤 협주곡 3번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중 유일한 여성인 김규연은 김대진/창원시향과 브람스 협주곡 1번을 들려주고, ‘그라모폰’지의 ‘에디터스 초이스’에 음반이 선정된 바 있는 윤홍천은 최수열/부산시향과 슈만 협주곡을 함께한다.
이밖에도 쾰른 필하모닉 플루트 수석인 조성현이 이종진/춘천시향과 모차르트 협주곡 1번을,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오보에 제2수석인 함경이 박영민/부천필하모닉과 마르티누 협주곡을 통해 목관악기의 독보적인 매력을 드러낼 예정이다. 연주자들의 열정과 악단들의 기량이 성대하게 펼쳐질 이번 교향악축제의 새로운 봄날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보자. 글 이정은 기자